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서장
서장
죽음은 경우가 없다.
애들이 경우가 있었다면 찾아오지 말아야 할 순간과 찾아 와도 될 순간 정도는 구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홍준은 날 맑은 가을, 푸르른 하늘 아래서 경우 없는 죽음의 결말을 내려다봤다.
묘비가 우후죽순 늘어져 있는 묘지의 한 복판에 관 하나가 무덤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김홍준의 주위에는 스톰포겔스 텔스타의 동료들이 서있었다.
엄숙한 표정들 속에서 김홍준은 관을 쳐다봤다.
경기 중에 벌어진 비극.
누가 축구 경기가 벌어지는 와중에 사람이 죽을 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말은 전장이라고 하지만 그라운드를 진정으로 전장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이 말하는 전장이란 결국 비유적인 농담 일 뿐이고 그 말을 내뱉는 이들의 심정 역시 그만큼이나 가벼운 흥에 의해 유발 되는 것 일 뿐이다.
김홍준은 무거운 마음으로 무덤을 내려다봤다.
경찰 생활이 끝났을 때는 이제 동료가 죽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죽음이란 직업을 가리지 않는다.
경우를 가리지 않는데 직업을 가린다는 건 어쩌면 죽음의 속성에 부적합한 예상이었는지도 모른다.
흙이 관을 덮는다.
그 안에 새하얀 꽃 한 송이를 던져 넣으며 김홍준은 생각했다.
축구는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전장이다.
나는 내일 그곳으로 돌아간다.
- 작가의말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기다리지 못하고 떠나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악플로 분노 표출을 하셔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랜만에 연재 복귀를 한 만큼 반드시 완결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기다려주신 분들에 대한 보답이 되겠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오류 및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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