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찬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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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그림/삽화
필로스
작품등록일 :
2014.10.23 21:43
최근연재일 :
2014.12.01 07:06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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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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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6
글자수 :
73,009

작성
14.11.06 21:35
조회
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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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글자
8쪽

제 3 장 오크 2

DUMMY

마침내 세 개의 무기가 만들어졌다.

대철은 그 중에서 대검을 들었다.

“훌륭하구나!”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로프를 풀어 만든 손잡이가 손에 착착 감겼다.

절삭력은 이미 경험해 본 바였다.

“이제 내구도가 얼마나 되는 지를 알아봐야 하는데…….”

대철이 조금은 불안한 표정을 보였다.

절삭력도 좋고 손잡이 또한 완벽하게 만들었지만 한 번 휘두르고 난 뒤에 부러져 버리기라도 한다면 낭패였다. 만약에 흉포한 맹수를 만나거나 적과 전투 중에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그건 바로 죽음을 의미했다.

“안 될 일이지. 암, 안 될 일이고말고. 반드시 점검을 해 봐야 해.”

혼자 주절거린 대철이 두리번거렸다.

하나 지금 이곳에서 대검의 강도를 시험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그의 손에 있는 대검은 돌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한데 시험해 보려는 대상물은 쇠붙이였다.

돌과 쇠가 만난다? 바윗덩어리가 아닌 다음에야 돌이 쇠붙이를 당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망설임도 잠시, 대철은 이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혹시 부러지더라도 두 개가 있으니까…….’

쪼그려 앉은 대철이 대검을 살며시 내리쳤다.

탱!

바닥이 온통 쇠붙이인 까닭에 아무 곳에나 내리쳐도 쇳소리가 났다.

가벼운 마찰음이었다.

“너무 얌전했나?”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민망했던 대철이 이번엔 강도를 조금 높였다.

탕!

꽤나 큰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놀란 대철이 황급히 대검을 보았다.

“멀쩡해?”

손에 들린 대검은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진짜 물건이로구나!”

대철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좋아, 한 번 더 해보자!”

기세가 오른 대철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대검을 머리위로 치켜세웠다.

‘음, 이건 좀 아닌가?’

내심 부러지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금 전과는 달랐다. 그땐, 부러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하나 지금은 대검이 부러진다는 것에 가진 돈을 전부 걸 수도 있었다.

하나 그는 프로였다.

갈등은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짧았다.

“생명을 맡겨야 한단 말이지…….”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어금니를 앙다무는 것으로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렇게 마음을 독하게 먹은 대철이 마침내 힘껏, 아니 온 힘을 다해 대검을 내리쳤다.

날이 아니고 면이었다.

자고로 도검류의 무기들은 날이 서있는 부분의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반면에 면은 그만큼 약한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대철은 날이 아닌 면으로 쇠붙이를 후려쳤다.

‘이걸 감당하지 못한다면 무기로 쓸 수 없을 것이야.’

내심 그러한 생각을 한 뒤였다.

대철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그의 불안함을 담은 채 마침내 칼날바위가 쇠붙이 더미에 떨어졌다.

텅!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귀가 먹먹하고 팔이 부르르 떨렸다.

대철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대검을 향해 눈을 돌렸다.

멀쩡했다.

“가 강하구나…….”

대철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서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게 될 무기의 탄생이었다. 그 기쁨을 어찌 말로 표현 할 수가 있을까.

대철은 벅차오르는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망연히 대검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잿빛으로 가득한 곳에도 어둠이 내려앉았다.

지금 대철의 앞에는 꽤 많은 것들이 놓여있었다.

‘마냥 이곳에 있을 수는 없지.’

이제 이곳을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밖에 나갔을 때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참이었다.

배낭과 도구함은 아주 튼튼하게 보완했다.

로프를 이용해 단단히 단도리를 한 것이다.

그런데 채집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보완을 하고 나니 정말 제대로 된 대검과 쌍수도 같구나.”

대철이 앞에 놓인 대검과 쌍수도를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완전한 무기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손잡이 윗부분 즉 칼날과의 경계가 되는 곳에 없던 것이 보였다. 코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었다. 손을 보호하는 손 덮개 역할이었는데 대철이 눈물을 머금고 채집함을 잘라내어 만들었다.

“흐음, 이 정도면 완벽한 것 같은데?”

팩에 들어있는 먹거리는 아껴 먹을 경우 최대 일주일을 버틸 수 있었다. 물은 생수병이 두 개였으며 그 외에는 한 다발의 로프와 크고 작은 렌즈가 두 개였다.

그리고 붕대와 응급약품 등이 있었다.

거기에 더해 나머지 자질구레한 것들은 혹시나 싶어서 챙긴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쇠붙이더미에서 찾아낸 것들도 있었다.

몇 개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그러했다.

“혹시 쓸모가 있을지 모르니까 잘 간수해야지.”

물건들을 주섬주섬 배낭에 넣으며 대철이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만치 통조림 캔이 보였다.

꽤 여러 개였는데 그것들은 모두 뚜껑이 열려있었다.

“그래도 통조림으로 배를 채웠으니까 다행이야.”

바닥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니 엎드려서 먹고 남은 흔적이었다.

“으음, 많이 어두워졌구나.”

잿빛세상은 점점 검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어둠은 대철에게 아주 친숙했다.

적의 이목을 가리고 이쪽의 활동반경을 넓혀주는 것이 바로 어둠이었다.

“좋아, 어둠을 벗 삼아 정탐에 나서 보자.”

자리를 털고 일어난 대철이 걸음을 옮겼다.

잿빛으로 가득하던 세상은 쇠붙이 언덕으로부터 50미터 부분까지 이어졌다.

“으음, 이건…….”

대철이 나직하게 침음을 흘렸다.

일렁거리는 공기의 파동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전기나 전자파로 이루어진 장벽은 아닌 것 같았지만 왠지 거리낌이 들었다.

대철은 도구함에 들어있던 플라스틱 조각을 하나 꺼냈다.

“이것으로 시험을 해 보자.”

혼잣말을 하며 대철이 플라스틱 조각을 내밀었다.

천천히 아주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플라스틱 조각이 파장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만큼 긴장감도 더해갔다.

짧은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가 싶더니 방울져 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플라스틱 조각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파장과 접촉했다.

‘파지직!’

대철이 몸을 움찔거렸다.

순간적으로 파장에서 이는 소리를 떠올린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하나 파장은 어떠한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으음, 특별한 제약은 없는 것인가?”

대철이 굳었던 얼굴을 살짝 펴며 중얼거렸다.

그렇다고 해도 안심하기는 일렀다.

플라스틱과 같은 물체에는 반응을 하지 않지만 인체가 접촉했을 때 작동하게 만든 것들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럴 경우, 그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했다는 말인데 이곳이 어디인지 또 어떤 세상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까닭에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수직 동굴을 내려 올 때의 경험도 있는 터였다.

그가 신중을 기하는 것은 당연했다.

“손만 넣어보자.”

잠시 파장을 바라보며 고심하는 듯싶던 대철이 이윽고 마음을 굳히고는 왼 다리를 뒤쪽으로 뺐다. 자연스럽게 몸의 중심을 뒤쪽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오른 손을 천천히 내밀었다.

플라스틱 조각으로 시험을 할 때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땀이 흘러내렸다.

손가락 끝부분이 파장에 닿았다.

‘으음, 별 다른 느낌이 없다?’

내심 안도한 대철이 반 발짝을 더 다가섰다.

손만 내밀게 되면 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자칫 안에서 끌어당길 경우 속절없이 당하게 된다.

그래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던 대철의 몸은 어느새 파장 속으로 완전히 들어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파장을 통과했다.

‘이 이건 또 뭐란 말인가…….’

대철은 경악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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