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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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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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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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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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외전-니샤르(Ni'shar)(5)

DUMMY

“···이걸 보고 싶었어. 이걸 보여주고 싶었어.”


니샤르가 다가와 바로 옆에 걸터앉았다.

여인이 기습적으로 내뱉은 그 말에 담긴 저의를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둔감하지는 않은지라, 유논은 침묵하며 고개를 젖혔다.


대기가 시리도록 찼다. 성에 낀 하늘에 코와 입이 매웠다. 그런데도 고개를 내릴 수가 없었다.

도저히 니샤르를 마주볼 수가 없었다.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그랬다.


그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 검은?”


아.


유논이 걸터앉은 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던 기사검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차라리 이게 나았다. 일상적인 수준의 대화라면 얼마든지 행할 수 있다.


유논은 한쪽 손으로 쓰다듬던 검신을 붙잡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검의 모습은, 한마디로 만신창이였다.


드워프들의 손길이 닿은 강철조차 견디지 못할 과도한 힘과 압력 탓에, 완전히 뼈대부터 뒤틀려 있다.

날과 손잡이가 하나로 연결된 채 제작된 물건이었음에도, 지금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서로 분리되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대롱거리고 있었다.


회생이 불가능했다. 수명을 다했다고 봐야 했다. 나름 정이 든 무기였기에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홀로 동굴의 입구를 지키고 있었던 데에는 니샤르가 곯아떨어져 있는 동안 불침번의 역을 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주요하게는 이것 때문에 설산의 풍경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 있었다.

수년을 함께한 수족 같았던 무기를 떠나보내는 나름의 절차라고나 할까. 말하자면 검을 위한 장례였다.


그 숙연한 광경에 아차 싶은 기억이라도 떠오른 것인지, 니샤르는 묘하게 주저하는 기색이었다.

그녀답지 않게 소심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내가 너를 잔해에서 빼낼 때, 뭔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는데···만약 그것 때문에 검이 저렇게 된 거라면···.”


아. 무엇 때문에 저리 조심스러워하는지 알겠다. 유논은 쓴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것 때문이 아니야.”


물론 그게 나름의 결정타가 되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있는 힘껏 잡아당긴다 해서 쉽게 망가질 정도의 내구라면, 이미 검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봐야 한다.


“그냥···자기 할 일을 다 하고 간 거야. 충분히 할 만큼 해 준 거지.”


정말로 그러했다. 일개 검 한 자루치고는 세상에 참으로 여러 업적을 남기고 떠나지 않았던가.


백색 늑대왕도, 수해의 거인도, 그 밖의 수많은 설산의 괴물들도. 전부 기사검 앞에 무너졌다.

불에 타지 않고 철에 상하지 않는 거인의 발을 참한 것이 바로 이 검이었다.

당시 역할이 참으로 지대했다. 아무리 그의 오러와 마나 다루는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해도, 기사검 특유의 절삭력이 없었더라면 결코 숲을 베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이를 탓할 것이 아니라, 그저 검에게 고마워할 일이었다.


굳이 탓하고자 한다면, 니샤르를 탓하기보다는 검을 험하게 다룬 자신, 그리고 그 지나치게 단단하고 밀도 있었던 수해 거인의 겉껍질을 탓하는 게 맞았다.


그리 생각하다 보니 헛웃음을 흘렸다. 다시 떠올려도 어처구니가 없다. 운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수해의 거인이라니, 환상세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위험한 축에 속할 전설적인 괴물이 대뜸 나타나긴 왜 나타난단 말인가.

제국의 영역에서 모습을 드러냈더라면 그 즉시 토벌령이 내려져, 천 단위의 병력과 기사단이 소집되었을 법한 괴수였다.

그런 것이 갑자기 앞길을 가로막았는데, 검 한 자루 제물로 바쳐서 지나갈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봐야 할 지경.


“···갑자기 왜 웃는데.”

“재수가 옴팡지게도 없다 싶어서.”


유논이 실웃음과 함께 그리 생각하게 된 연유를 말하자, 니샤르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쩐지 엷은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그래, 재수가 없었네.”

“그렇지.”

“나도, 재수가 없었던 것 같아. 아주, 지지리도.”

“···?”


대화가 이렇게 흘러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유논은 당혹스러움을 느끼며 입을 다물었다.


니샤르는 담담히 말했다. 흔히 있는 일을 이야기하듯, 여상스러운 투로.


“몇 년 전에, 설산에서 사람을 구했어. 완전히 우연이었지.”

“······.”

“지나가다가, 눈에 파묻힌 사람이 손 한쪽 내민 채로 부들대는 게 보였어. 안쓰러워서 꺼내줬지. 숙소로 데려가 불을 쬐게 했고, 잠자리와 먹을 것도 주었어. 날이 지난 뒤에는 안전한 마을까지 데려갔고.

척 봐도 북부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외지인이 새로운 자살 방법이라도 고안했나 싶었어. 일 년에 꼭 한둘씩은 있거든. 설산을 우습게 보고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그런 인간들이.”


유논은 문득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였다. 이쯤 되면 눈치 챌 수밖에 없다. 누가 보아도 그의 이야기였다.

그로서는 흑역사나 다름없는 설산에 조난되었을 당시의 이야기인지라, 듣고 있자면 심히 당혹스러웠다.


갑자기 옛 일을 입에 올리는 이유가 뭘까. 골리려고? 신세 한탄이라도 하려고? 아니면···.


“안 봐도 뻔했지. 이번에 호되게 당했으니, 이제 정신 차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 잘 먹고 잘 살 줄 알았어. 은혜에 보답할 것은 바라지도 않았고, 그냥 좋은 일 한 셈 치고 잊고 지내려 했는데···.”


그런데 그 남자가 그녀를 찾아왔다.


“대뜸 문을 두들기며 하는 말이, 그쪽이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북부 최고의 길잡이냐고, 설산 정상에 발 디뎌 본 적 있다는 사람이 당신이냐면서···자기를 정상까지 데려다 달라더라고. 당연히 거절했지. 산 초입부도 못 버티는 애송이가 정상은 무슨. 설령 버틸 수 있다고 해도, 처음 본 사람의 뭘 믿고 길을 안내한담.”


그러나 남자는 끈질겼다. 결코 물러나지 않고 계속해서 문을 두들겨댔다.


“돈을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달리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지 말만 하라면서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는데, 아주 기가 차더라고. 구해줘서 고맙다고 큰절을 하지는 못할망정, 뭐 이리 귀찮게 굴어대는지···. 꺼지라고 한 마디 하려다가, 도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정상에 가려는 건가 싶어서 한 번 물어나 봤지.”


유논으로서는 부끄러운 기억이었다. 때는 막 황도를 빠져나와 문득 떠오른 영감을 붙잡고 북부에까지 도착한 이후였다.

머릿속에는 백룡을 만나겠다는 생각뿐이었고, 그 목적을 위해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것이 남들에게 얼마나 민폐가 될지 고려하지 못했다.


“그랬더니 대답이, 하, 참···백룡을 만나겠다고. 자기는 정상에 올라 백룡을 만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고 너무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백룡이 뉘 집 개 이름인 줄 아냐고 쏘아붙이려다 말았어. 눈빛이 하도 진지하고 사납고, 또 우울해서···그냥 알려줬지. 내가 무슨 바람이 들었었는지.”


그때 니샤르를 통해 알았다.

정상으로 무작정 올라가봤자 백룡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설산의 유일한 정복자라는 니샤르조차도 백룡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다는 것을.


네가 바라는 일은 수많은 북부인들이 염원하되 이루지 못하는 일이므로, 헛된 꿈은 버리라는 충고를 들었다.

방법이 없으니까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라는. 그래도 정 미련을 놓지 않겠다면, 어떻게 해서든 정상에 도전해 보고 나서야 만족할 심산이라면 천천히 설산 초심부를 돌아다니는 연습부터 해 보라는 충고를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니샤르로서는 정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친절을 다한 조언이었을 것이다.

물론 과업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지만, 본지 얼마 되지도 않는 외부인에게 그것까지 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은 그렇게 해도, 첫눈에 알겠더라고. 저건 말을 안 들을 인간이구나. 더는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없겠구나, 싶었지.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에 다시 찾아와서는 설산에서 길 찾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사정을 하더라고. 이거 완전 물에서 꺼내줬더니 보따리까지 내놓으라는 격 아니야. 이번에야말로 엉덩이를 발로 걷어차서 쫓아냈지.”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다시는 저 수상한 사내와 마주칠 일 없을 것이라 여겼다.

훗날 설산 어딘가에서 동사한 채 죽은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겠다 싶긴 했으나, 어차피 그쯤이야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었다.

내성이 생긴 지 한참 되어서, 하룻밤쯤 울적하게 지내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그렇기에 잊고 지냈었다. 몇 달 뒤 다시 마주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때는 겨울이었고, 한창 한파가 거셀 때였다.

추위에 괴로워하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괴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설산 상층부의 괴물들 몇몇 종이 범람해 따뜻한 하층부, 길잡이 숙소 근처까지 내려와 난장을 피웠다.


말 통하지 않는 것들을 상대하는 데에는 몽둥이가 약이었고, 니샤르는 최고의 길잡이인 동시에 뛰어난 전사였다.

어지간한 괴물들은 다른 길잡이들과 힘을 합쳐 어렵잖게 몰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해 겨울만큼은 까다로운 괴수 무리가 근처에서 어슬렁거렸다. 몽둥이 따위로는 쫓아내기 버거운, 강력한 괴물들의 무리였다.


설인Yeti. 높은 설원지대에 서식하는 거대한 흰 털 유인원들. 타고난 덩치와 괴력으로 세상에 두려울 것 없는 그 망나니들 몇몇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했다.

맨손으로 곰과 늑대를 때려잡는 것들이었다. 털가죽이 하도 억세 도끼날도 화살도 제대로 들지 않는 것들이었다.


다른 괴물들과 달리, 설인을 쫓아내려면 사람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마을까지 내려가 의뢰를 내걸고 사냥꾼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던 중 요즘 새로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사냥꾼이라며 추천받은 인물이 있었다.

호기심에 얼굴을 들이밀었을 땐,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의 외지인이 또다시 그 자리에 있었다.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었지만, 실력만 있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를 다른 사냥꾼들과 함께 고용했고, 예티들의 범람을 막기 위해 길잡이 숙소까지 향했다.


숙소에 진을 쳐 놓은 채, 괴물들을 기다리며.

유심히 지켜본 그의 모습은 완전히 북부의 사냥꾼들, 전사들 틈에 녹아들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일부가 되다 못해 무리의 중심이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다른 이들과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고, 평범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보며 의아했다. 사람 구워삶는 솜씨가 뛰어난 것일까?

하기야, 마지막으로 마주쳤을 때에도 은근히 호소력 있게 매달리는 탓에 굳이 안 해도 될 이야기를 꺼냈었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북부의 거친 사내들은 그만큼 만만하지 않았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선물 따위로 환심을 사 봤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들과 가까워지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사내다운 풍모, 전사다운 실력이었다.


‘피부가 하얘서 곱상하니 기생오라비처럼 생겨서는···그다지 사내답게 믿음직한 겉모습은 아니지만. 전사로서의 싸움실력은 또 어떨지 모르는 일이긴 하지.’


애초에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도 사냥꾼으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 아니었던가.

외지에서 온 사내답게, 바깥세상의 특이한 한 기술, 비장의 한 수라도 갖추고 있는 모양이다─그렇게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 수’ 정도가 아니었다.


설인들과의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유쾌하고 친화력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 대신 사람들을 이끄는 카리스마, 전장을 뒤덮는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실전을 수도 없이 겪어본 전사 중의 전사만이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검을 뽑아 제 덩치의 두 배는 될 것 같은 설인들을 무처럼 썰어 넘겼다.

날에는 말로만 들어왔던 기사와 귀족들의 전유물, 새카만 오러가 위협적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마을에서도 오직 촌장과 전사장, 제사장만이 알고 있는 기술이었다.


압도적인 실력을 지닌 한 검사의 존재 때문에, 접전이 될 것이라 예상했던, 부상자는 물론이고 사상자도 많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던 전투는 싱겁게 끝나 버렸다.


중간에 검은 머리 사내가 갑자기 검을 땅에 내려놓은 뒤, 마지막 남은 예티 한 마리에게 다가가 씨름으로 승부를 거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는 했으나, 아무튼 덕분에 길잡이 숙소를 안전히 지킬 수 있었다.


“열네 번째 과업···이랬던가. 예티와 북방 씨름으로 승부해 죽지 않고 살아남을 것?”

“그래, 그거였지. 맹세컨대, 늑대왕을 잡는 것보다 그때 예티랑 씨름하는 게 더 힘들었어.”

“그래. 예티한테 호되게 당해서 허리 접히고 어깨랑 관절 꺾인 네 모습이 우습기 그지없었지. 그때 살아남은 게 용했다.”


과거의 이야기, 못난 추억에 대한 담소만큼 분위기를 띄우기 좋은 소재가 또 없다.

잠시 옅게 웃다가, 니샤르는 울긋불긋한 새벽녘 하늘을 눈에 담으며 말했다.


“그때 네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아서···한 번 다시 이야기나 들어볼까, 싶었지. 그때는 정말 이야기만 들으려 했는데.”


어느새 이렇게까지 흘러가 버렸다.


어느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네가 내 제자가 되어서, 설산 오를 때마다 따라다니면서 내 노하우를 훔쳐 배웠고, 근데 나는 그런 네가 마냥 밉지는 않았고···.”


북부 최고의 길잡이와 북부 최고의 전사가 그렇게 한동안 붙어 다녔다. 붙어 다니다 보니 친해졌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내가 네게 고백했지.”


니샤르가 툭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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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외전-니샤르(Ni'shar)(6) +1 21.07.08 300 17 13쪽
» 외전-니샤르(Ni'shar)(5) +2 21.07.08 283 15 14쪽
221 외전-니샤르(Ni'shar)(4) +2 21.07.08 311 16 13쪽
220 외전-니샤르(Ni'shar)(3) +6 21.07.03 398 19 13쪽
219 외전-니샤르(Ni'shar)(2) +2 21.07.02 365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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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7) +5 21.06.15 415 23 14쪽
215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6) +6 21.06.09 398 23 14쪽
214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5) +1 21.06.07 380 20 15쪽
213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4) +4 21.06.03 387 20 13쪽
212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3) +4 21.06.01 421 20 13쪽
211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2) +2 21.05.31 466 23 13쪽
210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1) +3 21.05.27 509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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