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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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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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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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1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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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전기 5.교육(1)

DUMMY

5. 교육 (1)


알렉트라는 이런 실정을 알고 있었기에 두 번째 건물에 몰래 숨어들었다. 1세부터 5세까지 된 아이들의 수는 많고 관리해야 할 인원은 적으니 알렉트라가 그 사이에 끼어 있어도 잘 몰랐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의 수는 8천 명 가량이나 됐는데 관리하는 인원은 고작 40명이었다. 그것도 주·야로 20명씩 나눠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니 아이들 얼굴도 다 모를 지경이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은 당연히 여자 노예들이었다. 그것도 논일과 밭일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많은 여자 노예들이었다. 과거 세라딘 국왕에게 직접 알프레드 성을 하사받은 이곳의 영주 알프레드 프리존 백작은 인정이 많은 귀족이었다.

그는 노예들의 아기가 태어나면 일일이 아기들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물론 신생아실 관리도 위생적으로 철저히 관리했고 집단수용소에 있는 노예들의 대우도 좋은 편이었다.

알렉트라가 현재 머물고 있는 보육시설도 관리 인원이 1백 명이 넘었다. 그러니 아이들을 관리하는 여자 노예들도 아이의 나이와 이름까지 다 알았다. 물론 아이들을 관리하는 여자 노예들도 힘없는 늙은 노예들이 아니라 젊은 여자 노예들이었다.

그런데 세바스찬 백작이 영주가 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세바스찬 백작은 노예들에게 이름 따위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집단으로 사육하는 소나 돼지에게 무슨 이름이 필요한가? 세바스찬 백작은 노예들을 짐승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편하게 이름 대신 번호를 붙여 불렀다.

신생아실과 보육시설 관리에도 많은 인원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노예의 자식들은 대충 키우면 되지 관리자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관리를 하다가 보니 매년 5세 된 아이를 파악하여 이마에 알프레드 백작가의 마크를 새겨야 하는데 5세 된 아이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관리한 나이든 여자 노예들에게 그것을 파악하게 했지만 자신의 일에 바빠 잘 몰랐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나이와 상관없이 매년 아이들을 일렬로 줄을 세워 가장 키가 큰 아이들 순으로 선발했다.

선발하는 인원은 신생아실에서 보육시설로 넘어오는 수와 같게 했다. 보통 5백에서~1천 명 정도인데 이들은 모두 이마에 알프레드 백작가의 마크를 새겨 넣고 집단수용소로 옮겼다.

알렉트라는 세바스찬 백작의 이런 관리방침 덕분에 보육시설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었다. 알렉트라가 보기에도 이곳 보육시설에서 일하는 여자 노예들은 할 일이 태산 같았다.

8천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밥을 챙겨주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고 아직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의 뒤처리도 만만치 않았다. 한 번씩 아이들의 옷을 빨아야했는데 그것은 나이든 여자 노예들에게는 중노동이었다. 그러니 누구 한명에게 특별히 신경을 쓴다거나 눈여겨 볼 틈이 없었다.

그렇게 관리가 안 되다보니 너무 안 씻어 피부병에 걸린 아이들도 많았고 영양결핍으로 얼굴이 누렇게 뜬 아이들도 많았다. 알렉트라는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자신의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알렉트라의 원래 계획은 귀족이 되는 것이었다. 귀족이 되면 빠른 시간 안에 힘을 가질 수 있고 세라딘 왕국을 자신의 손안에 넣게 되는 시간 또한 빨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노예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시간이 좀 더 걸리면 어떠랴… 귀족이 되는 것 보다 노예들을 해방시켜 평등한 세상, 평등한 왕국을 만들자.’

알렉트라의 목표는 노예들의 해방으로 정해졌다. 노예들의 비참한 모습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노예들을 해방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정한 알렉트라는 그날부터 보육시설을 돌아보며 8천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관찰했다. 아이들의 인원이 워낙 많다보니 계중에는 특출하게 뛰어난 아이들도 눈에 들어왔다.

알렉트라가 지켜보니 그들 중에도 대장이 있었다. 대장 짓을 하는 녀석은 나이는 7세였는데 키가 옆으로 컸는지 덩치가 좋았지만 키는 작았다. 그래서 키 순서대로 세워서 1천명을 선발할 때도 운이 좋아 빠질 수 있었다.

녀석은 음식을 다른 아이들 것까지 뺐어먹었고 약한 아이를 괴롭혔다. 녀석에게는 당연히 이름이 없었다. 이마에 알프레드 백작가의 마크가 새겨진 노예들은 1번, 2번, 3번이라 불리는 숫자가 주어졌지만 여기 보육시설에 있는 아이들은 그런 것도 없었다. 그냥 부르는 명칭이 야! 니! 너!가 고작이었다.

알렉트라는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녀석의 모습을 보자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알렉트라는 이제 2세였지만 보기에는 4세로 보였다. 성장속도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몇 배로 빨랐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메뉴는 딱딱한 빵이었다. 녀석은 덩치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빵만으로는 항상 배가 고팠다. 그래서 힘없는 애들의 빵을 뺐어먹었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삼분지일만 뺐어먹었는데 그날 저녁도 알렉트라의 빵을 덥석 집더니 삼분지일을 뚝 잘라갔다.

“야! 내 빵 가져와!”

알렉트라의 외침에 녀석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까지 덩치가 조그만 녀석이 자기 빵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곳에서 3세만 넘으면 누가 가장 무서운 존재인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잘 알았다.

자신의 빵을 아끼려다가는 녀석에게 엄청 두들겨 맞을 거라는 사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 꼬마들 사이에서의 질서도 주먹이 먼저였다.

“너, 방금 뭐라 했어? 설마 내가 잘못들은 것은 아니겠지?”

“내 빵 가져와. 이 돼지 같은 자식아!”

알렉트라가 다시 한 번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다 들리도록 외치자 얼굴이 벌겋게 된 녀석이 주먹을 불끈 쥐고 다가왔다. 녀석은 이제 7세였지만 싸우는 방법을 잘 알았다.

작년에도 덩치가 큰 애들 10명이 모여 녀석을 공격한 적이 있었지만 녀석은 그들 10명을 모두 때려 눕혔다. 녀석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은 10명은 며칠 전에 1천 명에 포함되어 이마에 알프레드 백작가의 마크를 새기고 집단수용소로 옮겨 갔다.

녀석은 그때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무릎을 굽혀 키 높이를 낮췄기에 1천명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엔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녀석은 이들 중에서 키와 덩치가 가장 컸기에 더 이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녀석은 아직 1년이나 남은 보육시설에서 대장으로서 권위를 세우고 최대한 편하게 지내려면 자신에게 반항하는 알렉트라를 본보기로 죽도록 두들겨 패줘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녀석은 덩치가 자신과 비슷한 10명도 때려 눕혔는데 알렉트라 정도는 한손으로만 싸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녀석은 작심하고 알렉트라를 두들겨 패기로 마음먹었는지라 일단 알렉트라의 배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배를 움켜쥔 알렉트라가 무릎을 꿇는 순간 녀석의 매타작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녀석의 주먹에 뱃가죽이 착 달라붙는 타격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왠지 허전했다. 알렉트라가 녀석의 주먹을 살짝 피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생쥐 같은 놈! 어디 이것도 한번 피해 봐라.”

주먹질이 실패하자 녀석은 이번엔 발로 알렉트라의 배를 차버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알렉트라가 먼저 녀석의 정강이를 찼다.

“악!”

녀석은 마치 쇠몽둥이로 맞은 것 같아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알렉트라보다 한참이나 더 큰 녀석이 꿇어앉자 딱 때리기 좋은 위치가 되었다. 녀석에게는 굳이 무공을 사용할 필요조차 없었다.

주위에서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대장으로 인식시키려면 최대한 눈에 확 띄는 화려하고 큰 동작으로 녀석을 반 죽여 놓아야했다. 알렉트라의 그런 목적 때문에 녀석은 복날 개 맞듯이 맞고 길게 뻗었다.

‘그래도 근성은 있군. 그렇게 맞고도 울지 않으니.’

녀석이 아무리 무리 중의 대장이었어도 이제 7세였다. 그런데 녀석은 끝까지 울지 않았다. 그것을 보면 알렉트라만 없었어도 녀석은 아이들의 대장 짓을 할 자격이 충분했다. 녀석에게는 그런 카리스마가 있었다. 하지만 알렉트라에게 얼마나 모질게 맞았는지 녀석은 감히 알렉트라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알렉트라에게 죽도록 맞아보니 녀석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한 번 더 대들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런 것을 잽싸게 파악하는 것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이었다.

그날로 알렉트라는 8천명의 대장이 되었다. 대장이었던 녀석이 비참하게 깨지는 모습을 모두 구경했는지라 그 누구도 알렉트라에게 도전하지 않았다. 도전했다가는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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