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찬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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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그림/삽화
필로스
작품등록일 :
2014.10.23 21:43
최근연재일 :
2014.12.01 07:06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11,352
추천수 :
3,086
글자수 :
73,009

작성
14.12.01 07:06
조회
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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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글자
7쪽

제 5 장 꼬치구이 2

DUMMY

하나 요정인 카스라는 거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히끅!)

고요한 정적이 내려앉은 가운데 카스라의 딸꾹질 소리가 낭랑하게 퍼져 나갔다.

그 소리가 기폭제역할을 했다.

퉁방울처럼 커다란 눈을 있는 대로 치켜 뜬 채 멍하니 입을 벌리고 섰던 오크 떼들의 눈이 더욱 흉포해졌다.

놈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한 끼 간식거리조차 되지도 않는 하찮은 인간이었다.

그런 먹거리 주제에 감히 고함을 질러서 위대하신 오크의 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성질을 돋운 것이다.

“뀌이이익! 뼈까지 고아 먹어버린다!”

“남은 뼈는 갈아서 마실 거다. 뀌익!”

놈들은 대철의 고함을 넘어서려는 듯 있는 대로 목청을 열어젖혔다.

하나 그런다고 해봐야 도야지 멱을 따는 수준에 불과했다.

기운을 활용한 목소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아아,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대철은 오크들의 고함에 귀를 막고 싶었다.

“가만, 기운으로 귀를 막으면?”

워낙 다급한 상황이었다.

머뭇거릴 여지가 없었던 대철은 즉시 기운의 일부를 뭉쳐서 귀로 돌렸다.

“기운에 이런 효용이 있었구나!”

대철이 탄성을 터트렸다.

꽉 막아서 그런지 오크들이 질러대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좋아, 다 죽었어. 이 도야지 새끼들!”

내친 김에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른 대철이 더욱 빠르게 오크들을 향했다.

(히끅!)

그 와중에도 카스라의 딸꾹질은 멈추지 않았다.

“대 대장, 저 인간 미쳤나 보다. 뀌익!”

“뀌익! 미친 먹거리는 더 맛있다.”

“마 맞다, 미친 먹거리는 더 맛있다. 뀌이익!”

미친 듯이 달려오는 대철을 보며 오크 떼의 대장과 부하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나 나는 꼬치구이가 좋다. 뀌이익!”

‘저 새끼 왠지 마음에 안 들어.’

대철은 귀를 막았기에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에 중얼거린 오크가 괜히 거슬렸다. 아까 꼬치구이 운운했던 놈이었다.

‘가만, 저 도야지 새끼는 아까 꼬치구이를 먹겠다고 했던 놈이잖아? 그래, 다른 놈들은 몰라도 네 놈만큼은 아주 잘근잘근 밟아 줄 것이야.’

공연히 눈에 거슬린 오크를 노려보며 대철이 달렸다.

“춥다, 뀌익!”

꼬치구이를 들먹이던 오크는 갑자기 오한이 이는 것을 느끼고 몸을 떨었다.

하나 저만치 보이는 먹거리, 바로 인간 꼬치구이가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반드시 먹고 말거다. 뀌익!”

대철을 보며 침을 흘린 놈이 부지런히 발을 놀렸다.

놈이 느닷없이 무리에서 튀어나온다 싶더니 어느새 동료들보다도 몇 걸음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대철이 그만큼 맛있는 먹거리로 보인 것이다.

오크 떼가 지척에 이르렀다.

이제 불과 몇 걸음에 불과했다.

대철은 오크 떼와 마주하게 되자 쌍수도를 빼 들었다. 하나 직접 빼 들지는 않았다. 그가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며 의지를 발하자 대검이 절로 뽑혀 올라왔던 것이다.

그게 바로 도토리 크기로 성장한 단전의 위력이었다.

하나 대철은 아직도 자신의 경지를 아니 그러한 경지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쌍수도를 뽑은 것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터였다.

그는 지금 오로지 오크 떼만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을 감히 먹거리로 취급한 놈들이었다.

‘바비큐가 제일 좋지.’

대철은 여전히 바비큐를 고수하고 있었다.

‘아니야, 개를 잡을 때 몽둥이로 다지듯이 도야지 새끼들도 그렇게 다져놓고 바비큐를 하는 거야.’

드디어 오크 떼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대철은 허리를 곧추 세운 채 약간의 긴장을 주었다.

그리고 쌍수도를 중단의 위치에 놓았다.

그 순간 꼬치구이를 외쳤던 오크가 바로 달려들었다.

‘시작이다.’

대철은 중단을 겨눴던 쌍수도를 좌우로 살짝 내리쳤다. 그리 큰 힘을 준 것 같지도 않았다. 또한 그는 제자리에서 오른 발을 작게 굴렀을 뿐이었다.

그의 몸놀림은 그렇게 작았지만 달려 들어오던 오크에게는 날벼락이 되었다. 육중한 몸으로 마치 전차처럼 밀고 들어오던 놈은 자신의 체중에 속도까지 붙은 상태였다.

대철의 쌍수도는 순식간에 놈의 좌우 손목을 잘라냈다.

워낙 날카로운 쌍수도의 위력에 더해 오크의 힘이 합쳐진 결과였다.

“꾸에에엑!”

꼬치구이를 들먹이던 오크가 죽는다고 비명을 질렀다.

놈은 양쪽 손목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이미 전투능력을 상실한 놈은 대철의 안중에도 없었다.

놈의 뒤로 또 다른 오크들이 밀려들었다.

대철의 쌍수도가 춤을 추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보통 날이 바짝 선 칼의 경우에 뭔가를 벨 땐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게 마련이었다.

하나 어떻게 보면 돌칼에 불과할 수도 있는 쌍수도는 그런 소리조차 없었다.

더구나 갑옷은 아닐지라도 오크의 그 두꺼운 가죽과 피하지방층을 베고 지나갔음에도 말이다. 아니 애초에 쌍수도를 가지고 한 아름이 넘는 오크의 몸통을 절단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하나 세상에는 종종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지금 대철에 의해 벌어진 일 또한 그런 범주에 속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눈앞에 펼쳐졌던 것이다.

꼬치구이가 먹고 싶다던 오크의 뒤에서 달려들던 놈이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더니 땅바닥을 검푸른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

(은화 한 닢을 먹었습니다.)

주둥이의 말이 들렸지만 대철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그 말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의 그에게는 오로지 오크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다.

‘멈추는 순간 당한다.’

그랬다.

그는 멈추지 않은 게 아니었다.

탄력을 받은 몸이 멈추는 순간 무자비한 오크 떼에 파묻혀 옴짝 달싹 못하고 그냥 당하게 될 터였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었다.

조금 뒤에 있던 두 마리의 오크가 바닥을 뒹굴었다.

(은화 두 닢을 먹었습니다.)

또 다시 주둥이의 말이 머리를 울렸다.

하나 그는 이번에도 역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두 놈을 벤 대철은 그 상태에서 다리에 힘을 주며 몸을 밀어 올렸다. 그의 손에 들린 쌍수도 또한 몸을 따라 쭈욱 올라갔다.

쌍수도가 지나치게 되는 곳에는 오크 한 마리가 있었다.

앞에 있던, 이미 몸통이 절단되어 바닥을 뒹구는 두 마리로 인해 놈들은 시야가 가렸던 터였다. 당연히 허리 부분에서부터 몸을 일으키는 대철을 알아보는 게 늦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치명적이었다.

쌍수도가 놈의 뱃가죽을 세로로 가르며 목까지 올라갔다.

이번에도 소리는 없었다.

뱃가죽을 베인 오크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쩍 벌어진 뱃가죽을 비집고 내장이 쏟아져 내렸다.

놈은 뒤에서 밀치고 달려드는 동료 오크들로 인해 잠시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내 놈의 몸이 순식간에 앞으로 기울었다.

쿠쿵!

오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대철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그는 놈의 뱃가죽을 가르는 순간 옆으로 이동해서 또 다른 오크의 멱을 땄던 것이다.

오크들은 손에 들고 있던 몽둥이며 도끼 따위를 제대로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하나 거기까지였다.


작가의말

우와!

날씨가 엄청 춥습니다.

출근 하실 때 미리 두툼하게 옷을 챙겨 입으세요.

대찬 사나이의 연재는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부족한 글을 그 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채찍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긴 겨울,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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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 5 장 꼬치구이 1 +6 14.11.28 3,007 115 10쪽
18 제 4 장 아공간과 요정 카스라 5 +6 14.11.27 3,467 128 7쪽
17 제 4 장 아공간과 요정 카스라 4 +5 14.11.24 3,305 125 7쪽
16 제 4 장 아공간과 요정 카스라 3 +4 14.11.20 3,805 143 9쪽
15 제 4 장 아공간과 요정 카스라 2 +6 14.11.17 5,149 156 8쪽
14 제 4 장 아공간과 요정 카스라 1 +8 14.11.13 5,421 194 8쪽
13 제 3 장 오크 4 +2 14.11.10 5,466 145 9쪽
12 제 3 장 오크 3 +8 14.11.08 5,028 137 8쪽
11 제 3 장 오크 2 +6 14.11.06 4,836 154 8쪽
10 제 3 장 오크 1 +6 14.11.03 4,840 139 9쪽
9 제 2 장 극비 프로젝트 5 +4 14.11.01 5,555 160 8쪽
8 제 2 장 극비 프로젝트 4 +5 14.10.31 6,160 18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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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 2 장 극비 프로젝트 2 +6 14.10.29 7,232 2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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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 1 장 선택 4 +5 14.10.27 5,924 137 7쪽
3 제 1 장 선택 3 +3 14.10.25 6,275 14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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