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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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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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이 건방진 놈이 어찌 감히 왕을 칭할 수 있나! 이건 반역이다, 반역이야!”


회남절도사 양악의 오나라 건국은 당나라 전체에 큰 파장을 미쳤다.


기실 말하자면 당나라는 이미 분열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절도사는 이름만 절도사일 뿐이지 그 지역의 왕처럼 행하는 것이 당연했으며 자신에게 이득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당나라 중앙 조정의 말은 이빨도 들어가질 않았다.


하지만 저렇게 암묵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아예 오피셜로 밝혀지는 것은 그 차원이 다르다. 이제는 그 누구도 분열을 부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장 이를 토벌해야 하오!”


“폐하, 아뢰기 황공합니다만 그 먼 곳까지 원정을 갈 식량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절도사들에게 맡기는 방식은···.”


그 옛날 오나라 땅을 거의 수복한 절도사를 상대로 감히 누가 칼을 맞댈지도 의문인데다 만약에 이기면? 그러면 더 큰 오나라가 나오는 것 아닌가?


결국, 중앙이 할 수 있는 일은 격문을 쓰고 양악은 역적이라고 공표하는 일뿐.


“뭐야, 대놓고 역적질하는데 아무것도 못하잖나?”


“장강이 막고 있기도 하고 저쪽은 기근에 시달리지 않습니까”


말을 주고받은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상황만 따지면 이쪽이 더 좋지 않은가?


“이제 우리는 촉나라다!”


“뭣”


“같은 왕끼리 친하게 좀 지냅시다.”


이제 당나라는 마치 그 옛날 삼국시대마냥 쪼개지게 되었다. 촉왕도 있고 오왕도 있으니 당나라 입장에서는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한 놈은 강 뒤에, 한 놈은 산맥 뒤에···. 정말 돌아버리겠네!”


나라가 멀쩡해도 해당 지역들을 정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당나라는 지금 다 죽어가는 반송장 상태 아닌가. 그냥 지켜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



“소총을 모든 병사에게 들려주기엔 무리가 있군···.”


육군 혁신 본부장이 된 견훤은 아쉽다는 눈빛으로 소총을 바라보았다. 분명, 이 무기는 훌륭한 무기였지만 아직 모든 무기를 대체하기엔 문제가 있었다.


“소총의 화력은 훌륭합니다만, 아직 단독으로 기병의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래, 바로 그게 문제였다. 지금 이 소총에 총검을 꽂아다 방진을 짠다? 적 기병도 타격을 입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방진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리라.


“그래, 창은 유지되어야 하네. 한동안은.”


애초에 6kg이 넘는 총에 총검을 달고 어찌 창처럼 쓴단 말인가. 현대로 따지면 내구성이 불안 불안한 기관총에 총검을 달고 착검돌격을 하라는 꼴이었다.


“그리고 활은 즉각 퇴출되어야 합니다. 총포가 나온 이상 일반적인 궁병의 가치는 상실되었습니다.”


“그건 너무 급진적인 것 아닌가? 우리의 궁병은 우수한데”


“우수한데 굳이 필요하냐 이 말이지. 차라리 포병을 더 운용하면 되는 일 아닌가?”


“포병은 비싼 병과네. 한 문에 몇십 만원씩 하는 무기를 더 운용하란 말인가?”


“화살과 활은 비싸지 않나? 그리고 직접적인 살상력이나 사거리, 적에게 주는 심리적인 효과 등을 생각하면-”


유금필과 신숭겸, 발해에서 가장 촉망받는 두 장교의 격렬한 토론에 견훤은 손을 들어 말리려는 장교들을 제지했다. 자신도 현장지휘관이었다지만 일선에서 지휘한 중대장, 대대장의 입장의 의견은 경청할 필요가 있었다.


“포의 가격이 부담된다면 비뢰포를 작게 만든 박격포를 늘리는 것으로 타협하면 그만일세. 가볍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위력 역시 나쁘지 않지. 기병을 노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보병들에겐 충분해”


“그 말대로 하자면 기병은 도대체 누가 노릴 건가. 하지만 궁병을 집단운용하면 나름대로 장점이 있네. 어쨌건 살상력은 부족할지라도 특유의 화망으로 진격을 저지할 수도 있고 분에 두세 발 쏠까 말까 하는 총에 비해 활은 분에 열 발도 쏘는 것이 가능하지. 또한, 총보다 기후도 타지 않다는 장점도 있네만.”


“활에 이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에겐 우수한 기병 자원이 있어. 이제는 적 기병은 아군 기병으로 충분히 맞상대가 가능하네. 그렇다면 총포의 연사력도 그렇게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아. 그리고 연사력과 화망이라면 다연장포라는 수단도 있잖나.”


견훤은 두 후배들의 토의를 들으며 가만히 생각을 정리했다.


분명 두 사람의 의견은 모두 일리가 있었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유금필의 의견이 옳았다. 현재의 화기는 개발된 지 십 년이나 되었을까 말까 한 초창기의 무기다(물론 지영의 영향으로 진짜 초창기의 무기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의 격차가 있지만).


그런데 그런 화기가 벌써 기존 무기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무기가 백 년, 이백 년 발전한다면 기존 무기는 완전히 도태되리라. 아니면 틈새에서 살아남거나.


하지만 지금 당장 궁병을 모두 퇴역시킬 필요는 없다는 신숭겸의 의견도 일리가 있었다. 분명 궁병의 특성상 전술적으로 쓸모가 있다는 사실은 맞았고 실제로 원역의 조선 역시 초창기에는 삼수병 체재를 운영한 적이 있으니.


‘문제는 그렇게 하면 보급 소요가···.’


총 따로, 총탄 따로, 포, 박격포, 그에 따른 포탄, 활, 화살···. 그리고 그 부속 자재 등등을 생각하면···.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있었으니


“궁병의 이점이야 알고 있네. 헌데 신 중령, 궁병까지 끼면 군축 인원을 맞출 순 있나?”


“아”


이전처럼 병력을 십만 명씩 유지할 때야 상관없다. 문제는 이걸 거의 반 토막을 내놓았다는 것이 문제지.


“하지만 말마따나 궁수의 특성을 버리기엔 아까워. 그래서 그러는데 혹시 전쟁 말기에 보내준 신무기를 기억하는가? 무슨 유탄 뭐시기 하던 그거.”


십자궁을 이용한 유탄발사기라면 활의 장점을 어느정도 계승하면서도 군축에 대응할 수 있다고 견훤은 생각했다.


조용하고, 어쨌건 총보다는 연사력이 빠르며, 곡사 사격이 가능하고, 살상 반경도 활보다는 확실히 넓어 명중률이 보완되었으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십자궁은 이미 널리 알려진 무기라 훈련도 어렵지 않다.


“궁병을 이들로 대체한다면 나쁘지 않겠어.”


“기존 편제도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무기에 맞는 훈련 역시···.”


이들이 새로운 육군을 구성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짜낼 즘 발해 역시 국고를 쥐어짜고 있었다.


“당분간은 괜찮지만 계속 이러다간 금방 비축분이 동날 겁니다.”


신임 재무부 장관 허각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국고가 동나면 안 되지.


“다행스럽게도 내게 방법이 있네.”


“오오, 역시···.”


나는 그 길로 노룡절도사에게 사신을 보냈다.


“뭐라?”


“폐하께서는 아국이 황조의 동쪽 변방을 책임지라 하셨습니다. 하지만 지난날 절도사께서 멋대로 군을 일으켜 아국의 병사를 해하니 그 피해가 감히 헤아릴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 손해를 메꾸느라 아국의 국고가 텅 빌 지경이니 크게는 황조의 명을 받들지 못하고 작게는 아직도 몇만의 유가족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절도사께서 이를 해결해주십사 합니다.”


노룡절도사 유인공은 어이가 그대로 극락왕생하는 것을 느꼈다. 아니 입으로 뱉는다고 다 말이란 말인가? 저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


“헛소리 말게. 그 일은 이미 지난 일이야. 그리고 귀국도 그걸 거짓으로 원군으로 포장하지 않았는가? 감히 천군을 흉내 내어 말이야.”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천조의 변방을 지키는 다른 절도사들께서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데 저희가 어찌 그런 참람한 일을 한답니까?”


유인공은 이를 아득 물었다. 협박을 저렇게 부드러이 하다니 참 재주도 좋은 오랑캐들 아닌가. 하지만 결국엔 오랑캐. 이쪽은 반 독립적이긴 하나 당의 영토다. 저들도 함부로 하지 못할 터.


“요근래 기근으로 키탄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아국이 키탄까지 누르려면 많은 힘이 필요한데 나라는 작고 물산은 보잘것없어 참으로 걱정입니다.”


“그것참···. 극증이구르...”


이를 아득바득 가는 유인공의 모습에 발해의 사신은 웃음을 터뜨릴 뻔했으나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참으로 다행히도 공과 아국에겐 서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공은 아국 병사와 유가족을 위로할 금은과 비단 등을 가지고 계시고 아국은 천조의 백성을 구원할 미곡을 가지고 있으니 옛 원한을 털고 새로 나아가는 마음에서 이들을 교환해 서로 이득을 취함은 어떻습니까?”


“후우···. 그러지. 그리고 부디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었으면 하는군.”


“물론입니다. 하여, 이 비단 한 필과 백미 한 석의 비율로 교환하면 어떻습니까?”


“... 뭣?”


“비단 한 필과 백미 한 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은이며 비단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답니까?”


“이, 이이···! 이 미천한 오랑캐 놈이 정신이 나갔구나! 감히 이딴 식으로 나를 희롱해! 여봐라, 당장 저 목을 잘라-”


“제 목이 잘린다면 아국은 부족한 물산이나마 모아 다른 절도사분들의 도움을 구할 것입니다. 한 손으로 열 손을 이기지는 못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천조의 다른 진번들을 범하겠다는 소리까지 태연히 하는가!”


“그리고 그건 다 공의 탓이 되겠지요. 천자께서 어느 쪽을 택할 것 같습니까? 자신의 진번조차 다스리지 못하여 해적들이 활개 치는 것을 두고만 보다니, 부끄러운 줄 아시오!!”


“이···. 뭔, 개 같은-”


“혹시나 해서 묻건데, 공께서는 정말 천자께 충성하는 것이 맞습니까? 어찌 자국의 국경을 이토록 해이하게 관리하고 변방을 지키는 번국을 이토록 핍박합니까?”


유인공은 힘이 쭉 빠지는 걸 느꼈다. 솔직히 이 사신이 하는 말은 하나같이 개소리다. 문제는 지금의 상황.


저 망할 놈이 협박한 대로 자신이 독단적으로 군을 보낸 건 인근의 절도사라면 모두 안다. 아직 중앙에는 전달되지 않았지만. 그리고 어차피 당에서 보기엔 자신은 이미 역적이기도 하고 발해가 미쳐가지고 해안가를 싹 털어버리고 그 이유로 자신을 든다면 무조건 역적으로 낙인찍힌다.


사실 당나라가 멀쩡하다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당나라는 지금 껍질만 존재한다는 걸. 그 껍질이라도 효과가 있을 성 싶었으나 어림도 없었다.


“충분히 알아들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천조의 백성이 굶어 죽고 있으니 이 일은 매우 황급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다행히 저희가 미곡을 좀 가져왔으니 바로 시행합시다.”


이 상황에서 유인공이 도대체 뭘 할 수 있겠는가. 촉이나 오처럼 덩치가 큰 것이 아니면 무작정 중앙의 말을 무시하고 역적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했다.


그러니 뭘 어째. 칼만 안 든 강도들과 거래를 하는 수밖에.


작가의말

???: 500원 줄 테니까 빵하고 초코우유 사오고 300원 남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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