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재회
148. 재회
5월의 시작은 우선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에서 주말 2연전을 치르는데, 그래서 그 결과는 1승 1패를 주고받았다.
5월 1일 경기에서 클로저 훌리오 칸투가 또다시 불을 질렀는데,
일단 언론 인터뷰에서는 클로저 교체는 절대로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내심 클로저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수구에 내다 버린 80M인 것 같다.
후······
뭐 어쨌건 하루 휴식 후 이어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3연전이었는데, 이 시리즈는 시리즈 스윕을 가져옴으로써, 쿠어스 필드에서의 루징 시리즈를 완벽히 복수했다.
그래서 팀은 현재 4연승을 달리는 중이고, 이어지는 10연전이 시애틀 매리너스-LA 에인절스-그리고 쿠어스 필드 원정이기에 일단 최소 11연승은 충분히 노릴 수 있는데,
그러나 안타깝게도 5월 7일 경기를 내주면서 4연승에서 연승이 끊기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날 게임에서도 또다시 훌리오 칸투가 불을 질렀는데,
2사를 잘 잡아놓고 갑자기 볼질을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처맞았다.
물론 경기 후 SNS와 레딧은 완전히 대폭발했고, 클로저 교체로 여론이 일방적으로 기운 와중에 심지어 팀 내부에서도 클로저 교체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일단 클로저 교체는 없고, 현재 꽤 괜찮은 투구를 이어가는 D.D. 올브라이트와 훌리오 칸투를 더블 클로저로 기용할 생각인데,
여기서 올브라이트가 계속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칸투가 계속 정신을 못 차린다면, 자연스럽게 클로저 교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뭐 그렇다는 거고, 이후 남은 두 게임을 모두 잡아내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3연전은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고,
LA 에인절스와의 홈 4연전도 시리즈 스윕을 가져오며 다시 6연승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어서 다시 쿠어스 필드를 방문했는데, 안타깝게도 이 시리즈에서도 루징 시리즈를 당하고야 말았다.
음······
이번 시즌 현재까지 쿠어스 필드에서 치른 일곱 게임에서 2승 5패······
쿠어스 필드에서의 성적이 대단히 좋지 않은데, 심지어 그 2승도 내가 선발 등판한 게임이었으니, 만일 내가 선발 등판하지 않았다면, 그 일곱 게임을 모두 졌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앞서도 말했지만, 타선이 10점을 내도, 마운드에서 11점을 줘버리면 답이 없어진다.
이러다 우리 선수들이 쿠어스 필드에 계속 호구 잡히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도 드는데, 결국에는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다음 쿠어스 필드 원정은 7월 26일. 한창 무더워질 시기의 4연전이다.
어렵겠지만, 이 시리즈는 반드시 스윕을 가져오도록 하겠다.
뭐 어쨌건 그래서 팀은 현재 40게임에서 26승 14패 승률 0.650, 5할에서 +6으로 여전히 지구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인데,
뭐 신생팀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성적이지만, 우리 팀은 고작 이 정도에서 만족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우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 팀이고, 우리의 목표는 7할 승률이다.
아. 그리고 현재까지 홈에서 23게임을 치렀는데, 그 23게임에서도 계속 매진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MLB 32개 구단 홈 관중 동원 순위에서 우리 팀이 압도적인 1위고 그 뒤를 뉴욕 양키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따르고 있는데,
2013시즌부터 작년까지 무려 14시즌 연속 관중 수 1위를 기록했던 LA 다저스는 팀 성적 부진의 여파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시즌은 32개 구단 중 20위로 처져있다.
음······
매 시즌 관중 수 1위의 구단이 이 지경까지 된 건, 이건 정말 심각한 건데, 이쯤 되면 다저스 구단이나 프런트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어쨌건 우리 팀의 흥행은 외부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 우리 팀의 흥행을 부러워하는 구단도 많은데,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 팀은 라스베이거스에 정착하려 정말 부단히도 많은 노력을 했고, 또 팬들과 정성을 다해 소통하고 교감하고 있다.
지금의 이 흥행은 나의, 그리고 우리 팀 구성원 모두의 노력의 결실이다.
뭐 그렇다는 거고, 이제 하루 휴식 후에 뉴욕 양키스와의 홈 2연전이 우리 팀을 기다리고 있다.
옛 동료, 전우들과 오랜만에 재회하여 처음으로 적이 되어 싸우는데, 기대가 대단히 크다.
아무튼 그래서 2연전의 첫 게임인 5월 18일 경기의 양 팀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왕태양 DH
2. 조바 윅스 3B
3. 헤수스 리오스 1B
4. 케니 보펜캄프 SS
5. 랜디 백슬러 LF
6. 래리 암보스 RF
7. 카를로스 오테로 CF
8. 조디 뱀포드 C
9. 로베르토 나바로 2B
P. 페르난도 에르난데스
***
***
1. 트로이 푹스 SS
2. 마크 크라웃 CF
3. 브루스 카퍼 LF
4. 마이크 스켈튼 1B
5. 제임스 저스티스 RF
6. 시드 하스 DH
7. 호아퀸 만자니오 3B
8. 로이 에이블스 C
9. 마누엘 콘트레라스 2B
P. 랜디 보그트
***
우리 팀은 전날 경기에서 사구를 맞았던 자니 예거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오늘 하루 결장한다.
물론 자니 예거 한 명이 빠지니 타선이 상대적으로 많이 약해보이는 건 분명히 사실이지만, 워낙 민감한 부위에 맞았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출장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가 하면 양키스는 작년에 부상으로 이탈했던 스켈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드 하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정작 스켈튼이 다시 돌아오니 시드 하스와의 교통정리 문제가 생겨버렸다.
시드 하스가 1루를 전혀 볼 줄 모르니 결국 지명타자로만 쓸 수밖에 없고, 38세의 언제 또 깨질지 모르는 스켈튼이 다시 1루를 봐야 했는데, 다행히도 아직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이탈했던 오타니 슈헤이가 다음 시즌에 복귀한다면 스켈튼-시드 하스-오타니의 교통정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게 된다.
그렇기에 양키스가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스켈튼에게 1년 연장 옵션을 시행하지 않을 거라는, 스켈튼이 양키스를 떠나게 될 수도 있다는 루머도 있고,
심지어 여기서 더 나아가 스켈튼이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루머도 있는데,
작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풀 시즌을 치르면서 이미 500홈런을 채웠고, 지금 누적으로도 HOF에 갈 자격은 충분히 만들어졌으니, 여기서 에이징커브가 와서 오히려 스텟을 꼬라박는 것을 막기 위해 깔끔하게 은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음······
뭐 일견 타당성이 있는 주장이라 보지만, 스켈튼 본인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다.
사실 내가 양키스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아직도 안 나가고 그대로 있고, 지금도 양키스에서 함께했던 선수들과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지만, 나는 스켈튼에게서 은퇴라는 말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스켈튼이 시즌 후 은퇴한다는 말은 기레기의 뇌피셜이라는 거다.
아무튼 뭐 그렇다는 거고, 양키스 전력의 절반 이상이었던 내가 빠졌음에도 양키스의 타선은 여전히 강력했다.
그렇기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고, 오늘 우리 팀의 선발 투수인 페르난도 에르난데스로서도 친정팀을 상대로 한 선발 등판인데, 에르난데스가 옛 전우들을 상대로 어떤 퍼포먼스를 보일지도 기대된다.
그리고 1회 초. 원정팀인 양키스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도 역시 이 곳 더 미라지 파크는 매진되었는데, 양키스의 원정 팬이 꽤 많이 들어왔다.
어쨌건.
❝10구. 낮게 떨어졌지만, 트로이 푹스의 배트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꽤 힘든 승부였는데, 결국 주자를 내보내고 마네요.❞
❝이번 시즌 현재까지 페르난도 에르난데스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가 102.6개. 그러니까 다시 말해 100개에서 110개 정도가 한계 투구 수라는 이야기인데, 그 10분의 1을 벌써 던졌습니다. 반대로 트로이 푹스로서는 투수에게 가능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한데다 출루에까지 성공했으니, 선두 타자의 임무를 훌륭하게 잘 해낸 거죠.❞
일단 첫 타자를 맞아서 에르난데스는 10구까지 이어진 긴 승부 끝에 결국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고,
❝툭 갖다 맞춘 타구가 1루수 키를 넘겼습니다. 우익수 앞까지 굴러간 안타였고, 1루 주자는 3루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무사 1, 3루. 시작부터 양키스에 좋은 득점 찬스를 내주면서 어려운 출발을 하는 페르난도 에르난데스입니다.❞
크라웃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3루의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음······
❝우중간으로 높이 띄웠습니다. 우익수와 중견수가 달려오는데요. 우익수가 잡아내는군요.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고, 3루 주자 홈으로 태그업하면서 양키스가 선취점을 가져갑니다.❞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고 팀 배팅을 잘해주었네요.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 첫 벉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건 충분히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카퍼가 외야 플라이를 치면서 바로 선취점을 내줬다.
뭐 어차피 무실점을 기대한 건 아니니, 줄 점수는 주면 되는 거고, 이제 이번 이닝에서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은 안 된다.
❝땅볼 타구입니다. 3루수가 한 번 잡았다 놓쳤고, 다시 잡아 2루를 포기하고 1루로 던집니다. 그리고 1루에서는 당연히 아웃입니다. 글쎄요? 지금의 이 플레이는 좀 아쉽네요.❞
❝처음에 제대로 포구만 되었어도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끝나는 거였잖아요. 그런데 3루수가 처음에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이닝을 끝내지 못했고, 2사지만,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는데, 만일 이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온다면, 타격이 꽤 클 것 같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만일 키스 엘링스워스나 마크 에머슨이 저 3루에 있었으면, 저런 포구 실책은 없었겠죠?❞
❝확실히 수비 능력에서는 에머슨이 윅스보다 우위에 있고, 엘링스워스의 수비 능력도 에머슨과 비교하면 다소 처지지만, 그래도 윅스보다는 위에 있는 건 분명히 사실이고, 본인들도 그렇게 느낄 거예요. 하지만, 저 상황에 만일 누가 있었더라면 저런 실수가 없었겠지? 하는 건, 말씀하셨듯이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가정이죠.❞
하지만,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끝냈어야 하는 상황에서 조바 윅스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이닝을 끝내지 못했고, 결국 2사지만, 주자를 또 득점권에 보내고 말았다.
음······
❝높은 공에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제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제 중요한 건, 빠르게 동점, 역전을 만드는 거다.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센터 쪽으로 빠르게 날아간 이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태양의 시즌 33호 홈런으로 스코어는 1:1. 바로 균형이 맞춰졌습니다.❞
❝어벤져스가 먼저 한 점을 주고도 평온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죠. 역시 우리의 태양입니다.❞
선두 타자로 들어서서 바로 홈런을 때려내며 균형을 맞췄다.
그래서 다이아몬드를 도는 와중에 1루에서 만난 스켈튼이 내게 한마디 말을 했다.
“저런 공까지 넘기는 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우리랑 할 때는 좀 살살해줘. 우리 요새 힘들어.”
“우리도 힘들어요. 누굴 봐주고 그럴 형편이 아니에요.”
“하여간에 자비가 없다니까.”
그렇게 스켈튼과 아무 의미 없는 잡담을 주고받은 후 다이아몬드를 다 돌았고,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으며 당당하게 더그아웃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이온음료를 꺼내 마시는데,
❝조바 윅스가 좌중간으로 깊숙이 타구를 날려 보냈고, 이 타구가 펜스를 직접 때렸습니다. 그리고 조바 윅스는 2루까지 편안하게 안착합니다. 2루타입니다. 앞에서 저지른 포구 실책을 결국 타격으로 만회하네요.❞
❝이런 맛에 태양이 조바 윅스를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하는 거죠. 그것보다 오늘 경기는 페르난도 에르난데스와 랜디 보그트, 양 팀 2선발끼리의 맞대결인데,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습니다. 어쩌면, 오늘 생각보다 많은 득점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드네요.❞
그 순간 조바 윅스가 2루타를 때려내는 것이었다.
조바 윅스의 주력은 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도루 사인을 내야겠지만, 지금은 도루 사인을 내지 않을 것이다.
양키스는 나에 대해, 또 내가 추구하는 야구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분명 도루에 대비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자 뜁니다. 그리고 볼은 3루로 연결됩니다. 3루, 3루에서 아웃입니다!!!! 아. 이게 뭔가요?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네요?❞
❝지금은 양키스가 태양을 너무 잘 알기에 분명 도루를 대비하고 있었고, 또 포수 로이 에이블스의 송구도 워낙 빠르고 정확했어요.❞
윅스 이놈이 돌았는지, 내 사인도 없는데 지 독단으로 도루를 시도하다 뒤져버리는 것이었다.
음······
이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이건 분명 나에 대한 항명, 반역, 배신이다.
지금 윅스 놈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데, 지금 내가 마시고 있는 이 음료수병을 놈의 면상을 향해 던지고픈 충동을 억지로 꾹 눌러 참고 있다.
만일 내가 이 음료수병을 정말로 던진다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일단 사무국으로부터 징계를 받는 거는 당연할 거고, 실로 큰 후폭풍이 일 것이다.
그러니 참아야지 어쩌겠는가.
후······
“왜 뛰었어?”
그래도 항명, 반역을 저지른 이유라도 듣고 싶었기에 놈에게 물어봤다.
그리고 놈의 대답은
“양키스에서 내가 뛸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할 것 같아서. 미안해. 내 판단 착오였어.”
이랬다.
이 대답을 들으니 오히려 더욱 처참해지고, 절망이 든다.
이놈이 가진 야구 센스, 지능이 고작 이 정도였단 말인가?
혹시 몰라서 다시 물었다.
“나를 잘 아는 양키스에서 도루에 대비할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그러자 놈은 이렇게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뛰어야 했다고 생각했어.”
이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생각해봐. 양키스도 널 잘 알고, 너도 양키스를 잘 알잖아. 그래서 양키스는 오히려 네가 도루를 시도하지 않을 거라 방심할 거고, 나는 그 허를 찌르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나 봐. 정말로 미안해.”
그러니까 지 나름으로는 나름 복잡하게 머리를 굴린다고 굴린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음······
뭐 이렇게 말하니까 그나마 낫긴 한데, 어쨌건 고의적인 항명, 반역은 아니니 그냥 이대로 덮어주고 넘어가야지. 어쩌겠는가.
본 소설은 픽션이며, 본 소설에 등장하는 기관명, 인명, 상호 등과 그에 대한 묘사는 실제 현실과 전혀 무관한 철저한 허구임을 밝힙니다.
- 작가의말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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