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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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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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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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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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건단 내습 5

-Hello, world-




DUMMY

"으아아아아아!"


소녀의 광기어린 고함이 고속 도로에 울려퍼지고, 사람들이 과일 도둑의 집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초 후, 과일 도둑의 집천장이 부서지며 라이너가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고속 도로 쪽이었다. 그는 힘없이 빙글빙글 돌며 도로로 떨어져 내려갔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과일 도둑의 집 벽을 부수며 빠르게 빠져나오는 샬롯. 그녀는 양손으로 검을 잡고 올림픽의 해머 던지기 종목처럼 검에 무게를 의지하며 빙빙 돌았다.


라이너는 도로로 떨어지고, 샬롯은 빙빙 돌면서 도로를 질주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


"아아아아앗!"


샬롯이 자기 힘에 원심력을 담아 그대로 라이너의 배에 검을 휘둘러 꽂았다. 그리고는 야구선수라도 된듯, 그대로 라이너를 멀리 날려버렸다. 라이너의 비명 소리가 순식간에 아득한 곳까지 멀어졌다. 그의 몸뚱이가 사람들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날았다.


"모두 비켜어어어어어어!"


샬롯이 허리를 고꾸라뜨리며 피맺힌 괴성을 토해냈다. 그 기백이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 한 순간이긴 했지만 그녀의 몸에 붙어있던 불들이 한꺼번에 걷힐 정도였다.


그녀의 고함에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서둘러 길가 쪽으로 달렸다.


하지만 느렸다. 달리는 것 조차 느렸다. 샬롯은 1초까지는 참고 기다렸지만, 2초가 지날 즈음엔 속이 터져 죽을 지경이었다. 어서 라이너를 쫒아가야 한다. 그런 마음이 그녀를 조급하게 만들고, 발을 동동 굴리게 만들었다. 1초에 약 30회라는 경이로······


파아아앙! 샬롯이 땅을 박차고 미친듯이 달려나갔다. 단 한 명, 단 한 명만이 지나갈 만한 공간을 포착해낸 것이었다. 그녀가 지나가는 길에는 폭풍이 함께했고, 그녀가 지나갈 때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은 수 미터를 날아가며 바닥을 굴렀다.


라이너는 충격에 기절해있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때 몸뚱이는 도로 위를 날고있었다. 그는 샬롯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도로에 착지했다. 그러자 날아올 때의 엄청난 속도로 인해, 도로에 닿은 라이너의 두 신발 바닥에서 스파크가 튀겼다. 그는 그 상태로 빠르게 뒤로 미끌렸다. 문득 멀리서부터 샬롯이 성난 얼굴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 맹렬한 모습을 보니 라이너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핫, 좋아! 제대로 놀아보자고, 샬롯!"


라이너의 두 발에 불이 붙으며 더욱 빠르게 미끌리기 시작했다. 호쾌하게 웃는 라이너의 양옆으로는 마을의 풍경이 점점 빠르게 지나갔다. 그는 좌우로 손을 펼쳤다. 그러자 총이라도 쏘는 것처럼 그의 두 손에서 빠르게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폭발과 함께 대량의 불꽃탄들도 팝콘처럼 튀겨져 나갔다.


샬롯은 미친듯이 달려나가다 무수한 불덩이들과 맞닥뜨렸다.


[상단 올려 베기.


우상단 가로 베기.


좌하단 대각선 베기 후 공중 1회전.


착지 직후 상단 세로 베기.


좌로 피하며 좌단 가로 베기.


폭발 반동으로 우로 1보 후 우단 가로 베기.


폭발 반동으로 좌로 뛰어오르기, 높이 1.3미터.


착지와 동시에 우상단 대각선 올려 베기.


폭발 반동으로 좌로 1보, 우단 가로 베기.


폭발 반동으로 좌로 3보, 우단 가로베기.


폭발 반동으로 좌로 1보, 좌상단 대각선 올려베기.


우상단 가로 베기.


폭발 반동으로 좌로 2보 후 건물 벽으로 뛰어오르기.]


샬롯은 그야말로 미쳐있었다. 그녀는 솔로몬 시스템에 홀린 상태로, 단숨에 생각하고, 단숨에 움직이고, 한 조각 한 조각 라이너에게 다가가기 위한 퍼즐을 끼워맞췄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쉬는 샬롯. 불똥들을 검으로 무수히 베고, 지그재그로 피하며 나아가는 그녀. 왼쪽으로 뛰어올라 정육점 벽 위에 달라붙는 그녀. 그대로 앞으로 달려가나는 그녀. 그녀가 지나간 자리를 부수고 불태워 버리는 무수한 유황불들.


돌고래처럼 공중으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뛰어오르는 샬롯. 그녀가 이미 지나친 곳을 향해 무수하게 쏴올려져 하늘을 수놓는 유황의 축포들. 도로에 착지하여 비틀거리면서도 나아가는 그녀. 불덩이들을 어깨로 받아내가며 달려가는 그녀. 충격에 넘어질 것 같으면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그녀. 검이 없더라도 맨몸으로라도 달러나갈 샬롯.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의지는 부러지지 않을 샬롯. 부모와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라이너의 몸뚱이에 자신의 몸뚱이라도 내다 꽂아버릴 샬롯.


무수한 불꽃에 의해 매말라버린 고속도로를 그녀는 질주했다. 적정 속도를 뛰어넘는 것을 막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만일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샬롯 자신의 나약함 뿐이었다.


그러나 샬롯은 솔로몬 시스템에 완전히 몸을 맡겨 두려움을 차단했다. 지금 그녀는 불타는 스피드카 그 자체.


"라이너어어어아아아아아!"


두려운 것은 없었다. 벽에 박아 부품이 산산히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스피드카는 달린다. 달려서 눈 앞의 적에게 들이박는다.


"하하하! 그래, 그거야, 샬롯!"


두 팔 벌려 샬롯을 맞이하는 라이너. 라이너에게 달려들어 그의 품에 검을 내리치는 샬롯. 팔을 가위처럼 교차시켜 검을 막아내는 라이너. 서로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달라붙어서는, 중앙선을 따라 도로를 스파크로 갈라놓으며 미끄러져가는 두 사람. 길가에 건물들이 사라지고 나무와 지평선이 나타나기 시작해도 계속 미끄러져가는 두 사람.


[참격. 왼쪽 어깨, 왼쪽 허리, 배, 오른쪽 허리, 오른쪽 겨드랑이, 오른쪽 목 순으로.]


"어깨, 허리, 배, 허리, 겨드랑이, 목."


어느새 솔로몬과 하나가 된 샬롯은 라이너의 몸 곳곳을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베었다. 라이너는 최후의 발악으로써 온몸에서 거친 불을 뿜어냈다. 하지만 이미 불꽃이 되어있던 샬롯은 개의치 않고 계속 검을 휘둘렀다. 결국 라이너는 맨주먹으로 그녀와 맞섰다. 그것이 그가 근접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저항이었다.


애처롭게도, 라이너가 휘두르는 주먹들은 대부분 빛나갔다. 맞더라도 스치거나 샬롯이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할 뿐이었다. 물론 샬롯의 공격은 모두 라이너의 몸뚱아리에 명중했다. 샬롯의 공격들은 하나하나가 묵직하면서도 선풍기가 돌아가는 것처럼 빨라 라이너의 몸에 붙은 불을 걷어낼 정도였다.


이윽고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라이너는 샬롯 보다 빠르게 피로가 축적되어 행동이 굼떠지기 시작했다. 그는 지친 얼굴로 샬롯의 맹수 같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의 주먹은 샬롯의 몸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샬롯의 일방적인 타격이 계속되었다. 대낮의 칼춤 런치쇼라고 할 만했다. 샌드백을 검으로 치는 공연, 점심에 파스타나 쪽 빨아먹으며 구경할 만한 간단한 공연이었다. 간단하고, 일방적으로, 샬롯은 라이너를 흐드러지게 팼다.


퍼억, 샬롯의 검이 라이너의 왼쪽 허리를 치는 것과 동시에, 라이너의 몸이 공중에 뜨며 길가로 나가떨어졌다. 그는 모든 기력을 잃고 쓰러졌다. 샬롯은 그를 제치고 몇 걸음인가 더 뛰어가다가, 도로에 발을 박고 스파크와 시멘트 조각들을 날리며 급정지했다. 라이너가 기력을 잃은 탓인지, 그녀의 몸 위에 피어있던 불꽃들이 모두 져버렸다. 그녀의 피부와 옷은 아까 보다 더욱 걸레짝이 되어, 옷은 오른쪽 다리의 천이 거의 찢어지기 직전일 정도로 너덜너덜 했고, 찢어진 곳 사이로 그녀의 종아리가 보였다. 그녀는 뒤쪽을 돌아보았다. 길가에 쓰러져 나무 사이에 드러누워있는 라이너가 보였다. 그녀는 라이너에게 터덜터덜 걸어갔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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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홍두건단 내습 6 19.05.10 18 0 13쪽
» 홍두건단 내습 5 19.05.10 20 0 8쪽
16 홍두건단 내습 4 19.05.10 15 0 9쪽
15 홍두건단 내습 3 19.05.10 18 0 7쪽
14 홍두건단 내습 2 19.05.10 19 0 11쪽
13 홍두건단 내습 1 19.05.10 19 0 7쪽
12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2 19.05.10 17 0 10쪽
11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1 19.05.10 19 0 9쪽
10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0 19.05.10 18 0 11쪽
9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9 19.05.10 19 0 8쪽
8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8 19.05.09 1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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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4 19.05.09 31 0 7쪽
3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3 19.05.09 2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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