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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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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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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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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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DUMMY

암흑의 성지까지 가는 데 거쳐야 할 지역은 총 9 지역으로 팔란투라 산맥, 불의 사막, 균열의 대지, 생명의 숲, 거암의 골짜기, 숲의 화원, 무지개 초원, 자갈밭 순이었다.

꽃의 화원을 벗어난 지는 어느덧 나흘째.

우리는 오늘 처음으로 평지에서 자갈이 깔린 바닥에 발을 내디뎠다.

프로이안 마을에서 나온 지 23 일차에 이룬 성과는 자갈밭에 도착한 거 말고도 레벨을 54까지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레벨업을 할 때마다 마력 스텟을 찍었더니 이제는 41이 되어 전투 유지력이 전보다 훨씬 올라가게 되었다. 자갈밭 지대는 몬스터가 서식하는 곳은 아니나 인근의 조류 몬스터들이 지나다니는 경로에 위치해 있는 지대였다. 운이 좋으면 많은 숫자의 몬스터를 한 번에 사냥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이곳 자갈밭 지대.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 전부는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다. 어나더 월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계인들은 이 사실을 알 리 없으니 사냥하는 사람 대부분이 지구인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자갈밭을 가로질러가며 그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각각 다른 세계의 사람 3명이 함께 다니는 경우는 이곳까지 오면서 본 적이 없었기에 놀랍거나 이해하기 힘든 반응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를 알고 있는 유저가 있다는 것은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반응이었다.


길을 지나가면서 알게 된 사실은 바투아의 계약자에 관한 기사가 퍼졌다는 사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마암병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두는 알고 있었다.

내가 들었던 이야기를 마력을 활용해 수백 미터 떨어진 거리의 소리도 듣는 천가휘가 못들을 리 없었다. 눈치 빠른 천가휘는 프레체스 모르게 슬쩍 다가와 마암병이 무슨 병인지 물었다. 다행히 바투아는 프레체스 머리 위에서 장난치던 중이라 둘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약간 고민하기는 했지만 천가휘에게는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마암병은 불치병으로 걸리면 2~3년 안에 죽게 되는 병이고, 그래서 지금 리커버리 마법을 구하러 가는 길이라고.

그리고 바투아와 프레체스는 내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몰랐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덧붙여 바투아와 프레체스가 이야기를 듣고 마암병에 대해 묻는 상황이오면 그냥 흔히 있는 지병 정도로 둘러댈 거라고도 했다.

천가휘는 내 말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형님도 아시다시피 저희 아버지는 신의라 불리는 의원이에요. 지구에서는 불치병일지 몰라도 아버지가 고칠 수 있는 병일 가능성도 있어요."

묵묵히 옆에서 걷던 천가휘가 한 말.

천가휘의 말대로 고칠 수 있는 병일 수도, 아닐 수도 있었다. 만약 고칠 수 있다면 그대로 고칠 수 있어서 좋고 아니라고 해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지금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2~3년의 세월이라도 주어졌다는 게 오히려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했다. 마암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똑같이 공장과 집을 반복하는 의미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 같아 드는 생각이었다.

예전처럼 살 바에는 차라리 이렇게 재밌게 2~3년 살다가 죽는 게 훨씬 나았다.


"못 고친다 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거야. 그 정도로 지금 보내는 시간이 내게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시간이거든."

"아버지가 못 고친다면 제가 어떻게 해서든 리커버리 마법서를 구해 꼭 형님을 치료해드릴게요."

"말이라도 고맙네. 병 판정받은 지 5개월밖에 안 됐고 앞으로 2년 정도 시간은 있으니, 나도 그 안까지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야."

23일 동안 본 시체만 해도 천여 구가 넘어갈 정도로 에덴의 세계는 혼란스러웠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보는 게 맞았다.

자갈밭에는 사냥하는 유저가 많아 우리의 앞길을 막는 것은 없었다. 그 덕분이었다.

장장 10시간 동안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고 자갈밭 끝에 도착해 본 풍경은 자갈밭과 검은 땅을 가르는 검은 강 줄기 하나였다.

"암흑의 성지."

이 말은 풍경을 보자마자 툭 튀어 나간 말이다. 고대하던 장소를 목전에 두니 감회가 새로웠다. 암흑의 성지에 도착했다는 게 실감이 나는 메시지는 땅을 딛는 순간 떠올랐다.


[암흑의 성지 대지의 효과로 피로도 증가률이 20% 상승합니다.]

[암흑의 성지 대지의 효과로 상처 회복 속도가 20% 감소합니다.]

[암흑의 성지 대지의 효과로 독 중독시 퍼지는 속도가 20% 상승합니다.]

[암흑의 성지 대지의 효과로 언데드 계열 소환수 및 몬스터는 밤에 20% 스텟 상승효과가 적용됩니다.]


천가휘와의 대화로 약간 우울해졌던 감정은 떠오르는 메시지에 바뀌어갔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은 들떠서 미소가 지어졌다.

시야 끝에 외곽 세이프티 존인 보르마르 성이 보이고 있었다.

또 어떤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되어 들뜬 기분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


보르마르 성 세이프티 존은 지금까지 지나온 어떤 세이프티 존보다 많은 지구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장소였다.

난 지구인이 묵는 검은 동굴 여관 바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아 뒤편에서 유저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으며 오늘도 아침을 먹었다.

천가휘와 프레체스가 현실로 돌아가 일을 보고 오겠다고 한 게 어느덧 5일 전의 일이었다.

들어오면 검은 동굴의 주인인 천사에게 소식을 알리겠다고 했으니, 천사가 별다른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어젯밤에도 접속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암흑의 성지 외곽은 지금 내 수준에 위협이 되는 몬스터는 없어서 혼자서 사냥하러 다녀도 위험하지는 않았다. 평범한 레벨 50대 이상의 사냥터로 알려진 `외곽`지대에서, 웬만한 유저보다도 뛰어난 스킬을 보유한 내게 위험한 몬스터가 있을 리 없었다.

마스터 오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스켈레톤이나 구울 같은 몬스터는 천성비류창의 창기槍氣조차 버티지 못했다. 바투아의 마법 지원을 받으면 사냥하는 일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에 가까웠다.

과장을 조금도 보태지 않은 말 그대로였기에 5일 동안 하루에 1업씩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마력만 찍는 선택을 한 건 확실히 잘한 선택 같았다.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예상치 못한 성과를 아침부터 이루게 되어 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날이다.

아침 수련을 하다가 떠오른 메시지 하나는 의욕을 불어넣어 주기 충분했다. 스텟 포인트로만 올린 마력은 46(34)였지만 내공심법인 천범신공의 효과로 1이 더 상승해 47(35)가 되어 노력하는 보람과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날로 성장하는 능력과 매일매일 들려오는 흥미진진한 소문을 듣다 보면 에덴에서의 생활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유저들이 하는 이야기 중 가장 관심을 끈 건 에덴 각지에서 특수 연계 퀘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와 각 세계 유명인들의 결투소식.

알려진 특수 연계 퀘스트는 총 4개로 유례없는 퀘스트 대란에 유저들의 관심은 온통 새롭게 생겨난 유적지에 쏠려 있었다.

특수 연계 퀘스트가 벌어지는 지역은 지형이 뒤바뀌는 큰 사건이 일어나는 만큼, 인근의 세이프티 존 천사들은 퀘스트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어떤 세계의 누가 퀘스트를 맡았는지도 알려주어서 소문은 빠르게 퍼져가는 중이었다.

1개는 지구인이, 2개는 토란인이, 1개는 나스탈인이 맡았다는 흥미진진한 소식이다.

사이좋게 유적지를 나눠서 조사하거나 서로 도울 리는 없을 테니 문제가 안 생기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나 다를까 각각의 유적지에서는 길드 유저들이 혁신 이전처럼 사냥터 일정 지역을 독점하려고 해, 이계인과의 다툼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중이라고 한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상황을 봐가면서 돗자리를 펴던지 해야지 원.

가장 주목받은 결투는 5명의 유저가 치른 결투다.


유저 지한수와 토란인 함대군.

유저 강진규와 토란인 기천수.

유저 이영한과 토란인 용천성.

유저 박완규와 나스탈인 톤 바르바나

유저 박가영과 나스탈인 니센트 온나.


유저 모두는 300대 이상의 고레벨유저이자 지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스킬을 보유한 유저들.

결과는 모두 유저들의 승리.

이계인들이 어나더 월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평범한 일반 사람이었다면, 유저들이 깔끔하고 완벽하게 이겼다면 이 정도로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을 사건이다.

이기긴 했어도 쉽게 이긴 게 아니라는 점에서 유저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확실히 흥미 있고 놀라운 이야기에 듣다 보면 식사시간은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준비된 음식이 맛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다.


토란인이 받은 2개의 특수 연계 퀘스트 중 1개는 암흑의 성지 옆 지대에서 진행되고 있어 여관에 있는 유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4단계에 이르러 나타난 유적지는 바위산 지하에 있는 죽음의 도시였다. 도시 규모의 지하에는 사람과 여러 동물의 신체가 섞인 생명체 키메라 A, B, C, D 몬스터와 죽음의 도시 중앙에는 뼈마디가 앙상하게 드러난 인간체 몬스터 티론 7개체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알려진 4단계 퀘스트는 티론 7개체를 한 번의 사냥에 모두 죽여야 한다는 퀘스트다.


티론은 키메라를 부리고 조합해 성장시키는 능력과 저주 마법 및 각종 마법을 사용하는 웬만한 보스급 능력을 갖춘 몬스터라고 한다.

7개체 중의 1개체라도 살아남으면 다시 6개체를 생성해내는 존재들이라 압도적으로 무력차이가 나지 않는 한 혼자서 깨기는 힘든 퀘스트였다.


새로운 유적지가 근처에 생겨났기 때문인지 요 며칠 사이에 성안에는 눈에 띄게 사람이 줄어 거리는 한적했다. 사냥하는 사람도 줄어서 유적지에 관심이 없는 내게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아침을 먹은 뒤 난 오늘도 사냥하기 위해 보르마르 성을 나섰다. 암흑의 성지는 리커버리 마법서가 드랍되었기에 인기 있는 사냥터가 되었던 것이지 환경이면 환경, 몬스터면 몬스터 모두 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곳은 아니었다.

구울과 같은 시체계열 몬스터에서 풍기는 지독한 악취와 그에 몰려드는 날벌레와 구더기는 비위가 약한 사람은 견디기 힘들었다. 구울은 또 싸우면서 침을 뱉는 특이한 패턴을 가진 몬스터라 사냥하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했다.

그냥 사람의 침도 아닌 썩은 몸에서 나오는 침과 벌레 유충도 가끔 섞인 침을 맞으면 기분 안 나쁠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


이런 환경에서도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사냥하게 만들 만큼.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을 때 머리 위에 앉아 있던 바투아가 머리를 탁탁 치며 말했다.

"나비 온다 용왕!"

하늘 위 높은 곳에서 암흑의 성지 지역을 매일매일 돌아다니는 대형종 몬스터 암접暗蝶이 날아오는 게 보였다.

암접은 암흑의 성지 중심대지인, 붉은 대지 중앙에 있는 마황성에 서식하는 대형종 몬스터.

암접은 날개의 색깔을 바꿈으로써 눈처럼 뿌려대는 독가루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를 나타내었다.

이번에는 날개가 보라색인 걸 보면 마비 가루라는 뜻이다.

날개가 검은색일 때는 수면, 보라색일 때는 마비, 붉은색일 때는 몽환 상태를 일으키는 가루라고 색으로 알려주었다.

외곽지대보다 더 안쪽인 내곽과 중앙에는 이보다 더 고약한 시스템은 많았다.

외곽 내곽 중앙대지를 구분하는 것은 간단했다.

사냥을 하다가 도착한, 검은 대지와 보라색 대지를 가르는 보라색 강줄기 너머를 내다보았다.

내곽은 보라색 대지, 중앙은 붉은색 대지로 경계선을 나누었다.


내곽은 외곽에서 얻는 경험치가 시간 아깝다고 느낄 정도가 되면 넘어갈 생각이었다.


*


바위가 자란다고 알려진 바위 숲 지대 한편.

높이 5,000m에 이르러 다 컸다고 알려진 바위산 지하에는 누구도 알지 못했던 죽음의 도시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특수 연계 퀘스트 4단계를 받은 토란인 백상우는 오늘도 접속해 죽음의 도시에 들렸다.

"염병! 봐도 봐도 겉모습은 적응 안 되네. 뭐 이런 곳이 다 있다냐."

백상우가 몰려드는 키메라를 사냥하며 특유의 거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김용환이 자주 쓰는 염병과 같은 뜻의 용어를 사용하는 그였다.

백상우는 천백 지역에서 협객이라는 별호가 붙은 10인 중 1인.

특수 연계 퀘스트는 천가휘가 암흑의 성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합류하러 가던 중에 우연히 받게 된 퀘스트다. 천가휘와는 의형제 사이.

김용환이 알지 못하는 사이, 천가휘와 관계가 깊은 몇몇의 토란 주민 및 천수의가와 용씨세가를 비롯한 여러 세가가 암흑의 성지로 모여들고 있었고.

나스탈에 있는 프레체스 일가에서는 프레체스 이레니언의 의견에 따라 암흑의 성지를 목적지로 해 움직이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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