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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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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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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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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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나뉘다2

DUMMY

“썩 좋지는 않습니다. 일단 기존 섭관가를 누르기는 했다지만 그 대가로 양쪽의 갈등이 심해졌습니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최악의 경우, 일본에 개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방위성에서 일본 개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길 요청합니다.”


... 그 정도야?


지금 방위성에서 세운 개입 전략은 극히 부분적인 개입이다. 그저 우리의 세력을 지키고 마지막에는 천황의 목숨 정도만 보전하는.


“음”


“쉽지는 않으리라는 것은 압니다마는 계획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천지 차이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천황가가 공격받는다는 것은-”


음, 그렇지. 천황가가 공격받으면 나는 몰라도 왕실은 약화된다. 물론, 발해에서는 왕실의 실권이 크진 않고 나 자체가 곧 권력이지만 그래도 그걸 관료로서 이야기하긴 껄끄럽겠지.


“그 문제는 둘째치고. 이익이 되나?”


“그것은- 송구합니다. 아직 그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을 주신다면 일본 개입에 대한 이해득실을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그래, 정리해 올리게. 다른 부서 장관들은 특별히 보고할 것이 있나?”


“특별히 없습니다.”


“좋아, 내가 남으라던 사람만 남고 전부 다 나가도록”


관료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남은 것은 추위에 떠는 아기 새처럼 벌벌 떠는 장관 둘.


“앉어”


아니, 뭐 하고 있어. 빨리 앉으라고. 왜 다들 서서 그러고 있는데


“앉으라니까? 아니면 내가 일어서 드릴까?”


““시정하겠습니다!!””


아니, 시정이고 나발이고 앉으라니까? 이야기 안 되잖아.


내 상상 속에서 눈빛으로 저 둘의 두개골을 관통할 때쯤 그들은 주섬거리며 다시 앉았다.


“이거 보고서, 읽어는 봤나?”


““시정하겠습니다!””


“임자들 입에서 한 번 더 시정하겠다는 소리가 나오면 비밀경찰국이 철통같이 지키는 물만 좋은 곳에서 회의할 거야. 알겠지, 그놈의 시정 좀 그만하고 일단 읽어 봐”


그동안 나는 술이나 적셔야겠군.


이게 나름 삼십 년 된 위스키라 이 말이야.


오, 술에서 빵 향이 은은하게 울리는데 대체 어디서 만든 거야?


병에는 금양 30년 숙성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금양이면 북해도 쪽이었나?


이거 좀 더 가져오라 해야겠다. 이것들 뭐 하나 했더니 술을 빚고 있었군.


“이건···. 이론상으로는 확실히 이전보다 더 균일하고 품질이 우수한 강철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신 비용도 뛰겠죠. 연료비가 증가할 테니”


“하지만 강철을 이전보다 더 대량생산을 할 수 있다면야”


“문제는 연구비입니다. 반사로를 만들고 양산까지 들어간다고 한다면 몇천만 원은 깨질 겁니다.”


... 그 정도면 할 만하지 않나?


“어디까지나 최소치입니다, 최소치. 저거 양산한다고 하면 몇억은 들어갑니다, 전하. 당장 간도의 유연탄 지대부터 발굴해야 하고 그걸 끌어올 유통망을 건설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늘어난 유연탄을 제작할 코크스로를 만들고 그에 따라 고로도 확장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저게 연철과 강철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겠는데 그 시간이나 첨가물 등은 완전히 미지수이니 모든 조건을 하나씩 지워가며 실험해야 합니다. 족히 수백 번 이상의 실험은 필요할 겁니다.”


“한 삼십 년 잡고 밀어붙이면 가능하지 않나?”


“평상시였으면 그랬겠지만 지금 상황은 그게 아님을 아시지 않습니까. 이토록 큰 사업을 진행할 여유 예산은 없습니다, 전하.”


“우선 유통망 건설과 유연탄 지대 탐색 및 광산 개발은 간도 예산에서 할당하지. 어차피 그치들도 광산 개발하고 도로 깐다고 했으니 이 정도는 돌릴 만할 거야.”

“그럼 실험은요?”


“재무부 장관하고 상의하게. 저거 한 번에 다 못한다는 건 이해했으니 조금씩 나눠서 하면 되지 않나. 정 뭣하면 철강산업연구소 사업을 몇 개 일시중지하고 밀어붙이라 해.”


예산을 쓸 거면 효율적으로 써야지. 성공이 확실한 방법을 두고 왜 돌아가나.


“전하, 그러면 부지는···.”


“그건 나중에. 그래도 기왕이면 포항을 우선시해줘야지. 포항군수가 물어온 건인데. 포항군수하고 그 연구원은 내가 나중에 따로 손댈 테니 임자들은 우선 내가 말한 거 한번 논의해서 다시 가져와 봐.”


“예, 전하.”


“알겠습니다.”


비용이 뛴다고는 해도 개조 초강법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 품질의 연철과 강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반사로, 이런 걸 물어온 사람들에겐 당연히 그에 맞는 보상을 줘야지.


“비서실장, 그 둘 불러와.”


당신들의 휴일, 내가 금으로 바꾸어 주리라.




=====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군요.”


인천 조선소장은 군작전요구사항을 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우선 95mm 대포를 최소 18문 이상 탑재할 것.


이건 불가능하지 않다. 해봐야 500kg짜리 대포고 18문이래 봐야 10톤도 되지 않는다. 육군에게는 무거운 무게겠으나 함선에 10톤 이하? 충분히 들어갈 무게였고 공간도 여유로웠다.


대포의 반동에도 안정적인 함체여야 할 것.


이것 역시 합리적인 요구다. 현재 운용하는 0형 전투함은 충분히 튼튼했기에 95mm 정도는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일병 기준으로 95mm의 연사력의 8할 이상을 보장할 것.


이것 역시 어렵지 않았다. 포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이미 위에서 주워들었고 그걸 구현하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테니.


원양 항해가 가능하며 함선 자체적으로 석 달 이상의 작전 기간을 보장할 것.


문제는 이거였다. 즉, 이 말은 식수, 식량, 무기를 석 달 치를 싣고 원양 항해가 가능해야 한다는 건데···.


“이게 얼마나 큰 도전인지는 아시지요?”


사실 발해는 이전까지 두 달 동안 항해를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끽해야 이 주 정도? 그래서 식량과 식수는 보통 삼 주 분량을 적재할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발해는 필리핀까지 영역을 확대하길 원했고 이 정도 거리를 유지하려면 조금 무리하더라도 한 번에 항해하는 것이 훨씬 편했다.


생각해 보라. 여수나 부산에서 출발해 제주시를 들려, 유구를 들린 다음 대만을 들려 최종적으로 필리핀에 가는 것이 빠를지, 아니면 대만만을 경유하거나 혹은 직통으로 필리핀에 가는 것이 빠를지.


그리고 그만한 무역로를 순찰하는 것도 일이었다. 거기에 저 멀고 먼 안남이나 인도는 도대체 어찌할 건가. 매번 내려서 식량과 물을 수급하는 것도 일이었고 하루 이틀 걸리는 일도 아니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합니다.”


“이 모든 조건을 지키면서 속도는 기존의 전투함과 같은 7노트 정도를 유지해 달라니, 욕심이 과하십니다.”


“...”


“하지만 좋지요. 조선 기술도 많이 발달했으니 한 번 힘써보겠습니다. 시간이나 넉넉히 주시지요.”


“십 년이 걸려도 상관없습니다. 잘만 뽑아주시면 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 해도 상관없다는 답이 떨어지자 조선소장의 눈이 타오르듯 빛났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억울했던가. 백 년 전에도 백 톤대 배를 만들었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꼬꼬마 배나 만들고 있다니.


정부 발주가 아닌 민간 발주에서는 이백 톤급의 배뿐만 아니라 삼백 톤이 넘는 배도 종종 만들어지고는 했다. 최근에 뽑아낸 청새치라는 배가 바로 그런 배였다.


“직원들 불러모앗!”


이번에야말로 진짜 실력을 보여주리라. 반드시!




======




고연후는 짧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멍하니 서울 시내를 바라보았다.


고구려가 망하건 말건, 자신이 고연지에서 고연후로 이름을 바꾸며 의지를 드러내건 말건, 세상은 잘만 굴러가고 있었다.


‘이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나라는 망했다. 그걸 이제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전쟁을 했음에도 후방이 너무 안정적이다.’


그 예전 고구려가 당한테 왜 망했던가. 이번에도 그런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거였다. 언제고.


아예 칩거하며 죽은 듯이 살아가는 방법도 있기는 있었다. 그냥 산속에서 오두막 하나 짓고 산다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그러면 내 애들은?’


그런 식으로 하면 출셋길은 영원히 막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영이 얼마나 너그러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너그럽기를 바라는 건 일종의 도박이니까.


나라가 살아날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발버둥이라도 칠 텐데 이 경우는 그렇지도 못했다. 그리고 살아난다고 해도 결국 고구려의 백성이었던 자들이 죽는다 생각하니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고연후는 짙은 한숨을 내쉬며 지영의 집무실이 있는 경복궁으로 향했다.


“생각은 정한 모양이야?”


“소신이 어리석었-”


“아 되었네, 되었어. 그 상황이면 나라도 그랬을 것을.”


딱 보니까 이상한 생각 많이 한 거 같은데, 오해다. 난 그럴 생각이 없거든


까놓고 말해서 저 녀석 후손들이 복수심을 품는다?


힘 빠진 망국의 왕족 후손 몇 명이 복수심을 품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쌓아온 발해가 무너질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솔직히 그 복수심 몇 대나 가겠나?


많이 가봐야 이대 내지 삼대다. 이렇게 말하면 길어 보이지만 이미 한 세대가 넘어가면 간도 지역을 얼추 안정화시키기 충분한 시간이다.


근데 내가 저놈이 일 안 하고 틀어박힌다 해서 그 자식들에게 뭔가를 할 이유가 없지.


오히려 유능하면 뽑아다 일 시키고 선전해버리면 그만이다.


“산다는 것이 다 그렇지 않나. 이제 마음 잡았으니 같이 일해 보세.”


“예, 전하.”


마음을 잡았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만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된 것 같기는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100% 순수한 목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나를 생각하면, 글쎄? 그냥 적당히 문제 안 일으키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했다면 족했다.


그럼 이 인간을 도대체 어디에 쓸까.


고구려로 보내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다. 망국의 왕을 다시 제 풀밭에 보내는 건 아무래도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어디 총독을 맡겨놓기도 좀 그렇고.


막상 얻어놓고 나니 영 쓸모가···.


아, 그렇지. 우선 오 년간은 내무성 산하 고문으로 활용해야겠다. 그래도 고구려 관련해서는 여러 조언을 들을 수 있을 테니.


그리고 그 정도 지나면 얼추 어찌 활용해야 할지 가닥이 잡힐 터였다.


작가의말

휴일이 금으로 바뀌는 이것이 진정한 연금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8 루이미너스
    작성일
    24.06.23 10:28
    No. 1

    2~3대에 걸쳐서 복수를 해야하는데, 복수할 사람은 바뀌지만 대상은 계속 살아있는 마술(?)

    ?? : 할아버지의 원수!
    지영 : 정정해주마 네 고증조할아버지겠지.
    ?? : 뭣!?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몽쉘오리진
    작성일
    24.06.25 01:29
    No. 2

    복수 하는 입장에서도 무서울 것 같네요 ㄷㄷ 저라면 gg치고 포기합니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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