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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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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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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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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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전기 16.전사의 결투(2)

DUMMY

16. 전사의 결투 (2)


헥사니아의 측근들이 모두 흩어질 때 맨 뒤에 서있던 카렐라이는 조심스럽게 그곳을 빠져나와 전사의 계곡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빨리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려야해.’

어느 정도 헥사니아의 시선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카렐라이는 미친 듯이 전사의 계곡 사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여전사 수련생들 중에도 자신을 믿고 따르는 수련생들이 1천명 가까이 되었지만 그들과 접촉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빨리 카나리아에게 위급한 상황을 알려야했다.

“어딜 그리 급히 가시나?”

카렐라이는 앞에서 누군가 길을 막고 있자 깜짝 놀라 멈춰 섰다. 카렐라이를 막아선 여전사는 바로 왕궁으로 출발했다고 생각한 헬스티아였다.

“역시 내 짐작이 맞았군. 우리들 중에 첩자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바로 네년이었군.”

카렐라이는 여기서 잡히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헥사니아는 결코 배신자를 용서해주는 법이 없었다. 잔인하게 고문한 뒤에 개미들에게 살점이 한 점씩 뜯겨서 죽게 했다.

카렐라이는 뒤에서 헥사니아의 측근인 여전사 세 명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우측을 향해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흥! 그곳으로 도망가 봐야 소용없을 걸. 그곳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 있을 뿐이야.”

헬스티아의 말에도 카렐라이는 절벽이 있는 곳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들에게 붙잡히느니 차라리 절벽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편이 나았다. 얼마 전에 헥사니아에 의해 잔인하게 고문당하고 개미에게 살점이 한 점씩 뜯겨 죽어가든 동료의 처참한 모습을 본적이 있기에 카렐라이는 망설임 없이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

“저, 저런 독한 년. 자살을 택하다니…….”

절벽 앞까지 달려온 헬스티아는 아쉬운 듯 그곳을 서성거리다 뒤돌아섰다.

“카렐라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왕녀님께 전해. 난 왕녀님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곧장 궁전으로 가겠다.”

헬스티아는 궁전으로 떠나고 카렐라이를 쫓든 여전사들도 모두 돌아가고 나자 절벽 밑에서 카렐라이를 안은 알렉트라가 플라이 마법으로 날아 올라왔다.

조금 전, 절벽 밑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카렐라이는 깃털처럼 가볍게 알렉트라의 품속으로 떨어지자 놀라서 눈을 떴다.

“대, 댁은 누구신가요?”

“난 아테니아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다.”

“아! 아테니아 왕녀님과 함께 세라딘 왕국에서 온 그분!”

“그래,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런데 어디로 급히 가려는 모양인데?”

“헥사니아가 아테니아 왕녀님에게 전사의 결투를 신청해서 죽이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이 성공하면 알터바리안 영지에 있는 제 어머니와 그 뜻에 동조하는 영주들을 모두 공격해서 죽이려합니다.”

“전사의 결투란 원래 1:1 결투가 아니었어?”

“그것은 과거 엘란도 왕국이 세워지기 전에 남자들이 만든 결투 방식입니다. 여인의 왕국이 들어서고 많은 세월이 흐르며 아킬리아 여왕 때부터 변형이 되었습니다.”

알렉트라는 카렐라이의 말을 듣자 자연스럽게 카렐라이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보들이 모두 자신의 뇌에 전달되었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면 저절로 영혼이 연결 되는 것이다.

‘흠! 아킬리아 여왕이 자신의 언니를 이곳 전사의 계곡에서 비겁한 방법으로 죽였군.’

카렐라이는 헥사니아의 측근에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엘란도 왕국의 오래된 역사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고 있었다. 엘란도 왕국은 원래 여왕이 아니라 국왕이 다스렸던 토투란 왕국이었다. 그런데 토투란 왕국의 남자들은 기질적으로 전쟁을 좋아했다.

반란이 끊임없이 일어났고 이웃 영지와 수시로 전쟁을 벌였다. 수많은 전쟁으로 남자들의 숫자가 급격히 감소했고 여자들은 굶주림에 시달려야했다. 이런 상태에 있는 토투란 왕국에 알킨스 대륙 엑시멈 제국에서 군선이 한척 표류하며 도착했다.

이 군선에는 엑시멈 제국에서 여자 기사단장을 맡고 있던 엘란도와 그의 휘하 기사들 5백 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토투란 왕국에 도착해서 여자들의 처참하고 힘든 삶을 보게 되었다.

여자들은 이웃 영지의 병사들에게 점령당하면 남편과 자식들을 모두 잃고 점령군의 소유물이 되어야했다. 점령군은 점령지의 모든 남자들을 죽여 버리고 먹을 것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먹고 마시며 놀다가 여자들의 뱃속에 아기만 남겨두고 떠나갔다.

남편과 자식들을 모두 잃고 뱃속에 아기를 가진 상태에서 버려진 여자들의 삶은 비참했다. 굶어서 죽는 여자들도 많았고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인육을 먹는 여자들도 있었다.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남은 여자들은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지어 자식들을 키우지만 어느 정도 살만하면 남자들끼리 전쟁이 벌어졌다.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니 여자들에게는 정말 지옥 같은 삶이었다.

토투란 왕국의 실상을 직접 보게 된 엘란도 기사단장은 고국인 엑시멈 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휘하 기사단 5백 명을 동원하여 토투란 왕국 최대의 곡창지대를 급습하여 수중에 넣었다.

곡창지대를 확보한 엘란도는 그곳에서 토투란 왕국에서 굶주리고 있는 여자들을 불러 모아 여전사가 되는 수련을 시켰다. 그렇게 수련시킨 여전사들의 수가 2만 명이 넘어서자 엘란도는 토투란 왕국을 쳐서 무너뜨리고 엘란도 왕국을 세웠다.

엘란도는 왕국을 세운 뒤에 서로 죽고 죽이며 숫자가 확 줄어버린 남자들을 모두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해야 남자들이 정신을 차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엘란도는 남자들을 정신 차리게 만든 뒤에 노예에서 해방시켜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시행하기도 전에 갑자기 병사하고 말았다. 엘란도 여왕이 자신의 유언을 전하지도 못하고 병사하는 바람에 그 뒤에 여왕이 된 자들은 엘란도의 뜻을 모른 채 노예제도를 계속 유지시켜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알렉트라는 카렐라이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읽으며 대기에 스며든 엘란도 여왕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음! 원래 피해자는 여자들이었고 남자들은 가해자였군. 하지만 이런 상태로 엘란도 왕국이 계속 유지되면 또 다른 참혹한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지위를 가지며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바로 잡아야 돼.’

알렉트라가 생각을 하는 사이 그의 품속에 안겨 있던 카렐라이는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생전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전사의 계곡에서 받은 교육으로는 남자들은 짐승보다도 못한 야만적인 존재라는 거와 상대할 가치가 없는 동물이라고 배웠는데,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알렉트라는 밝은 태양이었다.

카렐라이는 그 태양이 너무나 눈이 부셔 사르르 눈을 감았다. 카렐라이는 어머니 카나리아가 아버지인 버팅검을 노예가 아닌 남편으로 대우했기에 다른 여전사들과는 달리 남자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카렐라이의 아버지 버팅검은 텐바론 숲에 있다가 알렉트라에 의해 카타로스에서 10년간 무공을 익히고 장군이 된 남자였다. 이렇게 인연의 고리는 서로 칡뿌리처럼 얽혀 돌고 도는 것이다.

“전사의 계곡에서 너를 따르는 여전사 수련생들은 몇 명이지?”

알렉트라의 물음에 카렐라이는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모, 모두 1천명입니다.”

“헥사니아의 측근 중에 너와 뜻이 비슷한 훈련교관은 없어?”

전사의 계곡에서 여전사 수련생을 훈련시키고 있는 훈련교관들 중에 헥사니아의 측근은 모두 10명이었다. 헥사니아가 차기 여왕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절반의 교관들이 헥사니아의 측근이 된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헥사니아는 훈련교관이 아니면 자신의 측근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고 수련생들은 아예 상대도 하지 않았다.

훈련교관 한명이 담당하는 여전사 수련생의 수는 1천명이었다. 그래서 현재 전사의 계곡에는 여전사 수련생들이 2만 명 있었고, 엘란도 왕국에 전사의 계곡을 거쳐 간 여전사들의 수는 30만 명이 넘었다.

훈련교관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붙었다. 반드시 영주와 귀족의 딸일 것. 또한 전임 기수에서 훈련성적이 1백 위 안에 들것이 교관의 자격조건이었다.

전사의 계곡에서 훈련교관 출신은 나중에 히토니아, 에로니아, 게로니아처럼 여왕의 친위대로 발탁되거나 귀족이 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다. 그러니 성공하고 싶어 하는 자들은 누구나 훈련교관이 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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