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슬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3.09.24 20:00
최근연재일 :
2013.10.06 08:0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37,193
추천수 :
1,220
글자수 :
30,347

작성
13.10.01 09:06
조회
2,933
추천
103
글자
6쪽

Stage 2.

DUMMY

1.

“오늘은 좀 늦었네요?”

“막판에 자율학습이 걸려서.”

살짝 책망하는 듯한 지은의 말투에 현상은 멋쩍은 얼굴로 웃었다. 저런 여신 같은 얼굴로 자신을 책망하면 사죄하기 위해 꼭 할복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오늘은 확실히 준비해 왔으니까.’

매뉴얼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고 난 현상은 어느 정도 슬레이어 시스템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도.

특이한 것은 이 게임에서 자신은 플레이어가 아닌 시스템 부관리자의 권한으로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초기 테스터들은 다 같은 권한을 부여 받는 다고 했으니 다른 테스터들도 부 관리자겠지.

부 관리자는 플레이어와 다르게 약간의 어드밴테이지를 받는다. 그중 하나는 몬스터나 다른 플레이어의 능력치를 우선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겟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것.

보스몹이라는 녀석과 자신의 격차를 빠른 시간 내에 줄여야 하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다만 안타까운 게 있다면 자신의 특수 능력에 대한 부분이다. 열심히 찾아봤지만 스텟 슬레이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부장님, 스텟 슬레이어란 능력을 아시나요?”

“음, 전 밸런스 담당이 아니라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능력을 알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그럼 제가 관련 부서에 문의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다만 확실한 건 전투 능력은 아닌 것 같네요.”

그 정도는 자신도 예상하고 있었던 바였다. 현상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의 지시를 따라 캡슐에 몸을 눕히고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온몸에 찌릿한 느낌과 함께 게임이 시작되었다.


슬레이어 시스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본격적인 시스템 기동에 앞서 튜토리얼 실행이 가능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


매뉴얼을 이미 지겹도록 읽어 어느 정도 내용은 파악하고 있었기에 현상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어. 바로 게임을 시작하지.”


사용자 바디스캔을 통해 기본적인 용모를 설정합니다. 현재 착용하고 있는 옷과 시계, 안경 등은 기본 값으로 유지됩니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기본 아이템은 제거가 가능합니다.

제 45차원 타르마니아 대륙으로 워프를 시작합니다. 워프지점은 랜덤으로 결정 됩니다. 설정 종족은 인간, 성질은 마법 친화로 결정되었습니다.


원래 판타지 세계라는건 아름답게 그려진다.

아름다운 엘프와 드워프의 노랫소리, 행진하는 기사들. 아름다운 장신구들과 성들.

아름답기는 개뿔이.

현상은 그런 소설을 써 갈긴 녀석이 있으면 뺨이라도 때리고 싶어졌다. 적어도 이 게임에선 그런건 없으니까.

지금의 그는 쫓기고 있다. 그것도 전혀 예쁠게 없는 몬스터에게.

“이런 빌어먹을!”

이따위 빌어먹을 밸런스 개나 줘버려라! 현상은 도망치면서 TP소프트의 개발진을 마구 욕했다. 자신의 스텟을 살펴본 결과 저기 있는 몬스터들과 도저히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워프 된 지점이 20레벨 이상의 고위 전사들만 들어갈 수 있는 던젼일줄이야. 시스템 관리자라 이동구역 제한이 없다는 게 치명적이었다.

현재 그의 힘 스텟은 23. 마법은 배우지 않아서 쓸 수가 없다. 더군다나 방어구까지 없는 상황이니 한 대라도 맞으면 저 세상행이다.

그럼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어차피 망한 게임 깔끔하게 죽거나 캐릭터 삭제 시키고 다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런데 이 게임 그런 것 따윈 없다. 실수라도 죽게 되는 날엔 게임 계정이 만료되고 시스템 관리자에서 추방된단다.

‘그리고 당연히 수당도 받을 수 없어요.’

지은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자 현상은 왠지 매우 서글퍼졌다. 아무리 알바라지만 이정도로 배려 없는 직장에서 일해야 하다니.

그리고 다다른 막다른 골목.

현상은 차오르는 숨을 억지로 참았다. 이제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 자신의 앞에는 레벨 20은 되어 보이는 몬스터 한 마리가 씩씩대며 서 있다. 어깨가 헉헉대며 올라갈 때마다 손에 든 둔기가 흔들린다.

‘저거 한 대 맞기라도 하면 가겠는데.’

그는 주위에 무기가 될 만한 것이 있나 찾아보았다. 하지만 기껏해야 돌멩이들만 보일 뿐이다. 레벨 20짜리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는 터무니없는 데미지의 무기들.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 그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몬스터는 둔기를 휘둘렀다. 눈앞의 둔기가 엄청난 속도로 휘어져 들어온다. 그는 미처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을 굴려 피했다.

콰아앙-

한손으로 휘둘렀을 뿐인데 주위의 바위덩어리가 박살이 났다. 속에서 욕이 치밀어 오른다. 젠장, 이런 곳에서 죽을 순 없다. 앞으로 보장된 300만원의 월급과 정직원 채용을 생각해서라도 여기서 죽을 순 없는 거다.

무기가 박혀 빠지지 않는지 한동안 고생을 하는 몬스터를 경계하며 그는 주위를 계속 살펴보았다. 어쩌면 자신이 놓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크르륵-”

잘 빠지지 않는지 몬스터는 이젠 한쪽 다리를 벽에 걸쳐놓고 무기를 잡아당겼다. 덕분에 무기는 빠졌지만 녀석은 한참 굴러 떨어졌다.

‘생각보다 지능은 떨어지는 것 같은데.’

순간 조금이지만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저렇게 멍청한 녀석이라면 이런 방법이 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순간 한 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태양, 그리고 사방을 둘러친 암벽.

세 걸음, 아니 네걸음이면 될까? 그러는 동안 현상의 눈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확히 세걸음 반. 그리고 필요한 건 50프로 이상의 타격. 리스크가 상당히 큰 모험이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휘이익-

현상이 던진 돌이 몬스터의 뺨을 맞추었다. 생각보다 정확하게 위치를 맞췄다. 구석에 그를 몰아넣고 씩씩대던 몬스터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정확히 세걸음 반.

현상의 손목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정확히 필요 한만큼의 각도와 힘으로.


작가의말

내일부턴 양을 좀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힘도들고 해서 쓰긴 썼는데 양이 너무 적네요. ㅇㅂㅇ;; 

비축분이 바닥이 났지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태주시면 잿더미속에서 부활할지도? (예를들면 편추천이라던가 댓글이라던가 그외의 어떤 것들이라던가...) 그럼 전 푹쉬고 스메 작업하러 가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버그슬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Stage 2. +17 13.10.06 2,962 96 8쪽
9 Stage 2. +9 13.10.05 2,119 67 6쪽
8 Stage 2. +11 13.10.02 2,820 110 7쪽
» Stage 2. +18 13.10.01 2,934 103 6쪽
6 Stage 1. +13 13.09.29 4,023 140 9쪽
5 Stage 1. +15 13.09.28 3,358 140 7쪽
4 Stage 1. +4 13.09.27 3,633 109 7쪽
3 Stage 1. +6 13.09.26 4,956 141 8쪽
2 Stage 1. +8 13.09.25 6,296 194 9쪽
1 프롤로그- 고룡의 해답 +12 13.09.24 4,093 12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