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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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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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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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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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외전-니샤르(Ni'shar)(4)

DUMMY

거인이 무너진다. 앞꿈치 뭉텅 잘린 채 무릎을 꿇는다.


세상을 뒤흔드는 진동과 함께, 숲이 붕괴하고 있었다.


온갖 식목들이 뽑히고, 위와 아래가 바뀌고 갈라져 엉망이 되어버린 땅 위를 어둠이 기어오른다. 수해가 망가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그 자리를 칠흑 같은 밤이 채웠다.


니샤르는 쓰러지는 거인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졌다. 이끼와 흙, 나무 조각들이 쏟아져 분간하기 힘든 시야 속에서 다급히 뒤를 바라본다.



···유논은?



콰르르르르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울부짖으며 발광하는 거인의 사나운 춤사위. 토사가 범람하며 쏟아졌다. 니샤르는 거기에 떠밀려 무력하게 흘러가는 와중에도 필사적으로 눈을 번뜩였다.


유논이 저대로 갇혔을 리 없었다. 그는 분명 살아남았을 것이다.


거인을 벤 용사가 겨우 저기서 무너질 리 없다. 스스로를 그리 다잡았다.


아직도 숲의 힘줄을 베어낸 단번의 참격이 기억에 생생했다. 평생 뇌리에 인이 되어 남을 역동적인 장면이었다.


먹구름 같이 밀집된 오러에서 뽑은 검날은, 영혼이 빨려들 것만 같은 진한 흑색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검사가 검을 휘둘렀을 때, 그 끝에는 번개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순간 온 우주의 기운이 그 일검 앞에 집중되는 듯했다. 날 주위로 신기루처럼 세상이 뒤틀리고, 불가사의한 인력이 작용되는 가운데.


유논의 검은 산 것들의 수해를 베어내었다.


절대 해낼 수 없으리라 여겼던 것을 해내었다. 저래서 저 남자가 눈길을 끌었었다. 언제나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어서.


니샤르는 제가 과거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북부 최고의 전사라고 말했을 텐데.’


보병대장을 놀리듯 내뱉은 말이었다. 유논의 속임수에 장단을 맞춰주려 꺼낸 말이었다.


그러나 작금에 이르러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북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그의 정체성-그를 북부 전사라 부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북부라는 지역에 한정해서, 현재 그보다 뛰어난 전사가 없음은 분명했다.

유일하게 아흔여덟 개의 과업을 완수하고, 또한 숲의 거인을 베어냄으로서 다른 어느 과업들에 비해도 밀리지 않을 또 하나의 업적을 이루었다.


우락부락한 근육까지는 없을지언정, 북부 전사 특유의 선명한 이목구비와 거친 인상, 맨손으로 통나무를 부수는 초인적인 완력은 없을지언정.


그에게는 다른 빛나는 자질과 능력들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북부 최고의 용사였다.


그리고 북부 최고의 용사에게는, 백룡을 만날 자격이 있었다. 그가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을 자격이었다.


그러니 살아남았어야만 한다. 살아서 탈출해야만 한다. 백룡을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거인을 베어내고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만큼 허무한 최후가 어디 있겠는가.


유논은 살았을 것이다. 살아야만 했다.


저토록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전사가, 무너지는 흙더미 따위에 묻혀서 죽을 처지라니. 말도 안 됐다.


···차라리 콱 뒤져 버렸으면 하고 바란 적은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되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 식이어서는 안 되었다.


‘참 밉고 짜증나는 남자지만···어쨌건 실력 하나는 확실하고, 또 현재로서는 마을의 유일한 희망이다. 어떻게든 구해내고 살려서, 정상까지 데려간다. 백룡께, 데려간다.’


그게 길잡이가 할 일이었다.


니샤르는 탁류에 떠밀려오는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가까스로 피해내며, 징검다리처럼 솟아오른 토막들을 밟고 뛰어가며, 진흙의 물결을 허우적대며 올라갔다.


그러자 어렴풋이 보였다. 시야 한편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있었다.


어딘가에 박힌 듯 고정되어 있는 영롱한 칼날. 유논의 검.


멀지 않았다. 단번의 도약이면 충분히 닿을 법한 곳에 있었다. 두 번 생각하지 않고 헤엄쳐 나아갔다. 거센 물살을 뚫고, 젖 먹던 힘을 다해 간신히 손끝을 뻗었다.


···닿았다. 몇 번이고 더듬은 끝에, 잡아챘다.

따끔한 감각이 손가락을 찔렀다. 급하게 쥔 탓에 날에 다친 것이리라. 내려다보니 손이 온통 벌겋게 핏빛이었다.


또다시 피가 빠져나가는 감각에 일순 머리가 아찔했으나, 간신히 정신을 다잡고 손을 아래로 뻗었다.


몇 번 더듬자 느낌이 왔다. 검의 손잡이 부근. 그 끝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의 손.

나무 벽 아래 갇혀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제 검만은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검사의 손아귀가 있었다.


숙련된 검사는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결코 검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는다던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을 속설이나, 사실이라면 그 ‘숙련됨’이 오늘 유논을 살린 것이나 다름없을 터였다.


다리를 뻗어 패잔한 숲의 잔해들을 밀어내며, 유논의 손과 팔이 버텨내기를 기원하며, 검을 있는 힘껏 끌어당겼다.


우드드드득─콰지직.


천천히 밀려나오다가, 뭔가가 끊어졌다. 무슨 이상이라도 생겼나 싶어 눈을 부릅뜨던 때, 쌓인 둑이 무너지며 토사가 홍수처럼 터져 나왔다.


사람의 인영이 그녀의 몸에 부딪히며 함께 굴러 떨어진다.


쏴아아아아···.


한참을, 한참을 쓸려 내려가다가 돌연 중심을 잡았다. 온몸이 피와 진흙으로 뒤덮인 채, 축 늘어진 남자를 등에 이고 일어섰다.

더럽게 무겁다. 당장에라도 내다 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다가오고 있는 것들이 느껴졌다.


밤이 오고 있었다. 흙의 격류보다도 빠르게, 세상 전부를 집어삼킬 기세로 게걸스럽게.


어둠이 귓가를 핥으며 속삭인다. 전신에 소름이 돋았지만,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

다리와 팔이, 어깨와 허벅지가 전부 차가웠다. 금방이라도 힘 풀릴 것처럼 나른했다. 한쪽 손톱을 살갗에 박아 넣고서야 겨우 주저앉고 싶은 욕구를 이겨낼 수 있었다.


“끄아아아아악···!”


발목 잡는 암흑의 손길을 뿌리치자, 너를 데려갈 수 없다면 네 등의 사내라도 잡아가겠다 말하듯 등을 긁어댄다.


설산의 밤에는 물리력이 있었다. 낮에는 세상에서 가장 밝은 눈에 뒤덮인 장소이기에, 밤에는 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장소다.

이곳의 어둠은 현실과 실제에 간섭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렇기에, 어둠의 갈퀴에 온갖 상처가 생기며 등이 엉망으로 변한다.

끔찍한 고통이, 실시간으로 상처가 오염되는 사악한 감각이 척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타협하지 않았다. 이쯤이면 최선을 다했다고, 너는 할 만큼 했으니 홀로 떠나도 좋다는 머릿속 사악한 속삭임을 밀어낸다.


니샤르는 유논을 버리지 않았다. 수천 번이고 놓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내가 뭘 잘못해서 아파야 하지, 내가 왜 이런 남자 때문에 희생해야 하지, 나한테 뭘 해줬다고, 뭐가 예쁘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내가 왜, 내가 왜, 내가 왜···.


오만 가지 잡생각을 뱃속에 집어넣는다.

욕지거리와 비명을, 억울함의 눈물을 삼키며 다리를 움직인다.


남은 것은 일념.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세상이 흔들렸다. 지쳐서 잘못 보고 있는 것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설산이 또다시 바뀌고 있었다. 숲의 끝에 도착해 지형이 변화를 겪는 것이다.


쑥대밭 된 숲의 대지가 삽시간에 얼어붙는다. 사방의 길이 무너져 내리며 낭떠러지가, 절벽이 나타났다.


얼음으로 된 산의 한가운데. 숲을 거꾸러뜨리고 등장한 가파른 냉기의 봉우리 위.


니샤르는 더는 나아갈 길 없는 빙판의 끝에서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 어둠이 쫓아오는 가운데, 얼어붙어가는 몸을 내던진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안개 사이로, 저 아래 수직으로 추락했다.


···그녀는 산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끔, 내려가는 법부터 배워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딱딱하게 굳어가며 떨어진다.

심장이 철렁하는 섬찟한 감각과 함께, 배후에 물감처럼 퍼지는 밤의 어둠을 매달고···.


수정처럼 빛나는 빙하의 바닥과 충돌한다.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덕에 큰 충격은 없었다.

유논의 몸을 방패삼아 얼싸안고 데구르르 굴러 떨어진다. 허리며 어깨며 허벅지며 온통 욱신거리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으나, 결국은 살아남았다.


그것이면 족했다.


굴러가는 속도가 줄자 곧바로 일어서 앞을 바라본다.


그녀는 오색 빛깔 총천연색으로 신비스럽게 반짝이는 얼음 동굴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자연과 마법의 놀라운 조화로 잘 깎인 보석처럼 매끄러운 미형을 지닌, 세공사나 예술가가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것만 같은 엷고 투명한 벽면을 지닌 설산 깊숙한 곳의 동굴.


하루 종일이고 멍하니 앉아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 몽환적인 정경임에도, 니샤르는 동굴 내부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초조한 눈빛으로 동굴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별빛 담은 얼음 조각들이 은하수처럼 수놓아져 있는 둥그런 구멍, 그녀와 유논이 굴러 들어온 이곳의 유일한 문을 바라보았다.


계산상으로는 이곳이 맞다. 그러나 세상에 백 퍼센트 확실한 정답이 얼마나 되겠는가. 조금이라도 오차가 있다면 죽을지도 모른다.


긴장한 눈가에 땀이 맺힌다. 떨리는 손으로 다리를 짚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훅──.


어둠이 끼쳤다.


밤안개가 놀라운 속도로 동굴 입구에 짓쳐든다. 금방이라도 들어와 숨을 틀어막을 것처럼 농도 짙은 암흑이었다.


그러나 가로막힌다.


입구의 수정 얼음이 가냘픈 빛을 발하며 장막을 생성했다. 검은 형상들이 어둠 곳곳에서 떠올라 손발을 뻗지만, 그것들 전부가 얼음의 광채에 저지당했다.


이따금 유난히 크고 또 강력해 보이는 새카만 인영이 쾅! 하고 광자의 방벽을 두드리는 경우는 있었으나, 그것들 또한 상극인 빛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밝게 불타오른다.


동굴의 문은 흔들리는가 싶으면서도 결코 열리지 않았다.


이곳은 밤이 들어올 수 없는 장소, 빛의 야영지였다. 설산의 가장 어두운 암흑조차도 이곳의 생명체에게는 해를 끼치지 못한다.


결국 계획대로 숲을 통과하여,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긴장이 확 풀려 쓰러지듯 누웠다.

일그러지며 반짝이는 얼음의 빛줄기가 몸 곳곳에 스며들어 피를 멎게 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을 잠기는 눈으로 바라본다.


나른한 어조로 중얼거린다.


“해냈다.”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산 것들의 수해를 지나고 임시 야영지까지 도착한 이상, 정상까지는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홀로 해낸 것이 아니라, 둘이서 함께 해낸 일이었다. 그녀가 유논을 구했고, 유논이 그녀를 구했다.


새삼스럽게 여기까지 길을 인도한 스스로가 기특했다. 이보다 자랑스러운 순간이 또 있을까.


동시에 이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어, 불퉁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어떤 대단한 모험을 해냈는지도 모르고, 세상모르고 동굴 한구석에서 널브러져 있는 저 얄미운 사내를 한 번 흘겨본 뒤.


니샤르는 그렇게 까무룩 잠에 들었다.




* * *




깨어났을 땐 새벽이었다.


그 기나긴 고생길을 겪었음에도 푹 자질 못했다.


설산의 밤에 쫓기던, 어둠에 상처 입던 기억 탓일까. 숲의 거인을 마주하던 압도적인 잔상 탓일까.

혹은···영영 잊지 못할 그 참격 때문일까.


꿈자리가 뒤숭숭했다.

온기와 냉기 사이의 어딘가를 맴도는 얼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자,


참격의 주인이 보였다.


서늘한 고산지대, 새벽의 공기가 밀려오는 와중. 사내는 검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동굴의 입구에 걸터앉아 있었다. 툭 하고 밀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만 같다.


이른 노을이 얼어붙은 수정들을 타고 반사되는 정경. 노랗고 붉은 빛깔들이 단풍처럼 번져 동굴 전체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인기척을 들었는지 사내가 뒤를 돌아보았다. 주위는 온통 밝게 타오르고 있는데도, 그 얼굴만큼은 고요하기 그지없다.


유논의 그 무심한 눈길과 마주보며, 니샤르는 저도 모르게 내뱉었다.


“너와 함께···.”


여인이 말하며 푸른 눈망울로 가리키는 것은, 동굴 바깥의 설산.


내부에서 바라보는 설산은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웠다.

백색 봉우리에 걸친 반짝이는 안개구름, 그 위를 타고 너울대는 어스름한 불길.

새하얀 눈의 세상은, 그 위에 다른 색이 덧씌워졌을 때야말로 진풍경이었다.


“···이걸 보고 싶었어. 이걸 보여주고 싶었어.”


니샤르는 물기 섞인 목소리로, 입김 뱉으며 그리 내뱉었다.


작가의말

세 편 더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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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외전-빛의 신수(2) +6 21.07.14 304 15 14쪽
225 외전-빛의 신수(1) +2 21.07.12 318 14 13쪽
224 외전-니샤르(Ni'shar)(7) +4 21.07.08 341 23 15쪽
223 외전-니샤르(Ni'shar)(6) +1 21.07.08 299 17 13쪽
222 외전-니샤르(Ni'shar)(5) +2 21.07.08 281 15 14쪽
» 외전-니샤르(Ni'shar)(4) +2 21.07.08 311 16 13쪽
220 외전-니샤르(Ni'shar)(3) +6 21.07.03 398 19 13쪽
219 외전-니샤르(Ni'shar)(2) +2 21.07.02 365 14 13쪽
218 외전-니샤르(Ni'shar)(1) +4 21.06.30 400 17 15쪽
217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8) +4 21.06.29 388 17 16쪽
216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7) +5 21.06.15 414 23 14쪽
215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6) +6 21.06.09 398 23 14쪽
214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5) +1 21.06.07 380 20 15쪽
213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4) +4 21.06.03 387 20 13쪽
212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3) +4 21.06.01 421 20 13쪽
211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2) +2 21.05.31 466 23 13쪽
210 외전-백룡설산白龍雪山(1) +3 21.05.27 509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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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막간-수호자(守護者, Guardian)(2) +3 21.05.25 483 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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