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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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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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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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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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2)

DUMMY

기억하기 힘든 시절부터,

그녀의 눈에는 봐서는 안 될 것들이 보였다.


가끔은 아주 오래된 옛날이 보이기도 했고, 아득히 먼 미래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역사책을 읽고 나면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당시의 모습이 생생한 기억으로 되살아나곤 했다.

누구든 사람을 만나고 나면 그 사람의 어릴 적 모습과 미래의 변모한 모습이 현실과 겹쳐 아른거렸다.


그녀가 가끔씩 또래보다 성숙하게 굴거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지식을 알고 있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유논은 그렇게 말했다.

마법사에게는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고, 어떤 현상이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만약 그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단순히 혈통이나 눈에 담긴 능력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방대한 금색마나와 시간마법에 노출된 바람에 일어난 일종의 변이 현상일 거라며 일장 연설을 시작했을 것이다.


설득력 있는 가설이었다.


‘하지만···난 어렸을 때의 기억이 없는걸.’


그러나 가설을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금색마나와 시간마법에 노출되었기에 이렇게 되었을 것이라지만, 그녀에게는 어렸을 적의 기억이 없었다.

맨 처음 기억나는 그 순간부터, 그녀에게는 부모가 없었다. 고향도 없었다. 집도 없었다.


스스로의 기원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오직 몇 마디 짧은 목소리.


‘아가씨, 아가씨는 귀하신 분입니다. 스스로를 귀히 여기십시오.’

‘제가, 누구인데요?’

‘그것은 제가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스스로 깨달으셔야 할 문제이지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아가씨는 이미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신 분이며, 앞으로는 더욱 고귀해지고 또 위대해지실 것입니다.’

‘···정말요?’

‘물론입니다. 저를 믿어주시지요. 그리고 앞으로는 말씀을 낮추셔야 합니다. 아가씨는 세상의 주인이 되실 분입니다. 그 누구도 높여서 불러서는 아니 됩니다.’

‘알았어요. 아니···알았어.’


목소리의 주인은 그리 말하고는 그녀를 시라센 성주에게 넘겼다.

그리고 그 금고 속에서 참으로 오랜 시간을 살다가, 그렇게 평생을 갇혀 있을 거라고만 생각하다가, 뒤늦게 유논을 만났다.


세상 거대한 슬픔을 짊어지고 있는 그녀의 단 하나뿐인 스승님.


유논이 그토록 설교했는데도 존댓말이 입에 붙지 않은 것은 일부러 반항한 것이 아니라, 그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가씨는 세상의 주인이 되실 분입니다. 그 누구도 높여 불러서는 아니 됩니다.’


그때의 목소리가 아직도 뇌리에 깊숙이 새겨져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반말이 계속 나왔을 뿐이다.


본능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눈으로도, 자기 자신의 과거나 미래는 엿볼 수가 없었다. 거울이나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봐도 그저 평소와 똑같은 얼굴만 보일 뿐이었다.


오직 남의 과거나 미래만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이했다.


‘이번에는···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실제로도 안 봤는데 머릿속으로 그냥 들어왔어.’


유논의 시점으로, 파빌리안 스트라우스의 시점으로, 그리고 다른 과거의 인물들의 시점으로 본 먼 옛날의 이야기였다.

처음으로 아무런 예고 없이 타인의 기억들이 눈앞에 환상처럼 펼쳐졌다.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몰랐다.

유논과 만나 시라센 괴물둥지를 탈출한 이후로, 그의 제자가 되어 마법을 배운 이후로 그녀의 힘은 나날이 강해지기만 했으니까.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수많은 능력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개화했다.


눈을 감으면 병든 세상이 보였고, 눈을 뜨면 시공의 괴리가 보였다. 다른 세계와 연결된 채 죽어가는 환상의 세계.


귀에는 마나들의 속삭임이 들렸다. 그들이 재잘거리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심각한 이야기들이었다. 세계멸망과 관련된 그런.


그리고 그 모든 힘은 전부 단 하나.

오롯이 집중된 일점一點에서부터 나왔다.


‘···내 심장.’


과거에는 알지 못했다.

제대로 힘을 쓰지도 못하던 나날이었으니까.


그러나 마법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느 정도 제 능력을 다룰 수 있게 된 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의 힘은 심장에서부터 기원했다.


황금빛 기운을 잔뜩 품고 있는 심장이 그녀의 전신에 힘을 공급했다.

시간을 멈추거나, 빠르게 만들거나, 느리게 만들거나 하는 등의 마법을 부릴 때면 언제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가끔은, 그래서인지 가슴팍이 답답하고 아플 때도 있었다. 특히 요즘 그런 일이 잦았다.


‘지금도 그렇네.’


과거의 일을 엿본 것의 대가일까.

심장을 쥐어짜는 것 같은 은은한 통증이 느껴졌다.

시드는 자기도 모르게 비틀거렸다.


“이봐, 괜찮나?”


순간 넘어질 뻔한 소녀의 몸을 피오네가 부축했고, 옆에서 자세 낮추고 있던 윌리엄 스왈로우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시드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아니, 안 괜찮아.”


그녀의 몸 상태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잠깐의 통증에 불과할 뿐이다.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것이다.

하지만 일행의 상태는 아주 좋지 않았다.

단순히 안 좋은 수준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이었다.


“도플갱어가 우리를 본 것 같아.”

“······.”


잠시의 정적.

윌리엄 스왈로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거, 확실한 거니? 잘못 본 것은 아니고?”


시드는 확신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응. 미안해···나랑 눈이 마주친 것 같아.”


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고 난 뒤의 지금임에도, 눈이 마주치자 입을 귀까지 찢어 올리며 웃던 도플갱어의 모습이 선했다.


잘못 보았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다.

도플갱어가 아무 이유 없이 그들이 있는 이곳의 위치를, 그것도 시드가 몰래 눈을 내밀고 있던 수 킬로미터 밖의 돌무더기 위쪽을 정확히 콕 집어 바라보아서 섬뜩하게 웃을 리는 없었을 테니까.


윌리엄 스왈로우는 침음을 흘렸다.


“아니···저 괴물이 이 거리에서 우리 모습을 볼 거라고는 나도 상상조차 못하기도 했고, 어차피 우리 모두 얼굴을 내밀고 있었으니 딱히 네 잘못이라고만 보기에는 힘들단다. 괜찮아.”


시력을 증강시키는 괴상한 방법을 썼거나, 그도 아니면 뭔가 다른 수를 써서 이쪽의 위치를 알아냈겠지···.

윌리엄 스왈로우는 그리 중얼대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서, 계획이라도 있습니까? 도망칠 거라면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할 겁니다.”


피오네가 무표정한 채 물었다.


“아니, 만약 정말 도플갱어가 눈치 챘다면 도망쳐봤자 금방 쫓길 거요. 그보다는 정황을 먼저 파악해야겠지···.”


그는 그리 말하며 눈을 감았다.

곧 땅속에서 창백한 외모의 소년이 튀어나왔다.


검붉은 외투를 입은 채, 잠을 자다 말고 깬 듯 하품하는 입 안에서 번쩍이는 희고 날카로운 송곳니.


일전에 유논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시도한 적 있었던 윌리엄 스왈로우의 동료, 언데드 뱀파이어였다.


“하암···무슨 일이야? 미리 말해두지만, 지난번의 그 괴물 같은 남자랑 또 싸워야 하는 거면 난 미리 빠질게. 그거 완전 자살행위라고.”

“하하···알았다. 이번엔 무리한 일을 시키지 않기로 약속하마. 저기 아래 보이지?”


윌리엄 스왈로우는 능숙하게 뱀파이어 소년을 달래며 언덕 아래쪽을 가리켰다.


“보여. 와, 시체들이 존나게 많네? 설마 저것들 전부랑 싸우라는 건 아니지? 미리 말해두지만 나 자신 없다?”

“당연히 아니지. 저 시체들 중 혹시 방향을 틀고 이쪽으로 향하는 것들은 없는지 살펴봐주려무나. 그 정도면 충분하단다.”

“뭐, 별거 아니네. 다녀올게.”


언데드 뱀파이어는 검은 박쥐들의 무리로 변해 날아갔다.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네크로맨서의 모습에 시드는 입을 열었다.


“뭐 마음에 안 드는 점이라도 있어?”

“그게···토미가 걱정되는구나.”

“토미?”

“아, 내가 말을 안 해 줬구나. 방금 날아간 저 아이의 이름이 토미란다. 뱀파이어지.”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술술 털어놓기 시작한다.


“토미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솔직히 토미는 숨어서 정찰을 하거나, 잠입하는 임무에 어울리는 아이가 아니야.”

“그러면?”

“워낙 뽐내기를 좋아하는지라, 대놓고 화려하게 나타나서 확! 하고 재빠르게 달려들어 기습하는 식의 싸움을 즐겨하는 아이지. 그래도 은신에 아예 일가견이 없는 것은 아니니 평소라면 안심하고 보냈을 테지만···이번에는 상대가 상대다 보니 걱정되는구나.”

“으음.”

“그나마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박쥐로 변해 도망칠 수 있을 테니 그건 다행이지만.”


그리 말하는 윌리엄 스왈로우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저리 많은 병력을, 그야말로 시체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아직까지 정화교 쉘터까지 진격하지 않고 있다 이제야 움직인 것도 그렇고···대왕님의 힘을 훔쳐 쓰는 것도 그렇고, 저 괴물은 위험한 점이, 미심쩍은 점들이 너무 많아.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구나.”


분위기가 너무 어두운 것 같아, 시드는 화제를 돌릴 겸 물었다.


“그런데 그러면 은신이나 잠입, 뭐 그런 쪽에 특화된 언데드 친구를 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애들은 못 찾았어?”


순수한 궁금증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윌리엄 스왈로우는 우울한 낯으로 대답했다.


“찾았지. 그것도 둘이나.”

“그럼 걔네들 부르면 되겠네! 어디에 있어?”

“둘 다 지금은 못 부른다.”

“···어, 왜?”


네크로맨서는 한숨을 푹 쉬었다.


“첫 번째 아이는 이름이 제니였단다. 몸을 영체화시켜서 적진에 잠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령이었지.”

“······.”


유령.

시드는 그 말을 듣자마자 윌리엄 스왈로우와의 전투 도중, 유논을 기습했던 처녀귀신이 떠올렸다.

등 뒤에서 유논을 덮쳤다가 반격당하고 투명하게 변해 사라졌던 것으로 기억했다.


“죽지는 않았지만, 기운을 크게 상해서 지금은 무덤에서 요양 중이라고 하더구나. 소멸되기 직전까지 갔다고 하던데, 아마 내가 불러내려고 해도 녀석 쪽에서 거부할 거다.”

“아···그러면, 두 번째 언데드는? 걔도 못 부르는 어떤 사정이 있어?”


그러나 말을 꺼내자마자 아차 싶었다.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어찌 된 일일지 예상이 가서, 시드는 어색하게 웃었다.

차라리 물어보지나 말걸.


과연 예상한 대로였다.


“두 번째 아이는 이름이 사라였지. 신체와 장비를 전부 투명화해서 기척 없이 은신할 수 있는 돌연변이였단다. 그런데···.”

“···하하.”


더 들을 것도 없었다.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투명인간 언데드는 유논에게 단칼에 목이 베였다.


‘하여간 우리 스승님, 너무 과격하다니까.’


시드가 속으로 투덜대며 윌리엄 스왈로우에게 무어라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 그래도 토미라도 있어서 다행이네. 듬직하잖아."

"듬직하기는···지난번에 네 스승님한테 칼 한 번 스쳤다고 어찌나 엄살을 부리던지. 마음 같아서는 확 그냥 버려버리고 싶구나. 내 아들내미만 갑자기 실종되지 않았어도 토미 대신 차라리 그 아이한테 정찰을 부탁했을 텐데."


아들? 시드가 무어라 물어보려던 때였다.


“······!”


우울해하던 네크로맨서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보니, 그가 바라보는 쪽에서 박쥐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벌써?”


하도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부터 몰려오는 시체 군단이다 보니 동정을 파악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금방 돌아온 것이다.

그다지 좋은 징조인 것 같지는 않았다.


윌리엄 스왈로우가 다시금 뱀파이어의 모습으로 돌아온 토미를 서둘러 맞이했다.


“오,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구나.”

“응. 금방 보이던데?”


언데드 뱀파이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말했다.


“정찰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군대 전체? 아니···전체는 아닌가. 하도 많아서 셀 수가 없다보니. 아무튼 시체들이 존나 많이 방향 틀어서 이쪽으로 올라오더라고. 이거 아무래도 상황이 좀 많이 좆된 거 같은데, 아저씨.”

“······.”

“어어, 괜찮아, 아저씨? 정신 차려! 뭐 별 일 있겠어?"

“별일···있을 것 같다만.”

“에이, 괜찮아. 뱀파이어 좋다는 게 뭐야. 정 죽을 거 같으면 내가 목이라도 물어서 뱀파이어로 만들어주면 되지. 안 그래도 아저씨 피 맛 궁금했는데 잘 됐네. 내가 비록 죽은 몸이지만 아직 종족번식능력은 남아있거든. 아저씨 하나쯤은 동족으로 만들 수 있어. 그런 다음 같이 박쥐로 변해서 튀자.”

“···말이라도 고맙구나.”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윌리엄 스왈로우는 착잡한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


작가의말

최근에 자주 시켜먹는 샐러드볼이 있습니다. 샐러드와 닭고기(혹은 돼지고기), 그리고 소스, 그리고 용기 밑에 깔려있는 밥을 함께 섞어먹는 방식인데요. 샐러드와 밥이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맛있어요.

얼마 전에 집 냉장고에 넣어둔 샐러드볼을 꺼내서 먹으려고 했는데, 밥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있는 겁니다. 밥만 긁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먹으려고 했는데 데우고 다시 가져오는 동안 잘못하고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접시가 깨지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어찌나 서럽던지...

결국 새로 시켜먹었습니다. 하루 종일 아침은 밥 없는 샐러드볼 먹고, 저녁도 샐러드볼 먹고, 다음날도 샐러드볼을 먹었네요. 정말 원 없이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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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유논(1) +10 20.12.25 852 46 20쪽
105 샤를로트(3) +3 20.12.25 809 42 17쪽
104 샤를로트(2) +12 20.12.24 818 42 14쪽
103 샤를로트(1) +19 20.12.23 852 48 13쪽
102 흑색마나(5) +5 20.12.23 841 46 14쪽
101 흑색마나(4) +17 20.12.22 847 52 18쪽
100 흑색마나(3) +23 20.12.21 834 52 15쪽
99 흑색마나(2) +21 20.12.20 869 4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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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불쾌한 골짜기(1) +22 20.12.13 846 4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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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4) +11 20.12.11 806 41 15쪽
92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3) +11 20.12.10 828 39 14쪽
»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2) +18 20.12.09 873 45 13쪽
90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1) +26 20.12.08 898 52 13쪽
89 외전-제국의 적(3) +23 20.12.05 847 5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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