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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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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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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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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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th 05. 질병의 유타인(2)

DUMMY

“잠깐만.”


마사는 나를 관문에 내려놓고 병기를 주시했다.


“설마... 지금 저거 부순 거야?”


병기는 먼지를 모락모락 피우며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응. 그런데?”


자르카의 대답에 마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큰일이야! 빨리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해!”


“무슨 일인데 그래? 병기는 없앴잖아.”


내 말에 마사가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저 가루는...”


마사가 설명하려는 순간-


휘이이잉-


“윽! 뭐야!”


갑자기 병기에서 이쪽을 향해 바람이 불었다.


“이런!”


그 광경을 보며 마사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갔다.


‘......무슨 일이지?’


“콜록!”


뭐라고 입을 열려는데 기침이 나왔다.


“근데 왜 이렇게 가루가 많아?”


자르카도 손을 휘둘러 주변 먼지를 날리고 대답했다.


“몰라...”


“군체라서 그래.”


마사의 딱딱한 대답이었다.


‘군체?’


“군체라면... 벌레 같은 것들을 말하는 건가?”


“벌레?”


즉, 이 하얀게 벌레 같이 하등 하다는......


“욕이 아니라 벌레... 아니면 곤충.”


“아......”


난 자르카가 욕하는 줄 알았다.


“마사. 큰일이라며?”


“......이미 늦어버렸어.”


“......?”


“이 가루는... 유타인의 병균이야.”


유타인이라면...


“질병의 유타인?”


“응.”


유타인. 인간계에서도 유명한 마족이다. 신학에서도 질병의 유타인이라고 나오니까.


“잠깐, 그렇다면 이 가루가...”


“그래.....”


마사의 얼굴이 침울해졌다.


“이 가루를 들이마신 사람들은... 전부 잠들어버려.”


“잠들다니?”


“이 병기에 담긴 병균은 ‘수면’이니까.”


무슨 소린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잠깐, 차분하게 얘기해 보자.”


“......”


“그럼 저 병기에 이 가루를 뿜어 내는게 있을거 아냐? 그걸 없애면...”


“그런 건 없어.”


마사의 말에 병기가 있던 곳을 확인해보니, 하얀 가루만 잔뜩 쌓여 있었다.


“그럼......”


“이 병기 자체가 병균이니까...”


“......그럼 우리는 왜 괜찮지?”


“마계에서 조종하는 병균이다 보니... 마계에서 넘어오느라 힘이 약해져서 일반인에게만 효과가 있을 정도로 약해 진 거지.”


‘일반인?’


그렇다면 신아와 신예는?


“아! 그래서 그 마법이 걸려있었구나!”


아세아는 이제야 뭔가 알아냈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 마법?”


“집중마법! 군체인 이 하얀 가루를 붙잡아두기 위해서......”


‘일반인... 이라고?’


“신아!”


기울어 있는 관문에서 그대로 뛰어내린 뒤, 신예의 집을 향해 달려갔다.


‘신영의 기운을 가지고 있으니 괜찮을지도 몰라’


집의 지붕들을 밟고 지나가며 신예의 집에 다다랐다.


“신아!”


.......


하얀 안개가 껴 있는 집 안은 완전한 침묵에 잠겨 있었다.


“신아! 신예!”


“꺄아아악!”


신아의 비명이다!


“신아야!!”


비명이 들리는 방으로 들어가니 신아가 사방으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신아! 왜 그래!”


“저리 가! 그만해!!”


후웅! 퍼억!


신아의 검이 벽에 쌓여있던 짐에 박혔다.


“그만해!!!”


부웅! 붕!


지난번에 보았던 검술은 어디로 갔는지, 그냥 발악적으로 휘두르는 수준이었다.


“신아!”


위험하니 일단은 검을 손에서 떼어 놓는게 먼저였기에 신아에게 달려들어서 검을 뺐었다.


“그만해!!!”


왜 이러는 거지?


“라드. 신아를 기절시켜.”


“뭐?”


마사는 어느새 이곳에 와 있었다. 비록 주변이 흐릿해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로 마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발... 오지 마...”


신아는 흐느끼고 있었다.


“......미안하다. 잠시만 자고 있어.”


퍽!


제대로 된 기술이 없는 내가 목덜미를 쳐서 기절시키는 것은 위험했기에, 그나마 덜 위험한 배를 쳐야만 했다.


“신아가 왜 이러는 거지?”


“이 꿈의 병균에는 악몽이 섞여 있으니까.”


“......병균?”


“병을 일으키는 작은... 무언가 라고 해야겠지.”


무슨 얘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 안개가 좋지 않은 영향을, 특히 신아에게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만.......”


신아는 자면서도 계속 흐느끼고 있었다. 내 옷깃을 꼭 붙잡고......


퍼엉!


아세아가 무슨 방법을 썼는지, 하얀 안개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


시야가 확보되고 방안을 살펴보니, 이곳은 내 방이었다.


‘왜 이곳에?’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기에 일단 신아의 뺨을 살짝 두드리며 깨워보았다.


“그렇게 해 봐야 안 깨어나.”


마사의 말에 손을 멈추고 물었다.


“......얼마 뒤에 깨지?”


잠드는 시간이 5일을 넘어간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죽을 때까지 깨지 못해.”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유타인이 존재하는 이상, 이 병균은 활동할 것이고 병균이 활동하는 동안 감염자는 깨지 못해.”


“......그런...”


그렇다면... 이대로...?


“그런데 왜 신아만 아까 전에는 깨어 있었던 거잖아? 내가 재워서......”


“아니야. 잠결에도 발악을 할 만큼... 평소에도 악몽에 시달렸다는 얘기겠지.”


“......”


나는 명색이 오빠라는 녀석이... 동생이 악몽에 시달리는 것도 몰랐던 건가.


타타탁.


밖에서 누군가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일단 침대에 눕히지 그래?”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거는 이 목소리는, 자르카의 것이 아니었다.


“......누구지?”


햇빛을 등지고 있었기에 누군지 확인하기 힘들었다.


“이런... 이런. 날 기억 못하다니. 내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었나.”


그가 조금 안으로 들어오며 얼굴이 보였다.


“네놈은!”


지잉!


신아를 뒤로하고 에페레오스를 꺼냈다.


“신살검 에페레오스인가.”


“......”


세키니드 카레스. 퍼스트 뱀파이어. 마황자와 함께 우리를 추격했던 추적자...!


“그런 긴 검을 여기서 휘두르면 방이 무너질지도 모르는데?”


“......”


분하지만 그의 말이 맞았다.


“라드! 신아는 괜찮......”


자르카가 오면서 방안에 있는 세키를 본 것 같았다.


“이 자식! 넌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너에겐 볼 일 없으니 상관하지 마.”


“뭐라고!”


세키의 말에 자르카는 카오틱 블레이드를 뽑고 달려들려는 것 같았다.


“자르카! 그만해!”


분하지만 그의 말대로, 이곳에서 싸움이 일어난다면 신아를 보호할 자신이 없었다.


스윽...


신아를 들어서 침대에 눕히고 세키에게 말했다.


“나가서 얘기하지.”


“그러지.”


이상하게도 세키는 검집만 허리에 달고 있었다. 케레오스는 어디로 간 거지?


“......”


세키는 자르카와 내가 검으로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도 꽤나 여유 있었다.


“네놈이 저 병기를 깨웠나?”


자르카의 말대로, 지금 제일 의심스러운 존재는 세키였다.


“병기?”


그 말에 세키는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저 움직이는 거대한 병균덩어리!”


“......아아, 그거.”


긍정의 의미인가?


꽈아악...


단숨에 베어버릴 수 있도록 에페레오스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난 너희들을 따라 지금에서야 여기 도착했는데.”


“......”


일단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누가 동작시켰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생각한 병기가 맞다면 움직인게 신기하군. 움직여 줄 매개체가 없어서 실패했다고 들었는데.”


세키는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럼 이 사람들은 병기의 최후 단계에 휩쓸린 건가?”


“......”


우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세키는 대충 알겠다는 표정이었다.


“훗... 멍청하게 이 도시에서 부쉈군. 내 말이 틀리나?”


“......저 자식이!”


후웅!


발끈한 자르카가 세키에게 달려들며 카오틱 블레이드를 휘둘렀지만, 세키는 유려한 움직임으로 자르카의 검을 피했다.


“난 싸우러 온게 아니야. 단지 몇 가지 물어보러 왔을 뿐이지.”


“그럼 왜 시비를 거는 거냐!”


“......그런가? 원래 말투가 이런걸 어떻게 하라고.”


세키는 자르카를 밀어냈고, 자르카는 뒤로 물러나서 세키를 주시했다.


“라드 슈발로이카.”


“......”


세키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너에게 대답해 줄 의무는 없는데.”


내 말에 세키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뭐지 저 표정은...’


“나는 성전의 초반, 중반동안 마계에서 마황자의 옆에 딱 붙어서 모든 계획을 지켜봤다. 이 병균에 대해서도 알고있지.”


“뭐?”


귀가 솔깃한 얘기였다.


끼이이...


“라드. 대답하지 마.”


그 순간, 대문을 통해 피곤한 표정의 아세아가 들어왔다.


“‘알고’는 있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할걸.”


“......”


세키가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을 보니 정말인 것 같았다.


“있지. 해결책.”


“뭐?”


“그 전에......”


예상치 못했던 말과 함께, 세키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너에게 물어야겠다.”


두근.


그의 눈동자와 정면으로 마주치자, 심장이 뛰었다.


‘왜 이러지?’


“너는 바네인인가?”


바네인? 누구지?


“아니.”


“......”


세키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응?’


그런데 갑자기 내 입이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이 몸의 주인은 바네인이 아니지만.”


이건... ‘목소리?’


“저는 바네인이죠. 세키님.”


“......”


세키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가의말

앞으로 1170페이지 남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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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1) +2 12.01.20 310 5 14쪽
230 4th 05. 질병의 유타인(9) 12.01.20 327 4 12쪽
229 4th 05. 질병의 유타인(8) +2 12.01.19 305 9 9쪽
228 4th 05. 질병의 유타인(7) 12.01.19 322 8 11쪽
227 4th 05. 질병의 유타인(6) +2 12.01.19 343 5 9쪽
226 4th 05. 질병의 유타인(5) +1 12.01.18 309 8 10쪽
225 4th 05. 질병의 유타인(4) +1 12.01.17 335 5 10쪽
224 4th 05. 질병의 유타인(3) +5 12.01.17 353 6 10쪽
» 4th 05. 질병의 유타인(2) +4 12.01.17 259 6 9쪽
222 4th 05. 질병의 유타인(1) +1 12.01.16 386 7 13쪽
22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6) +2 12.01.16 367 8 15쪽
22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5) +1 12.01.16 323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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