소울라이크 덕후, 현생 아포칼립스 노데스 히어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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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N
그림/삽화
강은
작품등록일 :
2024.09.17 01:50
최근연재일 :
2024.09.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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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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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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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화. 야행성 굳 헌터. 그리고 히어로.

DUMMY

[2024년 10월 17일, 20:15]


나는 7kg 아령을 들고, 기능성 운동복을 입고, 군시절 받은 군화를 신고, 여행용 백팩을 멘채 현관문을 열었다.


두께 2cm 의 철판 테이블은 다리를 떼어내 백팩과 등이 맞닿는 부분에 단단히 묶었다.


방패는 무용지물이겠지만, 혹시나 해서.

그래 거북이 등딱지처럼...


'현실을 살아 덕후야.'


인터넷 방송에서 본 이 말이 자꾸 떠올랐지만

그래, 이 상황에서 자취방에서 초라하게 굶어 죽을 바엔 뭐라도 해야했다.


그리고 이런 복장까지 하면, 경찰이나 군인이 날 적으로 생각하지 않겠지.


[2024년 10월 17일, 20:18]


202호, 203호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2층이었던 내 자취방 문을 열고 계단을 통해 내려갔다. 이 작은 빌라 안에선 내 숨죽인 발소리 외엔 그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밖을 나서자, 어둠이 가득했다.

약 한달간의 수련시 창밖에 어둠만 존재했던 터라

이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어둠에도 익숙했고, 목표는 확실했다.


——


[과거 작성된 강은의 메모장]


(2024년 10월 17일 - 퀘스트)

1. '근처 마트, 편의점에서 실온보관 통조림을 모조리 챙기자.'

2. 마트를 우선 확인하고 편의점까지의 경로를 정찰하자.

3. 살아남자.


——


'조용하네...'



마트까지는 3블록, 난 클리셰를 떠올렸다.

조용할 때 기습하거나 예기치 못 한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강력한 적,

이를 대비하며 천천히 마트로 향했다.


-우국...우구굴루룩.. 구구루룱


'?!??...'


마트까지는 1블록 남았고, 그 빌라 주차장 구석에서

속에서부터 뒤집혀오르는 해괴한 소리가 들렸다.


'하아... 침착하자.. 난 게임 속 주인공이야.'

'한달이지만 인생 그 어느때보다 끈기있게 수련했다.'

'난 강하다, 난 괴물들을 도륙내는 사냥꾼이다.'


하지만,

얼마나 강력할지 모르는 적과

정면대결을 하는 것 보다는, 피하는게 옳았다.


현실은 게임하고는 다르니까.

죽어도 부활할 수 없으니까.


'이런 젠장.'


괴물은 강은을 인식했고, 기괴한 소리를 내며 강은에게 다가왔다.


- 우구룩...구구우욱..우우룱..


——


[훗날 작성된 강은의 메모장 - 몬스터 도감 - 1]


# 이름 : 그룩

# 크기 : 성인 남성/여성

# 특징 : 구강이 비정상적으로 발달되어 입과 볼 주변이 부풀어올라 있음, 게워내는 듯한 소리를 냄, 근접 공격 (물기, 때리기), 원거리 공격능력 없음

# 위험성 : 이빨은 날카롭지 않으나, 40cm까지 벌어지는 구강구조와 근육을 볼 때, 물리면 치명적일 듯함.

# 약점 : 보통 사람의 움직임의 1/2 수준.


——


난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웠다.


'그래 난, 사냥꾼, 마침 달이 밝았군. 사냥하는건, 나다.'



* '난 밤을 달리는, 굳 헌터..'


——

((현실을 살아 덕후야))


(('조용'))

——


'난 밤을 달리는 굳 헌터. 첫 사냥감은 너다.'


강은의 눈빛이 변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 기괴한 괴물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괴물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느렸고, 입을 비정상적으로 커다랗게 벌리며 강은을 먹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듯 했다.


순간 강은은,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 얼어붙을 뻔 했지만

찰나의 순간, 마음을 다잡았다.


'나의 스승, 당신은 이보다 더 강력한 괴물과 싸웠습니다.'

(참고 : 강은이 플레이했던 게임 속 주인공이다.)


'아름다운 하늘이군.'


캄캄한 밤에 고작 달 하나 떠 있었지만,

강은은 심취했다. 메소드 연기.



그래,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괴물은 맹목적으로 강은을 씹어먹으려 두 팔로 강은을 붙잡으려 했고


강은은, 또렷한 눈으로 괴물을 바라보며 빠르되 절제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괴물을 피했다.


'느려.'


실제로 괴물은 느렸다.



이내 강은은 오른손에 쥔 7kg 아령으로, 괴물의 등을 내리쳤다.


--- 콰앙 !!!!!!


- 우구구우욱!!!!!!...구구룱.. 구룩..우구루루룱...


강은이 배운 게임 캐릭터 (스승) 속 동작은 고증이 잘 되어, 체중을 실어 내리치는 올바른 자세였고. 당연하게도, 강은의 공격은 이 괴물에게 굉장한 충격과 데미지를 입혀


괴물을 땅에 꽂아버렸다.


'뭐지..? 이렇게.. 강하다고..? 나 설마 선택받은거야? 이세계야?'


강은은 자신이 가한 공격이 이렇게 강할 줄 몰라 몰입에서 깨졌다.


그리고 몇 초간 멈춰있던 찰나-


-쿠와아악 !!


"으아악!!!"


괴물은 엎어진 상태로 강은의 왼발을 힘껏 물었다.

하지만, 강은은 군복무시절 보급받아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군화를 신고 있었고. 군화는 생각보다 매우 질기고 단단했다.


강은은 깨달았다.


'몰입이 깨지면, 난 평범한 청년실업자.'


강은의 눈빛이 다시 바뀌었고, 강은은 왼발을 살짝 들어 뺀 뒤

오른쪽 발로 중심을 잡고 왼발로 괴물의 입을 강타한 뒤, 자신의 아령으로 이 괴물에게 마지막 최후를 안겨주었다.


'한때는, 인간이었던 이에게 자비로운 최후를.'


그리 자비롭진 않은 공격이었지만... 강은은 연민을 뒤로한 채, 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나친 몰입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강은은 레벨업한 기분이 들었고, 강은의 몸이 더욱 가벼워짐을 느꼈다.


——


[마트 안]


'역시나군.'


아포칼립스 영화나 게임에서 항상 등장하는 마트.

보통 그 마트는 '사태'가 발발한 뒤 1순위로 털린다.



마트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고, 일부 신선식품은 썩어 고약한 냄새를 풍겼다.


하지만, 마트 내부 창고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을 살펴보자, 이곳의 문은 열쇠를 꽂아넣어야만 열리는 구조였다.



문득, 강은은 과거 마트 사장님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학생 이름이 뭐야?"

"강은입니다."


"군대는 다녀왔어 ?"

"네 다녀왔습니다."


"오 그래? 어느부대 나왔어"

"특전사 출신입니다."


"이야 아저씨도 특수전부대 출신이야. 일 잘하게 생겼는데

마트에서 야채파는 일 배워볼래 ?"


"아..아뇨.. 지금은 알바중이라.."


"아 그래? 자주 들려서 고기도 좀 사가고 그래, 아저씨가 강은이한테는 잘해줄게."


41살, 충성마트 형배 아저씨, 특수전부대 출신이나 어디 소속이었는지는 불명.


상당한 밀덕이라, 서바이벌도 자주 참여했고 고가의 사제 군용장비(보호구, 장갑)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 '열쇠를 찾게 된다면, 다시 와야겠군.'


——


[강은의 메모장 - 서브 퀘스트]

1. 충성마트 창고 열쇠 찾기 - 미완료


——


'이제, 편의점. 식량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편의점은 마트에서 150M 정도 떨어져 있는 가까운 위치였지만. 그것은 평소 일상 기준이었고, 이 밤, 이 지역에선 굉장히 멀고도 험난한 길이었다.


하지만, 2024년 10월 17일, 강은의 목표는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


'응..?!!'


강은은 놀랐다. 충성마트를 끼고 돌아 편의점으로 가는 길,

그 길 사이엔 4차선 대로가 있었고, 그 대로엔...


수십대의 차량이 서로 충돌하여 박살난 채

버려져 있었다. 그 중엔 경찰차도 있었다.


하지만.. 시체를 포함한 사람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고.

일부 차량은 위에서 강한 압력에 짓눌린 듯 구겨져 있었다.


'위험해.'


강은은 본능적으로 이 경로가 위험함을 느꼈다.

하지만, 돌아갈 수 있는 길 또한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식량이 떨어져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시간상으로도 불리한 전략이었다.


강은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부서진 차들이 즐비한

4차선 도로를 횡단하고자 했다.


2차선 정도를 지났을까,


'!!!!"


내게 익숙한 소리.


고라니가 울부짖는 듯한,

하지만 남성의 괴성에 가까운 소리.


강은은 처음 목격 후 얼어붙었던 기억이 떠올라 공포에 휩쌓였고, 부서진 봉고차 바퀴 옆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강은의 머리 위로 길쭉하게 늘어난 목과 머리의 형체가 보였다.


——


[훗날 작성된 강은의 메모장 - 몬스터 도감 - 2]


# 이름 : 넥웜

# 크기 : 4~5m

# 특징 : 목 부분이 2m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길며, 팔 다리 관절은 정상가동 범위를 벗어나 꺾이며 빠르게 기어다니듯 움직임, 벌레에 가까운 움직임. 등의 피부는 목으로 쏠려 일부 벗겨진 상태. 얼굴은 형체가 구겨져 잘 보이지 않으나, 거머리의 입과 같은 구조를 띔. 성인 남성이 울부짖는 소리 + 고라니 소리.

# 위험성 : 빠르게 움직인 뒤, 목으로 목표물을 제압한 뒤, 목표의 체액을 빨아먹음.

# 약점 : 미확인


——


'으으...'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목, 그리고 구겨진 끔찍한 얼굴의 형체.

강은은 심장이 터질 듯 했다.


그리고 이전에 보았던 이 생명체의 팔/다리 관절이 움직이는 소리는, 세상 그 어떤 생명체의 소리와도 달라,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구갸아아아악---!!!! 히갸아아아아악---!!!!!!


성인 남성이 울부짖는 소리와 고라니 소리를 섞어 놓은 듯한 이 괴물이 울부짖는 소리는 이 괴물의 거머리같은 머리에서 터져나왔다.



이 괴물은 머리, 또는 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강은의 근처에 비벼댔고 이는 생명체를 인지하고 탐지하기 위함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강은의 몸에 닿으려던 그 순간---


——


"왕년 Z0부대, 41살 청춘 박형배다."

"어이, 특전사 꼬맹이, 괜찮나? 아직 전투력 남아 있으면 후방 경계나 해."


——


컨셉에 잡아먹힌 자는 강은 뿐만이 아니였다.


작가의말

아포칼립스에선, 믿음이 곧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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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 41살 청춘 박형배 (전 Z0부대) 24.09.18 7 0 10쪽
» 2화. 야행성 굳 헌터. 그리고 히어로. 24.09.17 8 0 10쪽
2 1화. 무슨 일인데 24.09.17 8 0 11쪽
1 프롤로그. 뭐야 세상 멸망해? 24.09.17 9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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