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님 탑 올라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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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T니트
작품등록일 :
2021.07.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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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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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30

DUMMY

#030






리후엔과 카인이 만나는 장면을 보고 있던 성진철은 자신의 영역이 사라졌음을 느끼고 있었다.


“뭐, 여기까지인가?”


‘솔직히 조금 더 버텨줬으면 싶었다만. 뭐 이 정도만 버텨줘도 만족스럽긴 하지.’


나이트라는 인력이 아깝기는 했지만 인제 와서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

나이트의 천인장과 백인장을 붙여서 재앙급 고블린의 힘을 확인 할 수 있었으니까.

아직 격에 오른 지 얼마 되지는 않았는지 힘을 제대로 쓰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재앙.

내가 난입하는 게 조금만 더 늦어졌어도 가장 앞에서 공격을 막아서던 천인장은 확실히 죽었으리라.


“그래도 의외긴 하네.”

“응? 뭐가?”

“아, 방금 [폐수 도시]와 연결이 끊어졌거든.”


옆에서 같이 지켜보던 릴랴의 질문에 현재 영역의 상황을 이야기해줬다.


“응? 이혜선이 그렇게 강했나?”


[폐수 도시]의 함락 소식에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릴랴 바리에트.

그도 그럴 것이 성진철이 자기 영역에 무슨 짓을 했는지 그녀는 알고 있었다.

고작 시간을 끌기 위해 자기 도시에 재앙을 풀어두다니.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경악했던가.


“뭐, 좀비는 재앙이긴 하지만 초기라면 제압하지 못할 것도 없으니까.”


좀비가 진정한 재앙으로 각성하는 건 도시 몇 개를 집어삼키고 세계 전체로 퍼졌을 경우이다.

이혜선 정도 되는 랭커라면 초기 좀비의 박멸 정도는 문제가 아니리라.


“사실은 좀 더 버텨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말이지.”


좀비 하나하나는 랭커에 비하면 약하더라도 C급 정도는 되는 수준의 몬스터.

아무리 랭커라 해도 도시 하나를 집어삼킨 좀비를 박멸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이렇게 단기간에 끝낼 줄이야.


‘이혜선이 예상보다 강해진 건가? 아니면···.’


“릴랴 부탁 하나만 더 하자.”


성진철은 리후엔과대화를 하고 있는 카인을 보면서 생각했다.

괜한 걱정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해서 나쁜 건 없겠지.


“아까 납치된 고블린 하나가 살아있다고 그랬지?”

“응, 저쪽 나이트들이 데리고 오고 있을걸?”


카인이 시작부터 전투가 아니라 리후엔과의 대화를 선택한 것은 아마 아직 자신의 말을 온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릴랴 지금 지하시설로 가서 그 고블린.”


‘믿게 해주면 그만이지.’


“죽여버려.”


***


“적들이 습격해온 지금 왜 나이트들이 여기에 모여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까?”


전투에 쓸 병력마저 빼돌려서 하려는 일이 뭐가 있는지.


“카인씨?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내 질문에 리후엔이 진짜로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사실 리후엔으로써는 억울한 상황이다.

카인이 전선에 나섬으로써 생긴 여유 병력을 전부 수색으로 돌려 겨우 실종된 고블린을 찾아냈다.

비록 고블린 하나는 적에게 빼앗겼지만, 그 연락을 받자마자 고블린을 보호할 인원을 제외한 모든 병력을 소집해서 전선으로 고블린을 탈환하러 가려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타이밍에 카인이 나타났다.

그것도 딱봐도 자신을 의심하는 눈을 하고서.

카인과 성진철의 대화를 모르는 리후엔으로써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갈 지경이었다.


“방금 적 측의 관리자에게 실종된 고블린 중 하나를 돌려받았다.”


그 말을 들은 리후엔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


‘뒤집어 씌우려는 거구나!’


고블린 납치 사건 자체를 자신한테 뒤집어씌우려는 속셈이다.

자신이 카인을 이용하기 위해 고블린을 납치했다. 라는 식으로 포장한 거겠지.


“그쪽 관리자가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더군. 고블린을 납치했던 녀석들이 사실은 [고철 거리] 관리자의 부하라던가?”

“···.”


틀린 말은 아니다.

애초에 안전구역의 암흑가는 관리자의 허락이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단언컨대 설마 그놈들이 자신도 모르는 장소에 아지트를 만들어 둘지는 자신도 몰랐다.

아니 고작 제 1 거주 구역에서 관리자를 속일 수 있는 수단이 등장할 거라는 예상도 하지 못했고.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그놈들은 자신의 부하가 아니다.

거래 관계에 가깝지.


‘설마 그놈들이 이딴 식으로 뒤통수를 칠 줄이야.’


지금 카인의 앞에서 자신과 그들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이미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하는 말일 테니까.


“암흑가의 뒷배가 관리자라는 건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기서는 인정할 건 인정을 해야 한다.


“그럼 납치사건의 배후도 너라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


카인의 대답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아니요.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저도 진짜로 모르고 있던 일입니다.”

“암흑가의 뒷배가 관리자인데 정작 관리자가 암흑가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고?”


카인의 말에 험악해지는 분위기.

여기서 실수가 있으면 안 된다.

탑에서 재앙을 적으로 돌렸다가는 무사할 수 있는 존재는 극히 드무니까.

그리고 자신은 그 극소수에 해당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까.


“진짜입니다.”


어설픈 거짓말보단 진실을 알려 카인의 마음을 돌려야만 한다.


“믿기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관리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하나도 아는 게 없었습니다. 되려 암흑가 놈들이 몰래 관리자의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시설을 설치해 아지트로 삼고 있었다는걸 알게 됐죠.”

“···.”


리후엔의 말에 조용히 입을 닫고 바라보는 카인.

한참을 쳐다보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좋아. 이거면 확실히 알 수 있겠지.”

“네?”

“하민아.”


리후엔의 말에 성하민을 부른다.

애초에 이런 상황에서 말로 아무리 피력을 한다고 해도 제대로 믿는 게 가능할 리가 없다.

아무리 말로 믿는다고 할지라도 의심을 놓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다행히도 카인에게는 방법이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맹세를 해도 상관없겠지?”

“네?”


카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리후엔.

맹세라니?

그 하늘에 대고 다짐하는 그거?


“스틱스강의 맹세에요.”

“스틱스강이라면.”


리후엔도 랭커인 만큼 스틱스강이 무엇인지는 대충이라도 알고 있다.

명계의 신 [플루톤]이 관리하는 저승의 경계에 존재하는 강.

육신을 씻어내고 혼만을 남기는 힘을 저주의 강.

격을 지닌 존재가 자신의 존재를 걸고 이 강에 맹세할 경우 세계의 억제력에 의해 맹약은 반드시 지켜진다.

만일 맹약이 깨지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맹약을 한 당사자는 스틱스강에 빠져 저승으로 인도된다고.


“저는 그 맹세를 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존재를 걸고 하는 맹약이란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애초에 진짜 아무나 가능했다면 이 세상에 거짓말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존재를 건 제약이란 건 최소한의 격을 갖추지 못한 이상 아무 의미도 가질 수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가능하니까 하는 말이야.”


카인의 말에 성하민이 앞으로 나선다.

성하민이 장갑을 벗더니 장갑에 가려져 있던 손등의 흉터가 드러난다.

미약하게 빛을 뿌려내고 있는 저것은···.


“성흔?”


순간 자신의 눈이 잘못된 건가 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리후엔.

성흔이라는게 원래 이렇게 흔한 거던가?

리후엔은 랭커지만 지금까지 성흔을 가지고 있던 사람을 만난 거는 한 명 뿐이다.

[쓰래기 거리]의 관리자였던 구성욱.

3세대 주신인 [마르스]의 성흔을 가진 영웅.

무려 탑 전역에서 알아주는 랭커임에도 성흔을 가진 자를 만나는 건 그 정도로 힘든 일이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사이에 벌써 성흔을 가진 인간을 두 명이나 만났다.


“[플루토]의 성흔이에요. 스틱스강이 포함된 명계의 신의 성흔을 가진 저는 맹약의 당사자의 격이 부족하더라도 맹약을 맺을 수 있도록 중계하는 게 가능합니다.”

“맹약을 중계한다고?”

“네.”

“성흔을 가진다는 말은 해당 성흔의 주인인 신을 대리한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플루토]의 권리를 대행하는 것 정도는 하민이도 가능해.”


카인의 말을 들은 리후엔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의 존재를 걸고 하는 맹약.

솔직히 말해 굉장히 찝찝하지만, 카인의 의심을 계속 받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스틱스강에 맹세하도록 하죠.”

“좋아.”


리후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카인.

그렇게 일이 잘 풀렸다고 리후엔이안심하는 사이 카인의 고개가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


“이쪽에도 부탁하고 싶은데.”

“윽!”


카인의 손이 허공으로 뻗어지자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까 다른 쪽 관리자랑 같이 있던 사람이지? 너희한테도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협력해줬으면 좋겠네.”

“으윽!”


목덜미를 잡은 카인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내뱉는 검은 인영.

그 모습을 본 백민지가 검은 인영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릴랴 바리에트!”

“뭐?”

“그림자 암살자?”


백민지의 말에 [고철 거리] 소속의 사람들이 경악하며 검은 인영을 바라본다.


“유명한 사람인가 봐?”


그 모습에 새삼 손에 들린 인영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카인.


“유명한 랭커입니다. 최근 제1 거주 구역에서 일어난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등반자죠.”


리후엔이 릴랴 바리에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자 그제야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카인.


‘랭커라.’


그러고 보면 최초로 회귀를 하기 전 부족을 습격했던 인원 중 자신과 싸웠던 남자 역시 랭커라고 했었다.

당시 기적적으로 각성한 성흔이 아니었다면 대항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강자.


“그 남자랑 비슷한 급이라는 건가?”

-그대의 손에 들린 그자 외에도 아까 싸웠던 나이트의 천인장이나 그대의 눈앞에 있는 관리자 역시 랭커다.


‘그 녀석들이?’


아까까지 싸웠던 나이트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다른 사람들보다는 강하긴 했지만 성진철이라는 남자의 개입이 없었다면 확실히 죽일 수 있었으리라.

그리고 리후엔 역시 랭커라면···.


-말해지 않았는가? 그대는 강해졌다고.

“그러게.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네.”


그 남자와 동등한 랭커라는 존재들을 이렇게 쉽게 여기게 될 줄이야.


-뭐 랭커라고 해도 다 똑같은 수준은 아니지. 상위 랭커 중에서는 지금의 그대보다 강한 존재도 더러 있는 데다 아직 그대가 손조차 대지 못할 존재도 있다. 물론 아직 그대가 만날 수도 없는 이들이니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카인은 [세턴] 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성하민을 불렀다.


“이 여자한테도 맹약을 걸어줘. 나한테 거짓을 말하지 않겠다. 정도의 맹약이면 돼.”

“네 형님.”


고개를 끄덕인 성하민이 내 손에 구속된 여자에게 다가가려는 순간이었다.


-피해라!

“···?!”

“형님?!”


여자를 들고 있던 손에서 피가 흩뿌려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가벼워지는 팔.


“윽!”


방금까지 손에 들고 있던 여자가 사라졌다.

아니 여자뿐만이 아니라.


“형님 손이!”

“젠장.”


손목 위의 부분이 통째로 사라졌었다.


-재앙의 격에 오른 이의 손을 통째로 잘라냈다고?


[세턴] 이 경악하는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들어 습격자가 사라진 장소를 바라본다.


“넌···.”


고개를 돌려 바라본 장소에서 보이는 것은 아까까지만 해도 내 손에 들려있던 검은 인영을 들쳐메고 있는 한 소녀.

바닥까지 끌릴 정도로 기다란 흑발을 한 창백한 인상의 소녀였다.


“미안해. 애는 내 친구라서 이상한 거 붙이고 다니는 건 싫거든. 특히 [플루토] 그 아저씨의 힘은 좀 많이 음침해서.”

“카인! 당장 지혈부터!”

“젠장! 힐러를 불러!”

“시끄러워.”


당장 습격자가 있는데도 자신의 팔이 잘린 걸 보고 소란스러운 이들을 조용히 시킨 후 잘린 팔에 대고 목의 성흔을 발동시킨다.


[세턴 – 역 시계]


“음? 신기한 능력이네? 시간 관련인가?”


팔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흘린 피가 다시 돌아오고 잘린 팔이 생겨나는 모습에 흥미를 보이는 여자.


“뭐, 흥미롭긴 하지만 지금은 그쪽 만나러 온 건 아니니까.”

“넌 뭐야.”

“음? 왜 그렇게 화를 내? 아, 내 친구를 빼앗아 온 것 때문에 그러는 거야?”


분명 적인데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마냥 이야기를 하는 여자의 모습에 성흔의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했는데 팔이 잘렸다.

회귀가 사라진 지금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그대로 끝.

하지만.


“미안 미안, 대신이라고 하긴 뭐해도 이거 줄 테니까 용서해줘? 그럼 난 간다.”

“···!”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를 던진 체 그대로 사라진 여자.


‘이번에도 인식하지 못했어?’


여자가 사라진 장소를 바라보고 있자 [세턴] 이 말을 걸기 시작한다.


-그대여 지금은 사라진 적보다는 밑에 던져진 것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저건···.”


여자가 던지고 간 것을 보며 경악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여자가 던지고 간 것을 바라보던 리후엔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것의 이름을 불렀다.


“성진철?”

“우어어”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폐수 도시]의 관리자가 그곳에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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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028 21.08.20 2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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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21.08.16 25 4 12쪽
23 #023 21.08.15 2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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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20 21.08.12 3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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