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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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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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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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 신녀공을 전수받다.

강호




DUMMY

하수수에게 자랑스럽게 무월보와 육합기공을 각기 5성씩 달성했다고 말하자 그녀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아들의 수련을 그동안 지켜봐 왔기 때문에, 그가 5성씩 달성했다는 것이 사실이란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한 입으로 두말할 수는 없지. 알겠다. 이제 이 어미는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막지 않으마.”

그와 동시에 운명록 임무가 달성되었다.


-운명록 임무 4: 자격을 증명하라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신녀공을 받습니다.


‘신녀공이라...’

신오진은 기대 어린 시선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 어미가 네가 어미와 약조한 일을 해내면 신녀공을 가르쳐준다고 했었구나. 그래. 말 나온 김에 지금 네게 가르쳐주마.”

“네!”

과연 그것은 뭘까, 신오진은 기대가 컸다.

그런 아들을 보며 하수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신녀공은 무공이되 무공이 아닌 기공(奇功)이다. 그것은 무산 신녀문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공부로 그 근원은 무가(巫家)에 있다.”

“무가요?”

“그래. 무산 신녀문은 그 시초부터 무가((巫家)의 영향을 짙게 받은 곳이다. 시간이 흘러 신녀문의 무공이 발전하면서 신녀문의 무공들은 어떤 것들은 더욱 발전하기도 하고, 일부는 도태되거나 외면받아 거의 사장되기도 했다. 신녀공은 바로 그런 무공으로 무산 신녀문의 초창기부터 전해진 기공(奇功)이자 현재 무산 신녀문에서는 거의 사장되어 익히는 이가 없는 무공이다.”

그렇기에 너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란 말을 속으로 삼키며 하수수가 계속 말했다.

“이 기이한 공부는 사람에 따라 짧은 시간에 익힐 수도, 몇 년을 두고 씨름을 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할 수도 있으니... 바로 그 점 때문에 사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말하자면 그 점이 또한 장점이기도 하다. 스스로 느낄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내공을 쌓아온 이들에 비하면 아무리 고련해도 내공에 크게 손색이 있다는 것을. 기연이 없는 한 그 시간의 차이를 메울 방법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신녀공은 그게 가능하다는 말씀이군요. 사람에 따라 짧은 시간에 익힐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익히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는 굳이 그런 경우는 말하지 않았다.

“그래. 만일 네가 신녀공을 익힌다면 공력의 문제를 상당 부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한 후, 하수수는 본격적으로 신녀공의 설명에 들어갔다.

“신녀공은 일종의 신차력(神借力)에 가까운 기공(奇功)으로 그 연공법은 다음과 같다.”

신녀공을 익히려면 일단 몸을 정갈하게 한 후, 야밤에 신기 어린 영험한 장소를 택해 그리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좌한 채, 정신을 집중해 신녀(神女)를 보기를 기원한다.

그 기원이 통하면 신녀가 눈앞에 나타나 손을 뻗는다고 한다.

그러면 그 손을 마주 잡는 것으로 신녀공의 연공이 시작된다고 했다.

“실제로 신녀가 나타나는 것인지 귀신같은 헛것을 보는 것인지는 모른다. 이 연공을 하는 곳에는 수련자 외 아무도 얼씬해서는 안 되기에 따로 목격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것이 허상인지 실체인지도 모른다. 식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며칠이고 정좌한 채 집중하며 기원해야 하니 그런 극한 상황에서 헛것을 보아도 이상하지 않고, 기원이 하늘에 닿아 실제 신녀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지. 중요한 건 여기서 이 신녀를 ‘보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해도 끝까지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에 따라 익힐 수도 익히지 못할 수도 있는 거니 어찌 기공(奇功)이라 하지 않겠느냐.”

“......!”

“어쨌든 그렇게 나타난 신녀의 손을 마주 잡으면, 그 신녀가 무서운 힘으로 마주 잡은 손을 당기는데 거기서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끌려가면 정신을 놓고 폐인이 되거나, 미치거나 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버텨내면...”

하수수는 더 말하지 않았지만, 신오진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이해했다.

‘신녀공의 내공을 얻는다는 거죠?’

생각해보면 이 신녀공이라는 것이 무산 신녀문에서 사장되어 가는 것도 당연한 것 같았다.

사람에 따라선 아무리 해도 익힐 수 없을뿐더러, 그게 아니더라도 연공에 실패하면 미치거나 폐인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정상적인 무공을 익힐 수 있다면 이걸 누가 익히겠는가.

‘어머니도 위험성은 분명 알고 계실 거야. 그런데도 이것을 내게 가르쳐주시는 것은 내 내공의 문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겠지.’

무공에 입문해서 실제로 수련하니 알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고절한 무공을 수련한 이들과 비교하면 지금 신오진 그는 내공 수위를 서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정도로 큰 차이가 났다.

무림은 어디서 그런 이들과 마주칠지 모르는 위험한 곳.

그런 무림에 나갈 거라면, 이런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힘을 갖춰야 한다는 하수수의 생각을 신오진은 손에 잡힐 듯 알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그동안 기다리며 생각해봤었는데요. 아무래도 귀화자를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뭐?”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

하수수는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굳이 말리진 않았다.

“이 어미가 저번에 말한 위험을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길 바란다. 아들아.”

“물론입니다.”

그러자 그녀는 더 뭐라 말하지 않았다.

신오진은 하수수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다.

‘일단 신녀공을 익히려면 문제의 그 영험한 장소란 걸 좀 수소문해봐야겠군.’

어쩌면 귀화자를 찾아갔을 때, 그에게서 그런 장소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지 몰랐다.

비록 집을 비우는 것이 지금도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귀화자는 이래저래 반드시 만나야 할 것 같았다.

‘그나마 소문이 잠잠해진 건지 요즘은 이제 도적이 침입하는 일은 없는 게 다행이지.’

아니 그게 아니었다면 애초에 귀화자를 만나러 가겠다고 결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사실 귀화자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결심한 건 조금 되었다.

그를 만나 어머니의 내상을 고칠 방법을 알아보려는 건, 어머니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내상을 낫게 할 방법을 찾는다며 집을 나선 후 소식이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의 내상을 낫게 하지 않으면 도리상 절대 강호로 나설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운명록 임무가 아무것에나 뜨는 것이 아니더란 말이야?’

당장 육합의 의미를 추교에게 듣고, 육합기공을 제대로 이해하던 그 날만 봐도 그렇다.

육합기공의 성취가 지지부진한 이유가 무언지 알아내라는 식의 운명록 임무가 뜨지 않았었다.

큰돈의 소문을 듣고 밤에 침입한 도적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과 생사를 건 싸움을 치렀지만, 그들과 관련해서 운명록 임무가 뭔가 뜨거나 하진 않았다.

그런데 어머니의 내상에 관련되어선 운명록 임무가 떴다.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기에 그런 식으로 운명록 임무가 뜬 것이 분명하다고 그는 확신했다.

‘그러니 가봐야지.’

문제는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오늘이나 내일 바로 출발하느냐, 아니면 신녀공을 시도하고 난 다음에 가보냐였다.

‘운명록 임무가 뜬지 시간이 몇 달이나 지났다.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서둘러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어느 정도 준비는 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당장 출발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는 쉬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일 때 조언하라고 있는 것이 추교 아닌가 싶어 신오진은 슬쩍 그의 조언을 구해보았다.

‘짭새야.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 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하면 뒈진다?’

추교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내 앞에서 사용자 네가 거짓말해도 소용없다는 건 알지?

‘그건 그렇지.’

“나는 네가 사실 마음속으로 이미 결정했다는 걸 알고 있거든? 그런데 굳이 내게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 사용자.”

“흐음. 과연.”

사실 그랬다. 추교의 말대로 그의 마음은 이미 내심 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정한 모양이군. 내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사용자야. 사람들은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하고 물을 때 높은 확률로 이미 마음속 깊은 곳에는 뭔가 답을 내려놓고 있거든. 지금도 그런 거지.”

‘안 물어봤거든!’

이 일이 워낙 중요한 만큼, 무작정 떠나기보단 가능한 준비는 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그는 판단했다.

신오진은 길을 떠날 차비를 하며, 필요한 것들을 챙긴 후 일찍 잠자리에 들은 후 새벽에 동트기 전에 일어났다.

그는 곧장 가볍게 세안한 후, 동생들 자는 모습을 살펴본 다음 조용히 기양현으로 바로 출발했다.

어머니인 하수수는 그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어느새 말없이 나와 아들 가는 길을 눈으로 배웅했다.

‘이십 리 얼마 되지도 않아. 부지런히 가면 금방이야.’

하가장의 일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조용히 들어가서 귀화자를 만난 다음 알아낼 거 다 알아내면 조용히 돌아가는 것이 일단 신오진의 계획이었다.

‘그를 찾는 건 아마 생각보다 어렵진 않을 거야.’

개방은 워낙 대방파라 개방의 분타주라면 지역에선 나름 유명인일 테니,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를 찾아 만난 다음부터였다.

그는 기양현에 도착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며,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다.

무공을 익히고 운명록의 체질 수치가 크게 증가한 효과 덕분일까?

무월보를 펼쳐 달린 신오진은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기양현에 도착했다.

과거엔 이십 리 거리를 이 정도 시간 안에 그리 지치지도 않고 이렇게 뛰어오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확실히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며, 신오진은 내심 약간의 뿌듯함을 느꼈다.

‘흐음.’

아직 이른 아침임에도 기양현의 거리는 벌써부터 오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 뭔가 분위기가 달라도 확 달랐다.

‘도시 분위기 확 나네.’

현 단위 도시는 그가 온 촌, 그러니까 마을 단위와는 크기와 사람 숫자가 다르다.

그런 곳에서 사람을 찾으려면 무작정 찾아선 될 일도 안 된다.

‘우선은 거지를 찾아야겠지.’

거지는 천하 어디에도 있다. 찾는 것도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거지가 모두 개방의 인물들은 아니다.

그러나 그중 누군가는 개방의 인물일 테고, 당연히 귀화자에 대해서도 알 것이다.

우선은 그쪽으로 찾아볼 계획이었다.

‘거지들을 찾으려면 음식을 쫓는 것이 제일이지.’

보통 객잔이나 주루 등에서 남은 음식을 버리면, 그걸 전문적으로 가져가는 걸인들이 있었다.

이게 남는 음식을 처리하는 것은 음식물 장사를 하는 가게들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다.

날이 더워지면 그런 것들은 금방 썩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단순히 냄새나 벌레, 지저분한 문제를 떠나 병이 돌 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은 그걸 모아 썩기 전에 돼지에게 먹이거나, 수레로 멀리 실어가서 땅에 파묻거나 하는 식으로 처리를 한다.

그런데 그 전에 그런 남은 음식을 거지들이 나오는 족족 처리해준다면?

가게 측은 수고를 덜고, 거지들은 안정적인 음식을 확보하게 된다.

‘난 그걸 점소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지.’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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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2. 귀화자를 찾아라(2) +8 18.12.04 4,884 66 11쪽
26 22. 귀화자를 찾아라. +8 18.12.03 4,940 58 12쪽
» 21. 신녀공을 전수받다. +6 18.12.02 5,094 70 12쪽
24 20. 신오진의 고민(2) +6 18.12.01 5,008 71 11쪽
23 20. 신오진의 고민 +4 18.11.30 5,241 68 12쪽
22 19. 운명록 특별 임무 +6 18.11.29 5,450 72 12쪽
21 18. 추교를 얻다. +4 18.11.28 5,331 75 13쪽
20 17. 첫 실전(2) +8 18.11.27 5,293 68 10쪽
19 17. 첫 실전 +4 18.11.26 5,330 67 11쪽
18 16. 칩입자 +5 18.11.25 5,446 74 11쪽
17 15. 손 숙의 이별 선물 +12 18.11.24 5,492 81 13쪽
16 14. 운명록 특전 +3 18.11.23 5,716 75 12쪽
15 13 무월보를 배우다. +9 18.11.22 5,758 70 12쪽
14 12. 하수수의 과거 +3 18.11.21 5,774 75 11쪽
13 11. 신오진의 항변 +11 18.11.20 5,859 81 12쪽
12 10. 육합기공을 전수받다. +5 18.11.19 6,098 75 12쪽
11 9. 신오진의 승부수 +6 18.11.18 6,055 77 11쪽
10 8. 생각지도 못한 사실(2) +8 18.11.17 6,240 80 11쪽
9 8. 생각지도 못한 사실 +3 18.11.17 6,400 84 11쪽
8 7. 구사일생 +5 18.11.16 6,608 81 12쪽
7 6. 치명적인 오산 +5 18.11.15 6,826 7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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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운명록을 얻다. +10 18.11.12 10,572 8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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