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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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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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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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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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에는 대가가 따른다(1)

DUMMY

덩치 크고 살찐 개미잡이 마을 독인들의 반응도 별다를 것 없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그들에게 검으로 바위를 베고, 개미들을 베는 모습을 몇 번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했다.

그들 또한 제국의 소드마스터가 보여준 압도적인 무력에 열광하며 이 강력한 외부인들을 자기네들 마을로 데려가고자 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반면 정화교의 여사제는 이 갑작스러운 행선지 변경에 긍정도, 부정의 표시도 하지 않은 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저 개미잡이 독인들이 이끄는 길을 따라가며 한 마디 말을 던졌을 뿐이다.


“저들이 배신할 경우는 상정했는지.”

“배신하면 그때야말로 다른 쪽 마을을 찾아가면 될 일이지.”

“······.”

“애초에 믿을 수 없는 것은 아까 그 왜소하던 야만인들이나, 지금 이 뚱뚱한 야만인들이나 매한가지다. 나는 그 중에서 그나마 가능성 높은 쪽을 선택했을 뿐이지.”

“무슨 가능성?”


섭정공은 답했다.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

“······.”

“한쪽은 약하고 머릿수도 적은 이들의 집단이고, 그들과 척지고 있는 다른 한쪽은 강하며 머릿수도 많다. 당연히 후자와 손을 잡는 쪽이 훨씬 효율적일 터.”


하늘빛 눈의 사제는 반박했다.


“오히려 약자 측이기에 도움이 더 절실하고, 그렇기에 손잡았을 때 배반의 염려도 적으며 최종적인 결과도 더 좋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렇게 따지자면 오히려 약자 측이기에 자기네들의 자원이나 인력이 소모되는 것을 싫어해서, 혹은 애초에 우리를 도울 여력 자체가 없어서 도움을 주어도 걸맞은 보상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지.”

“그건······.”


그녀는 무어라 더 말하려 했으나, 제국의 가장 노련한 정치인은 칼만큼이나 능수능란하게 언변을 다룰 줄 알았다.


“애당초 인력이 더 풍부하고 뛰어난 쪽을 돕는 편이 황녀 전하께서 어디에 계실지 수색하는 데 훨씬 편할 수밖에 없다.”

“······.”

“두 집단 다 마음에 들지 않고, 기준치 미달인 점은 매한가지지만······그나마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더 세력이 강성한 쪽과 손을 잡는 게 황녀 전하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


정론이었다.

독기의 골짜기, 이 넓고 광대한 지역을 한 소녀를 찾기 위해서 두 명이 뒤지고 다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국은 단체의 힘을 빌려야 했고, 보다 크고 강력한 단체가 작고 약한 단체에 비해 훨씬 적합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피오네는 이해했다.

그러나 납득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동의할 수 없었다.


아직 사람을 포기하지 못한 여사제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

“그러나 저였다면 달랐을 겁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내뱉었다.


“유논 님이었다면 달랐을 겁니다.”

“······흠.”


섭정공은 잠시 멈칫했다가,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뭔가 착각하고 있군.”

“···무슨?”

“우리가 저 약한 이들을 구원했어야 했다고 생각하나? 헛소리. 그것이 올바르고 선한 일인 것처럼 느껴지나 보군.”

“그것이 선행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자기만족, 위선.”


그는 단언했다.


“약자가 선하고, 강자는 무조건 악할 것 같나? 터무니없는 착각이다. 약강弱强의 구분을 선악善惡의 구분과 동일시하지 마라.”

“······.”

“유논이라면 달랐을 거라고? 글쎄. 다르지 않았을 거다. 놈도 저들을 어설프게 도우려 들지 않았을 거다. 그게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는 말을 이었다.


“단언컨대, 이 골짜기 안에서 선행의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 이미 이 장소 자체가 더 이상 덜어낼 수 없을 만큼 지나친 악덕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지. 유논이 말해주지 않았나?”


순간 그녀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유논의 전언.


‘골짜기에서는 아무도 믿지 마라.’


피오네는 입을 다물었다.

제국의 섭정공은 그런 그녀를 보며 혀를 찼다.


“정말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애매하지만······.”

“······.”

“이 독기의 골짜기를 어느 세력이 ‘창조’해냈는지 알고 있나? 원래는 이곳도 평화롭고 풍족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었지.”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웃었다.


“정화교의 가장 큰 죄악이 담긴 악덕의 상자 속에서, 정화교의 사제가 나에게 선행에 관해 이야기한다라······재미있군 그래.”


독기의 골짜기는 정화교단에 의해 탄생했다.

또한 그리하여 나타난 골짜기의 독인들은, 그 어떤 선행으로도 구원받을 수 없는 괴물들이 되었다.

정화의 이름 아래, 그들은 그리 비참하고 흉측하며 또 사악한 존재들로 변했다.


그러므로 정화교의 여사제가 감히 독기의 골짜기에서 선에 관해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섭정공은 그리 비꼬아 말하고 있었다.


피오네는 두 눈을 질끔 감으며 표정을 굳혔다.

그녀로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무지가 곧 무죄를, 무책임을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사명은 정화.’

‘하지만, 과연 정화가······옳은가?’


근원적인 물음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칼보다도 날카로운 마스터의 세 치 혀가 신자信者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불신과 광신,

그 사이의 흔들림에서.

피오네는 더 이상 정화신에게 기도할 수 없었다.




* * *




난쟁이 독인들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것이 기감으로 느껴졌다.

그 숫자만 총 서른여섯.

은신과 잠입, 기습에 특화되어있는 벌잡이 마을의 독인들이 마법사를 촘촘히 포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슴에 구멍 뚫린 사내는 여전히 여유로운 낯으로, 시커먼 검은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구움-바라는 그 심연을 담은 듯한 시선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떠한 섬뜩함을 느꼈다.

그녀는 고민 끝에 한쪽 손을 곧게 치켜들었다.


멈추라는 뜻의 수신호다.

그녀의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포위망을 좁혀오며 압박하던 독인들이 일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흥미롭다는 듯 쬐여오는 예의 그 눈빛.

구움-바라는 일순 가슴이 철렁하는 것을 느끼며 속으로 안심했다.


이 몸을 사용하게 된 이후로 감정의 변화가 격해진 바람에, 하마터면 실수를 저지를 뻔했다.

하늘에서 갑작스레 떨어져, 때마침 마을을 쳐들어온 칼날 개미들의 습격을 홀로 물리치다시피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저 사내는, 독인 서른여섯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할지라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수준의 강자였다.

섣부르게 자극하지 않는 편이 현명할 터였다.


그녀는 표정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조절하고, 혀와 입 속 발성 기관들에 모든 신경을 쏟으며 목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구원자님은 구원자님이시죠. 저희가 감히 은공을 해치려 들 리 있겠습니까.”

“글쎄. 방금은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던 것처럼 보였는데.”


속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말하는 그 무덤덤한 목소리에, 여인은 잘 꾸며진 미소를 지었다.


“···피차 탐색전은 그만두기로 하죠. 구원자님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구원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유논은 차갑게 말했다.

그는 의뢰를 크게 가리는 편이 아니었다.

그것이 구원의 탈을 쓴 꺼림칙한 의뢰라 할지라도, 설령 의뢰인이 돌연변이 식인종 집단의 수장이라 할지라도.

대가만 충분하다면, 보수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의뢰의 보수는······.


“저는 구원자님이 저희에게 바라시는 구원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 것 같군요.”


여인이 매혹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구원자님과 마찬가지로, 골짜기 바깥에서 이곳까지 떨어진 외부인들이 몇 목격되었습니다. 아마 구원자님과도 연관이 있는 이들이겠지요. 그 외부인들을 찾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맞습니까?”

“정확히는, 그들 중 몇몇이 내가 원하는 대가와 어느 정도는 관련되어 있지.”


저런 능구렁이 같은 여인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유논은 확답하지 않고 얼버무려 대답했다.

그러자 여인은 눈웃음을 지으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래도 그들의 행적을 궁금해하심은 분명하겠지요?”

“궁금하기는 하군.”

“어머···그렇다면 은공을 위해 제가 어쩔 수 없이 말씀드려야겠군요. 저희 벌잡이 마을의 일원들이 워낙 잠입과 추적, 은신에 능하다 보니 가까스로 골짜기 전역을 뒤져 알아낸 귀한 정보들입니다만······.”

“본론만 말하지.”


구움-바라는 유논의 차가운 반응에도 개의치 않으며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이 자리에 있다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오더군요. 새로 나타난 골짜기의 외부인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그렇고······총 네 명이 하늘에서부터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네 명.

유논, 시드, 피오네, 그리고···파빌리안 스트라우스.

쉽게 죽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제국의 소드마스터는 역시나 방사성 폭풍에 휘말리고서도 살아남았다.

유논의 가슴팍의 구멍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더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여기 계신 구원자님, 엄청난 검술 실력을 지닌 검사, 교단의 사제, 그리고 한 소녀가 갑자기 나타났다더군요.”


일부러 천천히 말하며 유논의 반응을 일일이 살피던 여인이었으나, 그에게서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보이지 않자 아쉬워하는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그 중 검사와 사제가 함께 다니고 있으며, 그들은 개미잡이 마을로 향했습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으나, 유논은 내심 꽤나 놀랐다.

피오네와 파빌리안 스트라우스가 함께 다니고 있다니.

의외의 조합이었으나, 구움-바라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피오네라면 알아서 잘 할 테지······. 이제 시드만 남았군.’


마법사의 제자,

카라얀 제국 황위 계승 서열 2순위.

검은 머리에 금색과 흑색이 섞인 눈동자를 지닌 그 소녀만 남았다.


구움-바라가 입을 열었다.


“소녀의 경우에는 혼자 다니더군요. 그런 것치고는 외부인답지 않게 골짜기의 독안개 속에서도 꽤나 길을 잘 찾는 편이기는 했습니다만······. 혹시 그 소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궁금하십니까?”


의미심장한 투로 묻는다.

유논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군.”

“···그거 의외군요.”


유논은 시드를 알았다.

만난 지 그다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되바라진 제자 녀석이라면 분명 홀로 골짜기의 ‘쓰레기장’을 찾아 나섰을 것이다.

그러고도 남을 녀석이었다.

그렇기에 시드의 행선지는 따로 알아볼 필요가 없었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다.


그보다는······.


여인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궁금하지 않으시다니, 더 말하지는 않죠. 그렇다면, 구원의 대가로 이들과 관련되어 저희가 무슨 제물을 바쳐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저들은 구원자님의 동료입니까, 혹은 적입니까.”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제사장의 어투로 말한다.


“저들을 죽여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저들을 살려야 만족하시겠습니까. 혹은 저들을 데려와야 만족하시겠습니까.”


그 모든 것들을 저희는 행할 수 있습니다-

여인은 그리 말하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내어놓은 양, 자신감에 가득 찬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유논의 대답은 그녀의 기대에서 한참은 엇나간 종류의 것이었다.


“그것들 전부가···불만족스럽기 그지없군.”


유논은 소드마스터를 죽여 달라 말하지 않았다.

피오네를 데려와 달라 말하지도 않았다.

피오네를 살려 달라 말하지도 않았다.


마찬가지로,

시드를 데려와 달라 말하지도 않았다.

시드를 살려 달라 말하지도 않았다.


‘피오네는 내가 걱정할 필요 없다. 그리고 시드는···이 정도쯤은 녀석 혼자서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 유논이 구해주기만 할 수는 없었다.

소녀는 이제 어엿한 한 사람의 마법사였다.

마법사로서의 기본기는 전부 가르쳤으니, 나머지는 전부 녀석에게 달려 있었다.


어차피 이 위험천만한 독기의 골짜기에서조차 그녀를 해할 수 있는 존재는 그다지 많지 않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이 정도 고난조차 혼자 힘으로 이겨내지 못한다면, 마법사로서의 자격이 아직 부족한 것이다.

유논이 시드의 자격까지 챙겨줄 수는 없을 노릇이었다.


‘혼자서 병정개미 급의 괴물과 일대일로 싸우는 따위의 터무니없는 만용을 부리지 않는 이상에야······어렵지 않을 테지.’


분명 녀석 혼자서 쓰레기장까지 도달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기에, 그는 말했다.


“그것보다는 다른 데에 관심이 가는군.”

“···무엇에?”

“‘골짜기의 보물’은 어디에 있나?”


구움-바라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 * *




소년과 소녀는 한 개미를 보고 있었다.

일개미의 1.5배는 되는 듯한 큰 덩치에, 납작한 머리.

시드의 칼날과 유사한 빛깔의 더듬이와 금속 다리.

시커먼 키틴질 갑각을 두른 그것이 주위를 수색하고 있었다.


소년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 병정개미 잡아본 적 있댔지···?”


시드는 대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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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마법사에게는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2) +12 20.10.25 928 52 16쪽
72 마법사에게는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1) +10 20.10.23 945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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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네크로맨서(Necromancer)(8) +8 20.10.12 905 53 12쪽
69 네크로맨서(Necromancer)(7) +6 20.10.09 909 50 12쪽
68 네크로맨서(Necromancer)(6) +12 20.10.04 947 56 14쪽
67 네크로맨서(Necromancer)(5) +6 20.09.30 953 53 12쪽
66 네크로맨서(Necromancer)(4) +14 20.09.27 1,008 55 12쪽
65 네크로맨서(Necromancer)(3) +11 20.09.23 1,054 50 12쪽
64 네크로맨서(Necromancer)(2) +11 20.09.16 1,080 48 12쪽
63 네크로맨서(Necromancer)(1) +17 20.09.10 1,170 55 14쪽
62 막간-도플갱어(Doppelgänger) +13 20.09.05 1,176 59 18쪽
61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4) +18 20.09.03 1,145 59 13쪽
60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3) +18 20.08.26 1,132 66 21쪽
59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2) +12 20.08.15 1,124 63 15쪽
58 제국제일검(帝國第一劍)(1) +18 20.08.12 1,165 61 13쪽
57 여왕을 죽여라(Slay the Queen)(5) +12 20.07.31 1,179 61 12쪽
56 여왕을 죽여라(Slay the Queen)(4) +10 20.07.28 1,134 61 12쪽
55 여왕을 죽여라(Slay the Queen)(3) +12 20.07.23 1,171 65 13쪽
54 여왕을 죽여라(Slay the Queen)(2) +17 20.07.21 1,179 58 12쪽
53 여왕을 죽여라(Slay the Queen)(1) +12 20.07.17 1,240 6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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