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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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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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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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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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11장. 한승범, 새로운 전설을 쓰다(1)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11장. 한승범, 새로운 전설을 쓰다(1)




폭풍우가 그쳤다.

태풍의 뚫고 항진한 원정함대는 구름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곧 샌프란시스코에서 날아온 무선전신 때문에 함대는 비상이 걸렸고, 항모 위에도 야단법석이 일어났다.


“줄을 풀라고!”

“미친놈아! 거기를 풀면 어떻게 해!”

“가스관을 풀 때는 압력게이지를 보라고 했어! 안 했어!”


부사관과 기술병 등이 항모 위에 축져진 비행선의 기낭에 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지휘하는 이반 준위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팔뚝을 걷어붙였다.


“제대로 못 해! 너희 때문에 한 장군님과 전차들이 바다에 추락하면 모두 죽여버릴 테다.”


정비병들은 놀라서 후다닥 뛰어다녔다.

대한제국은 이번 원정군에 특별히 제작한 비행선을 8척의 항모에 실어 보냈다.

항모의 함상에서 바람을 빼고 쇠사슬로 포박한 비행선의 정식명칭은 공중강습상륙 비행함 백상어Ⅱ였다.

지난날 칼캐로돈 공중전함을 노획하고 복제품을 제작하면서 과도한 무장을 걷어낸 공중수송함이었다.


쿠쿠쿠쿵-!


기낭 아래에 있는 비행선의 네모난 구조물의 큼직한 문이 열리면서 백범3형-Ⅱ 6량과 경전차 2량의 모습이 드러났다.


“조러전쟁에서 저놈에게 지옥을 겪은 일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 장군님은 지독하게 악연을 맺었군.”

“이반 준위, 이번에 같이 가실 것입니까?”

“제가 안가면 누가 갑니까. 장군님 덕분에 계급이 올라서 뒷방 늙은이로 취급받지만, 아직 현역입니다.”

“고생문을 이렇게 좋아하시니······.”

“이역 준장님을 비롯한 그때의 주역이 다시 모였는데, 저라고 보급품 따위나 관리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때였다.

이역의 등 뒤로 허일도 대령이 오만 인상을 찌푸리면서 등장했다.


“젠장! 또 저놈을 타야 한다고요!”


아체 전쟁의 막바지에 네덜란드령 포트 암스테르담을 함락한 결정적 계기가 된 공중강습상륙함! 일명 백상어Ⅱ를 다시 타야 하는 데 불만이 가득했다.

이역은 웃었다.


“허 대령은 중장님을 따라서 지옥까지 간다고 하지 않았나!”


17독립기갑중대의 생존자들.

그들에게 있어서 한승범은 기둥이자 정신적 지주(支柱)였다.

만약 아라비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든 합류를 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것은 너무 하지 않습니까! 한번 탑승해보면 덜컹거리는 기분에 몸이 허공에 뜬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천하의 허일도 대령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준장님도 타보시면 알 것입니다.”

“나는 후방에서 상륙군을 지휘해야 하니 힘들 것 같고, 그 대신에 한 중장님이 저기 있는 항모에서 같이 출발을 하실 것이야.”

“중장님이 어디 인간입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이역의 반문.

허일도는 두 손을 좌우로 펴고는 흔들었다.


“일본에서는 제육천마왕! 만주와 북경에서 유령의 학살자에 무적의 드럼통! 아라비아에서는 사막의 마신 등으로 불린 괴물이 아닙니까.”


모두가 웃었다.

자신들이 모시는 상관의 화려한 이력.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알 정도의 상관 유명세를 싫어하는 장교는 없었다.


“그 덕분에 허 대령의 계급이 동기들보다 고속 승진하지 않았나.”

“목숨이 몇 번 사라질뻔했는지, 이역 준장님과 이반 준위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허일도는 뽀로통한 얼굴로 입술을 댓 발이나 드러냈다.

그 광경에 이반이 맞장구를 쳤다.


“제 동기에게 들으니 참모본부에서 공중강습 기동부대를 창설하고도 이제까지 지휘관을 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럴 만도 했다.

공중비행함에 전차를 넣고 장거리 이동 자체가 굉장히 위험했다. 경장갑판이 벗겨지기라도 하면, 소총탄에도 기낭이 뚫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공중에 부는 여러 종류의 기류로 인해서 멀미 현상을 경험한 전차병의 태반이 적응 못 하는 일도 일어났다.

오로지 한승범과 함께 하는 병사만이 유일하게 실전에서 성공시켰을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를 가졌다.


“저는 이번만큼은 정상적인 상륙작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일본 상륙전에 사용된 부유 전차를 타라고 해도 승낙했을 것입니다.”

“허 대령이 아니면 누가 강습부대를 지휘하겠는가.”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강제로 부대를 맡기다니 너무 밉습니다.”


거의 울상인 허일도.

이역과 이반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도 공중강습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다음번에는 절대, 절대로 강습부대의 지휘관 자리에 제 이름을 빼주십시오. 안 그러면······.”

“사령관님에게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네.”

“이역 준장님만 믿습니다. 전 정말 비행선을 타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울상인 얼굴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 허일도. 그가 선창 안으로 사라지자 두 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라비아에서 귀환하는 원정군의 일부와 부산에서 출발한 함대가 교체되면서 2기갑사와 봉천 주둔 5기병사단이 미국 원정군이 되었다.

기존 원정군의 대부분은 아라비아에 주둔한 채로 영국의 눈을 속였고, 삼군 참모본부는 한승범과 궁합이 맞는 2기갑사와 동료를 소환했다.


“솔직한 심정은······저도 타라고 하면 도망갈 것 같습니다.”

“후유! 군인은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일부러 허일도의 뒷모습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이역이었다.

그도 강습부대에 허일도를 빼는 일이 불가능함을 알기 때문에 거짓말했다.

때마침 다른 항모에서 거대한 비행함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사령관님이 탑승한 백상어 1호기입니다.”


그 말을 시작으로 8척의 항모 갑판을 차지하고 있던 비행함이 일제히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총 8대가 구름 위로 올라가자, 갑판의 한쪽에 있는 승강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함 내의 승강기는 창고에 보관된 복엽기를 외부로 꺼내기 시작했다.


“갑판을 정리해!”

“복엽기가 선창에서 올라오니 갑판에 이물질과 쇳조각 등의 기물은 모두 치우라고.”

“공중 호위기 편대의 발진을 준비해!”


장교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항공기의 출격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이역은 지나가는 장교의 팔뚝을 잡고는 물었다.


“중위, 항공기가 출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장교는 거수경례하면서 대답했다.


“충! 샌프란시스코 항구로 멕시코 육군이 몰려오는 중이라고 합니다.”


일순 이역과 이반의 얼굴이 샛노래졌다.

멕시코 국경과 샌프란시스코까지는 2천km가 넘었고, 이곳까지 적군이 출현했다는 뜻은 상황이 최악을 암시했다.


“그뿐이 아닙니다.”

“또 있는가?”

“항구의 남쪽 이십 해리에 전노급 전함을 주축으로 수십 척의 멕시코 함대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최악이 따로 없었다.

함대전이 벌어지면 수송선들은 현장에서 이탈해야 했고, 피하지 못하면 속도가 느리므로 어뢰정이나 구축함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반이 화를 냈다.


“젠장! 대체 미군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이야!”


중위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위에서 내려온 명령은 신속히 전투기를 발진시켜서 비행함을 호위하는 한편, 적의 함대를 요격할 부대를 차출하라고 했습니다.”


이때였다.


위이이이이이-잉!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원정함대 일부가 나누어지면서 남쪽으로 속도를 올렸다.

남은 항모와 수송선은 계속 항구로 직진할 모양 같았다.

이역은 창공에서 사라지는 비행함을 보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한 중장님, 이번에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비행선이 속력을 올렸다.

함교에서 유리창을 통해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한승범은 이를 악물었다.

한두 번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한 것이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바다 위는 처음이었다.


‘젠장! 정말 해도 너무하군. 전쟁이 끝났으면 쉬게 해주지는 못할망정, 공해상에서 미국으로 가는 배에 타라고!’


이빨을 뿌드득 가는 한승범.

황당한 임무에 속으로 분통이 터진 상황이었으나 차마 내색할 수 없었다.


-탈영과 직무유기는 가볍게는 무기징역이고······.


군부대신 홍계훈의 서신.

담당 사무관이 결정을 종용했다.

그렇다고 도주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제국익문사의 터번 사내가 경고하였기 때문에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었다.


‘으드득! 제국익문사는 전 세계에 요원이 있고, 군부대신을 더 화나게 하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미 1차 원정군단 사령관의 직책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옆자리에 있는 퍼싱이 물었다.


”대한제국의 군사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하늘을 나는 비행선에 전차까지 싣고 어디든지 자유롭게 상륙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벽안의 사내는 대한어가 유창했다.

서양인 중에서 이렇게 발음이 좋은 군인은 드물었기에, 한승범은 고개를 갸웃했다.


“퍼싱 소장은 우리 말에 능통하니 좋군요.”


퍼싱은 활짝 웃었다.


“서울에 몇 년간 무관을 지냈습니다. 그때 열심히 말과 글자를 익혔지요.”


중년의 사내는 대한제국의 앞선 군사장비를 동경해서 열심히 언어를 익혔다고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막힘이 없는 대화를 했다.


“우리가 타고 있는 괴물은 백상어급 강습비행함이고, 선창에 8량의 전차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기술입니다.”

“샌프란시스코가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면 함상에서 무리한 발진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비행함에다가 프랑스제 기갑장비를 타격할 말뚝Ⅰ,Ⅱ 대전차포 등을 싣고 동부로 향할 목적이었다.

본래 기동강습부대를 위해서 칼캐로돈을 복제 생산했으나 안전성 면이 부족해서 수송선으로 쓰이고 있었다.

한승범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젠장, 사실을 그대로 말할 수도 없고······.’


원조 칼캐로돈과 비교해서 방탄 합금판과 부유기낭의 헬륨광 등의 추출기술 부족으로 방어력이 약했다.

자칫 복엽기의 공격에 얇은 장갑판이 벗겨지기라도 하면, 기낭이 찢어져서 가스가 유출되면서 추락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가연성 수소가스가 아니라고 했지.’


불연성 헬륨가스와 달리 수소는 불티만 튀어도 폭발로 이어질 만큼 위험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퍼싱이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혹시 비행선을 우리나라에서 수입할 수가 있겠습니까?”

“음······!”


한승범은 속으로 환호했다.

군부에서 비행선 제작과 개발에 관심이 꽂혀서 예산을 낭비한다는 이야기를 이종 대장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비행선을 우방국에 수출하도록 주선하면 군수총감 등이 고마워하겠지.’


한승범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상대방의 초조한 얼굴을 보면서 한참 후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퍼싱 소장의 이야기를 군수총감과 이종 대장님께 적극적으로 요청해드리겠습니다.”


퍼싱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동양식으로 감사합니다. 이번 일만 성사시켜주신다면 백악관과 통합 전쟁장관님을 설득해서라도······.”


이때였다.

조종석의 기장이 외쳤다.


“사령관님, 목표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선내의 유리창 아래로 내다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 검은 점이 지상에 가득했고, 비행선이 지나온 지상 방향으로 공격하는 것을 목격했다.


“제기랄! 적진의 한 가운데잖아!”

허일도 욕하다!_014.png

#대한제국 비사: 허일도 대령, 비행함에서 모두에게 고소공포증을 드러내다!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작가의말

한승범은 적진에 떨어졌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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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7부-21장. 발레리 지스카르 테스텡 +12 19.02.24 10,912 191 12쪽
21 7부-20장. 대반격의 준비 +12 19.02.23 11,315 186 12쪽
20 7부-19장. 1911년 크리스마스이브의 산타 +12 19.02.22 11,122 221 11쪽
19 7부-18장. 혼돈, 러시아와 밀약 +12 19.02.21 11,566 179 13쪽
18 7부-17장. 혼돈, 북아프리카 전쟁 발발 +13 19.02.20 11,890 177 13쪽
17 7부-16장. 공포의 대한제국 기동함대 +17 19.02.19 12,207 195 12쪽
16 7부-15장. 샌프란시스코 바다에서 맞닥뜨린 적 +13 19.02.18 11,383 192 12쪽
15 7부-14장. 한승범, 새로운 전설을 쓰다(4) +10 19.02.17 11,662 200 11쪽
14 7부-13장. 한승범, 새로운 전설을 쓰다(3) +15 19.02.16 11,500 176 11쪽
13 7부-12장. 한승범, 새로운 전설을 쓰다(2) +7 19.02.15 11,866 177 11쪽
» 7부-11장. 한승범, 새로운 전설을 쓰다(1) +18 19.02.14 11,972 185 11쪽
11 7부-10장. 폭풍우를 뚫고 +17 19.02.13 11,560 190 10쪽
10 7부-9장. 거절할 수 없는 제안(3) +14 19.02.12 11,509 186 12쪽
9 7부-8장. 거절할 수 없는 제안(2) +12 19.02.12 11,084 185 9쪽
8 7부-7장. 거절할 수 없는 제안(1) +10 19.02.11 11,911 177 11쪽
7 7부-6장. 너구리 처칠 +14 19.02.10 11,798 181 10쪽
6 7부-5장. 흔들리는 미국(3) +13 19.02.09 12,778 174 12쪽
5 7부-4장. 흔들리는 미국(2) +6 19.02.08 12,900 177 12쪽
4 7부-3장. 흔들리는 미국(1) +7 19.02.08 14,047 176 10쪽
3 7부-2장. 날아간 커피점의 꿈 +8 19.02.08 15,678 17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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