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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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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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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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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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2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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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광해군의 난 (1)

DUMMY

제국의 새벽


2장 광해군의 난 (1)



16세기에 이르러 조선의 성리학은 큰 사상적 흐름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이기론(理氣論)이었다. 이기론은 우주 속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은 이(理: 정신적 요소)와 기(氣: 물질적 요소)로써 구성되며, 이와 기에 의하여 생성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유형적 존재는 모두 무형의 원리 또는 원인에 의하여 생성, 변화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기론은 점차 분화되어 갔다. 분화의 이유에는 정치적 이유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이가 먼저나 기가 먼저냐 의 논쟁이 바로 그 이유였다. 이가 중심이 된다는 주리론은 이언적이 주장하고 이황이 계승했고 주기론은 서경덕이 제창하고 기대승과 이이가 계승하였다. 특히 이황과 기대승은 무려 12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학문적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 편지들 속에는 ……(중략)…… 그러나 이러한 성리학적 논쟁은 임진왜란 이후로 자취를 감추었다. 실리학의 등장 때문이었다. 신학당의 등장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실리학(實理學)이었다. 통칭 실학이라고도 불리는 이 학문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필연적인 것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양의 합리주의와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비이성적인 것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합리주의에 비해 다소 비이성적이고 관념적인 것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점은 태생적 차이에서 추측되는데 기존의 합리주의 철학이 중세신학의 부정에서 출발하면서 형성된 반면에 실리주의 철학은 그 당시 지배하던 유학적 세계관 내에서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면서 형성 되어 ……(후략)…….


<<동양 철학의 이해 3권. 존.F.케네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사, 서기 1959년<단기 4292년>>>중에서 발췌


출행이 예정된 날의 아침이 밝았다. 교내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만삼천 명이 적지 않음은 집행부도 잘 알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인원들이 모두 모여 커다란 운동장을 가득 매우고 관객석으로 마련된 곳까지도 채울 정도가 되자 스스로도 그 숫자를 실감했다. 광해군과 정탁 등은 물론이거니와 하서진마저도 스스로 놀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었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단상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앞에 나선 하서진은 2만 6천개의 눈이 자신에게 고정되자 긴장했지만 곧 침착하게 그들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존경하는 교수님. 친애하는 학우. 그리고 언제나 고생하시는 임직원 여러분. 저는 미래위원회장 하서진입니다. 지난 3일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였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3일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가칭 기술지원위원회 덕분에 전력을 이용할 수 있었고 또한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었다. 사실 마이크가 없다면 이만한 인원에게 모두에게 말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할 터였다. 하서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우리는 3일간의 고민을 통해 역사 속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여러분의 심리적 혼란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평탄치도 않을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삶이 그리울 것입니다. 저도 그러하고 여러분도 그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과 사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식량과 미래를 들고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하서진은 최대한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였다.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의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광해군이 뒤쪽에서 총장 이기호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참혹한 과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일종의 아픈 상처와도 같은 그 기억들 그 기억은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역사를 새로 쓸 힘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서진은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여러분 우리는 단합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새 역사를 써내려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갑시다.”

짧은 연설에 좌중은 침묵했다. 그러나 예비역들이 나서서 호응을 하기 시작하자 이윽고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하서진의 의도를 이해하는 이들도 있었고 분위기에 휩쓸려 박수를 치는 이들도 있을 터였다.



광해군은 전자 확성기(마이크)라는 것을 거듭 설명을 듣긴 했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도 목소리를 크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에 연신 감탄이 터져 나왔다.

“마이크라는 것이 참 대단하군.”

“그렇습니다.”

그런 그의 감탄에 옆에서 이기호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광해군은 하서진의 연설을 지켜보며 상념에 잠겼다. 일만 삼천 명에 달하는 이 집단은 여러모로 수상한 면이 많았다. 박소영과 돌아다니면서 마냥 헤퍼 보이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실은 냉철하게 주변을 살폈었다. 하서진과 대화하면서 그가 취득한 정보는 다양했다. ‘학생은 선비의 일종’이라는 말에 신기해했고 ‘왜 상투를 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학문을 위해서 부모와 연을 끊었고 그 연을 끊은 증거의 일종이 단발’이라는 이야기에 놀라워했다. 곳곳에 자리 잡은 기물들이나 개인이 가지고 잇던 기물들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학교라는 곳은 성리학적 사고관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광해군은 그들이 마음에 들었다. 왜란 때 보았던 수많은 허풍선이 유생들에 비해서도 훨씬 마음에 들었다.

‘조정에 연이 없는 이들이라면 누구보다도 내 든든한 세력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의 사고에 작용했다. 왜란이 끝난 지 2년 이었다. 비록 중앙군을 확충하긴 했지만 훈련도감의 갑사(직업군인)가 겨우 8초(1000명)였다. 당장 훈련도감에 편입되어도 손색이 없는 장정이 40초(5000명)에 달하고 당장 지방수령관으로 발탁해도 손색이 없는 학자가 300명에 달했다. 의료나 기술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고된 산행으로 고뿔에 걸린 정탁을 고작 한 첩의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이곳의 의생들이었다. 세속과 연을 끊고 수백 년을 닦았다는 그들의 학문은 실용적 이였으며 월등했다. 이들이라면 불안한 자신의 위치도 훗날 자신의 왕권도 든든해질 것이라는 광해군의 계산이었다.

‘물론 미인도 얻을 수 있겠지.’

그의 눈에 단상 아래에 서있는 박소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광해군 저하?”

한창 박소영을 바라보던 광해군은 갑자기 다가온 하서진 덕분에 순간 당황했다. 당황하는 광해군은 하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 무슨 일인가?”

“수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저하의 뜻과 의지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하서진의 말에 광해군은 주춤주춤 전자 확성기가 매달려 있는 긴 막대기 앞에 섰다. 학생들의 시선이 고정되자 광해군은 위축되는 느낌을 받았다. 분조를 이끌면서 병사들을 놓고 사열하기도 했었던 그였지만 1만이 넘는 수효를 직접 맞이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대 인원 앞에서 말을 하려니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앞으로 저하의 힘이 될 이들입니다. 너무 부담 갖지 마시옵소서. 다만 이들에게 자신의 포부와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우어 주시면 됩니다. 흔들리는 저들을 온전히 저하의 가신으로 만드소서.”

침묵하는 광해군 덕분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광해군에게 다가가 하서진이 귀띔했다. 하서진의 귀띔에 광해군은 기립해있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원하는 눈빛을 읽어내고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본인은 조선의 세자 광해이다. 이렇게 모여 있는 그대들을 보니 학식이나 그 포부가 적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도다. 작금 조선의 상황은 그대들이 아는 대로 피폐하다. 농지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백성들은 굶주리며 곳곳에 혼란만이 가득하다. 그런 조선의 사정을 알고 조선을 돕기 위해 돌아왔다는 그대들의 충심과 의기는 높이 살만하다. 그렇기에 이 광해는 그대들을 조선의 신민으로 받아들일 생각이다. 그대들의 능력을 아낌없이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터이니 최선을 다해 조선의 부흥에 일조를 해주길 바란다.”

비교적 무미건조한 광해군의 말이었다. 학생들은 그런 그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하서진은 차지민에게 눈치를 주었고 차지민을 비롯한 눈치 빠른 이들이 나서서 크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광해군 저하 만세.”

곳곳에서 호응이 나서기 시작했고 이윽고 학생들이 대부분 호응을 하자 광해군의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어렸다. 하서진은 그런 광해군의 미소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집행부는 일찍이 원활한 한성입성을 위해서 정문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닦았다. 다행이라면 비록 비탈길이긴 했지만 가파르지 않아서 약간의 확장을 한다면 무리 없이 내려갈 수 있었고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광해군을 필두로 천천히 마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을에 내려가 남아 있던 장졸들과 합류한 그들은 곧바로 한성으로의 여정에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예정은 광해군과 함께 하서진도 차량에 탑승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대다수의 남성들이 걸어가는 마당에 자신이 탑승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고집에 계획이 변경되었다. 광해군과 유몽인. 정탁. 이기호가 한차에 올랐고. 그 외 연로한 교수들 위주로 차량에 탑승했다. 그 뒤를 여성을 태운 스쿨버스가 뒤따랐고. 맨 후미에는 하서진과 남학생들 그리고 훈련도감의 장졸들이 뒤따랐다. 승용차에 탑승한 광해군은 움직이는 쇠마차가 신기한지 연신 주변을 살폈다. 그것은 신학당에 대해 미심쩍은 눈초리를 지우지 못하는 정탁이나 유몽인도 다르지 않았다.

“말도 없는 쇠마차가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군.”

연신 감탄하는 광해군의 곁에 앉아 있던 이기호는 별 것이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미 차에 타기 전부터 생각해 두었던 말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하하 그러실 겁니다. 세자저하 그러나 알고 보면 그리 신기할 것이 없습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기(氣)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잘 알고 있소.”

광해군은 이기호의 말을 유심히 살펴듣고 있었다. 정탁과 유몽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이기호는 잠시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물 역시도 기(氣)를 내포하고 있는데 물을 끓이면 하얗게 일어나는 무형임에도 유형처럼 보이는 그것을 우리는 증기(蒸氣)라고 부릅니다. 그 증기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이(理)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쇠마차의 구동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라고 하는 이 쇠마차는 그 구동원리를 이용해서 좀 더 발전된 형태이긴 합니다.”

“그렇다면 신학당은 기가 주가 된다고 보시는 겝니까?”

정탁의 질문은 이미 예상된 질문이었다. 이 시대를 지배하는 사상은 이기론 이였다. 특히 이가 주가 되느냐 기가 주가 되느냐로 나누어진 논쟁은 수십 년 후까지도 계속되었다.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기가 있다고 하나 그 기를 작동시킬 이가 없다면 쇠마차는 움직일 수 없을 것입니다. 이와 기의 주를 두고 여러 학자들이 논쟁을 벌였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이기론(理氣論)에서 나아가 이와 기를 이용함으로서 나타나는 실(實)에 중점을 둡니다.”

“허허. 재미있구려. 이와 기를 이용함으로 나타는 실이라.”

유몽인 역시도 재미있다는 듯 받아들였다. 이들이 주장하는 신학당과 접촉한지 수일이 흘렀음에도 그들의 정체에 대해서 도무지 판단을 할 수 없던 그들이었다. 그러나 이기호의 대답은 조금이나마 정체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그것을 실리학이라고 부릅니다.”

“실리학이라.”

광해군은 그 의미를 곱씹었다. 정탁과 유몽인 역시도 각자 생각에 잠겼다.


차량의 한계가 있어서 차에 오르지 못한 이들은 버스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처음에는 일정한 오와 열을 갖추고 훈련도감의 병사들은 병사대로 학생들은 학생대로 나누어서 걸었다. 그러나 걷다보니 점점 오와 열은 흐트러졌고 이윽고 뒤섞여 버렸다. 집행위는 전부 통솔하는 것은 크게 무리라는 생각에 낙오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선에서 뒤따르고 있었다.

“서역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고작 전술 하나로 전쟁의 판도가 그렇게 바뀔 수 있다니.”

“그렇지. 지난 임진년에도 충무공께서 학익진으로 왜군을 격파하시지 않았는가? 그러나 앞으로 조금 달라질 걸세. 서역이든 우리 동양이든 앞으로의 전쟁은 총기의 시대가 될 것이네.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 칼이나 활에 비해서 얼마만큼 총이 배우기 용이한지를.”

4초의 갑사를 지휘하는 중초장 유수신은 5천의 학생을 통솔하는 강우현 중령과 친분을 쌓게 되었는데. 강우현 중령이 간간히 들려주는 전략과 전술에 흠뻑 매료 되었다. 단순히 전략과 전술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각종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강우현의 말이 아니더라도 유수신 스스로도 실감하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총기를 개량해야 한다는 말일세.”

“돌아가면 여기 계신 세자마마와 하서진 선비께서 잘하시겠지요.”

유수신은 강우현의 당부에 옆에서 따라 걷는 하서진을 바라보았다. 하서진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하하 그렇긴 하지. 안 그런가? 회장.”

“예전처럼 서진군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아닐세. 원래 위계질서가 분명해야 하는 법일세. 비록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하더라도 자네는 나보다 위일세. 미래위원회는 우리 일만 삼천의 중심이고 자네는 그 중심을 이끄는 이일세. 이 점을 유념해 두게.”

“알겠습니다.”

강우현의 당부에 하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강우현의 말을 지켜보던 유수신은 존경의 눈초리를 지우지 못했다. 자신보다 어린 이들을 존중하는 강우현의 태도에서 그의 인품을 짐작한 까닭이었다.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강 중령님.”

“하하 아닐세.”

강우현 중령은 일반 사병출신으로 부사관을 걸쳐 장교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그런 그의 행보에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했었고 그 노력은 각종 전략과 전술의 이해였다. 강우현 중령은 점차 친분이 쌓이는 유수신에게 적당한 예를 들어서 각종 전술을 설명했고 비교적 영특한 유수신은 그런 그의 가르침을 쉽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유수신은 만난 지 2일도 채 되지 않은 강우현 중령을 스승 대하듯 했다. 그런 상황을 하서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 역시도 유수신과 친분을 쌓으며 각종 갑사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다. 그러나 갑사들은 그런 그를 꽤 어려워했다. 한성으로 돌아간다면 광해군의 신뢰를 바탕으로 고위직을 맡을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었다. 하서진은 어려워하는 그들에 아랑공하지 않고 농담도 건네면서 꾸준히 그들에게 호감을 쌓아갔다. 신경 쓰는 것은 비단 훈련도감의 갑사들만이 아니었다. 묵묵히 뒤따르는 학생들과도 끎임 없이 소통했다. 앞으로 정책이나 자신이 그려낸 청사진을 풀어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모습은 학생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저기 회장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행군대열을 역행하면서 사람들을 살피던 하서진에게로 한 남자가 말을 걸었다. 하서진은 역행하던 걸음을 멈추고 그의 곁에서 함께 하며 대답했다.

“무슨 일입니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해드리겠습니다.”

“제 여자친구인 유키코를 보고 싶습니다. 첫날 집행부에 끌려가 아직도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행부에 거듭 부탁들 해봐도 그들의 모습은 단호합니다.”

이름에서 모든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집행부가 인적조사를 하던 중에 외국인이 파악되었다. 그리고 하서진은 단호하게 그들의 격리를 지시했다. 일종의 국수주의라 표현해도 다르지 않았는데 일종의 선입견일수도 있었다. 한 명이라도 타국으로 나간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서진의 개인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그 일은 다소 중요한 사안입니다. 아마도 얼마간은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있을 수는 없어도 얼굴을 보는 데에는 최대한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한 연인사이를 떼어놓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다소 초췌한 그의 얼굴에서 그의 고충을 느낀 하서진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리고 하서진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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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시작합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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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5

  • 작성자
    Lv.14 소광월
    작성일
    10.10.24 14:17
    No. 1

    ㅋㅋㅋ잘 보고가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벨제봅
    작성일
    10.10.24 15:38
    No. 2

    잘 읽었습니다..외국인 유학생들이 문제가 되는군요...
    외국인들도 자기선조들이나 자기나라를 생각할테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마닐라
    작성일
    10.10.24 16:54
    No. 3

    드디어 외국인이 언급되는군요.

    당연히 외국인 교수들과 유학생들이 존재할텐데.
    언급이 없어서 좀 이상했거든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대학교에서 수시로 학생들이 배달음식을 시켜먹기 때문에
    보통 중국집 배달원이 학교에 계속 들락거릴텐데..
    이런 분들에 대한 언급도 나중에 나오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묵갑귀마대
    작성일
    10.10.24 21:44
    No. 4

    저도 외국인 학생들에 대해서 궁금했는데!!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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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7 제르미스
    작성일
    10.10.24 23:31
    No. 5

    사람은 본능적으로 돌아가려하죠.
    시간이든 나라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과일주
    작성일
    10.10.25 06:05
    No. 6

    읽을 수록 뒷이야기가 기대가 되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척제현람
    작성일
    10.10.25 10:10
    No. 7

    만세를 외칠 수 있는 지위는 황제이고 그때 조선 국왕도 천세 아니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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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0 잔월루
    작성일
    10.10.25 14:11
    No. 8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찌를거야
    작성일
    11.02.14 19:55
    No. 9

    다좋은데요

    과연 현대인의 사상과 문물에 뿌리깊은 가치관이

    한낫 사건으로 인하여 ..
    어떻게보면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지렁이에 비교할수있는
    조선시대의 사고방식을 가진
    고대인에 맞출수있을까요 ??


    어떤 학자가 그랬죠
    현시대의 무능한 사람이 고대로 가면
    초 천재 대우를 받는다고

    그런 현대의 지성인이 고대 그것도 먹을게 없어서
    맨날 밥걱정이 주를 이루는 솔직히 말해서
    무지렁이라고 할수있는 고대인에 편입된다면

    그의 따른 부조리와 사상충돌
    이념충돌 간의 갈등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참좋은아침
    작성일
    11.03.03 10:57
    No. 10

    건필하세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Gersigi
    작성일
    11.03.30 21:20
    No. 11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화일박스
    작성일
    11.07.27 13:28
    No. 12

    많은 인물들이 시대와 동화를 이루어 낸다면 정말 대단할 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명서비금
    작성일
    11.08.03 14:01
    No. 13

    만세가 문제가 될듯합니다. 천세로 수정하심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면피용
    작성일
    11.08.05 10:43
    No. 14

    현대 사람이 고대로 가면 굶어죽기 딱일 것 같은데
    초천재가 될거라한 학자도 있군요
    누가 그런 말 했는지 참 궁금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Homeros
    작성일
    11.08.15 22:51
    No. 15

    사실 어떤 포털에서는 현대인이 고대로 가면 맞아죽거나 굶어죽거나
    하는 쪽으로 논의가 쭈욱 진행되는 것을 봤습니다만. (논지를 펴는 분들의 논리가 워낙 쟁쟁하셔서 완전 그 쪽으로 굳어졌더군요)
    꼭 그렇게 만도 볼 수 없는게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통찰은 현대인이 반드시 고대인보다 낫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결과에 대한 도출 방법론에서는 현대인이 반드시 고대인 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현대인이 알고 있는 결론도출 방식은수 백년, 수 천년을 걸쳐서 인류지성이 쌓아온 방식이거든요. 이것마저 부정한다면 인류지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Homeros
    작성일
    11.08.15 22:53
    No. 16

    뭐, 하긴 그 사람의 역량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서도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나루안
    작성일
    11.09.09 18:46
    No. 17

    왕에게나 천세를 외칩니다. 왕보다 낮은 세자에겐 구백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BeKaeRo
    작성일
    12.01.06 14:13
    No. 18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2.10 13:32
    No. 19

    만세...;;
    황제에게 만세, 왕에게 천세, 세자에겐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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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0 口蜜腹劍
    작성일
    12.02.23 06:59
    No. 20

    현대인이 고대로 넘어가서 잘먹고 잘사려면 적어도 베어그릴스 형님 정도는 되어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pr*****
    작성일
    12.02.24 12:17
    No. 21

    건필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미더라
    작성일
    12.02.25 23:16
    No. 22

    어떤 정신나간 학자가 현시대의 무능한 자가 고대로 가면 초천재의 대우를 받는다는 망발을 했는지 모르겠군요. 제대로 정신박힌 학자가 그랬을 리는 없을 것 같고, 어느 덜떨어진 작가의 소설속에 나오는 학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겠죠. 예전 사람들이 우습게 보입니까? 지식과 지혜는 다른겁니다. 현대의 지식을 가지고 그 시대로 간다고 해서 피타고라스나 뉴튼보다 뛰어날 것 같습니까? 현대인이 지식은 많을지 모르지만 지혜롭다고 볼 수는 없을겁니다. 요즘이야 지식도 검색을 하는 시대이니 검색기구가 없는 상황에서야 지식도 많다고 볼 수 없겠지만요. 점점 바보들의 세상이 되아가는 것 같아 참 걱정이 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뜰에비
    작성일
    12.04.12 00:14
    No. 23

    현대인이 고대로 넘어가면 무법천지 세상에 돌팔매질로 바로 죽거나
    인신매매로 팔려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12.05.29 16:59
    No. 24

    일단 사회에 적응한다면 천재 취급을 받을겁니다.
    우리가 아는건 단순한 지식이 아닌 몇백 몇천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이치입니다.
    문젠 앞서 말했듯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설에선 이렇게 단체로 넘어가거나 귀족 신분으로 빙의를 시키죠.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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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4 그윽한달
    작성일
    13.02.05 18:42
    No. 25

    지식의 차이와 지혜의 차이를 혼동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지식은 습득하여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원리, 형식, 기억등이지만
    지혜는 그것을 응용하는 사고력 자체죠.

    지식의 차이는 현대인과 고대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혜부분에선 오히려 역사에 언급이 되었던 이들이 현재의 왠만한 학생들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시절의 사람이 현대에 등장하지 않는이상 추론일뿐이니 그렇게 열을 안내셔도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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