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신야황(賭神夜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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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하루입니다
작품등록일 :
2024.09.2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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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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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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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혼

DUMMY

”소저, 저는 저 상자를 소저에게 그냥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그 말에 소녀는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고 아버지는 팔꿈치로 옆구리를 꾹 찔렀고 주인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환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소녀는 꽃이 활짝 핀 듯, 구름 낀 하늘이 환하게 개인 듯 얼굴에서 후광이 비치고 있었다. 강무결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말했다.

”소저, 그러나 애석하게도 저 보석상자는 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것인지라, 제 마음대로 선물할 수 없음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아름다운 소저의 이름을 알려주신다면 저는 저 상자를 소저에게 반드시 팔겠습니다.“

강무결의 말을 듣고 강기풍은 ‘픽’하고 웃었고 홍화자는 ‘오늘 복이 굴러들어 왔는데 지나가던 소녀가 복을 채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소녀는 여전히 웃음기를 띄고 강무결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 이름은 은미미(殷美美)라고 합니다.“

강무결은 한걸음 소녀에게 다가가며 포권을 하며 말했다. ”저는 강무결이라고 합니다. 소저, 이 번거로운 거래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소저는 저와 함께 다관에 가서 차를 마시면서 서로 인생에 대해 담소나 나누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호호, 공자님 말씀을 너무 재미있게 하시네요. 일단 저 상자를 저에게 파신다는 말씀이시죠?“

”물론입니다. 소저. 오히려 2,000냥이나 받아야 하는 제 마음이 아플 따름입니다.“

소녀가 가게 문 쪽을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복을 입은 여인 두 명이 들어와서 은미미 뒤에 시립했다. 두 명 다 매우 아름다웠지만 은미미가 있으니 그 아름다움이 색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2,000냥을 드려야 하니 확인해서 드려라.“

그중 한 명이 등에 메고 있던 보따리 속에서 전표를 꺼내어 2,000냥을 확인하고 은미미에게 주자, 은미미는 그걸 강무결에게 내밀며 말했다.

”황금전장에서 발행한 전표입니다. 중원 어느 전장에서도 은자로 바꿀 수 있으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00냥짜리 전표 19장과 10냥짜리 전표 10장이었다. 강무결은 이미 빠른 눈으로 순간적으로 확인을 하고 아버지에게 건네주고 말했다.

”소저, 감히 제가 무슨 확인을 하겠습니까? 당연히 맞게 주셨겠지요.“

”호호, 공자님 얼굴은 절세미남이요 언변은 꿀처럼 달콤하니 소녀가 걱정이 되옵니다.“

”하하, 소저 무엇이 그리 걱정 되십니까?“

”제가 공자님께 빠져들까 봐 걱정이 됩니다. 세상의 소녀들의 마음을 다 휘어잡고 다니실 것 같은데 제가 공자님께 빠져들면 감히 잠이나 편히 자겠습니까?“

”소저 그런 걱정은 마시오. 제 꿈은 단란한 가정을 꾸려 소박하게 사는 것이니 어디 세상에 분란을 뿌리고 다니겠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강기풍은 피식피식 웃고 있다가 한마디 했다.

”아들아,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

이 말을 듣고 정신을 조금 차린 강무결은 헛기침을 하며 물러났다. 그러자 은미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공자님,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제가 느끼기에는 공자님과의 인연은 오늘로 끝날 것 같지 않으니 조만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강무결은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말입니까?’라고 묻고 싶었으나 꾹 참으며 말했다.

”꼭 그러길 바랍니다. 소저.“

”그럼 대금을 치렀으니, 물건을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상자를 챙겨라“

은미미가 말하자 두 명의 소녀가 보물상자를 나무상자에 다시 잘 넣고 그 중 한 명의 소녀가 약간 무게감 있는 상자를 가볍게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때 강기풍은 상점 주인 홍화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주인장 미안하게 됐소이다. 물건을 팔러와서 장사를 방해만 하고 가는구료.“

”대협, 그런 말씀 마십시오. 두 분이 저의 가게에서 원만히 거래를 마치시니 저의 가게에도 하나의 업적이 추가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업적이 쌓여 저희 가게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강기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듣더니 10냥짜리 전표 석 장을 꺼내 홍화자에게 건네며 말했다.

”주인장, 큰돈은 아니지만 이 가게를 이용한 수수료로 30냥을 드리겠소.“

”대협,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내 마음이 편하고자 그러는 것이니 거절하지 말았으면 좋겠소.“

그 말을 듣고 홍화자는 환히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그 돈은 지금 일하는 있는 점원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가게 안에 있던 점원들의 표정이 기대에 들떴다. 홍화자는 전표를 강기풍에게서 건네 받아 위로 들어 올리며 말했다.

”대인께서 은자를 하사하셨다. 너희들에게 줄 것이니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 갖도록 해라.“

그 말에 점원들이 기쁨에 차서 강기풍에게 허리를 숙이며 외쳤다.

”대인 감사합니다!“

한 명당 대여섯 냥씩 받을 수 있으니, 이들에게 어찌 큰 돈이 아니겠는가?

은미미는 웃으며 가만히 보고 있다가 두 부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인, 공자님, 오늘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고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 자리에서 꼭 뵙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은미미는 향긋한 잔향을 남기고 사쁜사쁜 걸어나갔다.

강무결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으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기보다는 살면서 본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사했다.

”소저, 조심히 돌아가시오. 꼭 다시 뵙기를 바라오.“

은미미는 생긋 웃으며 가게를 나갔다. 강기풍 부자는 홍화자에게 포권을 하며 인사하고 점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가게를 나왔다.

가게를 나와서 조금 걷다가 강기풍은 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들아 강호출도 하는데 검을 하나 사도록 하자. 대장간에 좀 들르자.“

둘은 대장간이 있는 번화가 외곽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무결아, 너 말솜씨가 제법이더구나. 내가 그 소저였다면 당장 너를 따라 차를 마시러 갔을 것이다.“

”하하, 아버지 이게 다 아버지 피를 물려받은 덕 아니겠습니까?“

”네가 알긴 아는구나. 나중에 어여쁜 아내를 구하거든 그게 다 내 덕인 줄 알거라. 그런데 참 그 소저 피어나는 꽃봉우리 같더구나. 조금만 더 피어나면 정말 눈이 부실 것 같더라.“

”아버지, 저는 벌써 눈이 부셨습니다. 하하“

두 부자는 은미미 소저의 아름다움에 대해 떠들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얼마를 걸었을까? 저 앞쪽으로 ‘땡땡’하는 쇠 두드리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했다. 둘은 조금 속도를 높여 걸었고 금방 대장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묵혼철방]

투박한 글씨로 현판이 걸려 있었으나 나름 전통과 규모가 있는 대장간이었다. 섬서에는 화산파와 종남파가 있었다. 강무결이 살고있는 산양현에서 이 두 문파는 가까운 거리에 있고 또 ‘묵혼철방’의 검을 만드는 솜씨는 인정을 받고 있어서 두 문파에 정기적으로 검을 납품하고 있었다. 가끔 장인이 인정하는 명검이 탄생하면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고 멀리서도 묵혼철방의 명성을 듣고 검을 사러 오기도 했다. 대장간에서 옆쪽으로 병장기를 진열해 놓고 파는 상점도 있었다. 다양한 병기가 있었지만 가장 많은 것은 검이었다.

상점에 들어가자 의외로 깔끔하게 차려입은 청년이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어서오십시오. 다양한 병장기가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시고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 주십시오.“

둘은 포권하며 눈으로 청년에게 인사하고 천천히 가게를 둘러보았다. 장무결은 자신의 쾌검에 맞는 가벼우면서도 너무 길지 않은 장검을 위주로 둘러보았으나 아버지는 자꾸 조금 길면서 무거운 검을 살펴보고 계셨다.

”아버지 그런 무거운 검을 들고 ‘광풍쾌검’의 묘용을 잘 살릴 수 있겠습니까?“

이 말에 강기풍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광풍처럼 몰아치려면 많이 무겁고 길수록 좋단다.“

그러다가 상점 구석에 진열되어 있는 거무튀튀하고 보통 검보다 조금 긴 검을 들어 무게를 가늠해 보더니 청년에게 말했다.

”이 검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시오.“

청년은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

”이 검은 전체를 현철로 만든 검입니다. 현철은 일반 철보다 훨씬 강도가 강하지만 너무 무겁고 가격이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검을 만들 때 섞어서 검의 강도를 높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한데 명장이신 저의 할아버지께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창고에 있던 현철을 통으로 녹이셔서 보통 검에 비해서 많이 두껍고 조금 긴 아주 무거운 검을 만드셨습니다. 만드시고 나서는 자신이 만든 검 중에 최고의 검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너무 무겁고 비싼 탓에 오랫동안 안 팔리고 구석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기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듣다가 강무결에게 말했다.

”아들아, 이리 와서 이 검을 좀 들어보거라.“

다른 검을 보고 있다가 다가와서 검을 들어보더니 강무결이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아버지, 너무 무거운데요. 이렇게 무거운 검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나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검보다 3배 이상 무거운 것 같은데요.“

강기풍은 그 말에 웃으며 주인 청년에게 말했다.

”가격이 얼마인데 주인장이 비싸다고 하시오?“

”보통 장검 한 자루에 은자 30냥 정도 받고 있는데 그 검은 은자 100냥 이하로는 팔지 말라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그게 현철 재료 값입니다.“

강기풍은 강무결에게서 검을 다시 받아 슬슬 검을 휘둘러 보더니 주인 청년에게 말했다.

”이 검을 사겠소.“

이 말을 듣고 주인 청년도 놀랐지만 더 놀란것은 강무결이었다.

”아버지, 제가 그 검을 써야 하는것은 아니죠?“

”맞다. 너의 검이다. 앞으로는 이 검을 손에 익히도록 하거라.“

강무결은 머리를 갸우뚱 했지만, 아버지께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아버지로부터 검을 받아 들고 아버지처럼 흔들어 보았는데 너무 무거웠다. 검집은 별다른 특색 없는 검은색이었다. 강무결은 검을 검집에 넣고 왼손에 들었다가 쑥 뽑아 보았다. 부드럽고 조용하게 뽑혀 나와서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했다. 그리고는 다시 검집에 검을 넣었는데 끝에서 딸칵하는 느낌과 함께 검이 검집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명품이구나. 여태까지 팔리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네. 역시 너무 무거워서 그랬을 것 같군’

강기풍이 전표를 값을 치르니 주인 청년이 말했다.

”검을 사셨으니 이름을 지어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보통 이런 말씀은 안 드리는데 돌아가신 저의 할아버지께서 나름 공들여 만드셨고 오랫동안 안 팔려서 자리 한구석을 차지하다가 이제야 새 주인을 만나니 저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에 강무결은 검을 다시 뽑아 한 손으로 들어 현철로 만들어 검은색의 검신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여기가 묵혼철방이니 이름은 ‘묵혼’으로 하겠습니다. 검신도 검은색이어서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검이 진동하며 ‘우~~~웅’하고 묵직한 울음을 토해냈다.

셋 다 놀라서 서로를 바라봤고 주인 청년은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

”검명을 토해내다니. 명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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