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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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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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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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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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전기 17.엘란도 통일(1)

DUMMY

17. 엘란도 통일 (1)


전사의 계곡 낮 12시.

헥사니아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자신을 지지하는 영주들이 대부분 다모였고, 그들이 데리고 온 여전사들의 수만 해도 4만 명이 넘었다. 헥사니아는 자신의 앞에 힘없이 서있는 아테니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자신의 손짓 한번에 1백 명의 여전사들이 동시에 아테니아를 공격할 테니 자신은 나설 필요도 없었다.

헥사니아는 눈앞에 거추장스럽게 서있는 아테니아를 빨리 치워버리고 카나리아 일당을 공격하기 위해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헥사니아가 막 아테니아를 공격하라고 손짓하려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인물이 등장했다.

“헥사니아! 네가 아테니아에게 전사의 결투를 신청했더구나.”

“아니, 여왕폐하께서 여긴 어떻게…….”

헥사니아는 아킬리아가 이곳에 당연히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킬리아가 자신의 친위대를 이끌고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아킬리아의 친위대가 나타났다면 친위대가 각각 거느리고 있는 여전사들 또한 이 근처에 있다는 소리였다.

친위대는 각각 1백 명의 여전사를 거느리고 있었다. 친위대에 속한 여전사들은 다른 왕국의 기사들과도 같아서 실력 면에선 일반 여전사들과 비교가 불가능했다.

아킬리아 여왕의 친위대 10명과 여전사 1천명이면 영주들이 거느리고 있는 여전사 1만 명을 압도할 수 있었다.

“딸들이 전사의 결투를 벌인다는데 어미인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당연히 참관인으로 참석해야지.”

아킬리아의 폭탄선언에 헥사니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헥사니아는 한 번도 아테니아와 싸워서 진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있는데 굳이 직접 나서서 싸울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아킬리아가 전사의 결투를 참관하겠다니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여기 온 많은 영주들은 어머니가 과거에 전사의 결투를 어떻게 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머니와 같은 방법으로 전사의 결투를 할 생각입니다.”

헥사니아는 아킬리아의 약점을 찔렀다. 하지만 아킬리아는 헥사니아가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헥사니아! 정말 어리석구나. 과거의 잘못된 방법을 그대로 따른다면 넌 수하들의 경멸을 받을 것이다. 전사의 명예를 더럽혔기 때문에 널 진심으로 따르는 수하들은 없다.

아직도 모르겠느냐? 네 뒤에 서있는 영주들은 과거 27년 전에 내 뒤에 서있었던 영주들이다. 여왕인 내가 엄연히 버티고 있는데 너의 호출에 응했다는 것은 이제 나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사의 명예를 더럽힌 자에게는 배신해도 상관없다는 뜻이지…….”

아킬리아의 말에 헥사니아의 뒤에 서있던 중년의 영주가 앞으로 나섰다.

“아킬리아 여왕! 잘 알고 계시는군. 전사의 명예를 더럽힌 당신에게 우린 더 이상 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헥사니아를 지지하는 세력의 중심 영주인 타이네이아의 말에 아킬리아는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웃었다.

“홋호호호호! 타이네이아, 정말 가증스럽구나. 전사의 명예를 더럽힌 나를 따를 수 없다면서 헥사니아를 지지하는 이유는 뭐지? 너의 말대로라면 전사의 명예를 지키려하는 아테니아를 지지해야 하는데 너의 행동은 그 반대야.”

아킬리아의 말에 타이네이아는 당황했다.

“그, 그것은 내 마음이다.”

“아니지, 넌 헥사니아가 여왕이 되면 여러 영주들에게 전사의 명예를 더럽힌 자는 따를 필요가 없다며 너만의 세력을 구축하려고 할 거야. 과거에 언니인 아몬테스를 공격하라고 부추긴 것은 바로 너였어. 그런 네가 뒤에서 전사의 명예를 더럽힌 비겁한 자라며 나를 욕하며 너의 세력을 구축했지.”

아킬리아의 말에 타이네이아를 굳게 믿고 있던 헥사니아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그냥 이용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타이네이아! 당신은 나를 이용하려 했군요?”

헥사니아가 발끈해서 외치자 타이네이아는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바보 같은 것. 그것을 이제야 알았어? 너 따위 애송이의 말 한마디에 이렇게 많은 영주들이 모인 이유가 뭐겠어? 그것은 너와 아테니아 뿐만 아니라 아킬리아 여왕까지 한꺼번에 쓸어버릴 준비가 됐다는 뜻이야.”

타이네이아의 폭탄선언에도 아킬리아는 담담했다. 알렉트라를 통해 이미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킬리아는 타이네이아의 곁에 늘어서 있는 귀족들과 영주들에게 시선을 주며 차갑게 말했다.

“너희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가증스런 타이네이아의 말에 속아서 반역에 가담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밑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모든 죄를 덮어주겠다. 하지만 끝까지 타이네이아 편에 선다면 죽음밖에 없다.”

아킬리아의 말에 타이네이아는 미친 듯이 웃었다.

“홋호호호! 웃기는군! 네가 무슨 힘으로 4만이 넘는 우리를 다 죽인다는 것이지?”

타이네이아가 아킬리아를 비웃어댔지만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8천 명이나 되는 여전사들이 아킬리아 편으로 돌아섰다. 그들은 전사의 계곡에서 수련 받고 있는 수련생들과 타이네이아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 돌아선 여전사들이었다. 그 속에는 헥사니아도 있었다.

헥사니아는 자신이 타이네이아에게 철저히 이용당했다는 것을 알고 분노에 온몸을 떨면서 칼끝을 아테니아가 아니라 타이네이아에게 겨눴다. 헥사니아가 아킬리아 여왕 쪽으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병력의 수는 타이네이아에 비해 너무도 작았다.

여왕의 친위대와 그들이 거느린 여전사들이 막강하다고는 하지만 타이네이아 쪽은 전쟁의 경험이 많은 여전사들이 많았고 아킬리아 쪽은 아직 여전사가 되지 못한 수련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승패의 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다.

멀리서 아킬리아와 타이네이아의 대치 상태를 지켜보던 알렉트라는 양측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 많은 여전사들을 상대로 세뇌를 시킨다거나 영혼의 어울림을 할 수는 없었다.

엘란도 곳곳에 자신의 신전이 세워지고 모두가 간절히 자신을 믿는다면 수십만 명이라도 영혼의 어울림이 가능했다. 하지만 자신을 믿지 않고 배척하는 상대라면 이미 경험을 했듯이 2천명도 힘들었다.

타이네이아가 공격명령을 내리려 할 때 카나리아와 그를 지지하는 영주들이 2만 명에 가까운 여전사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뒤에 카렐라이와 아이미가 수련생들 2천 명을 데리고 아킬리아 여왕 쪽에 가담하자 이제 양쪽의 수가 비슷해졌다.

“카나리아! 이게 무슨 바보 같은 짓이냐? 넌 아킬리아 여왕을 싫어하지 않았느냐?”

생각지도 않았던 카나리아의 등장에 당황한 타이네이아는 카나리아를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카나리아의 반응은 싸늘했다.

“타이네이아! 네가 예전부터 무슨 음모를 꾸민다고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설마 여왕의 자리를 노리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몰랐다. 이미 반역을 했으니 살아남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타이네이아는 전력상으로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자 두 세력을 서로 충돌시키고 자신은 뒤로 빠질 생각을 했다. 그런데 뒤쪽에서 5천명이나 되는 병력이 등장했다. 그들은 타이온이 대장군으로 있는 병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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