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Walker Rain. 5-2 행복이란.
<b>5-2
행복이란.</b>
똑똑-
가벼운 노크 소리가 스펙터가 드러누워 있는 방 안에 울렸다.
《아, 들어와.》
힘없이 누워있던 자세를 풀고 바닥에 똑바로 정좌 자세로 앉는 것으로 고친 스펙터가 입을 열었다.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조용히 들리며 한 여자 아이의 얼굴이 빼꼼히 드러난다.
《응? 무슨 일이 있나 소녀?》
그런 그녀에게 연린은 팔을 뻗어 방의 불을 키고,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메모지를 보여주었다.
[괜찮으시다면 커피 드시겠어요?]
《...그러도록 해볼까.》
잠시 고민하던 스펙터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엌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그런 스펙터에게 또 다른 메모지를 보여주어 의사를 전달한 연린은 종종 걸음으로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음. 지금은 새벽 4시인데 무슨 일일꼬.》
오른팔로 머리를 벅벅 긁은 스펙터는 방을 나가려다가 문득 자신의 왼팔에 시선이 닿았다.
《통증을 느끼질 못하니 잊고 있었구만.》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다시 한번 긁은 스펙터는 자신의 그림자에서 검은 붕대를 뽑아내어 팔에 둘둘 말기 시작햇다.
검은색 붕대가 그녀의 왼팔에 말끔히 달라붙어 흉하게 보이던 티타늄 뼈와 붉은색 파이프를 감추어 준다.
《인간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달칵-
그녀가 사라진 방 안에 그녀가 남긴 쓸쓸한 독백이 메아리친다.
"내가 부족한 것이라."
대체 무엇일까.
공원에서 멍하니 검은 밤하늘을 바라본다.
상성이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설마 그림자 사이를 이동하여 상대의 공격이 도달할 줄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으니까.
과연... 그 것 뿐?
아니면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을 뿐?
여러가지 생각이 메아리친다.
"음. 모르겠네."
편하게 생각하자. 머리를 썩혀 보았자 소용 없다.
손 가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움직여보자.
그러니까 일단.
잠이나 자러 가볼까.
집에 들어온 성연이 자려고 자신의 방을 향하던 중, 2층으로 향하는 계단 근처의 부엌에 불이 켜진 것을 목격.
불이 켜진 부엌에서는 스펙터와 연린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라. 지금 새벽 4시쯤 된 것 같은데. 아닌가?'
멍- 하니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던 성연의 첫마디.
"...무엇들 하고 계신건가요?"
《소년의 험담?》
"...아."
과연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며 돌아서 가려는 순간 이 것은 뭔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친다.
소년의 험담?
이 곳에 있는 사람들 중 소년이라는 것은 누구?
나?
"제 험담이라뇨?"
정색을 하고 스펙터를 노려보자 그녀는 그런 성연의 표정이 웃긴듯 깔깔대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냥, 바보 같잖아?》
"......."
대체 어떻게 말해야 이겼다 라는 느낌이 들 수 있을까?
내가 바보라니. 이런 어이 없는 일이.
"그럼 여성 두분이서 재미있게 이야기 하시길."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휠체어를 움직여 2층으로 사라진다.
《소년을 놀리는 것은 재미있군.》
[너무 놀리지 말아주세요.]
《이런이런, 그래도 애인이라고 챙겨 주는 것인가 소녀?》
[.......]
스펙터의 질문에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연린.
발갛게 물들어 버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스펙터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이 것이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인 건가?
자신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감정을 지금 이 소녀는 느끼고 있겠지.
입안이 까끌까끌하게 느껴진다.
쓸데 없이 기분이 우울해져 버린다.
자신은 이 소녀를 지켜야 하니까, 이 소녀의 앞에서는 웃고 있어야겠지.
그래도.
《질문이 하나 있다.》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소녀는 지금 행복한가?》
스펙터의 말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본다.
아까 전의 부끄러웠던 기색은 어느샌가 사라져있다.
《말 그대로다. 너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소년은 하반신이 불구다. 그런데도 행복한가?》
《.......》
스펙터를 한참 동안이나 물끄럼히 바라보던 연린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싱크대로 걸음을 옮겼다.
연린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스펙터는 그저 멀뚱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싱크대에 달려 있는 수도를 틀어 컵에 물을 받은 연린은 그대로 자신의 몸에 물을 끼얹었다.
촤악-
《......!!》
그런 그녀의 행동에 스펙터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연린은 멈출 생각이 없는지 연달아 물을 받아 자신의 몸에 끼얹었다.
"어째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저는 그 질문에 자신 있게 이렇게 답할 수 있답니다."
약간 메마른듯한, 그렇지만 너무나도 맑은 목소리가 소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저는 지금 너무나도 행복해요."
《마, 말을 못하는게 아니었던 것인가?》
스펙터의 떨리는 말을 무시한채 연린은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
"저는 그저 오라버니와 이 공간에 같이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답니다."
회상한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성연을.
혼수 상태에서 일어나 침대에 앉아 막 잠에서 깬 자신을 보며 '안녕'이라고 말해주었던 너무나도 상냥한 소년을.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자신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땠었을까?
모두 네 탓이라고. 너 때문이라고 화를 내거나 울었었겠지.
그런데 그 사람은 자신의 몸은 상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더 신경을 써주었다.
말을 들음으로써 알 수 있다.
그의 말에 진심이 담겨져 있는지 아닌지를.
그가 혼수 상태에 있었을 때 그의 침대 옆에서 계속 걱정했었다.
그녀의 탓이라고 화를 내는 것도, 자신의 몸 상태를 보며 좌절하는 것도.
그런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그녀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침대 위에서 그녀를 보며 지었던 미소가 너무나도 눈이 부셨으니까.
"제가 말을 못하면 어떠한가요. 오라버니가 절 사랑해주시는데."
그동안 부끄러워서 참고 있었던 마음 속의 이야기를 꺼낸다.
"오라버니가 불편하시면 어떠한가요. 제가 오라버니를 사랑하는데."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그녀의 마음을 표현한다.
"저와 오라버니가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는데 어째서 행복하지 않을까요?"
《.......》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만약 그가 자신을 탓하며 미워했다면 자신은 행복했을까?
아닐 것이다. 분명히 괴로워하며 혼자 있을 때 슬퍼했을 것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와서 미소를 짓게 되는데. 이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 난 그 사람만 보아도 웃음이 나오는걸. 너무나도 행복한 웃음이.
그 사람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 거리는걸.
두근 거려서 터져버릴 것만 같은걸.
보다 많이 이야기 하고 싶어.
보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어.
언제까지나 그의 곁에서 걷고 싶어.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그래. 자신만의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아, 그래도 괜찮아.
분명히 괜찮을 거야.
그렇게 위로를 하며 불안에 떨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아.
사랑하는 사람은 예뻐진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노력해서 그의 마음에 들게 하면 되는 것인데.
불안할 틈이 어디있겠어?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지.
"그렇죠 오라버니?"
말을 하던 소녀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바라본다.
그 곳에는 소녀가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다.
그리고 소년은 소녀의 질문에 웃으며 답해준다.
"물론이야 린아. 나 역시 너를 사랑하는걸. 걱정하지마."
불안에 떨지마.
나도 네가 있어서 행복한걸.
웃을 수 있는걸.
네가 있기에 나는 힘낼 수 있는 것이니까.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바라보며 너무나도 행복한 웃음을 머금는다.
***
자, 이번편을 간단히 종합 정리 해보겠습니다
콩깍지 씌인 연린이 ~_)y~~
후, 씁쓸해 ㄱ-.
내가 썻지만서도 린아, 너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b>연린아 그 것은 사기란다. 사기라고.</b>
원래대로라면 절대로 그렇게 말 안했을걸 저 녀석?
그냥 죽었다가 살아난 녀석이었잔니
속지 말아줘 ㅠㅠ 안되. 네가 성연이에게 이렇게 빠지다니.
이럴 순 없어.
원래대로라면 콩깍지가 씌이게 되는 것은 조금 더 후란 말이야.
그런데 성연이가 타임 리셋을 먹었잔니.
너 사기 먹은거야.
뭐, 내가 이렇게 말해보았자 소용은 없겠지 lllOTL
자 그럼 여기서 몇가지 질문들에 대하여 답해 드립니다.
오리나구리님의 질문.
그림자를 통해 그림자 탄환을 나오게 하는 것도 능력이 아닐까요?
라고 하셨는데 아닙니다.
그 것은 엄연히 그림자 조종술의 일부지요.
그림자와 그림자를 연결할 수 있다는.
그리고 그림자 탄에는 스펙터의 기(氣)를 불어 넣었기에 충분히 질량을 가지게 되며 관통력등 무기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초월자잖아요.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들입니다 ~_)y~~
그리고 저번편을 읽으신 많은(?)분들이
스펙터를 인간으로 돌리게 되나요?
라는 종류의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그 것은 비☆밀 입니다.
왜냐구요? 재미 없어지잖아요?
아, 한가지는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절대로 Scorn이나 성연이 스펙터의 몸에는 손을 쓰지 않습니다.
즉 Time Control로 스펙터를 인간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각자 생각해보시길~!
맞추시는 분 있으면 2연참 약속입니다 ~_)y~~
뭐, 여기까지하고 끊겠습니다. 후후.
자 그럼 전 여기서 빛으로 화합니다.
리플은 저의 힘이 된답니다.
아자아자!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덧 : 홍보 올렸습니다.
제 글을 재미있게 읽고 계시다면...
데헷? 사랑해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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