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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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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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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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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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제국의 적(3)

DUMMY

세상에 밤이 도래했다.

달빛은 갉아 먹히고 별빛조차 숨은 새카만 밤이었다.


카라얀의 민간 설화에 의하면, 낮은 태양의 황제가 만물을 따사롭게 내리쬐는 시간이고 밤은 그 빛을 호시탐탐 노리는 캄캄한 괴물이 도사리는 시간대라던가.

그 말대로, 정말 거대한 검은 괴물이 태양을 집어삼키고 하늘에 똬리를 튼 것만 같았다.

당장에라도 발길을 돌려야만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적셨다.


‘기분 탓이다.’


아니, 기분 탓이 아니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축축한, 진득한 감촉에 눈을 크게 떴다.


그의 등골이 실제로 적셔지고 있었다.


“이건···비? 아니, 어딘가 다른데···.”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느리게 떨어지는 검은 빗방울을 손에 담아 살펴보았다.

그 묵직한 중수重水는 악마나 문어에게서 짜낸 먹물처럼 마냥 새카맸다.


새카만 빗물이 땅에 닿을 때마다 땅이 꺼지고 지형이 변했다.

병사들은 비를 맞을 때마다 쓰러지고 축 늘어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상한 점은, 제국군 병사들은 쏟아지는 검은 비에 맥을 못 추고 있는데 혁명군은 달랐다는 것이다.


제국군이 질퍽한 흙탕물로 변모한 바닥에 갇혀 있는 동안 혁명군은 보약이라도 지어 먹은 듯 날쌔게 움직였다.

이전보다 더 빠르게, 강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혁명군들이 제국의 병사들을 수수깡처럼 베어 넘겼다.

삽시간에 전황이 바뀌는 모습에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서둘러 뒤로 물러났다.


“황제 폐하. 전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물러나셔야 할 것 같······.”


황제의 태양전차를 향해 소리치던 차였다.



────────────────!



천상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천둥이 대지를 직격했다.

하늘이 검은 먹구름에 뒤덮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흑색 눈물의 세례가 대홍수를 일으킬 양 세상을 가렸다.


병사들이 끈적한 물살에 휘말리거나 늪처럼 변한 대지에 갇혀 죽어갔다. 기사들도 갑옷 틈새에 스며든 물기에 맥을 못 추고 널브러졌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그나마 상황이 나아서, 힘겹게나마 움직일 정도는 되었으나 다른 이들에게 신경 쓸 새가 없었다.


“황제 폐하!”


그는 검은 호수 한가운데에 반쯤 잠겨있다시피 한 황제의 전차로 향했다. 좀 전까지만 해도 황제가 소리치고 있었던 전차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했다.


호수를 헤치고 서둘러 다가가려 했지만, 물살이 가로막았다. 평범한 빗물이었다면 어렵지 않게 뚫고 지나갔겠지만, 평범할 리 없었다.

물을 지나는 질감이 마치 쇳물을 통째로 뒤집어쓰고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그러는 와중에 또 호수 중심부는 외부의 접근을 거부하듯 세차게 소용돌이치기까지 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앞으로 나아가던 것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침착하게 숨을 골랐다.

이대로 무작정 생각 없이 움직였다가는 금방 힘이 달려 다른 이들처럼 전투불능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다. 저 호수를 건널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내야만 했다.


‘황제 폐하의 전차가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 혹은 표면에 떠 있는 연꽃 같은 신세라면, 나는 그 호수에 몸을 던진 개구리 따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개구리에게는 개구리 나름의 물 위에 뜨는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생각했다.


‘이 세상에 내가 베지 못하는 것은 없다.’


그의 손에는 한 자루 검이 있다.


또한 그의 마음에도 한 자루 날카로운 칼날이 있다.


그는 그것으로 우정을 베었고, 사랑을 베었으며, 감정을 베었다.

그는 제국의 검이었고, 그러므로 이 제국 땅에서 그가 베지 못할 것은 없었다.


“바람도 베었고, 사람도 베었다. 이 호수라고 해서 베지 못할 것도 없다···.”


저 밤하늘이나, 천지를 뒤덮은 흑해까지는 베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눈앞의 검은 호수쯤은 잠시나마 검으로 가를 수 있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베었다.


검이 가르고 지나친 자리를 따라 호수가 갈라졌다. 금방이라도 다시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달려드는 물결을 스며든 절단의 마력이 간신히 막아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제가 만들어낸 얇은 틈새에 간신히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가라앉은 태양전차를 향해 수영 못하는 아이가 몸부림치듯 천천히 다가가던 때.


어둠이 번쩍였다.


빛도 아니고 어둠이 번쩍인다니, 괴상한 표현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찰나 그의 눈앞에 번뜩이는 검은 번개를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사방으로 갈래를 치며 뻗어나가던 흑색의 전류가 황제의 마차를 직격했다.


순간 검은 벼락이 화살처럼 태양에 꽂혀,

해를 떨어뜨리는 환상이 보였다.


“······!”


뒤늦게 정신을 차리자 소리마저 물에 잠긴 듯 둔탁한 충격과 폭발의 소음이 들렸다.

먹먹한 귓가에서 피가 흐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는 어마어마한 힘의 파동에 밀려 저 멀리 나가떨어져 있었다.


온 몸의 근육이 말라비틀어진 듯 일어나기도 벅찼다. 입 안은 말랐고 눈은 뻑뻑했다. 귀에서는 이명이 들렸다. 마력과 물의 탈수 증상이 동시에 찾아와 머리마저 멍했다.


‘주변에 물이 이렇게나 많은데 탈수라니···.’


웃긴 일이었지만, 주변의 병사들이 목이 말라 바닥에 고인 검은 물을 허겁지겁 집어삼키는 것을 보면 마냥 웃을 일도 아니었다.

마시지 말라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에 그럴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병사들이 마셔서는 안 될 것을 마시고 발작을 일으키며 죽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초점 없던 눈동자에 빛이 돌아왔다.


‘···저들은 드넓은 제국에 있어 소모품에 불과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여기서 죽어도 하등 상관없다. 그러나 황제 폐하만큼은···.’


머리카락, 손톱과 발톱, 혹은 살점 몇 덩이쯤은 잃어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심장만큼은 아니 되었다.

사람과 마찬가지다. 제국 또한 심장을 잃으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한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반파된 태양전차를 향해 기어갔다.


지잉──.


문득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한 이명이 울렸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때 태양이 빛나던 천공의 한자리를, 검은 원이 차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이따금 보이곤 하는 검은 태양 주변 새어나온 빛의 고리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볼수록 달랐다.


새카맣고 불길한, 어마어마한 힘의 마력이 원형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가 무려 아홉이었다.


번개와 먹구름, 빗물 사이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아홉 개의 검은 헤일로Halo.


흑색의 둥근 고리들이 각양각색의 자태로 우아하게 뻗어나갔다. 어디를 보아도 천문학적으로 거대한 그 검은색 위성들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누군가가 헉 숨을 들이켰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뻣뻣한 목을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황실의 마법 고문, 이번 전쟁에서 새로 개발한 주문을 사용해보고 싶다며 참전한 늙은 마법사가 있었다.


‘아직까지 살아있었나.’


별 생각 없이 다시금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이내 들려온 목소리에 그러지 못했다.


“저···저건···설마 아홉 개의 마력원?”


지금 이 현상에 대해 뭔가 아는 듯한 눈치여서, 그는 목에서 소리를 박박 긁어내다시피 하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제 것 같지 않은 갈라진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마법사는 전혀 듣지 못한 듯 미치광이처럼 홀로 중얼거렸다.


“분명해. 저건 서클이야···그것도 아홉 개! 내가 나인 서클의 대 마법을 보게 될 줄이야···. 하지만 어째서 검은색이지? 흑색의 마나나 마력, 마법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조차 없는데···맙소사. 게다가 저 크기는!”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홉 개, 그리고 서클만은 확실히 들었다.


‘···저 늙은이가 여섯 서클의 마법사였었지.’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황실의 마법 고문으로서, 제국 마탑의 원로로서 거들먹거리곤 했었다.


그런데 무려 아홉 서클의 마법이라니.

마법에 대해 잘 모르는 그조차도, 그것이 대마법사들이나 부릴 법한 이적임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현존하는 대마법사들, 그리고 마법의 시조격인 용은 전부 은거중이다. 그들은 세상일에 함부로 나서지 않기로 약조를 맺었다.

적어도 그렇게 알려져 있다.

게다가 애초에 저게 '대마법사'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설명이 가능한 일인가?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문득 과거에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어떤 마법사와 마주쳤다는 소문입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손 쓸 새도 없이 당했다더군요. 신원도 전혀 모르겠답니다.’


알렌 케이지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게 실책이었나.

그러나 귀담아 들었다면 뭐라도 달라졌을까? 그렇다 한들 이 천재지변과도 같은 일을 예방할 수 있었을까?

뻗어나간 생각의 줄기가 그에게 마법사에 대한 소식을 처음 알려준 황실 카라얀 기사단의 평기사, 알렌 케이지에게까지 닿았다.


그 또한 어엿한 황실 기사단의 일원이니만큼 전쟁에 참여했다. 그러므로 이곳 검은 세상 어딘가에 갇혀 있을 것이다.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


잠시 망상에 빠져있던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고개를 휘저었다.

몸이 쇠약해지고 검이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잡생각들이 다시금 살아났다. 본래 그것들을 베어내던 마음의 칼날이 지금은 꺾여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누군가가···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던가. 지금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군. 몸이 건강하지 못하니 정신도 건강하지 못해.’


누가 그리 말했더라.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 기억을 헤집었다.


그리고 떠올렸다.

오랜 친우가 그리 말해주었었다.


그리고 지금 저기, 새카만 공허 한가운데 유유히 떠 있는 저 자는 그 친구의 모습을 참 닮았다.

아니, 닮다뿐일까. 기운은 달라졌어도, 한눈에 알아보았다. 동일인이었다.


“······!”


그는 홀연히 나타났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마치 원래 있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누구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동시에 똑바로 바라볼 수도 없는 압도적이고 패도적인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지닌 마법사가 아홉 서클의 중심부에서, 먹구름을 타고 허공을 날고 있었다.


그가 무심히 손가락을 까딱하자 무너진 태양의 전차가 허공으로 치솟았다.


[나와라.]


음절 하나하나마다 마력이 가득 실려 내리꽂히는 마법사의 언령言令에 전차가 우그러졌다.


[숨어봐야 소용없다. 거기 있음을 알고 있으니.]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흑색 세상의 중앙에 오연히 서 있는 저 자가 그가 아는 인물이라는 사실에, 그리고 황제가 타고 있을 태양의 마차가 그 수중에 잡혀 있다는 사실에 얼어붙었다.


‘안 돼···!’


소스라치며 팔을 뻗었지만 닿을 리 없었다.


그때였다.


“감히 누가 제국의 태양에게 명령하는가─!”


전차를 박차고 황제가 튀어나왔다.


전신에서 밝은 빛을 뿜어내며, 말 그대로 해가 승천하듯 허공으로 날아오는 태양신의 모습에 모든 제국의 병사들이 무릎을 꿇었다.

황제의 신성이 담긴 불길이 어두운 세상에 단 하나 남은 광원이 되어 그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황제 폐하께서 우리를 이끌고 있다.

황제 폐하께서 이 재앙을 물리쳐 주실 것이다.


그런 희망이 싹텄다.


한 줄기 섬광이 되어 솟아오른 황제가 열기로 가득 찬 눈을 부릅떴다.

그 시선이 닿는 곳에는 흑색의 마법사가 있었다.


암흑으로 이루어진 물질을 두른 채, 격 낮은 존재를 짓누르는 압력을 발하며,

그리 태연히 쳐다보는 그 새카만 눈과 마주치자 황제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됐다!’


황제에게는 오랜 혈통에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능력이 있었다.

오직 초대 태양의 가장 적법한 후계자만이 지니는 두 가지의 능력.

첫째가 빛을 발하며 고속으로 이동하는 능력이라면, 둘째는 눈만 마주쳐도 누구든지 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이다.


상대를 기필코 불태워 버리겠다는 염원을 담고, 황제의 눈에 서린 붉은 광선이 뻗어나갔다.


결코 피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태양의 빛이었다. 황제가 승리를 직감하고 광소를 터뜨렸다.


눈앞의 저 건방진 마법사가 한 줌 핏물로 변해 타오르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는 제국의 태양이었다.

그런 존재는 그 누구든지 발밑에 두어야만 했다. 결코 저 마법사처럼 태양을 두렵게 만드는, 도망치고 싶게 만드는 존재가 있어서는 아니 되었다.


“누구도 태양을 피할 수는 없다!”


광기 어린 목소리와 함께 열선熱線이 마법사의 몸에 닿는가 싶더니─

사라졌다.


[누구도 태양을 피할 수는 없다더니···.]


유리창에 굴절된 빛처럼, 물방울 속에서 뒤집혀 보이는 세상처럼.

공간이 이리저리 휘는가 싶더니 황제의 신성한 눈길을 집어삼키고 사라져 버렸다.


[겨우 이게 전부인가?]


가소롭다는 듯 울리는 소리.


황제는 입을 열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떨었다.

그가 지닌 혈통의 무기, 여태껏 무적이라 여겼던 최강의 능력을 사용하고도 저리 멀쩡한 적이라니.

이건 악몽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현실일 리 없었다. 제국의 태양은 패하는 일이 없어야만 했다···.


희망은 꺾였을 때 더욱 큰 절망으로 돌아오는 법이다.

무릎 꿇은 채 상공의 황제만 바라보던 제국군들이 술렁였다.

그들은 제국의 태양이 어둠에 잡아먹히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두고 볼 수만은 없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일어서 검을 쥐었다.

이대로 제국의 태양이 무너지게 놔둘 수는 없었다.

제국의 심장은 멈춰서는 아니 되었다.


마침 검은 마법사는 이쪽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무시하다시피 하는 상태였다.

그는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부족했다.

이런 수준의 도약으로 황제에게, 저 강력한 대마법사에게 닿을 리 만무했다.


그러나 그는 닿을 수 없을지 몰라도, 그의 검이라면 다를 터였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허공에 참격을 날렸다.


검을 타고 뻗어나간 실낱같은 마력의 선이 공기를 찢고 저 흑색 세계의 주인에게까지 도달했다.


[······.]


순간 마법사가 느릿하게 고개를 틀어 저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 검은 눈에는 잠시 이채가 스쳤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마스터의 경지에 한 발자국만을 앞두고 있는 검사가 전심전력을 다한 일격은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고,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손끝 하나 움직일 힘도 없이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제국의 태양이 부서지는 광경을 그저 바라만 보았다.


[이게 그 눈만 마주쳐도 사람을 불태울 수 있다던 신성한 초능력이겠군. 소문은 많이 들었지. 개인적으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하찮기 그지없군.]


마법사는 냉소했다.


[그저 순간의 고온으로 사람을 지져 버리는 것에 불과했어. 그리 야만적인 방법으로 네 백성들을 불사르니 기분이 유쾌하던가?]


정체불명의 압력에 사로잡혀 허공에 못 박힌 황제는 무어라 말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마법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차갑게 내뱉었다.


[무어라 더 말하려고 했고, 더 들으려고도 했지만···그럴 필요도 없겠군.]


검은 마나와 마력이, 이 세상이 그의 의지를 따라 움직인다.

반경 수십 킬로미터의 거대한 검은 원들이 톱니바퀴처럼 아름답게 맞물렸다.


그가 선고했다.


[죽어라, 황제.]


작가의말

외전은 여기서 끝입니다. 아마도요. 

+오늘 아침은 백종원 대표님의 구운달걀카레덮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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