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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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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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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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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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논(5)

DUMMY

「확장된 게이트조차 별 무리 없이 감출 수 있을 만큼 결계를 크게 펼쳐 놓았기에, 남들에게 들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당혹스러웠다.」


「게이트가 두 동떨어진 차원을 지속해서 연결하다 보니 통로가 점차 벌어지게 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 이 크기에서 그치지 않고 게이트가 더 커지기도 할까?」


「차라리 그 정도 선에서 끝나면 다행이었다. 진짜 문제는, 내가 설계한 게이트는 애초에 저렇게까지 큰 면적의 차원 통로를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슨 뜻이냐면, 비대하게 커진 차원 간의 틈새를 가뜩이나 불안정한 상태의 게이트가 감당하지 못하고 과부하로 터져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4차원의 시공간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는 게이트였다. 폭발하기라도 한다면 지구 같은 자그마한 행성은 가루도 안 남기고 찢길 것이요, 환상세계도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무너지게 될 것이다.」


「순간 섬뜩한 예감이 스쳤다. 신기하게도 내게 끝내 행복을 주지는 못했던 두 세상들이지만, 그 붕괴를 떠올려보니 진득한 불행이 예상에 남았다.」


「서둘러 게이트의 상황을 확인했다. 정말이지 정밀하게 검사를 진행했다. 아주 조금의 위험한 요소라도 있다면 빠짐없이 찾아낼 예정이었다.」


「정말 게이트가 폭발 직전의 단계라면 지금의 내 역량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예정된 위험에 대해 알아두기는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지도 못한다면 지금보다 배는 불행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예상 외였다.」


「게이트는 놀랍도록 안정적이었다.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잇는 통로, n차원에 경계를 둔 그것이 점차 벌어지고 있었으나 차원문도 그에 맞춰 시공간 에너지를 흡수해 크기를 늘려간다.」


「내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 ‘신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문의 한정된 틀 부분도 다차원의 영역과 결합되어서인지 자유자재로 질량을 늘리며 게이트의 확장을 무리 없이 받아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게이트는 현재로서는 안전해 보였다. 적어도 근시일 내에 터질 것 같지는 않았다.」


「문제는 폭발의 위험이 없어진 것일 뿐, 차원의 틈새가 벌어지며 게이트가 점점 더 확장되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 아마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공간 에너지를 먹고 크기를 불려나갈 터였다.」


「앞으로의 경과는 더 지켜보아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의 공간 결계로 게이트를 끝까지 감출 수 없으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나는 게이트가 차원의 틈새와 결합하는 과정 중에서 퍼진 시공간 에너지에 손상 입은 결계를 보수하고 강화하는 작업을 며칠에 걸쳐 수행한 뒤, 게이트 속으로 들어갔다.」


「게이트의 지구 쪽 문에 이상이 생긴 이상, 환상세계 쪽 문에도 어떤 문제가 생긴 건 아닐지 걱정되었다. 확인하기 위해 직접 넘어가볼 생각이었다.」


「환상세계로 돌아왔을 때, 나를 맞이한 것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간곡히 외치는 목소리였다.」


「‘흑색의 대마법사시여, 저희를 도와주소서.’

그들은 연구소의 폐허 바깥에서 그리 외치고 있었다. 이 황폐한 산 속 쓰레기장이 과연 대마법사의 거처일지 의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마법사의 도움을 절실해하며.」


「어찌 된 일인지 연구소를 둘러싸던 시공간의 이상 현상은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어쩌면 확장된 게이트를 통해 차원의 틈새 속으로 되돌아간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환상세계 쪽 문의 모습이 지구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대단한 위험은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은 뒤 호기심에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은 내가 연구소를 지은 영령들의 산, 지금은 실험의 여파로 인해 그저 거대하고 황량한 민둥산이 되어버린 이곳 근처의 한 소국에서 보낸 이들이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상은 내가 연구를 시작한 지 고작 십수 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다행히도 다른 차원과 연구실 폐허를 오가며 변모한 나의 시간 흐름이 환상세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혹은 지나치게 여러 번 뒤틀린 바람에 도리어 본래의 것에 가까워졌을지도 모를 노릇이고.」


「나는 고작 그 정도 세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저들이 나의 도움을 청할 만큼의 큰일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는 환상세계 최고의 마법사이자 최강의 인간이었다. 홀몸으로 대륙의 판도를 바꾸고 국가를 없앨 수 있는 전무후무한 경지의 대마법사. 단신으로 세계 최강국인 카라얀 제국을 막아선 자. 나를 모르는 자는 세상에 없다.」


「공간의 힘이 쇠한 지금으로서는 그런 과거의 신위를 그대로 재현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겠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내가 쌓은 명성은 그대로였다. 나는 선망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 내가 마법의 경지와 연관되어 있는 중요한 연구로 연구실 안에 칩거해 있다는 것은 환상세계 전역에 널리 알려진 사실인 바, 나의 연구를 감히 방해할 만큼의 큰 용기를 내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그들은 명성 높은 흑색의 대마법사를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며 미사여구를 잔뜩 늘어놓다가, 본론을 말하라는 내 말에 조심스럽게 용건을 뱉었다.」


「자기네들 국가의 왕궁에 어떠한 마법적 현상이 발생한 것 같은데, 그것이 너무나도 심오한 수준의 마법이어서 왕궁의 수석 마법사는 물론이요, 왕국 전체의 내로라하는 마법사들을 수배하여 알아보는 자에게는 큰 포상을 내리겠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법의 정체를 파악한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 마법 현상이라는 것이 하필이면 국왕이 아끼는 사냥터에 일어나 국왕이 큰 골치를 앓고 있다며, 만일 이 마법의 정체를 알아낸다거나 없애준다면 큰 사례를 하겠노라 말하는 그들에게 물었다.」


「그 마법 현상이라는 것이 어떻게 생겼으며, 그것을 통해 어떤 일이 국왕의 사냥터에 일어났느냐고.」


「그들은 대단한 기밀을 말하듯 속삭였다.」


「왕궁의 수석 마법사의 견해에 따르면, 아무래도 전설상의 공간을 다루는 마법이 오랜 세월 끝에 모습을 드러내고 만 것 같다면서.」


「그저 코웃음이 절로 나오는 말이었다. 현 시점 유일한 공간을 다루는 마법의 수행자이자 대마법사인 이가 누구인지 안다면 결코 내뱉지 못했을 소리.」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까 고민했으나, 이어진 말에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국왕의 사냥터가 기묘한 허공의 틈새를 통해 처음 보는 다른 공간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왕국의 모든 지질학자들을 총동원해 다른 공간의 풍경을 분석했으나, 적어도 왕국에서 발견되는 지형은 아닌 것 같았다며, 어쩌면 다른 왕국이나 혹은 대륙과 연결되어 있는 공간 마법을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며 호들갑 떠는 왕국의 신하들.」


「그러나 나는 만약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게 고작 다른 왕국이나 대륙 따위의 선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한시가 급한 문제였기에 그들을 내버려두고 왕국의 수도로 간이 공간 포탈을 만들어 이동했다.」


「지금 내 부족한 공간마력과 흑색마나로는 꽤 소모가 큰 행위였지만, 한시라도 빨리 상황을 파악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그깟 것쯤은 무시하고 곧바로 왕궁에 언질을 넣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그곳의 궁녀, 시종, 기사들이 마중하러 달려왔고, 곧바로 안내받아 국왕을 알현하게 되었다. 귀찮은 허례허식이지만, 오랜 경험으로 똑바로 지키지 않으면 더 귀찮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그리 행했다.」


「국왕과의 대담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국왕의 사냥터에 발생한 이상 현상을 빨리 조사하고 싶었고, 국왕도 자신의 사냥터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서로의 목적이 신속히 처리하고자 하는 쪽으로 일치했다.」


「물론 국왕 입장에서는 나와 친분을 다지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내가 사담을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 태도를 완연히 드러내자 빠르게 포기하고 사람들을 불러 나를 사냥터로 안내하라 명했다. 과연 일국의 국왕을 맡을 정도의 역량은 되는지, 꽤 눈치가 빠른 사내였다.」


「그리하여 사냥터에 도착한 내가 발견한 것은, 거대한 차원문이었다.」


「확실히, 혹시 모를 위험을 무릅쓰고 세간에 공포의 대마법사로 알려져 있는 나를 초청할 만 했다 싶었다.」


「평범한 규모의 숲 하나를 통째로 쓰고 있는 왕실의 널찍한 사냥터를 단번에 가로지르는 저 초대형 차원 균열을 본다면, 누구나 이 잠재된 위협을 해결할 만큼 실력이 있는 확실한 전문가를 부르고 싶어 할 것이다. 이곳 국왕의 입장에서는 그게 바로 나였던 것이고.」


「나는 그 차원문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당연하게도 내가 만든 바로 그 게이트는 아니었다. 그것은 연구소와 지구의 한국을 연결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그러나 내 게이트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은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선명하게 벌어진 차원 간의 균열. 그 너머의 공간은 황량한 사막이었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는 확실하게 판단할 수가 없어, 직접 넘어가 보았다.」


「발목까지 쑥 들어가는 따가운 모래와 건조한 햇볕. 대기와 환경 모든 것이 지구의 그것과 일치했다.」


「공감각으로 좌표를 계산해 보았다. 시공간 차원에서의 좌표가 아닌, 지구의 위도와 경도 개념으로.」


「북위 27° 38′ 30″, 동경 24° 25′ 34″.」


「그 이름도 유명한 지구의 사하라 사막이 위치한 곳이었다. 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땅을 밟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환상세계 소국의 국왕이 여흥 삼아 사슴이나 사냥하던 땅은 이제 지구의 사하라 사막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명료했다. 지구와 환상세계 간의 차원 방벽에 무언가 이상이 생겼다는 것.」


「내가 만든 게이트의 오작동이, 시공간 차원의 영역에 도대체 어떠한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수 년 동안 고정되어 있던 차원의 틈새가 두 차원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기라도 한 것인가, 차원 장벽에 구멍을 내기라도 한 것인가.」


「나는, 게이트의 창조주지만 게이트가 뻗어 있는 다차원을 인식하지는 못하는 나는, 그저 짐작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문득 새하얗게 지나친 영감이 있었다.」


「과연 차원 균열이, 지구와 환상세계를 연결하며 열린 또 다른 게이트가 이곳 하나뿐일까?」


「거기까지 사고가 닿자 나는 주변 왕궁의 수행원들을 전부 물렸다.」


「그들에게 이 마법은 평범한 마법이 아니라, 굉장히 위험한 공간 계열의 대마법이며, 자칫하면 궁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으니 어서 왕궁의 전원을 외딴 곳의 별궁으로 대피시키라 말했다.」


「그들 모두가 서두르며 떠나는 데에 한나절이 걸렸다. 나는 그 여유시간동안 할 수 있는 최대한 흑색마나와 공간마력을 채우려 노력했다.」


「흑색마나에 대한 감응력이 이제는 극한에 가까운 집중력으로 뒤져야 하나 겨우 발견될 정도로 줄어들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왕궁이 고요에 잠기고, 만전의 상태까지는 아니어도 내 공간마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내가 지닌 모든 공간의 힘을 세계 전체에 뻗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그러했다. 심심풀이 삼아 몇 번이나 환상세계 전체에 흑색 마력의 거미줄을 치고, 세상 곳곳 돌아가는 일들을 바라보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악당들을 골탕 먹이거나 하곤 했으니.」


「그때에는 마력은 넘쳐나도 내 의식과 두뇌가 세계 전체에서 쏟아져 내리는 정보량을 감당하기 벅차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했던 세계 단위의 공간 대마법이었으나, 지금은 달랐다.」


「지금은 도리어, 여러 차원들을 수시로 넘나들며 단련된 의식과 두뇌는 아무렇지도 않아 멀쩡해하는데 공간마력이 턱도 없이 부족해 온몸의 마력체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마력이 부족해지고 나서야 깨닫게 된 효율적인 마력 통제법도 있었다.」


「선택과 집중. 공간마력의 흑색 실들이 세계 전역을 빠르게 지나쳐, 오로지 차원 틈새에서 나오는 감출 수 없는 시공간 에너지만을 감지하도록 조정한다.」


「그리하여 공간계의 얇은 거미줄에 정보가 전달될 때마다 의식의 힘으로 그것들을 수집한다. 마력 탈진으로 코에서 피가 흐르고, 귀에서 이명이 들릴 때까지 그 작업을 계속했다.」


「도출된 결과, 환상세계 전체에 생성된, 지구와 연결된 차원 균열의 개수가 총 107185여개.」


「하나쯤은 지금의 내 역량으로도 상당히 무리하면, 어쩌면 무사히 균열을 닫고 봉합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개수가 십만여 개가 넘어가면 거기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랐다. 이 일은 나로부터 시작되었으되, 이제는 내 손을 떠나게 되어버렸다.」


「실로 절묘하게 여러 우연들이 겹쳐 일어난 일이라 할 만 했다.」


「하필이면 내가 게이트의 수명이 다하기 직전에 지구의 차원 좌표를 찾아 지구에 도착했고, 그러자 게이트가 망가져 두 차원을 연결한 문이 영영 닫히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찾았을 때, 그 문은 놀랍도록 덩치를 불리고 난 뒤였다. 나는 그것이 내가 보이는 범위에서만 시공간 에너지를 흡수해 커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실은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저편 너머의 다차원 세계에서 시공간적으로 심히 비대해진, 나에게 보여준 겉모습은 그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리만치 차원 규모로 넓어진 게이트가, 이미 환상세계와 지구간의 차원 방벽에 구멍을 송송 뚫어 놓았던 것이다.」


「저 차원 균열들은 그 결과물이었다.」


「이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


「내 잘못으로 지구와 환상세계를 연결하는 수많은 차원의 균열들이 생겨나, 이전까지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는 두 세계가 접하게 되었다.」


「그게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오게 될지, 얼마나 큰 혼란과 다툼을 불러오게 될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가장 끔찍한 점은, 진정으로 심각한 문제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의 차원 균열들, 내가 위치를 파악한 그것들을 유심히 살펴보던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최초에 게이트를 통해 만든 차원 균열이 환상세계에서 지구로 통하는 종류의 것이었기 때문일까.」


「지구의 시공간 에너지가 각지의 차원 균열들을 통해 환상세계로 움직이고 있었다.」


「공기가 따뜻해지면 위로 올라가듯이, 시간은 항상 정방향으로만 흐르듯이 너무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알아차리는 것이 늦었지만···분명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지금 당장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며칠, 몇 달만 지나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터였다.」


「다차원 영역의 근간을 빼앗긴 지구의 차원은 자연스럽게 결핍 속에서 말라죽어갈 것이요, 시공간의 흐름이 과다하게 불어난 환상세계에서도 결코 좋은 일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차원의 시간은 지나치게 빠르게 흐르고, 어떤 차원의 시간은 흐르지 않게 될 것이다.」


「공간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 차원이 있는가 하면, 공간이 뒤죽박죽 섞여 녹아드는 차원이 생길 것이다.」


「그리하여 두 차원 다 단기적으로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요.」


「두 차원 다 장기적으로는 일그러지고 또 늘어나다, 시공간의 수축과 이완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고 말 것이다.」


「4차원의 양대 법칙인 시간과 공간의 변동을 버틸 수 있을 만큼 굳건한 차원은, 모든 것의 근간을 이루는 시공간의 흐름이 뒤바뀌는 것을 자력으로 막아낼 수 있는 차원은 없다.」


「하물며 지구와 환상세계는 다차원의 관점에서 볼 때 몇몇 특이한 점은 있을지언정, 특별히 내구성이 높거나 시공간 에너지의 변성에 대응할 만큼의 저항력이 뛰어난 차원들도 아니었다.」


「내가 깨달은 것, 그 최종적인 결론.」


「내 고향들, 지구와 환상세계.」


「그 두 세계의 멸망이 목전에 있었다.」


「그리고 그건 전부 내 책임이었다.」


작가의말

오늘 저녁에는 감자수프를 해먹을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는 맛이 아닌데, 어머니께서 무척 좋아하시더군요.

젊은 세대인 저보다도 훨씬 양식을 좋아하는 글로벌한 입맛을 지니고 계십니다.

+환상세계의 시공간 에너지가 지구로 넘어간다는 내용을, 지구의 시공간 에너지가 환상세계로 넘어간다고 수정했습니다! 혼동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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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유논(4) +4 20.12.28 812 40 18쪽
108 유논(3) +7 20.12.27 823 47 13쪽
107 유논(2) +10 20.12.26 852 49 25쪽
106 유논(1) +10 20.12.25 852 46 20쪽
105 샤를로트(3) +3 20.12.25 810 42 17쪽
104 샤를로트(2) +12 20.12.24 819 42 14쪽
103 샤를로트(1) +19 20.12.23 853 48 13쪽
102 흑색마나(5) +5 20.12.23 842 46 14쪽
101 흑색마나(4) +17 20.12.22 848 52 18쪽
100 흑색마나(3) +23 20.12.21 835 52 15쪽
99 흑색마나(2) +21 20.12.20 870 46 15쪽
98 흑색마나(1) +15 20.12.19 873 45 16쪽
97 불쾌한 골짜기(3) +15 20.12.18 835 45 17쪽
96 불쾌한 골짜기(2) +5 20.12.18 808 37 16쪽
95 불쾌한 골짜기(1) +22 20.12.13 846 47 16쪽
94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5) +28 20.12.12 802 39 15쪽
93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4) +11 20.12.11 808 41 15쪽
92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3) +11 20.12.10 828 39 14쪽
91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2) +18 20.12.09 873 45 13쪽
90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1) +26 20.12.08 898 52 13쪽
89 외전-제국의 적(3) +23 20.12.05 847 51 16쪽
88 외전-제국의 적(2) +16 20.12.04 847 46 12쪽
87 외전-제국의 적(1) +19 20.12.03 849 48 13쪽
86 외전-Boy Meets Girl(7) +12 20.12.02 817 42 13쪽
85 외전-Boy Meets Girl(6) +8 20.11.28 812 46 13쪽
84 외전-Boy Meets Girl(5) +11 20.11.26 823 46 11쪽
83 외전-Boy Meets Girl(4) +9 20.11.25 803 44 13쪽
82 외전-Boy Meets Girl(3) +13 20.11.21 824 42 14쪽
81 외전-Boy Meets Girl(2) +8 20.11.18 840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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