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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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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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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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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도르곤 토스카

DUMMY

도르곤 토스카

Dorgon Tosca









슐레키성의 성주 고든 험프리경은 이따금씩 사냥감들이 다닐 만한 길목에 몰이꾼들을 배치하였으나 좀체 토끼 한 마리 나타나질 않는다.

“이봐 고든! 우스턴 숲이 이리도 넓은데 말이야 왜 좀처럼 곰이나 사슴이 나타나질 않는거야?”

도르곤은 고든경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는 헤카델의 성주이자 검은 늑대라 불리우는 오리엄경으로 도르곤에게는 먼 친척이 된다. 그런 오리엄 숙부와 친구 사이인 고든경도 굴하지 않고 맞섰다.

“잠자코 있어봐 오리엄! 너 때문에 토끼마저 다 도망가는거 같잖아!”

“뭐야?”

“그만들 해! 너희가 세 살 먹은 어린애들이냐 성주씩이나 되가지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 무슨 추태냐?”

우스트라니아의 지배자 시그문드 토스카 숙부가 오리엄숙부와 고든경을 꾸짖으며 계속해서 몰이나 하라고 말했다.

“주군! 이쪽입니다.”

갈색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영락없는 북부인 우슬로프의 성주 브로켄경이 손짓하며 빠르게 말을 몰았다.

도르곤이 숙부인 검은머리가 제법 희끗해진 시그문드 공을 따라 여러 기수가문들과 가보니 몸길이가 3미터에 달하는 불곰이 두발로 일어서 양손으로 가까이 오는 몰이꾼들을 향해 위협을 가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도르곤 활을 쏴라!”

숙부 시그문드가 흥분된 회색 눈을 번쩍이며 도르곤을 재촉했다.

이윽고 시위를 떠난 화살이 불곰의 어깨에 명중했다. ‘크어어어’ 녀석은 화살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정면으로 도르곤을 향해 달려들었다.

“비켜서라!”

신장 2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곰을 연상시키는 시그문드 숙부가 준마를 이끌고 검게 물든 창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불곰의 배와 정강이에 연속으로 찌르고 후볐다. 불곰은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내며 그대로 오른팔을 휘둘러 시그문드 숙부가 탄 말머리를 강타했다.

‘휘이이이잉’

말 위에 탄 시그문드 숙부는 그대로 낙마해버렸다. 엉거주춤 눈 속에 파묻힌 몸을 일으켜 정신을 차리려는 찰나 불곰이 두 팔을 들어 그대로 덮치려했다.

‘크어어어엉’

시위를 떠난 무수한 활들이 불곰의 온 몸을 맞히었고 녀석은 곧 고슴도치같이 되어 죽음을 맞이했다.

“주군! 그야말로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래.. 나도 정말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고든경이 시그문드 숙부를 부축하는 가운데 도르곤도 매우 놀라 말에서 내려 숙부의 안위를 살폈다.

“숙부 괜찮으신 겁니까?”

“별거 아니다. 난 괜찮으니 말에 올라 타거라.”

시그문드 숙부는 옷에 묻은 눈을 털고 새로운 말을 데려오게 했다. 그리곤 불곰에게 깊은 상처를 입은 자신의 말을 물끄럼이 바라보더니 떨어트렸던 검은 창을 주워 말의 숨통을 끊어주었다.

“나는 곰 사냥으로 만족하고 슐레키성으로 돌아가 쉬고 있을 터이니 나머지는 넉넉히 시간잡고 사냥하다 돌아오게.”

여러 성주들에게 말을 하곤 시그문드 숙부는 새로운 말에 올라타 무수한 화살에 맞아죽은 불곰의 시체를 괜히 창으로 ‘툭툭’ 쳐보았다.

“브로켄!”

“네 주군”

“그리고 이 녀석 가죽으로 외투를 만들어 입었으면 싶은데 말이야.”

“멋들어지게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주군”

“그래 먼저 이 녀석을 데리고 성으로 오려면 해체부터 해야 될 거야 잘 요리해서 곧장 성으로 오게 어찌됐든 이 녀석을 발견한건 자네니까 말이야.”

시그문드 토스카 숙부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몰아 슐레키성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숙부 시그문드 공이 사라지자 토스카가문의 먼 친척뻘인 듀란의 오리엄 숙부가 눈이 쌓인 검은머리를 하고 도르곤에게 다가왔다.

“쳇 고든녀석 사냥도 잘 못하는 놈이 나보다 빨리 사냥을 해가면 안되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우리는 이 엄동설한에 아침부터 나와서 아무것도 못 잡고 있는게 말이 되니?”

“해가 지기 전에는 잡힐거에요. 오리엄 숙부”

도르곤은 오리엄 숙부의 기수들과 말을 달리며 우스턴 숲을 돌아다녔다. 숲은 높이 자란 활엽수들로 하늘을 가릴 지경이었다. 어디선가 늑대와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오리엄 숙부를 따라 한참을 숲으로 들어간 도르곤은 흐르는 시냇물에서 목을 축이는 여우를 발견하였다.

‘숙부! 앞에 시냇물에 여우!’

도르곤은 나직이 오리엄 숙부에게 신호를 보내어 숨죽이고 서로 활시위를 당겼다. 시위를 떠난 활은 땅에 박히어 여우만 깜짝 놀래켰다. 총총 걸음으로 잽싸게 도망가 버린 여우를 뒤쫓는 것을 포기하고 다음 사냥감을 찾아야 했다.

“다른 사람들도 여기서 이러고 헤매고 있겠죠?”

“하하 정말 그러겠구나. 다들 한 성깔 하는 북부인들이니까 말이다. 또 시그문드 형님은 잡은 불곰으로 얼마나 자랑을 하시겠니?”

“그렇죠. 사냥을 나가서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는 건 그야말로 북부인으로서 굴욕이니까요. 하다못해 그만 토끼라도 잡혔으면 하는 심정이에요.”

오리엄 숙부는 웃음을 참으며 도르곤을 독려했다.

“사이좋게 2마리만 잡고 사냥을 마치자꾸나.”

“좋아요 숙부”

마침 멀리서 헤카델성의 검은 늑대 병사들이 징과 꾕가리를 치며 반대편에서 몰이를 해오고 있었다.

“오 드디어 기회가 한번 더 오는구나 뭐라도 걸려야 될 텐데 말이다.”

오리엄 숙부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숲에서 고라니가 도르곤을 향해 뛰쳐나왔다.

“도르곤 그쪽이다. 놓치지마!”

도르곤은 신중히 활시위를 당겼다. ‘피잉’ 시위를 떠난 화살이 그대로 고라니의 목을 관통했다. 고라니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땅에 고꾸라졌다.

“오리엄 숙부 제가 잡았어요. 보셨어요?”

“그래 도르곤 굉장한 솜씨였다. 잘했어!”

도르곤이 들뜬 표정으로 말을 몰아 고라니가 누운 곳에 내려 갖고 있던 노끈으로 발을 칭칭 묶어 근처 나뭇가지에 매달았다.

“병사들이 도와 줄꺼다.”

검은 늑대라 불리는 헤카델의 병사들이 고라니가 매달린 나뭇가지를 들어주었다.

“숙부가 잡을 때까지 곁에서 도와드릴게요.”

“녀석 고맙긴 하지만 어째 내 모양새가 좀 그렇구나.”

오리엄 숙부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도르곤과 다시 말을 몰았다.

눈길에 말발굽과 몰이꾼들의 발자국을 남기며 이내 또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갔다. 오리엄 숙부는 한차례 더 반대편으로 몰이꾼들을 보내었다.

“몰이꾼들은 저대로 놔두고 우리는 근처를 계속해서 돌아다니자.”

“네 숙부”

오리엄 숙부를 따라 얼마나 깊숙이 들어갔을까. 아직 한 낮일 텐데도 불구하고 빽빽하게 자란 활엽수들로 인해 주변이 어두울 지경이었다.

‘도르곤 이런 곳이야 말로 사냥감들이 넘쳐난단다. 발밑을 조심해서 잘 따라오렴’

오리엄 숙부가 넌지시 말하고는 능숙하게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갔다. 다행히 조금씩 빛이 들어오며 주변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숙부 앞에 사슴’

도르곤이 마침 앞에 나타난 사슴을 보며 오리엄 숙부의 주의를 끌었다.

오리엄 숙부는 호흡을 가다듬고 활시위를 당겼다. 혹시 몰라 도르곤도 활을 재고 있었다. ‘핑’ 오리엄의 화살이 안타깝게 사슴 주변의 나무에 맞고 말았다. 놀란 눈을 한 사슴이 도망가려는 찰나 시위를 떠난 도르곤의 화살이 사슴의 미간에 그대로 명중했다.

“삼촌 해냈어요. 이제 슐레키성으로 돌아가죠.”

“그래 고맙구나. 도르곤 덕분에 살았다.”

오리엄 숙부는 입이 귀까지 찢어져라 웃어 보이며 병사들로 하여금 사슴을 지게 했다.

숲을 나와 슐레키 성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니 ‘전투도끼’ 문장의 다키아 가문도 사냥을 마쳤는지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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