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찬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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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그림/삽화
필로스
작품등록일 :
2014.10.23 21:43
최근연재일 :
2014.12.01 07:06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11,355
추천수 :
3,086
글자수 :
73,009

작성
14.10.29 14:09
조회
7,232
추천
215
글자
7쪽

제 2 장 극비 프로젝트 2

DUMMY

대철의 눈이 가늘어졌다.

상대방의 얼굴에 걸린 미소 때문이었다.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미소에 대철은 불쾌했다. 그렇다고 곧바로 반응을 보인다든지 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허어,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송필무는 내심 감탄했다.

무조건 대철을 잡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만큼 직원들을 부리지 않고 송필무 자신이 직접 달려온 터였다.

‘쉽지 않아…….’

송필무의 속이 바짝 타들어갔다.

대철은 바늘 끝만큼의 허점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주눅이 들 송필무가 아니다.

“남대철 상사님이시지요? 먼저, 저는 국안원 소속 송필무 과장입니다.”

‘국안원?’

대철이 떨떠름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딱히 국안원과 엮일 일이 없었다.

따라서 눈앞에서 신분을 밝힌 송필무 과장의 방문이 무슨 일 때문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오늘 전역 신청을 하셨지요?”

송필무가 물었지만 대철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지금 대철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상대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왔는지 알지 못하는 이상 쉽게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고 그게 그가 십이 년 동안 몸담았던 특수군의 철칙이었다.

몸에 밴 특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부대를 나선 지 이제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으니 그가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하나 송필무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는 대철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찾아온 터였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익히 예상하고 있었기에 당황할 이유가 없었다. 하긴 그런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송필무 역시도 대철과 마찬가지로 프로였다.

“전역은 불가합니다.”

송필무의 말은 무거웠다.

“그리고 이 시간부터 남대철 상사님은 국안원 소속입니다.”

‘썩을…….’

대철은 내심 탄식을 토했다.

하나 그의 얼굴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잘 알지 못하는 이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심중에 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드러낼 정도로 어리숙한 아마추어가 아닌 것이다.

“상황이 참 안 좋게 되었습니다…….”

송필무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대철은 여전히 묵묵부답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고 있었는데 그게 송필무의 간담을 옥죄어 들었다.

‘휴우,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현재 대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던 송필무가 잠시 말을 멈추고는 눈을 마주했다.

어지간한 사람들 같으면 송필무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게 마련이었다. 그는 그만큼 많은 훈련을 받았고 현장에서 뛴 경력만 해도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되었다.

하나 대철은 달랐다.

오히려 송필무가 자신의 속내를 들키는 것 같아 불안해 할 정도로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을 하고 있었다.

‘나도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 명함도 못 내밀겠군.’

송필무는 괜히 가슴이 답답해졌다.

“계속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대철 상사님께 한 가지 제안을…….”

송필무의 얘기가 이어지고 그에 비례해서 대철의 눈빛 또한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하아, 썩을 놈들…….’

유치장으로 돌아 온 대철이 내심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

성불구자 판정을 받은 놈들이 무려 둘이라고 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라고 짓밟았으니까.

하나 대철은 이곳이 전쟁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간과했었다.

그게 잘못이었다.

‘이십억을 무슨 수로…….’

놈들이 요구한 합의금을 떠올리는 순간 대철의 눈빛이 암울하게 물들어갔다. 평생을 모아도, 아니 죽었다 깨어난다고 해도 만질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극비 프로젝트라…….’

대철은 이내 송필무 과장의 제안을 생각했다.

단 한 번의 프로젝트만 수행한다고 약속하면 당장 모든 일을 해결해 준다는 말이었다.

이십억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할 정도의 프로젝트라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터였다. 물론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자신이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자체가 쉬웠던 적이 없었다. 그러니 어찌 생각해 보면 그들이 제안한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대철에게는 평범한 일상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

하나 이런 식으로 계약에 얽매어 억지로 강요당하는 상황은 싫었다.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일이란 말이지…….’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긴 대철의 얼굴은 갈수록 어둡게 변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 조금 늦게 전역한다고 생각하자.’

결국 그렇게 결정이 내려질 일이었다.

하나 비록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렸지만 대철은 내일에 대한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미리 걱정한다고 달라질 내일이 아닌 바에야 지금 당장의 잠자리를 해결하는 게 더욱 절실했다.

‘하다못해 담요라도 한 장 줄 것이지…….’

유치장에는 덮는 것은 고사하고 깔고 잘 것도 없었다.

‘등이 배긴다고 못 잘 것은 아니지만 괜히 전쟁터가 생각나는데 말이야…….’

입구에 작은 형광등만이 비추는 유치장에서 대철은 그렇게 팔베개를 하고 잠을 청했다.

그리고 어느새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이들 중 대철보다 먼저 잠든 이는 없었다.

그게 그들에게는 불행이었다.

“쓰벌, 뭔 놈의 코 고는 소리가 탱크 지나가는 소리보다 클 수가 있단 말이냐…….”

설렁탕을 권했던 청년이 나직하게 불만을 토했다.

다른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


육중한 사각기둥이 거대한 정문의 양쪽을 떠받치듯 버티고 있었다. 그 두 기둥의 위쪽을 연결한 아치형의 철제 조형물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아니 조형물 보다는 그곳에 적힌 글귀가 눈을 사로잡았다는 게 맞는 말이었다.

그것은 이곳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국가안전기획원.

‘결국 오게 되었구나.’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대철은 이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간단한 인사가 오간 후 보안실에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제부터 보여주는 동영상은 극비사항이네.”

장기욱의 말이 끝나자 정면의 화이트 스크린에 영상이 나타났다.

바다가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작은 섬이 나타났다.

월드컵축구장 정도의 면적이나 될까 싶은 섬은 온통 시커먼 바위투성이였다.

영상은 어느 순간부터 섬의 중앙을 확대해서 비추기 시작했다. 카메라가 다가감에 따라 그 주변에 있는 것들의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군인?’

중앙을 중심으로 빙 둘러 포진한 군 병력들의 모습에 대철이 이채를 띠었다. 그들은 모두 완전 무장을 하고 있었는데 개인화기는 기본이었고 중간 중간에 중화기도 몇 정이 배치되어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아무리 봐도 군사적 요충지는 아니었다. 한데 상당히 많은 수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건 결국 뭔가 중요한 것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궁금해 하는 순간 느닷없이 시커먼 구덩이가 보였다.

‘뭐야? 동굴?’

대철은 동굴을 연상했다.

카메라가 동굴 속으로 들어간 것인지 영상에는 온통 검붉은 바위만이 보였다.

갑자기 소름이 쫘악 돋았다.

그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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