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화 가을야구 시작!
【아메리칸리그 순위표】
동부지구
1위 보스턴 레드삭스 승률 0.574(3번시드)
2위 뉴욕 양키스 승률 0.562(4번시드)
3위 템파베이 레이스 승률 0.494(8번시드)
4위 토론토 블루제이스 승률 0.469
5위 볼티모어 오리올스 승률 0.463
중부지구
1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승률 0.630(1번시드)
2위 미네소타 트윈스 승률 0.525(5번시드)
3위 캔자스시티 로열스 승률 0.494(7번시드)
4위 시카고 화이트삭스 승률 0.414
5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승률 0.395
서부지구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 승률 0.623(2번시드)
2위 LA 에인절스 승률 0.494(6번시드)
3위 시애틀 매리너스 승률 0.481
4위 텍사스 레인저스 승률 0.481
5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승률 0.463
【아메리칸 리그 대진표】
1번 시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8번 시드 템파베이 레이스
4번 시드 뉴욕 양키스
5번 시드 미네소타 트윈스
2번 시드 휴스턴 애스트로스
7번 시드 캔자스시티 로열스
3번 시드 보스턴 레드삭스
6번 시드 LA 에인절스
잔뜩 인상을 구긴 랜디 존슨은 회의실 벽에 걸린 아메리칸 리그 대진표를 보며 이마를 문질렀다.
"복잡해 죽겠네 뭐 이리 많아?"
"그런 소리 말게 이번 와일드 카드 시리즈 덕분에 우리도 합류할 수 있었어"
"그건 그렇지만.. 응? 근데 템파베이하고 캔자스시티는 동율인데 왜 캔자스가 7번이야?"
"아마 상호 맞대결에서 승수가 많은 팀이 시드를 올려준다고 들었네만"
"역시 복잡해.."
올해 처음 도입된 와일드 카드 시리즈는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양 리그를 합쳐서 기존의 10개 팀에서 16개 팀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각 지구 우승팀들은 곧바로 디비전 시리즈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와일드카드 게임부터 시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구 우승팀들은 승률 순으로 1~3번 시드, 지구 2위팀들 역시 승률 순으로 4~6번 시드, 나머지 9팀중 승률이 높은 2팀이 7, 8번 시드에 배정된다. 또한 각 시리즈는 모두 상위 시드 팀의 홈 구장에서 진행된다. 즉 승률 꼴찌로 가장 늦게 합류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팀은 와일드카드 3연전을 어웨이에서 치뤄야하는 패널티가 있었다.
"거기서 멍 때리지 말고 키 큰 자네가 이것도 좀 붙여주게나"
토레이 감독이 내셔널리그 순위표와 대진표를 랜디 존슨에게 건네자, 귀찮은 내색을 하면서도 아메리칸리그 옆에 어긋남없이 깔끔하게 붙여주었다.
【내셔널리그 순위표】
동부지구
1위 워싱턴 내셔널스 승률 0.599(2번시드)
2위 마이애미 말린스 승률 0.475(6번시드)
3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승률 0.444
4위 뉴욕 메츠 승률 0.432
5위 필라델피아 필리스 승률 0.407
중부지구
1위 시카고 컵스 승률 0.568(3번시드)
2위 밀워키 브루어스 승률 0.537(5번시드)
3위 세인트루이스 승률 0.531(7번시드)
4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승률 0.463
5위 신시내티 레즈 승률 0.420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 승률 0.642(1번시드)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승률 0.574(4번시드)
3위 애리조나 디백스 승률 0.512(8번시드)
4위 콜로라도 승률 0.507
5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승률 0.395
【내셔널리그 대진표】
1번 시드 LA 다저스
8번 시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4번 시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5번 시드 밀워키 브루어스
2번 시드 워싱턴 내셔널스
7번 시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번 시드 시카고 컵스
6번 시드 마이애미 말린스
"대진이 영.."
"그래도 합류한 게 어딘가? 이것도 막바지에 기적같은 9연승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야 후우.. 이번에는 잘해야해 정말 잘해야한다고...."
요즘들어 부쩍 살이 빠진 토레이 감독이 간절하게 두 손 모아 기도를 하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 랜디 존슨이 그의 엉덩이를 거대한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타악!
"아야!! 야이 사람아! 뭐하는 짓이야?"
"6년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한 건 알겠는데 평소처럼해~ 안 어울려"
존슨이 얄밉기도했지만, 요즘은 선덕을 매일같이 코치해주고 있기 때문에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를 수 있었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감독님 부르셨어요?"
"예 선덕 선수 이번 다저스와의 경기로 상의 드릴 내용이 있습니다."
***
-와일드 카드 시리즈 당일
다저 스타디움 (Dodger Stadium)에 도착한 디백스의 선수들은 비장한 마음으로 락커룸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LA 다저스는 휴스턴이 잠시 부진한 틈을 놓치지 않고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 통합 승률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무려 104승 58패 승률 0.642!
사실상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의 홈구장에서 3판 2선승을 해야만 했다.
"하아.. 말린스 새끼들은 승률이 0.475밖에 되지 않아도 6번 시드 받았던데 부럽다.."
"페랄타 너 6번 시드가 누구랑 붙는지는 알고 그런 말 하는거야?"
"몰라 다저스 보다야 낫겠지"
"쯧쯧쯧.. 작년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 컵스랑 붙는데도? 다저스보다 승률이 좀 더 낮아서 그렇지 걔네도 중부지구 1위팀이야 어디랑 붙어도 만만한 구단은 없어"
다니엘에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저스가 올해 가장 강팀임은 여기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기에 다들 오늘 선발 잭 그레인키가 부디 미쳐 날뛰어주기만을 바라고있었다.
모두가 신경이 예민해져 있을때 내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여보세요?"
"혹시 황선덕씨 핸드폰인가요??"
'어디서 들어본 목소린데...설마..?'
"예.. 맞습니다."
"반가워요. LA다저스 류현준입니다."
"허업!"
"여보세요?"
"예예! 선배님! 영광입니다!"
"아하하하 잠깐 시간 되세요?"
"물론입니다! 어디로 갈까요?"
난 LA다저스 한국인 투수 류현준선수에 연락을 받고 서둘러 관중석으로 달려나갔고, 미리 도착해서 커피를 들고 반갑게 손을 흔드는 두 사람을 보니 야구공과 팬을 챙기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와..이게 꿈이냐 생시냐..이 둘을 같이 보게되다니.."
LA다저스하면 클레이튼 커쇼가 훨씬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겠지만, 한국에 있을때는 류현준 선수를 보며 야구에 꿈을 키웠고, 일본에 있을때는 많은 선수들이 다르빗슈 유를 보며 꿈을 키웠다. 양 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선수들과 만나니 많이 떨렸다.
"반가워요. 전 류현준이고 이쪽은 다르빗슈입니다."
"예 반갑습니다. 전 황선덕입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모두 야구했었습니다."
"일본에 있는 토호 후배녀석들에게 들었습니다. 올해 고시엔 우승을 하셨더군요? 전 못해봤는데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아참 그거 아십니까? 히나타 세이지로가 다저스로 온거?"
'하긴 히나타 정도의 타자라면 모셔갈만하지..'
"예? 아뇨 처음 들었습니다. 그럼 혹시 엔트리에..?"
"아뇨아뇨 아직 더블A에서 좀 지켜볼 것 같더군요. 하하하 나중에 시간 되시면 한번 연락해보세요."
나와는 다르게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나 역시 팀이 20연패를 했던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도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냈을테니까
"우린 스승이 똑같더군요. 다케노조 감독님 잘 계시죠?"
"예?"
'아 맞다. 감독님 예전에 토호였었지 '
"아아 지금도 연락합니다."
"그럼 이말 좀 전해 주실래요?"
"예예 말씀만 하세요."
"구 제자가 신 제자를 꺾는 장면 잘 지켜보라구요."
능글능글하게 웃는 그의 얼굴과는 상반되게 공격적인 말을 내뱉은 다르빗슈 유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중간에서 민망해진 류현준선수가 곤란한 표정으로 내게 대신 사과했다.
"미안해요. 고시엔 우승 축하해준다며 만나겠다고 했는데, 저런 말을 할줄은 몰랐네요."
"아닙니다. 하하;;"
"시간이 이제 얼마 없네요. 선덕 선수 힘내시고 서로 최선을 다해봅시다."
악수를 건네는 류현준 선수를 보니 그래도 같은 한국사람이라고 힘내라는 그의 말 한마디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벤치로 돌아왔다.
***
"올해 첫번째로 진행되는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시리즈 리그 1위팀인 LA 다저스와 8번 시드를 배정받은 애리조나 다이몬드백스에 1차전 경기가 시작 되겠습니다."
"1차전 경기이자 메인이벤트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화려한 매치업이 성사 되었는데요?"
"맞습니다. 오늘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는 정규 시즌 18승 4패로 다승 1위인 클레이튼 커쇼와 정규 시즌 17승 7패로 다승 2위인 잭 그레이키의 맞대결이 되겠습니다."
다저 스타디움에 모여든 많은 관중들이 비단 다저스와 디백스의 팬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리그 다승 1,2위의 맞대결이라는 타이틀이 한 몫 했다. 방어율 측면에서나 승률 부분에서나 커쇼가 우위에 있었지만, 최근 기세를 무시할 수 없는 디백스의 저력에 다들 혹시나 하는 잔잔한 기대감이 있었다.
"첫 번째 공격은 다이아몬드백스가 먼저 시작합니다."
-1번 타자 데이빗 페랄타 좌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커쇼를 노려보는 그는 머리를 비우기로 마음먹었다.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아...! 칠껄!'
초구는 중앙으로 대놓고 던지는 패스트볼! 아쉬운 마음에 배트를 고쳐잡은 페랄타가 다시 멘탈을 잡았다.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투!"
'조금 빠지지 않았어? 아..'
아쉬운 얼굴로 심판에게 어필해보지만, 명백히 바깥쪽으로 빠지는 스트라이크!
"후우..집중하자 집중!"
-스이이익!!
'보..볼이다 진짜 볼이라고! 이건!'
-퍼억!
공을 따라 포수에 미트로 페랄타의 얼굴이 그대로 따라갔고, 공은 그의 바램대로 바깥쪽 멀리 빠지는 볼이 되었다. 그 뒤로도 4구도 빠지는 볼, 5구는 중앙에 오는 볼을 파울로 쳐내고, 6구도 볼이 되어 풀카운트까지 끌고왔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페랄타! 과연 풀카운트인 7구째 승부가 결정 날 것인지!?"
-스으윽!! 파밧!!
"아! 이번에는 높은 볼로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맙니다!"
그 뒤로도 2번 AJ 폴락과 3번 폴 골드슈미트가 줄줄이 삼진을 당하자, 팀의 4번 타자인 J.D 마르티네즈가 비장한 얼굴로 타석에 들어섰다.
'꼭 친다.. 꼭 쳐서...!'
반드시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평소보다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들어섰지만, 아쉽게도 리그 다승 1위인 클레이튼 커쇼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스윙 삼진 아웃! 폴락과 골드 슈미트 그리고 마르티네즈까지 모두 커쇼 앞에 첫 타석은 무릎을 꿇었습니다."
LA 다저스가 어째서 정규시즌의 괴물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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