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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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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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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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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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반격(3)

DUMMY

"긴장할 것 없어! 오늘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 다들 정신 바짝 차리자! 그 녀석이 지금 보고 있을테니까!"


-오!!!


국대 선발에 대한 선덕의 처우를 모두 알고 있는 테이쿄 멤버들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결승전 마운드에 선덕을 올리겠다는 일념 하나뿐이다. 


"이제 시작한다."


-위이이이이잉~~~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고시엔 경기장에 울려퍼지자,


-테이쿄! 테이쿄!! 테이쿄!!! 테이쿄!!!!


첫 번째 개막전 때와는 다르게 테이쿄를 응원하는 팬들도 많아졌다.


가끔 테이쿄처럼 시골 고등학교가 고시엔에 깜짝 이변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언더독의 반격이라는 수준으로 끝나기에는 그들의 열정과 퍼포먼스가 남달랐기 때문도 있지만, 이들이 가장 테이쿄에게 빠지게 된 계기는 바로 이 플래카드에 가장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자 테이쿄 에이스 황선덕!》


선덕이 국가에서 강제로 차출 되었다는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될 정도로 언론에서 자주 다뤄졌기에 현장에 모인 관중들도 그런 테이쿄의 사정에 공감했다.


무려 토호를 꺾은 에이스!

일본 고교야구 사상 최초의 스위치 피처!

그런 그를 데려다 놓고 투수로 쓰지 않는 시선을 일각에서는 비밀병기는 숨겨야 한다는 헛소리도 있었지만, 미국 전에서 유격수로 등장했을 때 생방송으로 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자! 오늘도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테이쿄의 플래카드가 물결처럼 요동치네요!"

"다들 에이스의 복귀를 바라며 두 손 모으며 대망의 3차전 경기가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테이쿄!! 힘내라!! 이겨라!!


텔레비전 속 관중들은 토호때와는 완전히 반대가 되어 테이쿄의 홈 그라운드처럼 열광하고 있었다.


"언제 저렇게나.."


계속 된 관객에 응원에 선덕은 저번 강우 콜드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많이 아쉽지? 원래는 저기 응원 받아야 할 사람 중에 너도 포함되어 있을텐데..."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우리팀이 시합 하는 걸 좋아해주는 관중들이 있다는 게 조금 부럽기는 하네요."


과거 중학교 결승전 경기 만을 제외하면 한국은 일본보다 아마추어들 경기에 관중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나마 중학교 때까지는 일본도 다를 바가 없지만, 고교야구로 넘어가게 되면 그 차이는 엄청나게 커진다.


"지난 번 경기 때는 너희들에게 정말 미안했었다.

"에이 그걸 왜 오니씨가 사과하세요. 거기다 이미 끝난 일이잖아요."


토호 고교에 착한 선수들과는 다르게 개막전에 겪었던 마치 훌리건 같았던 팬들은 다음 날 정중하게 테이쿄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고, 그날 관중석에 있는 사람 중 무려 500명의 자필 사과문이 언론에 공개되며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고맙고.."


지금 테이쿄의 이름을 부르짖는 팬들이 그 자필 사과문을 썼던 사람들임을 이때까지 선덕은 알지 못했다.


-타앙!!


"첫 타석부터 이번 고시엔에 라이징 스타 사이토 후쿠야 선수! 시원한 안타로 포문을 여네요!"

"원래 테이쿄에 원석이 쌓여있었던 건지 다케노조 감독이 보석으로 세공을 잘한 건지 이번 대회 최고의 리드오프죠!"

"뿐만 아닙니다. 2번 타자이면서도 빈틈없는 나루미 신타로 선수도 눈을 뗄 수가 없죠!?"

"4할입니다. 고시엔 첫 진출에 무려 4할! 정말 거를 타선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빡빡한 라인업 입니다."


전국에서도 공략하기 까다롭다는 세이슌의 에이스 테즈카의 공을 전혀 기죽지 않고 맞 받아치는 테이쿄의 멤버들,


"끝났네"

"예?"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어 보아하니 지금 너희 학교는 오로지 결승만 보고 있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안중에 없다고 저 테즈카를 상대로 말이야"


-타앙!!


"뜬다..뜬다..뜬다!!!"


그 말을 끝으로 오니는 연습실로 들어갔고,

선덕은 같이 경기를 뛴다는 마음으로 테이쿄를 위해 두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보답하듯 테이쿄는 연장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결국 준준 결승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


"오늘부터 예선전은 끝이다. 오후에 상대하는 한국의 전력을 대충 듣기로는 이미 프로에서 1차,2차 지명을 받은 전국 베스트 올스타 총 집합이라고 들었다.

다들 컨디션 관리 잘하고.."


처음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토호는 정말 대단한 팀이었다.

오니부터 포수 사카타까지 충분히 지도자로써의 자질을 잘 갖추고 있는 믿음직스러운 타입이다.


"근데 그냥 선덕이 한테 시켜서 살살좀 하자고 부탁하는 건 어때??"


이 철딱서니 없는 주장만 뺀다면 말이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세요?"

"칫 쪼잔하게....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자 헛소리는 거기까지 하고, 이번 선발은 주장이 하는 걸로 합시다."

"오케이~"


거기다 정말 특이한 건 이 곳 선발 멤버들은 마운드 욕심이 별로 없다는 것..


"자 그러면 회의는 이쯤 하는 걸로 하고 난 감독님 부를테니까 다들 몸 풀고 있어"


***


"정말 부른 거 맞아? 이제 경기 시작인데!??"

"하는 수 없지 일단 정렬부터 하자 애들아"


새로 온 감독은 미국전처럼 또 지각인 모양이다.


'한일전 할 때는 꼭 제시간에 오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 빌어먹을 자식'


선수 정렬이 길게 늘어지고, 선덕을 알아보는 몇몇 얼굴들이 있었다.


"저기 황선덕 아니야??"

"뭐!?"


이런 상황이 올것이라고 예상 하기는 했지만..


"어이! 황선덕! 결국 일본으로 넘어갔냐? 일장기 어울린다야~"

"거기서도 일진 놀이 재밌냐? 요즘도 애들한테 수금 잘하고 다니나보네 신수가 훤하네"


과거 선덕에게 당했던 선수들, 그렇지 않은 선수들까지도 선덕이라는 이름은 꽤나 유명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이야 이게 누구야? 개싸가지 후배님이시네 하하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후배야 나도 기억안나냐?"

"희준 선배?"


기억을 잃은 동안에도 수많은 기억들이 살짝살짝 사진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눈 앞에 박희준이라는 이 남자는 선명히 기억이 났다.


"오 그래도 난 알아보는구나?"


회령중에 입학했던 1학년, 정말 야구에 열정이 넘치는 한 명의 중학생일 뿐이었던 선덕, 그런 선덕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게 만들었던 장본인!


"오랜만입니다. 선배"

"그래그래 우리 선덕이는 이래야 귀엽지 형이 이번 대회 목숨 걸었거든? 옛 정을 봐서 살살 하자 알겠지?"

"그렇게는 못하겠는데요."

"뭐? 괜찮겠냐?"


위협적인 얼굴로 노려보는 박희준, 그러나 과거에 기억에 사로 잡힐만큼 지금 선덕의 멘탈은 물렁하지 않았다.


"어쩌시려구요?"


과거 폭력에 굴복했던 선덕이 아니다.

몸도 어느새 5cm나 더 자라서 190cm가 넘어 눈 앞에 박희준 보다 머리하나 이상 더 커져버렸다.


"요즘도 야구 그렇게 하세요? 수준 알만하네요. 예전 생각하고 나대지 말아주시죠."


예전 자신을 병들게 만들었던 최악의 멤버에 대한 복수심 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해낸 선덕,


'맞아 생각났어..이 자식을 포함한 김은상과 길수빈 아직 그 놈들이 남았었지...'


잠시 과거의 악연에 대해 고민하는 선덕의 분위기는 후배들에게 들었던 것과 많이 달랐다.


"건방진 새끼.. 시합 때 보자고,"


'양아치로 살다가 차에 치였다고 들었는데 뭐 그래봤자 뻥이겠지'


살벌한 한국 대표팀과의 분위기를 감지한 오니와 사카타가 정렬에 늦게 합류한 선덕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아는 사람이야?"


상기된 얼굴의 선덕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선덕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과거의 악연이라 해두죠"


정렬을 끝 마치고 각 팀원 간에 인사를 시작으로 감독끼리의 인사가 이어져야 하는데...


"지금 장난하자는 거야? 거기 너!! 니네팀 감독은 어디갔냐!?"


아무리 대표팀 감독이라 할지라도 선덕과 일면식도 없는 늙은이가 당연하다는 듯 하대하자, 선덕은 듣는 둥 마는 둥 대답했다.


"지각"

"뭐..뭐어?? 저..저 새끼 지금 반말 한거야??"


'미친 영감탱이가 노망이 났나 언제봤다고 반말질이야? 내가 니 친구냐?'


평소답지 않게 선덕은 오늘 예민해 있었다.


-플레이볼!!


일본 대표팀은 결국 감독없이 경기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확실히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한일전에 진심인 게 느껴졌다.


"쟤들 눈빛이 다들 왜저래??"


국제대회든 뭐든 야구인이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해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살기를 내뿜으면서 경기를 하진 않는다.


"한일전이잖아요."

"그게 무슨 소리야?"


오니가 한국인들이 얼마나 한일전에 진심 인지를 모르는 걸 보면 일본인들은 역시 한일전에 크게 의미를 두는 것 같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가서 욕 먹기 싫은가보죠"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선덕


"욕을 먹어? 아~ 하긴 국제대회 성적이 쟤들 에게도 중요하겠지.."


선덕 말을 잘못 알아들은 오니를 향해 다시한번 정정해줬다.


"그게 아니라 한국인들은 우승 하는 것보다 일본에게 지는 걸 더 용납 못 한다구요."

"뭐? 왜?"

"그건.. "


'내가 지금 시합 앞두고 역사 강의 해야돼?'


"식민지 였으니까요. 자세한 건 나중에 따로 공부하시고 지금은 게임에 집중 합시다."


그 시각 한국 대표팀 쪽에서는 투수가 아닌 유격수에서 자세를 잡고 있는 선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선덕이 저 녀석 분명히 고시엔에서 뛸때는 투수라고 하지 않았어??"

"예... 그렇습니다. 감독님 확실합니다."

"그럼 저기 있는 건 뭐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알을 굴리던 코치가 꽤 그럴싸한 변명을 찾아냈다.


"일본 고교야구 수준에 못 미쳐서 투수가 아닌 유격수로 뽑은 건 아닐까요?? "

"그 정도 수준의 녀석인데 우리 애들이 그렇게 개거품을 물면서 경계하라고 했던 거야?? 어이가 없구만 이 자식들 나중에 한 따까리 한번 해야겠어"


한국 대표단 감독의 호통은 선수 뿐만 아니라 조금 전 자신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였던 선덕도 여기에 포함 되어있었다.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초반부터 체력 분배 신경 쓰지않고 아낌없이 던지는 미츠이는 대회 규정상 투구수 49개 이상으로 던지면 다음 경기 쉬어야 하는 걸 알았기에 1구 1구 전력을 다해 최대한 투구수를 조절했다.


-스이이익!! 파박!!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선덕과도 구속 대결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미츠이, 이미 아쿠텐을 포함한 일본 프로구단에서 원픽인 투수다운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역시 만만치 않아.. 듣기론 일본 프로구단에서 모셔가려고 난리도 아니라더니 그럴만해.."


아무것도 못해보고 3연속 삼진을 당한 한국팀 대표의 첫 소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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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화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1 21.09.07 1,826 20 10쪽
56 55화 각자의 각오 21.09.06 1,761 19 12쪽
55 54화 냉정과 열정사이 21.09.05 1,796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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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완전체 결승전 21.09.03 1,826 21 15쪽
52 51화 성장 21.09.02 1,781 24 12쪽
51 50화 지원군 두두둥장! +1 21.09.01 1,760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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