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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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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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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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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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외전-니샤르(Ni'shar)(7)

DUMMY

“아니. 나도 염치란 게 있는 사람인데. 설마 그럴 리가···. 어, 나한테 그런 게 있을 줄 몰랐다는 듯한 미심쩍어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지 말아 줄래.”


유논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마을의 문제에는 내 지분이 크니까 당연히 내가 해결해야지. 과업을 완수하고 나서 백룡을 만날 때, 소원으로는 그걸 빌 거야. 마을에 생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그럼 네 목표는?”

“아무리 그 대단한 백룡이라곤 해도, 설마 소원 하나만 달랑 듣고 다시 돌려보내겠어. 그건 너무 정이 없지. 내가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건 너무하잖아.”

“······.”

“그러니까, 말 좀 붙여 보려고 했지. 수천 년을 설산에 혼자 틀어박혀 지냈다는데, 외로워서라도 대화 좀 하자고 하면 받아주지 않겠어?

잡담 좀 하다가,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해서, 딱 설득에 들어갈 작전이었어, 말했다시피. 그게 아니면, 백룡이 너무 칼같이 이야기 좀 하는 것도 안 된다고 거절한다면···.”

“거절한다면?”


볼을 긁적이며 말한다.


“거절하면, 뭐. 별 수 있나. 무슨 백룡이 이리 깐깐하냐고 투덜대면서 하산하고, 과업 99개 또 완수해서 소원권 얻은 다음에 다시 소원 빌려고 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귀찮을 것 같긴 한데, 어쩌겠어. 다른 방법이 없잖아.”


백룡께서 북부의 용사들을 시험하기 위해 내리신 아흔아홉가지 과업을 무슨 집안일이나 숙제 말하듯 입에 담는, 과업의 신성한 보상을 싸구려 상품이라도 되듯 소원권이라 대강 말하는 모습에 니샤르는 혀를 찼다.


저러니 촌장 같은 노인들이 검은 머리 사내놈들만 보면 치를 떨어대지. 저리 전통과 신앙을 업신여기는 파렴치한의 선례가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과업을 두 번 완수한다고 해서 소원을 두 번 빌 수 있는 건 아니야.”

“정말?”

“그래. 애초에 한 세기에 한 번 밖에 완수할 수 없는 과업들이다, 이 멍청아. 혼자 몇 번이고 소원을 빌 수 있게끔 만들어졌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과업을 또 수행하는 게 가능하기나 해? 다른 과업들은 그렇다 쳐도, 늑대왕이나 다른 괴물들을 사냥하는 임무는 어떻게 하려고. 이미 네가 다 잡아 버렸으면서. 다음 대의 늑대왕이 새로 나타나려면 수십 년은 족히 걸릴걸.”

“어···듣고 보니 그러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한 번에 설득해서 끝내는 수밖에.”


이쯤 되면 한숨만 나온다. 니샤르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되새겨 보면, 첫 만남부터가 저랬다. 설산에 조난당해 버둥대는 걸 구해냈었다. 그때도 참 대책이 없는 사내다, 싶었는데.


한심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어벙했다. 내가 저런 인간을 좋아했던 건가, 싶은 후회가 들 정도로.

그러나 저게 유논이었다. 저게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남자의 모습이었다.


기존의 전통과 신앙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면모, 마냥 영리하고 강인하며 듬직하게 느껴지다가도 또 잊을 만할 때면 이따금씩 튀어나오는 어설프고 모자란 면모.

행동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색다른 개성과 남다른 사고방식, 그 이국적인 향취···.


저런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북부의 여인을 사로잡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놓아줘야 할 때다.

사내는 너무나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가까운 곳의 여인은 이제 기다리느라 지쳤다.


니샤르는 속에서 오래도록 구르던 돌덩이를 뱉었다.


“나, 백룡의 무녀가 되려고.”


뜬금없이 튀어나온 말에 유논의 동공이 흔들린다. 당황하는 그 모습에 속이 시원했다. 그래도 마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구나.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야. 오래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

“여러모로, 나한테 맞는 일자리야. 언제까지고 길잡이 일만 할 수는 없잖아? 촌장님과 제사장님도 여러 번 추천하셨었지. 딱 맞아떨어지거든. 무녀가 되기 위한 조건-북부 사람들의 경애를 받을 것, 백룡에 대한 깊은 신앙과 전통에 대한 지극한 존중, 그리고 지식을 갖출 것.

지식이야 공부하면 되는 거고, 그 밖의 나머지는 이미 전부 내게 있는 것들이잖아. 거기에 더해, 나는 설산의 정상에 올라 백룡의 가호까지 받았지. 네가 목표로 하는 것처럼 그분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무녀가 되기에 이만큼 최적의 조건이 있겠어?”


근묵자흑이라, 최근 유논과 어울리며 전통을 가벼이 여기는 못된 버릇이 몸에 들기는 했다.

그러나 그쯤이야 다시 시간을 들여 고치면 될 일이다. 북부에 깊은 뿌리 두고 있는 여인으로서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유논은 한동안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무녀라···어쩐지 멀게 느껴지는데.”

“실제로도 그리 가깝지는 않겠지.”


신전에 들어가 한동안은 고대의 예식과 전통들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이전의 삶을 버리고 백룡만을 모시는 무녀로 새로이 태어나야 할 것이다.


완전히 무녀가 되어 신전을 나서고, 마을로 돌아오고 나서도···남들, 특히 남정네들과의 접촉은 엄금한 채 신비스러우며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녀란 먼 존재가 맞았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멀리 지내야만 하는 역할이었다.


“크게 어렵지는 않을 거야. 예비 무녀가 이런 말을 하기는 그렇지만···결국 종교란 건 있어 보이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대충 제사 지내고, 남들 기도하는 거 들어주고, 그러다 보면 기부금으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테고, 그럴 테지. 꽤나 편한 인생이 될 거야.”

“허. 그것 참 불량한 무녀일세.”


그렇게 한동안 대화가 끊겼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할 말들을 고르고 곱씹고 있었다.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이대로 그저 가만히 앉아 있고만 싶은 양가적인 감정이 내부에서 서로 충돌한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니샤르였다.


“물론,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 좋은 점들만 있는 건 아니지. 불편한 점들도 있을 거야.”


대표적으로는 남들 앞에 쉽사리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점이 그러했다.


본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긴 했으나, 그렇다고는 해도 그나마 있던 인간관계마저도 다른 무녀들과 정해진 여인들 이외에는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되어, 끔찍하게도 협소해질 터.

물품을 사거나 산을 오르고 사냥을 하는 일마저도, 옷차림이나 걸음걸이 하나하나도 눈치를 봐야 할 것이다.


“똑같은 논리로, 남자도 못 만나. 대화조차 나누는 게 금지되어 있어. 무녀란, 깨끗해야만 하는 존재들이거든.”


사내들은 무녀의 순결을 더럽히는 속세의 때와 같은 존재들이었다. 자칫 눈 맞을 아주 조금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게 원칙이다.

무녀가 된다면 여인으로서의 사랑은 버려야 했다. 인생에서 남성들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완전히 도려내야만 했다.


“나쁘지 않다 여겼었지. 눈에 차는 남자들도 보이지 않고, 이대로 홀로 노처녀가 되어 늙어갈 바에는 차라리 무녀가 되는 게 낫다 여겼었어.”


그런 생각이 유논을 만나고 나서 바뀌었다. 그를 만나고, 무녀의 길을 포기했었다.


무녀로서 여생을 보내는 것보다, 한 남자의 여자로서 인생을 보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 생각은 아직까지도 바뀌지 않았으나···.

남자를 바꿀 수 없다면, 여자가 바뀌는 수밖에 없었다.


인생을 바쳐 사랑했던 사내는 가슴에 묻어두고, 신앙에 귀의하리라. 그러면 괴로움이 조금이나마 가실 것이라.


“그러니까, 이게 마지막이야.”


니샤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무녀가 될 테니까···. 우리가 함께 앉는 거, 함께 앉아 경치를 보는 거, 눈을 마주보는 거, 입으로 대화 나누는 거···전부 이게 마지막이야. 다음은, 없어.”


다음은 없다.

설사 천운이 따라 마주하게 되더라도 그녀는 면사를 쓴 채, 피부색조차 드러나지 않는 두꺼운 전통 의상을 걸친 채, 말을 못 하고 몸짓과 글씨만으로 소통해야 하는 상태일 것이다.


아니, 그런 비참한 재회는 그녀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거부할 것이다. 다신 만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이별이었다.



“······.”



혹은 아닐 수도 있었다···.


사내가 지금이라도 용기를 낸다면, 자신의 해묵은 과거, 원한, 목적 등등 모든 것을 잠시 접어두고 여인을 붙잡는다면, 그러면 모든 게 달라질지도 몰랐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그리고 정해진 운명과도 완전히 상이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몰랐다.


흩날리는 갈색 머리칼에 크고 아름다운 푸른 눈을 지닌 북부의 여인과 함께 오순도순 평범하고 아기자기한 일상을 가꿀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유논은 그 순간, 자신이 일종의 분기점에 서 있음을 자각했다. 이 순간의 선택으로 자신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어렵지도 않았다. 지금 이 부들대는 손끝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기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 백룡을 만나 마을을 안전하게 해주시옵사 넙죽 빌고, 용의 보호를 받는 마을에서 어떠한 외부의 간섭도 없이 안락하고 화목한 인생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특별하지 않고, 거대한 숙명과 화려한 모험도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이겠지만, 오히려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가.

어느 순간부터 그는 저런 평범함을 동경해오지 않았던가.


“······.”


머리가 멍하니 지끈거렸다.


저도 모르게 내민 손이 닿을 듯 하늘거렸다. 그러나 끝내 닿지는 않았다.


붙잡을 수가 없었다.


무슨 염치로 그러겠는가, 무슨 자격으로 혼자서만 행복을 누리겠는가.


이대로 세상을 외면하기에는 그가 겪고 보고 들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아무런 가책 없이 내려놓기에는 짊어진 과거와 목적이 지나치게 무거웠다.


마지막 만남, 그에게 서글픈 미소를 지어주었던 별빛 눈의 공주 또한···.


“···알았어.”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카라얀의 7공주가 아니었다. 백룡의 가호를 받은 북부의 여인이었다.


그녀가 애써 웃음 지으며 내뱉는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다.

그녀는 터질 것 같은 눈망울을 감추려 억지로 고개 들어 올리며 말한다.


“그럴 줄 알았어.”


전혀 익숙하지 않은 표정으로 익숙하다는 듯 말하며. 그녀는 간신히 모진 말을 뱉어낸다.


“···이래서 네가 최악의 남자라는 거야. 이래서, 내가 재수가 지지리도 없다는 거야.”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런 남자를 만나 정말로 재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최악의 남자였다.

그렇기에 여인의 찬 숨결이 가까이 짓쳐드는데도 거부하지 못했다.


기습적으로 다가온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는 사내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이상한 생각 하지 마. 그냥, 이별의 포옹이야.”


환하게 웃으며 그리 말한다. 목소리가 축축했다. 으스러져라 꽉 끌어안으며, 그녀는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러니까, 나보다는 황실의 7공주라는 여자가 더 마음에 들었다 이거지? 조금 자존심 상하네. 내가 그 여자보다 못한 게 뭐라고.”

“···!”

“뭘 그렇게 정색하고 있어. 장난이야. 장난. 날 두 번이나 찬 남자한테 이 정도쯤은 말할 수 있는 거잖아, 안 그래?”

“···그, 그렇지.”


멋쩍게 함께 하하 웃던 때.

니샤르가 문득 표정을 굳혔다. 유논의 어깨를 툭 밀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내뱉는다.


“그럼, 이제 떠나.”

“···어디로?”


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멍청하게 되묻자, 니샤르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흘기며 말한다.


“어디긴 어디겠어. 네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설산의 정상이지.”

“···정상이라고?”


여인은 길잡이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바로 이 위에 있어. 사실 바로 위는 아니고, 조금 많이 올라가야 하겠지만···어쨌든 일방통행이니까.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을 거야. 저기 동굴 뒤쪽 보이지?”


니샤르가 가리키는 동굴 깊은 속, 수정처럼 빛나는 얼음들이 나선형 계단 비스무리한 형태를 이룬 채 반짝이고 있었다.


“저대로 따라 올라가기만 하면 돼. 그러면 정상이 나올 거야.”


무의미한 질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유논은 앵무새처럼 물었다. 머리가 돌덩이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너는···함께 안 가는 거야?”


니샤르는 고개를 저었다.

이쪽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시선은 바깥의 눈 쌓인 봉우리와 하늘에 고정해 놓은 채다. 갈색 뒷머리만이 서글프게 반짝거렸다.


“난 괜찮아. 다리도 아프고, 이미 한 번 가본 곳을 또다시 가 봤자 재미도 없고 별 감흥도 없고···그럴 바에는 여기서 쉬는 게 낫지. 여기서 쉬다가, 먼저 내려가 있을게. 내가 간다고 해서 네 하산길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넌 어차피 백룡님이 지상으로 내려 보내주실 거야.”

“잠깐···.”

“그냥, 그냥 가. 난 내버려두고. 괜찮으니까.”


그럴 리가 없다.

누구보다 설산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정상에 오르는 것이 재미도 없고 감흥도 없을 리가 없다.

여기까지 와 놓고서, 이제 와서 돌아가는 게 괜찮은 사람의 행동일 리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을 잡아끌 수 없었다. 함께 정상에 도달하자고 권할 수가 없었다.

이미 그럴 기회는 지나간 지 오래였다.


유논은 자리에서 쭈뼛쭈뼛 일어서 걸었다. 동굴의 뒷부분,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 쪽으로.


걷다가 몇 번이고 제자리에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으나, 여인은 요지부동이었다. 앉은 채 꼿꼿이 고개 펴고 설산을 구경하는 데 여념이 없다.

뒤를 돌아볼 것 같지 않았다.


···막상 떠난다니 섭섭하더냐, 네가 선택한 일이면, 스스로 책임을 질 줄도 알아야지.


유논은 이를 악물었다. 애써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질질 끌며 옮겨서, 천상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사내는 그렇게 떠났다.


그리고 몇 분간, 정적이 흘렀다.



······.

···.


여인은 풀썩 뒤로 쓰러졌다. 그녀를 꼿꼿이 앉아 있게끔 했던 무형의 힘이 사라지기라도 한 듯이.

얼음으로 된 바닥에 짧아진 머리를 늘어뜨린 채,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그래, 가라···백룡께서 널 기다리고 계시니까.”


느낄 수 있었다. 백룡의 가호를 하사받은 그녀이기에, 백룡이 저 사내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정된 대로, 사내가 정상에 도착하고 또 과업을 완수한다면···그때는 백룡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신과 인간이, 그녀가 예측할 수 없는 두 존재가 서로 맞닥뜨릴 것이다. 어찌 될 것인가.


알 수 없었다. 그저, 원망하면서도 또 응원할 뿐이다.

그녀가 좋아했던 남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백룡께서 그의 두 번째 소원도 들어주시기를···.


···다만 아주 못된 놈이니, 너무 쉽게 들어주시지는 말고, 조금은 애를 태우며 괴롭혀 주시기를.


여인은 멍하니 누운 채 너머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된 지가 한참이어서, 해가 떠 있어야 하는데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새하얀 구름이라면 기분이라도 좋았을 것이나, 그렇지도 않았다. 묵직한 회색이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우중충한 하늘을 접하며, 여인은 눈을 감았다.


오늘따라 뜻대로 되는 게 없었다.


하늘조차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작가의말

외전은 곧 끝납니다. 정말로요.


니샤르 파트는..한꺼번에 올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이렇게 했습니다. 제가 지난 며칠 동안 글을 안 쓰고 불성실하게 놀고만 있는 줄 아셨겠지만, 핫하! 그게 아니었다구요. 나름 열심히 벽보고 쓰고 있었습니다! 결과물은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반년만에 선작이 쭉쭉 오르더군요. 본능적으로 직감했습니다. 추천글을 받았구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팬아트로 음악을 창작해 준 적도 계셨던 jandy0208님이 제게 또 이런 영광을...감사합니다. 너무 잘 읽었어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최근에 추천글을 받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죄송스럽네요. 앞으로 열심히 연재해서 글 진도를 쫙쫙 빼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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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외전-빛의 신수(2) +6 21.07.14 303 15 14쪽
225 외전-빛의 신수(1) +2 21.07.12 318 14 13쪽
» 외전-니샤르(Ni'shar)(7) +4 21.07.08 341 23 15쪽
223 외전-니샤르(Ni'shar)(6) +1 21.07.08 298 17 13쪽
222 외전-니샤르(Ni'shar)(5) +2 21.07.08 281 15 14쪽
221 외전-니샤르(Ni'shar)(4) +2 21.07.08 310 16 13쪽
220 외전-니샤르(Ni'shar)(3) +6 21.07.03 398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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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3) +4 21.06.01 421 20 13쪽
211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2) +2 21.05.31 466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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