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슬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3.09.24 20:00
최근연재일 :
2013.10.06 08:09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37,192
추천수 :
1,220
글자수 :
30,347

작성
13.09.26 21:01
조회
4,955
추천
141
글자
8쪽

Stage 1.

DUMMY

2.


TP 소프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거대한 입간판이 현상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흔들흔들 거리며 씩 웃는 게임 케릭터가 영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 뭐, 어쨌든 중요한 건 상금이니까.


삼백만원이란 돈은 현상같은 고등학생에겐 엄청나게 큰돈이다. 방학동안 뼈 빠지게 알바를 해봐야 벌 수없는 돈. 그런 큰돈을 준다는 것만으로도 이정도 수고야 얼마든지 할 수있다.


다만 자신의 리뷰가 그렇게나 가치 있는 것인지는 아직도 회의적이었다. 사실 그렇게 열심히 쓴 리뷰도 아니었고, 그정도 리뷰를 쓸 사람은 많을텐데 말이다.


“현상군이죠?”

“아, 네.”

“전화로 얘기 했었죠? 전 시스템 담당인 이지은 부장입니다. 제가 직접 현상군의 리뷰를 뽑았죠.”


얼떨결에 내민 손을 잡았다.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도 있다니!’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저렇게 생기면 안되는 것 아닌가. 게임 케릭터를 그대로 들어다 놔도 저것보다는 현실적으로 생겼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똑한 코, 사람의 얼굴이라도 비출 것 같은 큰 눈.


저런 사람이 게임회사 부장을 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현실감이 없다. 현상은 멍한 얼굴로 대답했다.


“특별히 대단할 것 없는 리뷰였는데요. 솔직히 전 왜 부장님이 관심을 보이시는 지 이해가 안가요.”

“누구나 그렇게 쉽게 시스템적 약점을 잡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죠. 특히 현상군 나이때에 학생에겐 더더욱 어려운 일이에요.”


‘특히 고등학생이라는 점도 중요하지.’


그녀는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고등학생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가산점을 받은 것이 사실이니까. 물론 여기서 그 말을 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다.


띠리릭-


지은이 인식판에 엄지손가락을 대자 커다란 쇠문이 열렸다. 그리고 두사람 앞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캡슐. 마치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게임기기다.


현상은 자신에 눈앞에 놓인 기기를 보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까부터 계속 현실감이 없는 일만 일어나고 있다. 이젠 아이언 맨이라도 나타나서 “페이크다!”라고 외쳐도 별로 놀라지 않을 정도로.


“우선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현상군에게 하나 싸인을 받았으면 하는데요.”

“무슨 싸인이죠?”

“앞으로 현상군에게 알려드릴 일은 우리 회사 중요 기밀이거든요. 혹시나 다른 곳에 가서 알리거나 경쟁회사에게 정보를 흘린다거나 하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요.”


만약 잘못되면 큰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어요.


반쯤 웃으며 얘기하는 지은의 말에 현상은 반쯤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정도 규모에 회사라면 그 정도 기밀 유지는 필요할 터다.


단지 의구심이 든다면 이런 사실을 일개 고등학생에게 흘리는 허술함 정도지만. 그는 대충 서류를 읽어본 후에 쓱쓱 싸인을 했다.


“여기 있는 기계는 우리가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는 가상현실 시스템이에요. 현재 우리 회사 순이익에 3할을 쓸 만큼 큰 프로젝트죠.”

“가상현실이라는 게 가능합니까?”


아무리 세상 모르는 고딩이라지만 가상현실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 그런게 가능하다면 굳이 구형 게임기따위를 구입할 이유가 없잖은가.


“뭐,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죠.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엄청나게 큰 자본이 필요하지만 말이에요.”

“......”

“그렇다곤 해도 가상현실을 당장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도 많아요. 시스템적으로 어긋난다던가, 버그가 생긴다거나 하는 것 말이죠.”


3D게임을 만드는 데도 엄청나게 생기는 것이 버그다. 하물며 그게 가상현실의 스케일까지 커진다면 버그가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아마 훨씬 더 엄청난 수의 버그가 생기겠지.


현상은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렇게 이해하는 데 난해한 이야기가 아니기도 했고. 지은은 설명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에 현상군의 리뷰를 보게 됐어요. 우리가 잡아내지 못하던 버그를 수십개를 잡아냈더군요. 이정도의 능력이라면, 초기 베타 테스터로서 최고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게임 테스터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이런 중요한 일을 일개 고등학생이 해도 되는 겁니까? TP 소프트정도면 훌륭한 전문가가 많을 텐데요.”

“기본적으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의 에러를 잡아내는 건 힘든 일이에요. 그렇다고 외부에 외주를 줄 수 있는 성격의 일도 아니고요. 거기다......”


그녀는 차분히 설명했다.


사실 이 프로젝트엔 열명의 다른 테스터가 함께 하고 있다고 말이다. 각기 다른 연령에 남녀가 각각의 파트를 맡아 분석중이라고.


고등학생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성인의 시각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르다. 분명 가상 현실게임이 나오게 된다면, 그 주 고객층 중 한축인 학생들의 시각으로 게임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주 특출한 능력있는 학생이.


그리고 현상은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었다. 현상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많았지만 이미 대부분 한계를 드러낸 상황.


“그렇기 때문에 현상군이 이 프로젝트의 중심을 맡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긴 힘들텐데요. 물론 곧 방학도 할테지만 아시다시피 학업이 우선이라.”

“그 문제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시간 비율을 조정하면 적은 시간을 쓰더라도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현상군에게도 좋은 조건이거든요.”


지은은 현상 앞에 계약서를 내밀었다.


차분히 읽어 내려가던 현상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조건까지 제시하면서 고등학생을 잡는다니!


월급 3백만원, 근무시간은 주간 15시간에 불과하다.


보통 직장인의 1/3을 일하면서 웬만한 대기업 보다 더 많은 월급을 주는 셈이다. 게다가 추후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되어있고, 원한다면 졸업 후 TP 소프트 개발부에 취직할 수 있는 옵션까지 달려있다.


한마디로 헉 소리 날 조건.


이런 조건을 두고 고민을 하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중간고사도 끝났겠다, 사실 못하려면 못할 것도 없는 일이기도 하고. 게다가 할 것이라고는 눈 부릅뜨고 게임하다가 버그 잡는 것이 다 아닌가.


“가상 현실게임은 어떻게 진행되는 거죠?”

“아, 일단은 보통 게임과 비슷해요. 아이템을 얻고, 능력치 향상시키고, 퀘스트를 끝내는 거죠. 하지만 이부분에서 보통 게임과 약간 달라요.”

“어떤 면이 다르죠?”

“보통 게임이 하나의 세계에서 여러개의 퀘스트를 끝내는 것이라면, 이 게임은 되게 간단해요. 그냥 보스만 잡으면 되요. 그리고 나서 다른 세계로 옮겨가는 거죠.”


보통 게임과 확실히 다르긴 하네.


퀘스트마다 다른 세계관을 도입하려면 엄청나게 힘든 일일텐데. 게다가 게이머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도 힘들테고.


‘뭐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


현상은 계속 집중해서 지은의 말을 경청했다.


“플레이어에게 한 가지 특수 능력이 지급됩니다. 게임 시작 전에 플레이어의 특수 능력을 알수있게 되고, 플레이 하는 거죠.”

“플레이어의 특수 능력은 어떻게 결정되죠?”

“아직은 테스트 수준이라 랜덤하게 결정된다고 보시면 되요.”


‘특수능력은 뭐 딱히 상관없겠지.’


어차피 재미로 하는 게임도 아니고, 주목적은 돌아다니면서 게임에 버그를 찾는 것이다. 더 좋은 특수능력이 있어봤자 별 상관없다는 얘기다.


작가의말

께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버그슬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Stage 2. +17 13.10.06 2,962 96 8쪽
9 Stage 2. +9 13.10.05 2,119 67 6쪽
8 Stage 2. +11 13.10.02 2,820 110 7쪽
7 Stage 2. +18 13.10.01 2,933 103 6쪽
6 Stage 1. +13 13.09.29 4,023 140 9쪽
5 Stage 1. +15 13.09.28 3,358 140 7쪽
4 Stage 1. +4 13.09.27 3,633 109 7쪽
» Stage 1. +6 13.09.26 4,956 141 8쪽
2 Stage 1. +8 13.09.25 6,296 194 9쪽
1 프롤로그- 고룡의 해답 +12 13.09.24 4,093 12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