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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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최근연재일 :
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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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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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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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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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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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대파괴 1

-Hello, world-




DUMMY

잠시 후 오후 1시경,


샬롯과 라이너는 싸쥬와 함께 바람을 타고 빠르게 북쪽 입구로 돌아왔다. 그곳에 홍두건단은 온데간데 없고 마을 사람들만이 남아 있었다.


그들은 홍두건단이 어질러놓은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또한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우는 사람들도 있었고, 다리를 절거나 허리를 잡으며 사람들의 부축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리포드 사람들 대부분은 눈에 힘이 풀려있었다. 샬롯은 그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


여러분, 이제 괜찮아요. 제가 마을을 구했어요. 샬롯이 리포드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외치려던 순간이었다.


"다신 오지 마라, 이 요사스러운 것들아!"


한 노인이 샬롯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 옆에 있던 싸쥬가 돌멩이를 잡아주었다. 노인의 콧구멍은 벌렁벌렁거렸고, 눈썹의 각도는 낭떠러지처럼 가파랐다.


"너희가 마을을 다 부쉈어!"


"진짜 짜증난다~."


"혼자서 뭐라도 된 듯이 싸우더니, 잘하는 짓이다."


다른 주민들도 샬롯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물론 각자 가지고 있던 물건들도 모두 쏟아냈다. 볏집, 쌀통, 나뭇가지 등이 샬롯에게 날아왔다. 싸쥬는 그것들을 모두 등으로 막아주었다.


"야~이! 육실할 개자식들아~! 니네가 내 살림 다 말아 먹었다!"


과일 도둑이 과일을 샬롯의 얼굴에다 던졌다. 그는 과일 바구니를 어깨에 매고 오렌지, 사과, 체리 등을 던져댔다.


"화 내는 건 이해하지만, 먹을 것을 버리진 마십시오."


싸쥬가 그를 타일렀다. 그러자 과일 도둑이 더욱 역정을 내며 싸쥬에게도 욕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옆쪽으로 검지를 가리켰다. 그곳을 보니 지붕이 없고 벽도 망가져 있고, 콘크리트가 바닥에 수북이 쌓여있는 쓰레기장이 하나 보였다.


"저게 내 집이야. 너네가 저기에서 미친듯이 싸워서 저렇게 만들었어. 내 살림 어떻할 거야! 내 하나 뿐인 집 어떻할 거냐고~ 어허허~."


그는 처량하게 울부짖으며 과일들을 계속 던졌다. 거의 실정했는지 과일들은 샬롯에게 제대로 날아오지도 않았다.


샬롯은 그런 그를 보면서도 벙 찌기만 하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냥, 지금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인지 자체를 못 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내버려두고서, 상황은 제멋대로 흘러갔다.


"아빠!"


어린 소녀의 앙칼진 비명이 샬롯의 귀를 찔렀다. 멀리서 한 사내가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주저앉아 있었다. 그는 다리에 붕대를 두르고 나무판을 대고 있었다.


"엄마, 엄마!"


또 한 소년은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엄마를 부르짖고 있었다.


"엄마,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에요?"


"······."


"샬롯 누나가 무슨 짓을 한 거에요?"


"······그래, 괜찮다."


"뭐가 괜찮은 데요 엄마, 엄마!"


엄마는 희미하게 웃으며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귓구멍에서 피가 한 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은 더욱 치근덕대며 울부짖었다.


"아이고, 허리야~!"


또 어떤 사내는 부서진 건물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아내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집을 고쳐야 하는데, 허리가 아파서 못 움직이겠어."


그는 요통에 괴로워하면서도 부서진 집 걱정을 했다. 아내는 남편을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다가, 샬롯과 눈이 마주쳤다. 슬픔에 쳐져있던 아내의 눈빛이 무섭게 치켜올라갔다. 그녀는 샬롯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러더니,


짜악!


샬롯의 뺨을 후려치는 것이었다. 자기 보다 한참 어린 소녀의 뺨을 말이다.


"네가 내 남편을 다치게 했어. 우리집의 가장이었는데,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있었는데 네가 다치게 만들었다고!"


자그마한 소녀가 샬롯에게 다가왔다.


"언니, 언니는 괴물이죠?"


다리가 부러진 아버지를 애타게 부르짖던 소녀였다.


"괴물이 왜 우리 마을에 있어요? 왜 정체를 숨기고 있었어요? 왜 갑자기 괴물들끼리 싸우다가 집을 부수고, 제 아빠를 다치게 만든 거죠? 왜? 왜?"


"캐론! 가까이 가지 마!"


소녀의 가족들이 그녀를 뜯어말리며 뒤로 끌고 갔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다른 가족들의 표정도 종잇장처럼 구겨진 것이 상태가 안 좋기는 매한가지였다. 샬롯은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는 소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들 뿐만 아니였다. 돌이라도 맞았는지 머리에 붕대를 두른 사람도 있었고, 코가 퉁퉁 부은 채 코피를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노인네들 중엔 아예 누워서 신음만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샬롯은 그제서야,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차차 이해하기 시작했다.


분명 그때였을 것이다.


'모두 비켜어어어어어어!'


샬롯이 라이너를 공중으로 날려버리고, 괴성을 내지른 뒤 그를 쫒아가려고 세차게 달려나갔을 때, 그때 모르는 새에 사람들이 밀쳐져서 날아갔거나, 땅을 발로 박찰 때 튀어오른 시멘트 조각에 맞고 다친 듯했다. 아니면 라이너를 쫒으며 싸우는 동안 다쳤을 수도 있다. 워낙에 정신없이 싸웠으니 말이다. 또한 귀를 먹은 사람들은 그때 내지른 괴성 때문에 그렇게 된 듯했다. 사이키터가 되면 괴성의 수준도 차원이 달라지는 듯했다.


사람들의 원망은 더욱 거세져만 갔고, 날아오는 물건들도 점점 다양해지고 많아졌다. 싸쥬는 샬롯의 왼쪽을 지켰지만, 반대 방향에서 날아오는 물건들까지 막기는 힘들었다. 라이너는 싸쥬 옆에 서서 물건들을 얻어맞고 있었는데, 그는 싸쥬의 눈치를 보더니, 옆으로 슬쩍 건너가 샬롯의 오른쪽에 붙어섰다. 그리고는 샬롯 대신 물건들을 맞아주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를 보며 말했다.


"저놈은 아까 그 일당하고 한패잖아? 왜 같이 다니고 있는 거야?"


"혹시 샬롯 너도 그놈들과 한패였냐?"


"싸쥬 당신도?"


"그러고 보면 샬롯 저년이 마을 밖으로 갑자기 나가 버리기는 했어. 케빈 님께서 절대로 나가지 말라고 하셨는데 말이야!"


케빈의 이름을 들은 샬롯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그래, 샬롯이 케빈 말을 안 듣고 밖으로 나가니까 아까 그놈들이 쳐들어온 것 아녀?"


"그래, 맞아! 전부 샬롯이 시작한 거야."


"그냥 자기가 싼 똥을 자기가 치운 거였다고. 전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쌩쇼를 그냥 아주! 어휴······."


"애초에 리포드에 오게 된 것도 쟤 부모가 회사 운영하면서 사기를 치다 케빈에게 잡혀서 그런 것 아니야?"


"홍두건단이 샬롯 부모에게 사기당한 노동자들의 모임이란 말도 있던데?"


"그래, 전부 저년 부모들 때문이었다고. 저년은 사기꾼의 딸년이라고!"


"애초에 부모부터가 쓰레기였네."


"쟤 엄마가 돈 아끼려고 쓰레기장에서 쟤를 낳았대."


"와······ 그냥 미친년들이네. 그 엄마나 그 딸이나."


샬롯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식은 침이 목구멍을 타고 내렸다.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저기······."


샬롯이 입을 떼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닥쳐!"


퍽, 샬롯의 입에 달걀이 적중하며 부서졌다. 달걀물과 부서진 껍데기들이 그녀의 입 안팎으로 넘쳐흘렀다. 그녀의 입가에는 노란 물들이 들러붙었고, 입안에는 미끌거리고 끈적거리는 액체가 꿀렁꿀렁 흘러다녔다. 샬롯은 날달걀의 비린맛에 얼굴을 찌푸렸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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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파괴 2 19.05.10 45 0 10쪽
» 대파괴 1 19.05.10 40 0 8쪽
18 홍두건단 내습 6 19.05.10 18 0 13쪽
17 홍두건단 내습 5 19.05.10 18 0 8쪽
16 홍두건단 내습 4 19.05.10 15 0 9쪽
15 홍두건단 내습 3 19.05.10 17 0 7쪽
14 홍두건단 내습 2 19.05.10 19 0 11쪽
13 홍두건단 내습 1 19.05.10 19 0 7쪽
12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2 19.05.10 17 0 10쪽
11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1 19.05.10 18 0 9쪽
10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0 19.05.10 18 0 11쪽
9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9 19.05.10 18 0 8쪽
8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8 19.05.09 17 0 7쪽
7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7 19.05.09 20 0 8쪽
6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6 19.05.09 22 0 7쪽
5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5 19.05.09 23 0 7쪽
4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4 19.05.09 30 0 7쪽
3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3 19.05.09 29 0 7쪽
2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2 19.05.09 43 0 7쪽
1 솔로몬 대관식(샬롯 편) 1 +1 19.05.09 22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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