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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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무지개
작품등록일 :
2021.04.23 22:21
최근연재일 :
2021.11.29 21:42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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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1
글자수 :
126,000

작성
21.07.17 13:59
조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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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제 5 장 밀서 - 2

DUMMY

진공공은 여전히 자청의 무릎에 머리를 베고 누운 채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다.


자청은 자신의 무릎을 베고 자는 진공공 외에 이 방 곳곳에 열다섯 명의 호위무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느 곳에 은신해 있는지는 자청도 알지 못했다.


꿈속을 헤매고 있는 진공공을 내려다보던 자청은 마음을 가다듬고 긴 숨을 내쉬었다.


‘기회는 단 한번!’


자청은 예리하게 눈빛을 번뜩하며 바로 옆에 있던 탁자를 오른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쾅!


순간 탁자위에 있던 술병이 산산조각 나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자청 역시 그대로 위로 솟구쳐 올랐다.


쿵!


솟구친 자청으로 인해 그녀의 무릎을 벤 채 자고 있던 진공공의 뒤통수가 바닥에 세차게 내리 찍혔다.


하지만 진공공은 여전히 꿈속에서 자청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청과 함께 공중으로 떠오른 깨진 술병의 잔해들 사이엔 머리카락 굵기의 은침 수백 개가 섞여 있었다.


이 은침들에는 맞는 즉시 죽음을 면치 못하는 무서운 독(毒)이 묻어 있었는데 이것은 자청이 미리 숨겨둔 것이었다.


자청은 공중에 뜬 채로 양손을 좌우로 뻗어냈다.


그러자 그녀의 전신에서 뿜어진 강력한 바람에 의해 깨진 술병조각들과 함께 수백 개의 은침들이 사방으로 쏘아져 나갔다.


천장을 비롯하여 방안 곳곳에 은신해 있던 진공공의 호위 무사들은 술병조각들과 함께 날아오는 반짝이는 은빛 물체들을 보며 황급히 몸을 움직였으나 은침들의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빨라 전신 여러 곳을 관통당하고 말았다.


“우욱!”


“컥!”


“크억!”


순식간에 몸이 마비된 호위무사들은 앞 다투어 바닥에 처박히더니 이내 다시는 움직이지 못했다.


호의무사들의 실력은 하나같은 출중했지만 움직임에 한계가 있는 좁은 은신처와 빠른 자청의 손놀림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당하고 만 것이었다.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자청은 서둘러 죽어 널린 호위무사들의 수를 세어보았다.


하지만 그 수는 열다섯이 아닌 열에 불과했다.


‘실패했어······.!’


자청이 눈살을 찌푸린 순간 벽 뒤에 숨어 있던 호위무사 한명이 그녀의 뒷등을 향해 엄청 빠른 속도로 검을 찔러 들어왔다.


반사적으로 옆으로 몸을 튼 자청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가 검 날에 약간 스치면서 핏물이 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청이 자세를 가다듬기도 전에 세 군데의 벽과 바닥에서 네 명의 호위무사가 빛살처럼 튀어나와 그녀를 협공해 들었다.


다섯 줄기의 매서운 검기가 사방에서 찔러들자 자청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자청은 급히 두 발을 지그재그로 움직여 찔러든 다섯 줄기의 검기를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그리곤 급히 허리춤에서 허리띤 모양을 한 가늘고 긴 편을 꺼내 바닥을 세차게 친 후 그 반탄력을 이용해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다섯 명의 호위무사는 지체 없이 자청을 따라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며 위로 검을 뻗어 올렸다.


첫 번째 검은 자청의 발목을, 두 번째 검은 자청의 허리를, 세 번째 검은 자청의 팔을 노렸다.


그리고 좌우에서 공격해드는 두 개의 검은 자청이 어느 한쪽으로도 빠져 나갈 수 없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거의 천정까지 솟구친 자청은 세 방향에서 찔러드는 다섯 자루의 검으로 인해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굳이 피하자면 천정이 있었지만 자청은 그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만약 천정을 박살내고 도주한다면 오늘을 위해 그녀가 준비한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었다.


자청은 옆으로 허리를 틀면서 편을 뻗어 옆구리를 노리고 찔러들던 한 호위무사의 검을 휘감아버렸다.


그리고 검이 휘감긴 편을 빠르게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후 남은 한 손을 칼처럼 내리쳐 그 검을 동강내 버렸다.


“잘 가!”


자청은 냉혹한 인사말과 함께 동강난 검 조각을 발로 차 아래쪽 호위무사에게 날려 보냈다.


자청의 발목을 노리고 아래쪽에서 검을 뻗어 올리고 있던 호위무사는 무서운 속도로 내리꽂힌 동강난 검 조각에 그대로 정수리를 내어주고야 말았다.


“미안하지?”


아래쪽 호위무사를 해치운 자청은 지체 없이 돌려차기로 반 토막 검을 들고 있던 옆쪽 호위무사의 얼굴을 발로 후려 차냈다.


“크어억!”


호위무사는 벌어진 입에서 튀어나오는 핏물과 함께 얼굴이 옆으로 홱 돌아간 채 문 쪽으로 향해 쏜살같이 튕겨 날아갔다.


그리곤 문을 박살내더니 그 잔해들과 복도에 나뒹굴었다.


마구 바뀌는 문들로 인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복도에 서 있던 유위강과 맥자웅은 문을 부수고 복도에 나가떨어진 호위무사를 흠칫한 채 바라보았다.


유위강과 맥자웅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동시에 소리쳤다.


“저곳이다!”


유위강과 맥자웅이 막 몸을 날리려는 순간 갑자기 벽이 폭발하듯 부서지면서 피투성이가 된 임충관이 튕겨져 들어와 복도에 나뒹굴었다.


고통스럽게 낑낑대는 임충관 뒤로 차가운 표정을 한 등백연과 활을 겨눈 수백 명의 위사들 모습이 보였다,


“겨우 찾았네······.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구만?”


임충관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유위강과 맥자웅을 향해 말했다.


“씨부랄 자슥······.다 된 밥에 코를 빠트려도 유분수지······.”


유위강은 열 받은 표정으로 인상을 쓰며 말했다.


“저놈의 성질머리 탓에 언젠가 한 번은 크게 일 그르칠 줄 알았다”


맥자웅은 한심해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했다.


임충관은 두 사람의 타박에 뻘쭘해진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얻어터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등백연은 금의삼존을 노려보면서 싸늘하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


“이제 보니 남의 집을 함부로 뒤지고 있었군. 금의삼존이 언제부터 잡도둑으로 전락한 거지?”


등백연은 계속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크크크······.게다가 길도 못 찾아 헤매고 있는 꼴이라니······.”


임충관은 유위강과 맥자웅을 향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좀 바쁘다고 했거든······.”


유위강은 한심한 표정으로 임충관을 보며 말했다.


“멍청한 놈!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그렇지······.네놈의 머릿속엔 대체 뭐가 들은 거냐?”


“뭐가 들긴. 똥이 들었지”


맥자웅이 한 마디 거들자 임충관이 발끈한 채 소리쳤다.


“난 뭐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갈 데가 없어서 온 거라고!”


임충관은 벌떡 일어서며 열 받은 표정으로 툴툴댔다.


“네놈들을 친구라고 믿은 내가 병신이다”


“친구 좋아하네. 오늘부로 난 너 모른다”


금의삼존은 서로를 향해 으르렁 거리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어댔다.


그때 유위강이 돌연 맥자웅과 임충관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잠시 후에 다시 방문들이 움직일 거다. 그때 저기 박살난 방문으로 동시에 뛰어>


금의삼존이 맘속으로 딴 생각을 품고 있는 줄도 모르고 등백연은 쌍욕을 서로에게 퍼부어대는 세 사람을 보고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


“크흐흐······.이제 보니 피를 나눈 형제보다 가깝다던 금의삼존의 우정도 별거 아니었군. 목숨 앞에선 바람처럼 가볍기 짝이 없었어”


등백연은 활을 겨누고 있는 위사들을 돌아보며 차갑게 명령했다.


“저 놈들을 벌집으로 만들어라!”


위사들은 등백연의 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일제히 활시위를 당겼다.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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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5 장 밀서 - 3 21.07.19 73 1 7쪽
» 제 5 장 밀서 - 2 21.07.17 89 1 8쪽
18 제 5 장 밀서 - 1 21.07.16 82 1 9쪽
17 제 5 장 밀서 21.07.14 79 1 7쪽
16 제4장 진공공의 여자 - 2 21.06.07 84 0 8쪽
15 제4장 진공공의 여자 - 1 21.06.03 71 0 7쪽
14 제4장 진공공의 여자 21.05.31 76 0 8쪽
13 제3장 무생시(無生尸) - 1 21.05.27 80 0 9쪽
12 제3장 무생시(無生尸) 21.05.24 95 0 7쪽
11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6 21.05.22 86 0 9쪽
10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5 21.05.17 95 0 7쪽
9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4 21.05.13 108 0 7쪽
8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3 21.05.11 116 0 7쪽
7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2 21.05.10 144 0 7쪽
6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 1 21.05.09 183 0 9쪽
5 제2장 시체를 뜯어 먹다. 21.05.08 226 2 9쪽
4 제1장 검은 물 - 3 21.05.07 261 2 8쪽
3 제1장 검은 물 - 2 21.05.06 319 3 7쪽
2 제1장 검은 물 - 1 21.05.05 407 4 9쪽
1 제1장 검은 물 21.05.04 864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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