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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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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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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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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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건단 내습 3

-Hello, world-




DUMMY

[그녀석은 널 속이고 있어. 잡아서 바닥에 팽개쳐 버려.]


샬롯은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라이너의 얼굴을 올려다보더니,


"샬롯 램브리니 메어컨이에요."


라이너의 손을 맞잡았다. 그녀는 그러면서도 눈빛에 서린 경계를 풀지 않았다. 그리고 라이너가 손에 힘을 주는 순간,


"하압!"


먼저 샬롯이 팔을 힘차게 내려 그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라이너의 몸뚱이는 마루바닥을 부수며 아래로 내려앉았다. 라이너는 얼굴을 찡그리며 허리를 문질렀다.


"아야야, 거 진짜 느닷없네. 왜 갑자기 사람을 내팽개쳐?"


"느닷없는 건 당신 쪽이에요. 왜 싸우는 도중에 악수를 청하는 거죠?"


"나는 원래 결투 전에 인사를 나눠. 그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거든. 그렇지 않아? 싸우다가 쓰러져서 기절이라도 하면, 자신을 쓰러뜨린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게 되잖아? 그러니까 미리 알려주는 거지."


라이너는 진지한 표정으로 조리있게 설명했다. 샬롯은 사뭇 진지해진 그의 모습으로부터 삶의 철학과도 비슷한 무언가를 느꼈다. 라이너가 일어서서 다시 손을 내밀었다.


"자, 그러니까 다시 하자. 나는 라이너라고 부르면 돼."


"······샬롯이에요."


두 사람은 손을 맞잡았다.


"이번엔 네이팜이다."


"네?"


그 순간, 악수를 한 손에서 불길이 터져 나오고, 샬롯은 그 충격으로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녀의 팔과 옷에는 불이 들러붙었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널 속이고 있다 했지?]


"크윽!"


샬롯은 또 공중에서 트리플 악셀을 돌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아까라면 사라졌을 불길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었다. 샬롯은 심장이 철렁이며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모든 초능력은 진화한다······ 그건 마치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하는 것과도 같지."


라이너가 벽에 왼손을 기대고, 오른손으로 제스처를 취해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말이야, 사실 그닥 강하지 않아. 하지만 세상에는 별의별 미친 놈들이 득실거리지. 그래서 난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어. 강자들의 발목을 잡고 끝없이 늘어졌지. 그렇게 살다가 익히게 된 게 바로 이 불꽃이야. 쥐덫처럼 끝까지 상대방을 잡고 늘어지는 불꽃, 이름하여 '네이팜 트랩(Napalm Trap)'."


"······."


당했다. 샬롯이 생각했다. 초능력의 진화가, 사이키터 간의 싸움이 뜻하는 게 이런 것이었음을, 뇌가 절절 끓도록 깨닳았다.


그런데 그녀는 그걸 깨닳으면서도, 의외로 불의 온도가 버틸만하다는 것 또한 느꼈다.


[초신체는 운동에너지 뿐만 아니라 열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물리력에 어느정도의 저항성을 가지게 해줘.]


'그럼 불에 닿는 걸 신경쓰지 말고 근접전을 벌이면 된다는 건가?'


[그래도 열에너지는 불을 직접 다루는 사이키터가 더 잘 버티지.]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그런 건 네가 알아서 생각하라 했잖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네 행동의 보조 뿐이야.]


'미안. 그래도 역시 가까이에서 싸우는 게 좋겠지? 저 사람은 나와 맞붙는 게 두려워서 저런 기술을 쓴 게 아닐까?'


[그렇겠지.]


그렇겠지라니, 너 정말 다른 건 아무것도 모르는······이라고 생각할 뻔한 샬롯이었지만 어찌어찌 참았다.


[이미 다 들렸거든. 그래도 괜찮아. 맞는 말이니까.]


샬롯은 쓸 데 없는 논쟁은 그만두고 눈 앞의 적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 그녀의 몸에 붙은 불은 그리 뜨겁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체력을 조금씩 깎아내어 갔다. 그러니 단숨에 달려들어 결판을 내는 게 좋겠다고 그녀는 판단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녀는 궁금한 것을 라이너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왜 저한테 굳이 당신의 초능력을 설명해주신 거죠?"


"네가 초짜 같아 보였으니까. 알덴테는 네가 베테랑이라고 했지만, 내 눈엔 그렇지 않았어. 너랑 악수를 해보니 알겠더라. 넌 잡기술만 많이 가지고 있지 실전 경험은 없는 초짜야. 그래서 내가 한 수 물려준 거야. 나 꽤 착하지?"


라이너의 팩트는 아찔할 정도로 예리했다. 비록 사실이긴 했지만 평가절하를 당한 것만 같아 샬롯은 기분이 나빴다.


"그럼 제대로 한 번 싸워보죠. 이야기는 그만하고."


"좋지."


두 사람이 다시 맞붙으려고 한 그 순간,


"싸우려면 밖에서 싸워, 미친놈들아아아!"


과일 도둑의 입에서 발사된 음향 대포가 두 사람의 귓등을 강타했다. 그는 라이너가 '좋지.'라고 말한 순간 외친 것이지만, 두 사람이 공격을 나누기 직전 절묘하게 행동을 멈추는 것에 성공했다.


"너희 때문에 집안이 엉망이 됐잖아!"

그가 두 사람을 번갈아보며 외쳤다. 그의 말대로, 라이너의 헛짓거리들로 인해 집 안은 점점 불지옥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샬롯은 본인이 불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그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불을 저지른 건 이 사람이 한 거고 저는 그걸 막으려······."


"어쨌든 네가 여기 들어와서 싸우니까 그렇게 된 거잖아. 배상은 어떻게 할 거야!"


과일 도둑의 윽박에 샬롯은 기분이 나빠졌다. 본인은 아까 과일을 훔쳤으면서, 자기는 널 포함해서 마을 사람들을 구해주려 했을 뿐인데, 샬롯은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불만이냐? 불만이면 네가 사라져야지."


라이너가 검지를 집주인에게 향했다. 그의 손가락 끝이 빠알갛게 달아오르더니 이내 불이 붙었다. 자그마한 불꽃이었지만 금방이라도 응어리가 터져나와 집주인에게 불꽃 세수를 시켜줄 것만 같았다.


"그만둬!"


샬롯이 라이너의 손목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라이너는 손을 빼서 아슬아슬하게 검을 피하고, 샬롯의 뒷덜미를 잡아 들어온 곳 반대편의 창문으로 날려버렸다. 샬롯은 또 창문을 깨부수고서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라이너는 집주인을 잠시 흘겨보더니, 입을 쭉 내밀고 솔, 미, 도 음계 순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집안을 검게 그을리던 불꽃들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그러고서 라이너는 샬롯이 몸으로 뚫고 나간 유리를 통해서 유유히 밖으로 나갔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그였다.


집 바깥에는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서 미로처럼 복잡해진 골목이 있었다. 바닥은 모조리 잘 타게 생긴 풀밭이었다. 샬롯은 온데간데 없었고, 라이너는 그녀를 찾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여기에요."


샬롯이 골목 건너편 도로에서 라이너를 부르고 있었다.


"거기는 불에 잘 탈 것 같으니 이쪽으로 오시죠."


"내가? 왜?"


라이너는 천연덕하게 물었다. 샬롯은 불타고 있는 자신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제가 거기 있으면 불바다가 되고 말 거에요."


"엥? 불바다?"


라이너는 빵 터져서 끄억끄억 하고 웃었다.


"진짜 귀엽네.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너한테 다가갈 것 같아?"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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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홍두건단 내습 6 19.05.10 18 0 13쪽
17 홍두건단 내습 5 19.05.10 19 0 8쪽
16 홍두건단 내습 4 19.05.10 15 0 9쪽
» 홍두건단 내습 3 19.05.10 18 0 7쪽
14 홍두건단 내습 2 19.05.10 19 0 11쪽
13 홍두건단 내습 1 19.05.10 19 0 7쪽
12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2 19.05.10 17 0 10쪽
11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1 19.05.10 19 0 9쪽
10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0 19.05.10 18 0 11쪽
9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9 19.05.10 19 0 8쪽
8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8 19.05.09 17 0 7쪽
7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7 19.05.09 20 0 8쪽
6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6 19.05.09 22 0 7쪽
5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5 19.05.09 23 0 7쪽
4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4 19.05.09 31 0 7쪽
3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3 19.05.09 29 0 7쪽
2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2 19.05.09 4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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