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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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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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0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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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th 08. 공포의 드래곤(4)

DUMMY

“후우... 겨우 살겠다.”


세키는 카오틱 블레이드를 뽑아들고 난리를 치는 자르카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파리아! 놔! 나 저 자식 죽일 거야!”


‘그깟 피 몇 방울 가지고...’


“우와아아악!!”


지금 하는 것으로 봐서는, 폭주하는 자르카야 파리아가 어찌어찌 잘 막아줄 것 같으니 일단 세키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렇게 피투성이가 된거야?”


“아, 그거?”


세키는 별것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피의 권능을 너무 많이 써서 말이지. 피가 모자라서...”


“......”


한마디로 몸상태 생각 안하고 마구 썼다... 이건가?


“하지만 그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


내 눈빛을 읽었는지 세키가 급하게 변명했다.


“그래? 무슨 급한 상황?”


그러고 보니 이카온인가 하는 세키의 동료는 같이 오지 않은 것 같았다.


“......에이져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그래?!”


그렇다는 것은...


“그럼, 지금 에이져에게 당해서 이렇게...?”


“그렇지.”


우리의 대화를 들었는지 자르카도 약간 진정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털썩.


“어디지?”


“......”


세키는 갑자기 진지하게 변한 자르카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긴 방금 전까지 길길이 날뛰다가 갑자기 저러니까.


“신경쓰지 말고 얘기해.”


내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세키는 입을 열었다.


“성도 북쪽의 산을 넘어가면 호수가 하나 있다. 그곳이 바로 에이져 드래곤의 레어야.”


세키는 작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이카온이...”


그... 청년 말인가...


“죽었나?”


“자르카, 그런걸 물어보면...”


“글쎄......”


세키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살아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건가?”


그 물음에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잠깐, 그렇다고 해도 평범한 청년 하나가 네가 도망칠 정도의 시간을 벌어줄 리가 없는데.”


그러고 보니 그건 그렇다.


“나중에 내가 쫓길 때, 다크 드래곤이 나타났다.”


“다크 드래곤?”


다크 드래곤이라... 누구더라?


“아세니카르?”


자르카의 말에 나는 아세아가 다크 드래곤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아세아가 다크...”


잠깐.


덥썩!


세키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그렇다면 아세아와 에이져가 맞닥들였다는 얘기야?!”


세키는 나에게 멱살을 붙잡히고도 별로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래. 내가 에이져의 브레스에 당하려는 순간 다크 드래곤이 나타났다.”


“이... 이런...”


그렇다면......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파리아가 레쥬사를 챙겨 일어났다.


“그렇군. 약간 어지럽기는 하지만 나도...”


자르카도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였다.


“아니.”


파리아와 자르카의 시선이 나에게 꽂힌다.


“나 혼자 간다.”


“뭐?!”


자르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너 죽고 싶냐?”


“아니.”


“그럼, 마황자에게 한번 이겼다고 검에 자신이 팍팍 붙냐?”


“아니.”


거의 발악에 기습 수준으로 이겼으니 자신이 붙을 리가 없지.


“그럼?”


“......”


‘뭐랄까... 사실, 그냥 기분이 혼자 가고 싶어서 그런 건데...’


그걸 사실대로 말하면 아마 못 가게 하려고 자르카와 파리아가 협공을 하겠지.


“만약 내가 가서 죽는다면...”


“......”


파리아와 자르카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나 혼자 죽고 끝나겠지.”


“그걸 막으려고 우리가 가는 거다.”


자르카의 말은 지극히 정상적인 얘기였다.


“만약 셋이 가서, 약속을 위반했다고 화풀이로 수도를 부숴 버리면?”


“......”


내 말에 자르카는 그 경우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셋이 간다고 해서 이길 수 있겠어?”


“언제 우리가 승률 따져보고 싸웠냐?”


확실히 지금까지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


나는 조용히 자르카를 노려보았다.


“......”


자르카는 그 흐릿한 눈동자로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그래서. 혼자 죽어버리겠다 이거냐?”


“아니.”


나는 몸을 돌렸다.


끼이이...


오래된 문을 열고 나가는 그 짧은 시간에 한마디만 남기고.


“희생이지.”


탁!


하여간 혼자 가기도 더럽게 힘드네.


“하여간 예전에는 그렇게 떨어지려고 하더니...”


로켄과 싸우기 전에는 죽기 싫다고 발버둥 친 자르카가 지금은 따라오겠다고 난리 친다. 뭐 그때도 어쩔 수 없이 따라와 주기는 했지만.


피식.


‘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친구, 인가’


“뭐, 어쨌거나 빨리 가야지.”


아세아의 힘을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사실이다.


덜컹!


막 날아가려는 찰나에 문이 열렸다.


“네놈의 말에는 이제 안 넘어가.”


문에서 나온 것은 자르카와 파리아였다.


“칫.”


“하여간 무슨 희생이니 뭐니... 갑자기 말이 진지해서 뭔가 하고 생각하다 보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잖아.”


“......”


“어쨌거나 간다.”


“......”


어쩌지?


“일단은 같이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숨어 있다거나 하면 되니까...”


“그랬다가 만약에는 끼어 들고?”


“당연합니다.”


으이구...


‘어쩌냐...’


공중에서는 내가 제일 빠르니 날아서 도망치는 방법도 있지만, 자르카와 파리아도 장소를 아는 이상 시간을 버는 정도밖에 안되고.


“아, 아. 괜찮아. 셋이서 달려들어도.”


“......그런가?”


그렇다면 같이 가도 괜찮겠지.


“자, 그럼 같이 가...”


잠깐, 누가 괜찮다고 한 거지?


“......라드...”


천천히 파리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안녕?”


담장 위에 앉아있는 하늘색 머리카락의 소년을 볼 수 있었다.


“너는...... 설마...”


“에이져다.”


정말, 저게 그 거대한 공포의 에이져?


‘그런데 귀가 왜 저렇지?’


귀에는 비늘이 덮여 있었는데, 지느러미 같은 모양이라... 인간의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세키를 쫓아 온 거지. 급하면 네가 있는 곳으로 올 것 같았으니까.”


세키를... 그런 용도로 사용한 건가.


“하여간 도움이 안 되는 녀석.”


자르카의 투덜거림에 파리아도 동참하고 있었다.


“그럼 왜 여기에 온거지?”


“6개월 다 지났잖아.”


“하지만 아직 며칠 남았는데.”


“그래도 세키가 보이니까 생각난 김에 온거지.”


탁.


그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담장에서 뛰어내렸다.


“다시 한 번 소개하지. 나는 공포의 에이져...”


“그리고 여덟 균형자 중 하나지.”


내 말에 에이져의 인상이 살짝 구겨졌다.


“쳇. 잊을 줄 알았더니.”


오늘 자르카가 말하기 전까지는 잊고 있었다.


“좋아. 다시 소개하지.”


하지만 에이져는 별 상관이 없는 듯,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여덟 균형자 중 하나, 공포의 에이져다. 아버지는 미르와 용족의 혼혈, 어머니는 인어라서 드래곤이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본체는 드래곤이니 드래곤이라고 부르려면 부르던가.”


‘그렇군... 스파르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이유는 혼혈이라 그런 것인가’


근데 저렇게 혼혈이 되나?


“자, 그럼 시작할까.”


에이져는 허리에 걸린 숏소드를 꺼내들고 있었다.


“잠깐. 이곳에서 싸우면 주변에 피해가 가.”


내 대답에 에이져가 다시 숏소드를 검집에 꽂았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장소를 옮기자고?”


끄덕.


말이 아주 안통하는 녀석은 아닌 것 같았다.


“......”


에이져는 왠지 불편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쳇. 흥이 깨졌어.”


뭐...라고?


파악-!


그러더니 에이져는 검집을 집어넣고 비늘로 덮힌 날개를 펼쳤다.


‘윽... 비늘 싫어’


“다음에 다시 오지. 네 말대로 딱 6개월이 되는 7일 뒤에 말이야.”


‘7일......’


“다시 찾아온다는 얘긴가?”


“아니. 죽음의 사막 북쪽의 협곡으로 와라. 협곡 위에서 싸우자.”


장소는 그럭저럭 사람이 없는 곳을 골랐군.


퍼억!


땅을 박차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에이져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저런 녀석을 혼자서 상대하겠다고 한거냐?”


“......응?”


에이져가 힘을 분출하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왜 저런 반응이지?


“분명히 세키가 아세니카르와 싸웠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상처하나 없잖아...”


자르카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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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4th 09. 검은 날개(8) 12.02.20 219 7 9쪽
272 4th 09. 검은 날개(7) +1 12.02.19 197 7 9쪽
271 4th 09. 검은 날개(6) +1 12.02.18 225 6 8쪽
270 4th 09. 검은 날개(5) +1 12.02.18 205 7 8쪽
269 4th 09. 검은 날개(4) +2 12.02.17 225 6 13쪽
268 4th 09. 검은 날개(3) +1 12.02.16 229 6 8쪽
267 4th 09. 검은 날개(2) +2 12.02.16 221 8 9쪽
266 4th 09. 검은 날개(1) +1 12.02.15 256 6 12쪽
265 외전 - 세이크리드 하트 +1 12.02.14 209 8 14쪽
264 4th 08. 공포의 드래곤(14) +3 12.02.14 253 8 68쪽
263 4th 08. 공포의 드래곤(13) +2 12.02.13 223 6 8쪽
262 4th 08. 공포의 드래곤(12) +1 12.02.13 235 6 9쪽
261 4th 08. 공포의 드래곤(11) +2 12.02.12 279 7 8쪽
260 4th 08. 공포의 드래곤(10) +2 12.02.12 214 8 8쪽
259 4th 08. 공포의 드래곤(9) +1 12.02.11 213 8 8쪽
258 4th 08. 공포의 드래곤(8) +1 12.02.11 283 11 10쪽
257 4th 08. 공포의 드래곤(7) +4 12.02.10 240 6 9쪽
256 4th 08. 공포의 드래곤(6) +5 12.02.09 227 6 10쪽
255 4th 08. 공포의 드래곤(5) +1 12.02.09 220 5 9쪽
» 4th 08. 공포의 드래곤(4) +1 12.02.08 225 7 8쪽
253 4th 08. 공포의 드래곤(3) +1 12.02.08 206 6 10쪽
252 4th 08. 공포의 드래곤(2) 12.02.07 248 6 9쪽
251 4th 08. 공포의 드래곤(1) +4 12.02.06 239 6 10쪽
250 The Happy End... +5 12.02.06 250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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