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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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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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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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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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외전-Boy Meets Girl(6)

DUMMY

다음 날 밤, 유논은 공원으로 향했다.

그 다음 날에도, 며칠이 지난 뒤의 밤에도.

그는 매일 밤마다 습관처럼 그곳을 들렸다.


그는 7공주와 어느 순간부터 말을 놓았다.


“유논.”

“왜.”


언젠가 소녀가 분수대 위에 걸터앉은 채 불렀다.

그녀는 젖지 않는 투명한 다리를 물안개 속으로 퍼덕이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네 꿈이 뭐랬더라?”

“그새에 까먹은 거냐?”


유논은 눈살을 찌푸렸다.


“말했잖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아, 그랬었지. 참 언제 들어도 유치하기 짝이 없어.”

“···그러는 너는, 얼마나 당당한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그따구로 말하는 거냐?”

“나? 없는데.”

“······.”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하지만 만약 생긴다면, 적어도 네 것보다는 훨씬 그럴듯하지 않을까?”

“염병···.”


첨벙.


분수대에서 물이 튀었다.

유논은 볼에 닿는 차가운 감각에 소녀를 노려보았다.

일부러 그런 것이 분명했다. 저걸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그래서, 세상을 어떻게 바꿀 건데?”

“음?”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거라는 원대한 장래희망을 가지고 계시는데, 그것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론이라도 만들어 놓으셔야 하지 않았을까요, 유논 경?”

“뭐, 대충은 있지.”


유논은 심드렁히 말했다.


“일단, 제국부터 바꾼다.”

“어떻게?”

“그러려면 제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게 우선순위이겠지.”

“황제라도 되려고?”


소녀가 태연히 물었다.

유논은 눈을 가늘게 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당연하지만 엿듣는 사람은 없었다. 있었다면 진즉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너 공주 맞냐? 황실 직계라는 년이 황제를 그렇게 쉽게 입에 담아?”

“뭐 어때. 기껏해야 얼굴 몇 번 본 삼촌에 불과한데.”


유논은 할 말을 잃었다.

반골 성질이 강한 그와 오랫동안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저 고귀한 공주님까지도 자유로운 사상과 언행에 물들어버린 것일까. 혹은 친해지고 나니 감춰두었던 본성을 드러낸 것일까.

에라 모르겠다 싶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어째 생각하는 게 네 호위 기사를 쏙 빼닮았냐.”

“파빌리안 스트라우스?”

“그래. 그 녀석도 나한테 그렇게 물어봤었지. 혁명을 일으켜서 새로 황제로 등극하기라도 할 거냐고.”

“뭐라고 대답했는데?”

“뭐라고 대답하긴, 과대망상 좀 품지 말라고 따끔하게 말해줬지.”

“음···.”

“너한테도 똑같이 말해줄까?”


소녀는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황제 자리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지?”

“전혀.”

“왜? 제국을 바꾸고 싶다면 그게 가장 빠른 방법 아니야?”

“그럴지도.”

“지금 나랑 말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유논은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그만큼 진통도 크겠지. 제국의 기득권층을 전부 다 뒤집어야 할 테고, 황족들을 싹 다 죽여야 할 테고, 새로 국가의 기틀을 세워야 할지도 모르고, 그 와중에 왕국연맹의 위험도 걱정해야 하고···.”


그런 건 딱 질색이다.

유논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혁명가가 아니야. 혁명은 지나치게 귀찮고 힘든 일이지. 나는 보다 온건한 방법을 택할 거야. 혁명이라도 일으켰다간 사람이 얼마나 많이 죽어나갈지 상상이라도 해 봤어?”

“인간 백정이나 다름없는 기사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유논이 째려보았으나, 소녀는 주춤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솔직히 맞잖아. 네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전쟁에서 공을 얼마나 많이 세웠는지, 궁궐 안에만 갇혀있는 내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구. 아마 사람 엄청나게 죽였을 텐데. 아니야?”

“후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논은 짙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솔직히 내가 인도주의자는 아니긴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 목숨을 개같이 아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건 더더욱 아니야.”


첫 살인의 충격도 옅어진 지 오래였고, 이제는 사람을 베는 감각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게 생명의 무게를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생명을 소중히 여겼다. 적어도 그러고자 노력했다.


유논의 어두운 낯빛에 소녀는 잽싸게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네가 오르고 싶은 제국 최고의 자리라는 게 뭔데?”

“글쎄. 재상? 혹은 다음 황제의 섭정? 아마 그 비스무리한 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제국은 재상제를 철폐한 지 오래잖아?”


현 황제 크로노스 폰 카라얀은 편집증적인 의심병의 소유자이다.

타인이 황제 다음 가는 권력을 부릴 수 있도록 놔둘 리가 없다. 재상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된 직책이었다. 섭정은 말할 것도 없다.


“다시 만들든지 해야지. 직책명은 재상공? 섭정공? 그래. 섭정공이 어감이 좋네. 섭정공으로 하고.”

“벌써부터 제국을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드러내다니···이 괴물!”


소녀가 장난기 가득한 어투로 또다시 물을 흩뿌렸다. 유논은 팔을 들어 물세례를 막았다.


“그래서, 재상이 되고 나면 어떡할 건데?”

“재상이 되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된다면···우선 전쟁을 멈추고, 또 노예들의 숫자부터 줄여야지. 이 나라는 노예가 너무 많아. 국가에 세금도 내지 않는데다가, 애초에 노예제 자체가 그다지 효율이 높은 수단이 아니야. 이미 노예가 된 사람들이야 귀족가문의 반발로 전부 해방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자유민들이 굶다 못해 노예를 자처하는 상황이 오지는 않게끔 해야지.”

“···어, 어.”


소녀는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튀어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가 시행하는 복지라는 개념이 잡혀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건 너무 먼 훗날의 이야기고. 일단은 국가 차원에서 땅을 조금 풀어야 할 필요가 있어. 황실 소유의 기름진 땅들을 조금만 자영농들에게 분배해도 훨씬 살 만한 나라가 될 걸.”

“야, 내가 잘못 했어···.”


유논은 못 들은 체하고 속사포처럼 말을 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계급제, 그리고 마탑, 기사단 같은 무력단체들까지 손보고 싶지만 그건 역풍이 장난 아닐 테고. 건드리더라도 세심하게 건드려야겠지. 경제나 문화는 최대한 부흥시키는 쪽으로 갈 거야. 국가가 거대 상단들과 귀족가문들의 독점 체제를 조금만 풀어줘도 경제는 훨씬 나아질 테고, 문화도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지.”

“······.” “글자와 언어가 귀족계급의 특권이라는 것부터 글러먹었어. 금속 활자를 발명하던가 해서 책을 대량으로 찍어내고, 전국에 뿌릴 거다. 거기에다 국립 학교도 몇 개 세우면 그나마 사정이 나아지겠지. 평민들이 그나마 생각을 할 줄 알게 될 거다. 대중문화가 발전할 테고, 언론 비슷한 게 생기겠지. 그리고 또···.”

“그만!”


소녀는 황급히 분수대에서 뛰어내리며 유논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거기까지만 해! 내가 미안해. 유치하다고 한 말 취소. 그래,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뭐, 그런 셈이지.”

“그런데 그 계획을 실행하려면 우선 재상, 아니 재상으로도 안 될 거 같은데. 아무튼 그에 준하는 직책에 오르는 게 전제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


유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권력을 손에 넣지 않고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일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자신은 있고?”


별빛 소녀가 어깨동무를 하며 물었다.

신장 차이 때문에 어깨동무라기보다는 업혀가다시피 하는 모양새였다.


“당연하지. 내가 누구인데.”


유논은 씨익 웃었다.

말단병으로 입대한 지 5년이 안 되어 황실 기사단의 상급 기사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 그다. 이변이 없다면 향후 10년 내에 고위직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능히 제국의 꼭대기에 앉게 될 것이다.

신분제가 뿌리박힌 사회라 마냥 쉽지만은 않겠지만, 압도적인 실력과 무력을 지닌 이상 그 격차조차 뒤집을 자신이 있었다.

그는 단순히 잘 싸울 뿐만 아니라 사람 심리에도 능숙했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정치력을 발휘할 의향도 있었다.


소녀 또한 저리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도 비웃지 못했다.

그녀는 지난 세월동안 유논과 몹시 가까워졌다. 유논이라는 사내가 어떠한 인간인지 알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는 저 사내가 실패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수 없었다. 초신성이라는 말이 저보다 더 어울릴 수 없었다.

호위기사로 함께하는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조차도 유논에 비하면 빛이 바랬다.

유논은 무력과 지력, 그리고 사고방식에서까지 그 모든 부분에서 위험하게 빛나는 인간이었다. 맹렬히 타오르는 태양과 같다.

유논이라면 능히 저 불가능해 보이는 위업을 행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라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저 투덜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여간, 잘나셨어.”

“새삼스럽게 왜 그래? 나 잘난 거 여태 모르고 있었어?”


이미 알던 사실이지만, 저리 뻔뻔스럽게 나오면 아는 것도 모르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얄미운 마음에 공주는 혀를 한 번 내밀어 준 뒤 입을 열었다.


유논에게 아주 오랫동안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그런데, 그런다고 해서 정말 세상이 더 좋아질까?”

“응?”

“그리고···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꾼다는 건 결국 너를 위한 게 아니잖아. 네가 하고 싶은 건 없어?”


유논은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너는, 가끔 보면 스스로조차 그렇게 세뇌하는 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 ‘나는 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곳에 왔다.’ 라고. 그런데···정말 그랬을 리는 없잖아.”

“······.”

“너는 제국을 엄청나게 싫어하고 네 고향을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가끔은 네 고향 땅조차 무지 증오하는 것 같아. 고향 이야기 하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잖아. 가끔은 물어보고 싶기도 해. 사고로 인해 여기 떨어졌다면서, 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거냐고.”


그야 내 고향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동방 대륙이 아니니까. 그곳으로 가려면 바다가 아니라, 차원과 우주를 넘나들어야 하니까.

유논은 턱 끝까지 올라온 말을 애써 삼켰다.


“제국을 네 고향처럼 바꾸고 싶어 하면서, 왜 네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방법은 찾지 않는 거야?”


그것은 유논이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그는 제국을 지구처럼 바꾸고 싶었던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는 왜 제국을 지구처럼 바꾸겠다는 꿈을 가졌을지언정, 지구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겠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일까.

왜 그는 지구를 없는 것처럼 무시한 채, 지구로 갈 방법을 모색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일까.


“······.”


유논은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소녀는 그런 유논을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 * *




‘내가 제국을 내 고향처럼 바꾸고 싶어 한다···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군.’


아니, 사실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니라 그게 맞다.

그는 무의식중에 제국을, 이 세상을 지구처럼 바꾸려 하고 있었다. 지구를 이상향으로 여기고 있었다.


유논은 탄식했다.


“나는 사실 지구를 그리워하고 있었건 건가···.”


여태까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고향 땅을 미워했으니까. 난데없이 환상세계에 떨어지기 전까지, 그는 그곳을 지옥이라 부르며 아주 지긋지긋하다 여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건···이곳에서 얻은 것들을 잃기 싫어서? 혹은 이제는 정들어버린 이곳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회피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돌아가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봐? 잘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유논은 공주가 던진 또 다른 질문을 되새겼다.


‘그런데, 그런다고 해서 세상이 더 좋아질까?’


모른다.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절대의 권력자가 되어 토지제도를 바꾸고, 경제를, 문화를, 군사제도를 개혁한다면 세상이 더 좋아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지도 모를 일이다. 지구에서도 그랬듯이, 문명이 발달한 세상이라 해서 사람들이 무조건적으로 더 행복해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현대인이 중세인보다 더 문명적인 삶을 누릴지는 몰라도 현대인이 중세인보다 자신의 삶에 더 만족스러워할지는 모를 일이다.


어쩌면 열심히 개혁한다 해도 결국 죽고 나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갈지도 모를 일이고, 기존의 고통 받던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또 다른 고통을 유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어쩌면 그의 꿈은 정말 무의미한 것일지도 몰랐다.


‘만약 그렇다면···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저벅.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유논은 이 묵직한 보폭의 주인이 누구인지 듣자마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도대체 왜 이 세계로 온 거지?’


그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 굳은 얼굴로 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파빌리안.”


유논은 친우에게 반갑지 못한 인사를 건넸다.


작가의말

저는 베스킨라빈스의 슈팅스타 아이스크림을 좋아합니다. 애들 입맛이죠.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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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흑색마나(5) +5 20.12.23 841 46 14쪽
101 흑색마나(4) +17 20.12.22 847 52 18쪽
100 흑색마나(3) +23 20.12.21 835 52 15쪽
99 흑색마나(2) +21 20.12.20 869 4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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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불쾌한 골짜기(1) +22 20.12.13 846 4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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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4) +11 20.12.11 806 41 15쪽
92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3) +11 20.12.10 828 39 14쪽
91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2) +18 20.12.09 873 45 13쪽
90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1) +26 20.12.08 898 5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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