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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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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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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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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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마나(2)

DUMMY

현재로서는 짚이는 이유가 얼마 없었다.

기껏해야 도플갱어가 유논의 과거 기억을 복사해 와, 그 시절 대마법사의 위용을 현재 그의 능력과 헷갈려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심증만 있을 뿐.


‘하지만 말랑말랑한 최근의 기억 장벽은 건너뛰고 보안이 철저해 뚫기 어려웠을 과거의 기억부터 복사했다고? 도플갱어 족속 중에서도 왕족이라는 놈이 그런 기초적인 실수를 범했을 리가···.’


여러모로 불확실한 점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것을 깊숙이 파고들기에 적절한 시기는 아니었다.

어찌 되었건 적이 알아서 이쪽에 지레 겁먹고 꼬리를 말아 준다는 것은 잘된 일이다.


‘놈에게서 얻을 정보는 다 얻었다. 이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틈에 빠르게 해치운다.’


유논은 놈에게 다른 무언가를 물어보기라도 할 듯 입을 열었다.


“미물과 괴물의 차이는─.”


별 의미를 가지고 한 말은 아니었다.

그저 놈이 신경을 쏟을 만한 단어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할 뿐.


놈의 신경이 귀에, 그리고 그의 말에 쏠려 있을 때.

유논은 현 시점의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쾌속한 공격을 행했다.


은빛 장검이 순간 햇빛을 반사하며 번쩍였다. 그 찰나의 섬광 속에서 단 한 번의 강력한 참격이 괴물을 미물처럼 가른다.


일도양단一刀兩斷.


서걱─


투명한 핏물이 폭포수처럼 튀고 거뭇한 물체가 날아올랐다.

그러나 유논은 멈추지 않았다.


죽일 거라면 확실하게 죽여야 했다.

재생의 여지 따위가 남지 않도록.


칼을 맞고 저 멀리까지 나가떨어진 도플갱어를 향해 검을 겨눈다.

반동을 무시하고 억지로 고정한 검의 형체가 얇고 길쭉한 총신으로 변모했다.

라이플Rifle.


괴물을 사냥하기에 적격인 그 총구가 폭발하며 마탄을 뿜는다.


타앙────!


한 발.

인간을 초월한 완력으로 들썩거림 하나 없이 그대로 조준한 채 재차 방아쇠를 당긴다.


탕──탕────!


두 발.


그것으로도 충분치 않다 느꼈는지, 연거푸 다시 발사한다.


그리고 세 발, 네 발, 다섯 발.

여섯 발, 일곱 발.



탕──탕──탕──탕──탕─────!



유논은 일곱 발을 쏘아 갈기고 나서야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마지막 남은 드워프제 마력 탄환 전부를 쏟아 부은 총격이었다.


끝났다.

일곱 발 전부 명중했다. 손끝에 감기는 촉감이 확실했다.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배신한 적 없던 감각이었다.


그, 유논의 육신을 그대로 훔쳐왔다 할지라도 이 가공할 위력을 지닌 드워프제 마탄을 일곱 발 연속으로 얻어맞는다면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하다.

명줄이 붙어있기는커녕, 죽은 몸의 잔해라도 남아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피육 전체가 뼈도 못 추리고 한 줌 재로 변했을 터.


분명 계산상으로는 그래야 했다.

이성은 끝났다고 말했다. 도플갱어가 죽었다고, 의뢰를 끝마쳤다고.


본능이 전하는 꺼림칙한 촉은 달랐다.


악마의 숨소리가 들렸다.


[···미물이 상대라 하여 얕보는 건가. 네 입장에서는 장난감이나 다름없을 물건을 가지고 나를 놀리는 것이냐. 고작 나를 상대로는 네 본명本名의 힘을 사용할 가치도 없다는 거냐.]


도플갱어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전신이 녹아내리다시피 한 상태로, 남은 한쪽 팔마저 잘려나가고 다리는 분질러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살아남아 분노했다.


유논은 놈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한눈에 알아차렸다.


뒤늦게 펼친,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본능의 결과물이라고 보아야 할 법한 탁한 검은빛의 보호막이 놈의 전신을 어설프게나마 둘러싸고 있었다.

주변의 지형을 할퀴고 지나간 마력 탄환의 흔적들. 저 흑색 방벽과 닿은 순간 유논이 쏘아 보낸 마탄들은 전부 도탄 되어 엉뚱한 표적을 향해 날아가고 만 것이다.


유논은 저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어설프고 조악하지만, 그 효과만큼은 확실한 기초적인 형태의 원시마법이었다.


도플갱어가 그의 몸을 훔쳐왔으니, 평범한 마법 몇 개 정도는 쓸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문제는 저게 ‘평범한’ 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논의 마력에 장인의 총알이 합쳐 만들어진 마탄 일곱 발의 쇄도는 평범한 마법이 아니라, 비범하고 대단한 마법으로도 쉽사리 막아낼 수 없을 공격이다.

저건 유논조차 할 수 없는 마법이었다.

정확히는, 지금의 유논이 할 수 없는 마법이었다.


과거의 그라면 저쯤은 잠꼬대하면서도 훨씬 진보되고 강력한 형태의 마법으로 탈바꿈시켜 부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그로서는 불가능했다.


저건 흑색마나를 사용한 마법이었다.


그가 잃어버린 바로 그 마법이었다.


“······.”


유논은 침묵했다.


겉으로는 태연해 보이지만, 지금껏 놀라는 일 거의 없었던 마법사의 동공은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흑색마나가 도플갱어에게···어째서?’


언제나 상황에 맞춘 최적의 판단만을 해냈던 두뇌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망치에 얻어맞기라도 한 듯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유논은 그렇게 얼어붙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


[오냐, 네가 나를 장난감 대하듯 한다면, 나도 장난감으로서 기꺼이 어울려주겠다! 나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 네 힘까지 전력을 다해 동원해주마! 그쯤은 해 주어야 너에게 유흥거리가 되지 않겠더냐─!]


그리 멍하니 있는 모습을 도플갱어는 와 볼 테면 와 보라는 도발의 의미로 받아들였던 것일까.

궁지에 몰린 생쥐가 발악하듯 뒤뚱거리며 온몸을 거칠게 휘저었다. 무술이라 보기에는 지나치게 형편없고, 주문의 일환이라 보기에도 동떨어진 몸동작.

그러나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왜?’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제자리에만 있던 유논의 옆쪽을 새카만 섬광이 지나쳤다.


번쩍────.


어떠한 기척도 없었다. 그저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옆의 대지가 깨끗하게 깎인 채 비정상적인 크레바스를 만들었다. 그 속에는 어떠한 잔해나 흔적도 없이, 처음부터 그러했다는 듯 공허만이 남았다.

유논은 찌르르 느껴지는 통증에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빛에 아주 약간 스쳤을 뿐인데도 왼팔이 흔적도 없이 뜯겨나가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마법이라고도 볼 수 없이 그저 지닌 힘을 마구잡이로 내뿜는 것에 불과한 공격이지만, 그 힘이 다름 아닌 대마법사 시절의 그가 다루던 것이었다.


오히려 목숨을 잃지 않고 팔 한 짝만으로 끝난 게 다행이라고 봐야 할 지경.

조준이 빗나간 탓인지, 흑색마나의 섬광이 그에게 정통으로 오지 않고 살짝 빗겨나간 덕분에 운 좋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만약 조준이 제대로 되어 정면으로 날아왔다면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다.


‘···아프다.’


피나 상처 하나 없이 오직 텅 비어있는 왼팔의 자리, 그 팔이 통째로 사라져 버렸을 때의 불균형과 지속적인 고통.

뇌를 찌르는 듯한 그 이질적인 감각 덕에 유논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래. 나중에 생각하자. 나중에. 지금은 살아남는 것부터. 그게 우선이다.”


스스로를 설득하듯 중얼거린 뒤 도플갱어에게 기감을 집중했다.

놈은 생사대적의 팔 하나를 단숨에 없애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분개하는 기색이었다.


[그래, 인간의 신체 따위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이거지. 팔 하나 내줘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겠지! 애초에 내 우스운 발악 따위는 네게 상처 입히지도 못할 재롱에 불과했을 테고. 그러니 피하지도 않았겠지이이이이!]


놈의 심기를 더 뒤틀지 않을 작정으로 조심스레 소리 없는 주문을 외운다.

그러나 도플갱어는 아무런 반응조차 없는 모습에 도리어 제가 더 무시당한다고 느낀 모양이었다.


[끝까지 나를 무시하는군! 너도 그렇고, 너의 이, 빌어먹을, 미친 힘도 그렇고! 내 몸속에서 튀어나오려고, 너는 우리들을 다룰 자격이 없다고 말하듯이 들끓으면서도, 정작 그 힘을 뿜어 너를 공격하려고 하면 자기네 주인을 알아보기라도 하듯 방향을 틀어 빗겨나가! 이럴 줄 알고 있었지? 그래서 피하지도 않은 거지? 당연히 그랬겠지!]


놈이 말을 끝나고, 새로 입을 열며 숨을 몰아쉬려던 순간이었다.

유논은 마정석을 통해 몸에 공급했던 모든 마력을 전신에 불어넣었다. 은밀하고 또 강력한 힘이 움튼다.


미세한 수인을 통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초소형의 은빛 이름 없는 지팡이가 멀쩡한 오른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것을 던진다. 묵직한 것이 극한까지 과열되어 터져나가는 오른팔의 마력회로와, 찢어지는 근육의 힘을 싣고 발사되었다.



─────────────────!



사람이 던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발리스타나 대포의 그것이라고 봐야 할 압도적인 화력.

순식간에 공간을 좁히고 초음속으로 나아가는 그것을 마지막 남은 한 줌의 마력으로 조정한다.


왼팔이 날아가 버린 탓에 미세하게 엇나가 있던 균형감각.

그 때문에 틀어진 궤도를 염력이 세밀하게 조정했다. 단순히 경로를 조금 건드는 것에 불과한데도 그 과다한 염력 사용에 코피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투창의 궤도가 딱 맞아떨어진다.

도플갱어는 꿰뚫리는 그 순간까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그것을 인지하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거력을 품고 나아가는 은빛 구슬에 불과했던 것이, 유논이 미리 부여한 마법에 의해 점차 길어지고 늘어나며 은빛 화살로 변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화살이 굵어지고 또 단단해지며 어느 순간부터는 은빛 거창Lance로 변한다.


악마를 죽이는 창이 흑색 보호막을 마주치고는 길을 잃고 뒤틀리는가 싶더니, 이내 그 속에서 맑은 은빛이 환하게 점멸했다.


유논은 그 모습을 극한까지 가속된 안력으로 끝까지 바라보았다.

성공을 직감했다.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흑색마나의 방벽을 뚫지 못한다. 마탄 일곱 발을 쏟아부었음에도 죽지 않은 것이 그 증거였다. 힘의 양보다는 질의 문제였다.

흑색마나의 방벽을 넘어 공격하려면, 단순히 강력한 공격을 마구잡이로 벌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방벽을 뚫을 만큼의 격을 갖춘 무기나 능력의 유무가 중요했다.


유논에게는 그런 무기가 단 하나 있었다.


그가 대마법사 시절 만들어, 아직까지 함께하고 있는 최강의 무기.

대마법사의 마법과 드래곤의 금속이 합쳐져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영성을 지니는, 그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으며 그 무엇이든 막아내고 또 관통할 수 있는 은빛 지팡이.


소리조차 없고 인지조차 할 수 없이.


정밀한 계산을 따라 살포시 내려앉아.


깃털처럼 흑색마나 속으로 스며들어서.



이름 없는 지팡이가 도플갱어의 몸을 꿰뚫었다.



[──────────────!]



도플갱어가 인간의 언어로는 이해할 수 없는 비명을 질렀다.

흑색마나의 장벽이 은빛 창에 실린 힘을 감쇄시켜 준 탓인지, 질기게도 아직까지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즉사가 아니었다 뿐이지, 몸의 정중앙을 그대로 꿰뚫리고 내장이 전부 곤죽이 되어버리는 치명상이다.

단지 고대 괴물과 유논의 신체가 합쳐져 탄생한 끈질긴 생명력 탓에 죽지 않은 것일 뿐, 놈의 생은 이제 단 몇 초밖에 남지 않았다.

말 그대로 죽은 목숨이었다.


그런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기 때문일까.

놈은 떨리는 손으로 몸에 박힌 은창을 매만지다가, 결코 뽑을 수 없을 만큼 깊이 꽂혀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한 듯 말한다.


[끝까지···자신의 진정한 힘을 쓰지 않는구나. 너희 인간들은 마지막까지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너희들 앞에서 난 너무나도─]


그리 흐느끼며 말하는 것이 마지막이었다.


[―초라해져.]


도플갱어는 그것을 끝으로 숨이 끊어졌다. 어떠한 생명 활동도 놈에게서 보이지 않았다.

저 끈질긴 괴물이 드디어 죽은 것이다.


도플갱어 사냥은 끝났다.

의뢰를 완수했다. 정화교 쉘터를 지켜냈다.


그러나 유논은 조금도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헛된 상념에 빠져들 뿐이다.


‘···어째서.’


그의 눈은 아직도 도플갱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흑색마나의 향기를 좇고 있었다.

그러다 보면, 옛 기억을 되새기기라도 하듯 실제로 흑색마나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기분 탓일까. 환시幻視와 환후幻嗅가 그를 괴롭히는 것일까.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그런 게 아니었다. 환각 따위가 아니었다. 그의 신체가 그따위 것을 경험할 리 없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바라보니, 정말로 흑색마나가 있었다.

그것도 넘쳐날 듯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저건.”


유논은 도플갱어의 시체가 검게 변색되며 그 혈관이 흑색으로 꿈틀대는 것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시체의 내부에는 흑색마나가 홍수 일듯 가득했다.


한눈에 보자마자 무슨 일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나 중독 현상!’


마법의 이론과 지식적 측면에 미숙하면서 그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강력한 마력과 마나를 다룰 줄 알던 어설픈 마법사들에게 자주 나타나던, 옛 시대의 마법질병이다.

부족한 마법실력이 넘쳐나는 힘을 따라가지 못해서 통제를 잃고 폭주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도플갱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유논의 신체와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성기 시절 유논이 보유하던 흑색마나를 동시에 지니고 있었지만.

그 마나와 마력을 통제할 지식을 완전히 지니지 못했고, 그럴 만한 경지에도 오르지 못했다.


마나 중독 현상이 일어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도플갱어가 말했던 ‘난 어차피 곧 죽는다.’ 라는 말은 이것을 뜻했던 것이다. 유논의 몸을 훔치고 흑색마나를 손에 넣으면 스스로가 그 힘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안 그래도 통제할 수 없었던 것들인데, 심지어는 그것들을 다루던 도플갱어가 죽기까지 했다.

마나와 마력은 더욱 날뛰며 폭주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지금 저기 폭발 직전까지 가 있는 마나는 다름 아닌 흑색마나였다.


전성기 시절 세계 제일의 대마법사라 불리던 흑색의 마법사, 그 유논이 발견하고 또 부리던 가장 강력한 마법 물질 중 하나.


그런 흑색마나가 폭주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유논은 과거에 그에 관해 의문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았다.

흑색마나의 대폭발. 대마법사 시절의 그조차도 수습하는 데 애를 먹었더랬다.

핵폭탄 따위는 우습게 보일 만한 마법재해가 세상을 뒤덮을 것이다. 안 그래도 멸망을 향해 질주하던 세계가 이로 인해 완전히 종말을 맞이할지도 몰랐다.


우습게도 도플갱어는 그리 지긋지긋하게 말하던 인류의 종말을 죽어서나마 정말로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일 났군.”


전신 대부분의 마력을 소모했다. 남은 것이라고는 최소한의 신체 기동을 위해 남겨놓은 단 한 톨 뿐이었다.

저항할 방법도 없을 뿐더러, 그럴 능력도 없다.


유논은 멍하니 주저앉아 검은 마나가 꿈틀거리는 현장으로 닿지 않을 손을 뻗었다.


‘너희들은, 어째서.’


의식은 그 이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순간 시야가 암전했다. 눈을 뜨고 있음에도 감은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고가 칠흑 같은 어둠에 잡아먹힌다.


모든 것이 사라져가는 검은 빛 속.

시커먼 무언가가 폭발하며 천지를 뒤덮었다.


흑색마나가 폭발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외할머니께서 해주신 팥죽을 먹었습니다. 내일이 동지라죠?

팥죽 속에 칼국수가 들어가 있는 것은 처음 봤네요. 외할머니가 전라도 출신이셔서, 전라도에서는 팥죽을 이렇게 먹는다고 합니다. 맛있었습니다. 아주 든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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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샤를로트(2) +12 20.12.24 819 42 14쪽
103 샤를로트(1) +19 20.12.23 853 48 13쪽
102 흑색마나(5) +5 20.12.23 842 46 14쪽
101 흑색마나(4) +17 20.12.22 847 52 18쪽
100 흑색마나(3) +23 20.12.21 835 52 15쪽
» 흑색마나(2) +21 20.12.20 870 4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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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불쾌한 골짜기(2) +5 20.12.18 808 37 16쪽
95 불쾌한 골짜기(1) +22 20.12.13 846 47 16쪽
94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5) +28 20.12.12 802 39 15쪽
93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4) +11 20.12.11 806 41 15쪽
92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3) +11 20.12.10 828 39 14쪽
91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2) +18 20.12.09 873 45 13쪽
90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1) +26 20.12.08 898 52 13쪽
89 외전-제국의 적(3) +23 20.12.05 847 51 16쪽
88 외전-제국의 적(2) +16 20.12.04 847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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