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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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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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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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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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오진의 고민(2)

강호




DUMMY

설상가상으로 육합기공의 성취는 아직도 2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격이 올라 추가로 얻은 여분치를 기감에 투자해 기감을 8에서 9로 올렸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취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라 격이 12에 도달해, 추가로 얻은 운명록 특전은 강화 학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운명록 특전 중 강화 학습은 다중 직업일 때 한 직업의 격이 성장하면 다른 직업도 그 내용을 공유합니다. 추가로 수련이나 전투로 얻는 성장치가 때때로 증가합니다, 란 효과다.

다중 직업 어쩌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고, 추교도 지금은 설명해줄 수 없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서 그렇다 쳐도, 수련이나 전투로 얻는 성장치가 때때로 증가한다는 것은 그가 처한 이 부진한 성취 문제를 해결하는 알에 도움이 될 거란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그래도 육합기공의 부진한 성취 문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었다.

“내공심법의 성취가 빠른 건 대개 둘 중 하나지. 기감과 체질, 오성 등이 두루 높은 소위 말하는 ‘재능’이 있거나, 특수한 기연을 얻거나... 그게 아닌 경우는 대부분 노력과 시간이 내공심법의 성취를 결정하지. 사용자 네 재능은 그렇다 치고... 노력도 뭐 그렇다 치지만, 시간은 어쩔 도리가 없단 얘기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 한가한 추교의 말에 신오진은 으득 이를 갈았다.

‘저걸 조언이랍시고...’

물론 추교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건,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내공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육합기공이 아무리 기초적인 내공심법이라고 해도 이제 석달 좀 넘는 시간을 수련한 상태에서 대단한 성취를 내기는 어려운 것은 그도 잘 안다.

그래도 반년 안에 무조건 약속한 성과를 내야 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데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래서 사부가 필요한 것이다.

성장이 정체되거나 벽을 만났을 때, 그것을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사부의 존재가 이래서 중요한 것이었다.

명색이 조언자라는 추교는 그런 사부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존재가라기엔 부족했고, 그나마 무공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존재인 하수수도 도움을 주지 않는 상황이니 신오진 혼자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신오진은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만만한 추교만 들들 볶았다는 소리다.

‘야이 짭새 자식아. 명색이 조언자면 뭔가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조언을 좀 해보란 말이얏!’

조언자란 간판이 헛된 건 아니었는지, 혹은 신오진이 들들 볶은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마침내 추교는 쓸만한(?) 조언을 한마디 뱉어냈다.

“성취가 지지부진하고 뭔가 벽에 막힌 것 같을 때일수록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살펴보라 했다. 사용자야. 그 망할 놈의 육합기공도 처음으로 돌아가서 기본부터 살펴보지?”

‘기본부터라?’

문득 생각해보니, 그는 육합기공을 운용해 축기하는 것에만 정신을 팔았지, 육합기공이란 심법 그 자체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바로 그 점이 육합기공의 성취가 지지부진한 원인이 아닐까?

‘아...!’

생각해보면 암혼객은 육합기공의 구결을 그에게 전수하던 때, 분명 이해가 가지 않거나 의문가는 점이 있으면 물어보라 했었다.

그런데 그때 제대로 묻지 못하고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었는데, 그게 분명 이 사단에 크게 관련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망할...!’

신오진은 스스로를 탓한 후, 신중하게 육합기공의 구결을 다시 복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로 신경을 쓰던 축기와 관련된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내공심법이라는 것이 내공을 쌓는 기술이란 인식으로 축기 부분에만 주로 집중했었기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넘어간 부분들이자, 그리 중시하지 않은 바로 그런 부분들 안에 육합기공의 성취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신오진은 한 가지 맘에 걸리는 점을 찾아냈다.

‘그런데 이 육합이란 단어가 뭔가 좀...?’

이름이 ‘육합’기공이라 구결에는 원래 육합의 이치니 육합의 원리니 하는 글귀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차분히 구결을 복기해보니 같은 단어인 육합이란 단어를 쓰면서도 문맥상 뭔가 의미가 다른 것 같은 부분들이 몇 군데 있었다.

‘같은 육합이라 말하지만, 뭔가 다른 개념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제기랄 이게 뭐지?’

실수였다.

축기하는 방법에만 집중하다 보니, 육합기공을 익히면서 정작 그 육합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을 소홀히 했던 것이다.

기본적인 구결의 해석부터 완전하지 못했다는 것은 육합기공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취가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암혼객이 질문하라 했던 것도 혹시 이것과 관련된 것이었을지 모르겠다. 같은 단어를 쓰지만 다른 의미를 가졌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설명해주었어야 하는데 별말이 없었으니 말이야.’

그렇다고 암혼객을 원망하거나 그에게 따지는 건 경우가 틀린 이야기였다.

그는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호의로 육합기공을 가르쳐준 사람, 탓하려면 자신을 탓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상념은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뭐야. 사용자, 그런 것에 발목 잡혀 빌빌대고 있던 거냐?”

“......?”

추교는 그것도 모르느냐는 듯 으스대며 말했다.

“기본적으로 쓰인 육합은 내삼합과 외삼합을 합친 육합을 의미하고, 다른 의미로 쓰인 육합은 천지사방을 의미하잖아.”

“......!”

신오진은 기가 막혀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런 거였어?’

그는 혀를 차며 추교가 말해준 의미를 더해 육합기공의 구결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내삼합이랑 외삼합이 뭐지?’

“정말 사용자 넌, 기본을 모르는구나. 내삼합이란 심(心)과 의(意)를 합일하고, 의(意)와 기(氣)를 합일하고, 기(氣)와 힘(力)을 합일하는 것을 의미해. 외삼합은 손과 발의 일치, 팔꿈치와 무릎의 일치, 어깨와 골반의 일치를 의미하지. 이것을 일러 육합이라 하는 거야.”

“음...!”

사실 이런 것은 아주 기초적인 무리(武理)로서, 정식으로 사부를 두고 무공을 배웠다면 문제가 될만한 부분들이 아니었다.

하다못해 암혼객에게 구결을 배울 때, 모르는 것을 물어보라고 했을 때 질문만 했어도 이 고생은 하지 않았으리라.

그래도 다행히 추교를 통해 지금이라도 개념을 알았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는 육합의 의미를 고려하며 다시 육합기공의 구결을 되새겨보았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무엇을 간과하고 있었는지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아!”

내삼합과 외삼합... 그러니까 육합은 그 자체에 발경(發勁)으로 이어지는 원리가 숨어 있었다.

내부의 힘을 움직이는 방법에 관련된 내삼합, 그리고 신체를 움직여 그 힘을 이끄는 방법과 관련된 외삼합, 그것들은 그 자체로 발경의 원리로 이어지는 것들이었다.

즉 육합기공은 축기를 하고, 육합의 원리에 따라 발경을 한 후, 거기서 더 나아가면 후자의 육합, 그러니까 천지사방에 자유롭게 기를 발출하는 경지에 도달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각기 독립된 부분이 아니라 서로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이어져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신오진은 축기에만 집중하고 있었으니 육합기공의 성취가 지지부진하는 것이 당연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깨닫자, 신오진은 머릿속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즉시 무월보를 펼치며 육합기공을 끌어올렸다.

내삼합과 외삼합의 개념을 이해하고 육합기공의 원리를 이해했지만, 머리로 이해한 것과 그것을 체득하는 건 다른 문제다.

육합을 이루기 위해선 처음으로 돌아가서 자세, 호흡, 의식 등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절하고 교정해야 했다.

‘고맙다. 짭새. 네가 도움이 되긴 되는구나. 근데 용케 이런 거 알고 있다?’

“아니아니아니다. 내가 운명록의 사용자와 함께 있던 것이 너만이 아니라고 했지? 그러면서 많은 걸 보고 들었었지.”

‘하긴 넌 생각도 읽으니까, 전의 운명록 사용자 중 무림인이 있었다면 생각보다 많은 걸 알게 되었겠다. 혹시 그런 사람 있었으면 그 사람이 익히고 있던 무공 같은 거 혹시 아냐? 알면 가르쳐줘라.’

“시끄러!”

‘짭새야~ 야박하게 굴지 말고.’

“흥!”

그렇게 추교와 투닥거리며 그는 정신없이 수련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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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를 가로막던 벽(?)을 깨자 신오진의 발전은 매우 빨랐다.

2성에서 정체 중이던 육합기공의 성취가 며칠 지나지 않아 3성이 되더니, 한달이 더 지나자 4성, 그리고 한달 반이 더 지나자 5성에 도달한 것이다.

어머니인 하수수와 약조한 반년에서 일주일 남은 시기였다.

흐른 시간을 대변하듯, 어느덧 가을이 거의 가고 슬슬 겨울이 오고 있었다.

날씨도 이제 조금씩 추워지고 있었지만, 해냈다는 흥분에 신오진은 추위를 몰랐다.

육합기공의 성취가 올라가자, 거기에 맞춰 무월보의 성취도 수월하게 올라가서 무월보의 5성은 한달 전에 달성했다.

그러나 무월보가 5성에 도달하자 그때부터 다시 성장이 지지부진해지기 시작했으니... 그것은 전적으로 그의 공력이 부족해서였다.

‘육합기공은 5성에 도달했지만, 그건 내가 육합기공을 5성 가량 익혔다는 이야기지 내가 축기한 내공이 대단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년의 수련이 아무리 치열했어도, 축기한 내공의 절대량 자체는 반년의 시간이란 한계에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육합기공의 성취 자체는 순조로우니 내공의 기초는 나름 튼실하게 잡았다고 할 것이다.


성명: 신오진

연령: 20세

종족: 인간 남성.

신분: 삼류 도객

현재 익히고 있는 무공: 무월보 5성, 육합기공 5성.

내공 수위: 6개월.

격(格): 13 7000/7900

체질 10, 오성 10, 매력 8, 기감 9, 운 5, 안목 6, 여분치 0-

운명록 특전: 추교(追敎) 생성. 강화 학습.

다음 운명록 특전은 다시 추가로 격 6을 성장한 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오진은 운명록 상태창을 띄워 확인하며 내심 혀를 찼다.

‘무월보와 육합기공을 각기 5성씩 달성했는데 격은 1 밖에 안 올랐네. 정말 죽어라 수련했는데... 하긴 성장 수치가 갈수록 커지니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어쨌든 목표를 달성한 이상 시간을 낭비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곧바로 어머니 하수수를 찾아갔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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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4. 신오진, 다짐하다. +7 18.12.06 4,847 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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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2. 귀화자를 찾아라(2) +8 18.12.04 4,885 66 11쪽
26 22. 귀화자를 찾아라. +8 18.12.03 4,940 58 12쪽
25 21. 신녀공을 전수받다. +6 18.12.02 5,094 70 12쪽
» 20. 신오진의 고민(2) +6 18.12.01 5,009 71 11쪽
23 20. 신오진의 고민 +4 18.11.30 5,242 68 12쪽
22 19. 운명록 특별 임무 +6 18.11.29 5,451 72 12쪽
21 18. 추교를 얻다. +4 18.11.28 5,331 75 13쪽
20 17. 첫 실전(2) +8 18.11.27 5,294 68 10쪽
19 17. 첫 실전 +4 18.11.26 5,331 67 11쪽
18 16. 칩입자 +5 18.11.25 5,446 74 11쪽
17 15. 손 숙의 이별 선물 +12 18.11.24 5,493 81 13쪽
16 14. 운명록 특전 +3 18.11.23 5,716 75 12쪽
15 13 무월보를 배우다. +9 18.11.22 5,760 70 12쪽
14 12. 하수수의 과거 +3 18.11.21 5,775 75 11쪽
13 11. 신오진의 항변 +11 18.11.20 5,859 81 12쪽
12 10. 육합기공을 전수받다. +5 18.11.19 6,098 75 12쪽
11 9. 신오진의 승부수 +6 18.11.18 6,055 77 11쪽
10 8. 생각지도 못한 사실(2) +8 18.11.17 6,240 80 11쪽
9 8. 생각지도 못한 사실 +3 18.11.17 6,401 84 11쪽
8 7. 구사일생 +5 18.11.16 6,609 81 12쪽
7 6. 치명적인 오산 +5 18.11.15 6,826 75 12쪽
6 5.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5 18.11.15 7,520 74 11쪽
5 4. 첫 번째 운명록 임무를 받다. +7 18.11.14 7,957 87 11쪽
4 3. 운명록을 얻다(2) +6 18.11.13 9,765 90 12쪽
3 3. 운명록을 얻다. +10 18.11.12 10,573 83 12쪽
2 2. 운명은 한 순간에 바뀐다. +7 18.11.12 12,016 89 12쪽
1 1. 현실은 잔혹하다 +13 18.11.12 17,777 10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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