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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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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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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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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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의 과거(5)

DUMMY

“음... 네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네... 대충은 말입니다. 루니아님의 신성력이 도통 먹히질 않더군요.”


내 몸 상태를 알고는 있는 거냐는 비형랑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성력을 일으켰다.


빛은 공방합일의 속성으로서 치유에도 일가견이 있는 법.


아무리 내상이 심하다고 할지라도 루니아님께서 내리신 빛이라면 어느 정도는 치료가 되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루니아님의 신성력이 깃든 빛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역시, 그렇군. 육체의 그릇이 네 영혼의 격을 못 버텨서 생기게 된 문제였어.”

“예? 제 상태가 심각한 겁니까?”

“심각한 일은 아니고, 오히려 축하해줘야 할 일인걸?”

“... 무엇을 말입니까?”

“네가 초월자의 격에 한 걸음 다가간 거? 어쨌든 축하한다.”


나의 상태에 대해 설명을 들은 비형랑님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마치 명쾌한 해답이라도 내놓은 것처럼 후련한 표정으로 심각한 거냐는 나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셨다.


당연히 그분의 말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던 나는 어리둥절해 했고, 그분은 나의 어깨를 툭툭 치며 축하를 건네셨다.


“아, 물론 지금은 오히려 독만 될 거야. 하지만 해결 방법은 내가 아니까 책임지고 도와주도록 하지.”


물론 비형랑님께서 신나서 혼자 떠들고 계실 때 난 그분의 말씀을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들이 나의 수준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하신 얘기들... 도무지 제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아, 내가 신이 나서 너무 혼자 떠들었나? 미안, 어쨌든 묻고 싶은 게 뭔데?”

“염치없지만... 전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음... 어차피 너도 알아야할 이야기였으니까. 별 문제되는 일은 아니지만... 쯧, 역시 귀찮기는 하단 말이야.”


혼자 신이 나서 떠들으셨던 것들까지 내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했던 전부를 설명해달라고 하자 비형랑님께서는 귀찮다며 머리를 긁적이셨다.


“하지만 뭐... 얘기 해주는 게 나중을 생각해도 좋은 거니까. 해주지 뭐. 네 몸 상태부터 얘기를 해주면 되는 거려나?”


하지만 결국에는 해줘야하는 얘기라며 고개를 끄떡이고는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우선, 네 상태는 일종의 과부하 상태야. 영혼을 받치는 육체의 그릇의 크기가 갑자기 불어난 네 격을 전부 담아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돼. 알겠어?”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대로라면 상황이 심각한 것 아닙니까?”

“심각하다고 하면 심각하고, 좋다고 하면 좋은 거지. 이건 일종의 성장통이니까.”

“성장통이라... 그럼 그냥 나두기만 해도 된다는 겁니까?”

“그건 아니야. 그렇게 방치해두면 오히려 위험할지도 모르거든. 어쨌든 내가 해결책을 아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말라고.”


비형랑님께서 내게 던져주신 대답은 무척이나 애매했다.


성장통이지만 위험하고, 과부하상태이나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한다.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대충은 알겠지만... 여전히 아리송하단 것은 변함이 없었다.


“내가 설명해주는 데에는 재능이 영 없어서 말이다. 쨌든 빨리빨리 다음으로 넘어가자.”


비형랑님께서는 답답하다는 듯이 다음으로 넘어가자며 손짓했다.


이에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곧장 다음 얘기를 시작하셨다.


“일단.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해. 네 육체의 그릇을 키우면 돼.”

“그럼, 평소에 하던 데로 수련만 열심히 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얘기로군요.”


비형랑님의 설명에 나는 의외로 간단하다며 의아해하였다.


비형랑님의 계속된 과장에 거창한 뭔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머지 망상이 심했던 것 같았다.


“응, 하지만 내가 그런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널 도와주겠다한 건줄 알아? 그 방법이 제일 안정적인 건 맞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하지만 그 생각마저 곧바로 깨져버렸다.


생각해보니까 이런 간단한 방법을 위해 비형랑님께서 직접 도와주신다고 하실 리가 없지.


곧장 생각을 바꿔먹은 나는 비형랑님께 물었다.


“수련이 아니라면, 무슨 방법으로 제 영혼의 그릇을 키우라는 겁니까? 수련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군요.”

“호오, 신을 섬기는 신관이기 이전에 무인이라는 건가? 기초는 똑바로 잡혀있네. 맞아, 꾸준한 수련이 가장 기초적이자 안전한 방법이야.”


비형랑님께서는 내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리셨다.


“하지만, 그것보다 좀 더 좋은 방법이 하나 있지. 수련보다 이루기 어렵지만 성취는 비할게 못되걸랑.”


그는 그리 능청스럽게 얘기를 하시고는 이지가 없는 영혼 하나를 실체화 시키시며 설명을 시작하셨다.


“모든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세 가지의 속성을 타고나. 하늘의 속성, 천(天). 땅의 속성, 지(地). 마지막으로 인간만이 소유한 인간의 속성, 인(人).”


비형랑님은 실체화된 영혼의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을 가리키시며 그곳에 영력을 조금씩 불어넣으셨다.


“이 속성들은 너무나 강력해서 우리의 대~단하신 창조주 께서는 그 힘을 봉하신 후, 숨기셨어. 하지만 일정 이상의 경지에 오른 초인들 몇이 이 속성들을 인지했고, 그들은 창조주가 걸어놓은 속성의 봉인을 풀었어. 그리고 대부분은 이렇게 됐지.”


딱!


비형랑님이 손을 튕기자 영혼의 세 개의 단전이 빛을 내었다.


그 빛의 세기는 점점 더 커져갔고 이내 빛의 세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영혼은 산산조각이 나 거의 반 소멸상태에 이르렀다.


“이게...”

“영혼의 격이 부족한 자가 초월의 경지를 탐하면 생기는 일이야.”


산산조각이나 거의 소멸에 이른 영혼을 보며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비형랑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산산조각이 난 영혼을 자신의 영력을 이용하여 수복시키셨다.


그리고 거기서 2차로 충격을 먹었다.


“그런데... 누군가의 영혼을 그렇게 막 다루셔도 되는 겁니까? 아무리 군주님께서 강력하시다고 하셔도 인과율을 거스를 수 는 없을 텐데요?”

“애초에 내가 내 영력으로 만든 영혼이니까 그리 걱정 안 해도 되거든? 네가 말했듯이 나도 인과율에 묶여있는 몸이라고.”


나의 쓸데없는 참견에 비형랑님은 걱정하지 말라며 너스레를 떠시고는 영혼을 거두셨다.


물론 걱정돼서만이 아니었다.


아무리 비형랑님이 군주시라고 하셔도 신의 뜻을 반(反)하는 짓을 두고만 볼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네 경우는 네가 따르는 신의 축복인지 아니면 엄청난 깨달음을 얻은 것인지 영혼의 격이 네 육신에 비해 충분하다 못해 넘쳐.”

“그렇다는 것은...”

“세 가지 문 전부를 여는 것은 무리겠지만 한 개 정도는 열 수 있을것 같아 보이네. 그래서, 할 거야 말 거야?”

“... 그것이 신의 뜻을 반하지만 않는다면야... 기꺼이.”


비형랑님의 설명에 나는 잠시 망설이며 고민을 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비형랑님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시고는 입을 열었다.


“좋았어. 네 경우에는 빛의 신을 섬기고 기사로서의 맹세를 하였으니까... 하늘의 문이나 땅의 문을 열면 괜찮겠군.”

“그냥... 그 속성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자 하면 되는 겁니까?”

“그리 간단했으면 개나 소나 신이 됐겠다. 한 번만 알려줄테니까, 잘 들어. 우선 천의 문의 개문 조건은...”


지직...


비형랑님께서 천의 문을 여는 법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시려던 그때, 갑작스럽게 의식의 변화가 생겼다.


과거의 나, 루멘으로서의 의식이 잠들기 시작하고, 현재의 나, 록스의 의식이 깨어났다.


기억을 더듬던 도중에 의식이 깨어났기에 비형랑님의 설명이 전부 기억이 나진 않았지만 아쉽진 않았다.


왜냐고?


“모든 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이건 확실히 기억이 나는군요. 하늘의 문을 여는 방법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확고한 의지의 표출.”


이 하나만은 내 앞에 있는 새로운 군주를 보며 확실하게 떠올렸으니까 말이다.


“우리의 새로운 군주님께서는 그것을 이뤄낸 것인가 보군요.”


그가 개벽의 빛을 뿜어내며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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