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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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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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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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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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지원군 두두둥장!

DUMMY

장난스럽게 불펜장에서 볼을 던지는 준타를 쳐다보며 에이시가 지난 히가시 고교와의 경기를 떠올렸다.


"정말 저 녀석을 기용할 생각입니까?"

"예~"

"지금 결승전이라는 건 알고 계시는 거죠?"

"예~"


-빠직!


"진정들 하시고 ~ 어차피 미츠이와 오니 선수는 엔트리에 없어서 못 넣어요."

"그럼 하다못해 히나타로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간절하게 부탁하는 에이시를 약올리는 쇼타 감독


"제가요? 왜?"


감독으로써 인간으로써 최악인 쇼타를 향해 에이시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간신히 화를 억누르는데,


-벌컥!


"왜냐면 당신은 이제 감독도 뭣도 아니니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지금까지 야속할 정도로 소식이 없었던 선수협회 부회장이자 전신 타이거즈 2군 감독 후쿠이 모리타였다.


"정말 고생 많았다. 내가 4번째 대표팀 감독이다."


통상적으로 U-18 국제야구 경기는 고교야구 감독들이 맡게 되는 것이 관례였지만, 그 관례를 먼저 깨부순건 NPB였다. 거기다 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NPB이사가 국제무대를 책임져야하는 자리에 올라가 횡포를 부리는 건 언어도단!


"에이시 여기냐?"


이미 서로 알고 있다는 듯 친근하게 부르는 모리타가 벤치 대각선에 박힌 검은 점을 가리켰다.


"예 거기랑 음료 냉장고 뒤 그리고 저쪽과 저쪽.."


에이시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초소형 카메라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고, 의아한 눈으로 모두가 에이시를 바라보자, 주머니에서 작은 휴대폰을 꺼냈다.


"이쪽으로 오기 전에 우리 감독님에게 몇가지 지시받은 사항이 있었거든"

"지시요?"

"응 너희들 숙소에서 근무하는 영양사가 감독님 제자라서 대략적인 상황은 파악하고 있었어 그리고 대표팀 숙소로 합류하기 전 모리타 감독님에게 받은 이 휴대폰으로 계속 상황을 보고했고"


다부진 몸으로 여기저기 달려있는 몰래 카메라를 다 뗴어내자 후지 쇼타가 헛웃음을 지었다.


"크크크크큭!! 크하하하하!!!"


실성한 듯 파안대소하는 그를 보며 모두가 드디어 정신을 놨다고 생각했다.


"이미 늦었어 여기서 내가 당한 폭력들 전부 언론사들에게 생중계로 넘어가고 있거든!"


자신만만한 쇼타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모리타 감독,


"그래요? 근데 어쩌죠...?"


약 올리는 듯한 뉘앙스로 모리타가 휴대폰을 꺼내 현재 벤치 상황을 보여줬다.


"이..이럴리가..!?"


카메라를 다 제거한 상황임에도 벤치는 여전히 아무일도 없다는 듯 선수들이 점잖게 앉아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화면을 뒤로 돌려봤지만, 오늘 쇼타 감독이 폭행 당하는 장면은 그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당신이 치졸하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하긴 낙하산으로 굴러 들어왔으면 그런 짓이라도 해야지 살아남을테니까 그치만!

여기 있는 선수들은 당신과 다르게 치열하게 경쟁하고 부딪치며 정상에 오른 엘리트 중에 엘리트야! 너 같은 인간이 함부로 대할 인재들이 아니란 말이야!"


-띠리리리~


때마침 울리는 모리타 감독의 휴대폰 벨소리 발신자를 확인한 감독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부회장님! 편집 끝났습니다."

"보내주세요."

"예!"


영양실에서 오늘 촬영된 영상 편집을 끝마친 다케노조 감독의 후배가 서둘러 영상을 보냈고, 모리타는 편집 된 영상을 쇼타에게 보여줬다.


"이..이건 사기야!!"

"사기? 당신 입에서 그런말을 들을줄은 몰랐군"

"이 영상이 언론에 퍼지면 당신 아버지가 퍽이나 좋아하시겠어 안 그래? 그나마 갖고있는 NPB이사 직책도 내려 놔야할테고 말이야"


상황이 반전되어 이번에는 쇼타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모리타를 노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모리타는 가져온 서류를 쇼타 얼굴에 집어던졌다.


"천하의 후지 그룹 차남이 도박 중독이라니 말세다 말세야 쯧쯧.."


지금까지 대표팀이 보내준 자료와 에이시가 추가로 건네준 자료까지 포함한다면 언론에서도 지금처럼 쉽게 감추지는 못할 것이다. 하물며 굳이 국내 언론사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해외 언론사들의 이목도 집중되어있는 상황! 이제 쇼타 감독은 NPB이사 자리 보존은 고사하고 후지 그룹에 직접적인 데미지가 들어갈 것이다.


"제..제발..."


일본 기업 순위 4위 그룹의 아들이 너무도 쉽게 무릎을 꿇는다. 한 두번 꿇어본 솜씨처럼 보이지 않았다.


"뻔뻔한 놈!!"


눈 앞에 무릎을 꿇던지 말던지 신경도 쓰지 않는 모리타가 테이블에 놓여진 엔트리를 확인했다.


"음.. 마츠시타!"


어리둥절하고 있는 히가시 고교의 에이스 마츠시타가 생각치도 못했던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화들짝 놀랐다.


"예?예!!"

"업해둬라"


당장 몸도 풀리지 않은 투수를 내보내는 것 보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올리는 판단은 좋았지만,


"감독님! 선덕이는 내일 경기에 등판 해야합니다. 솔직히 지금 80구 던진 것도..."

"알고 있다. 8회는 히나타를.."

"아닙니다. 한계점이 넘은 것도 아니고, 80구라고 해봐야 양손으로 던져서 한쪽 팔당 40구 던진 수준인걸요? 완투 하라는 것도 아니고 1이닝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선덕! 약속했잖아!"

"선배 지금은 그런 말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히나타씨도 몸이 안 풀린 상태고, 정 아니다 싶으면 그때 내려도 되잖아요."



***


"일본팀 정말 너무 하는구만! 강제로 차출해놓고선 내일 경기까지 나가야 하는 선수를 설마 완투 시킬 셈이야?"


8회초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선덕을 보며 마이크가 탄식했다. 옆에 있던 제이미 역시 같은 생각이었지만, 마운드에 올라선 선덕의 피칭은 어딘가 낯설었다.


'뭐지.. 저 힘 없는 볼은?'


-후우웅~ 퍼억!


"스트라이크!"

"!!!?"


7회까지 시원하게 뻗어나갔던 볼이 너무도 맥없이 흘러갔다.


"선배!! 저거 저거!!"

"나도 보고 있어 너클볼을 던진다고는 써있었지만..."


-후우웅~ 퍼억!


"이 정도일 줄이야.."


8회초 들어가는 대신 에이시가 내민 조건은 너클볼, 최대한 어깨 보존을 하면서 유리한 볼 카운트 타이밍에만 빠른 직구 승부!


뿐만아니라 선덕에 맞춰서 투구 타이밍을 잡으려는 쿠바 선수들은 다음에 나올 마츠시타의 이퓨스 피칭 속도를 재 점검해야 할 것이다. 그것도 남은 1회 안에!


-후우웅~ 퍼억!


"타자 아웃!!"


-와아아아!!!

-저..저거!! 토호에게 썼던 전략이잖아!?


초반에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살하며 우위를 점하다가 빠른공에 익숙해질 타자들에게 무려 50km/h나 다운 된 너클볼을 던진다.


토호뿐만 아니라 지역예선전 한케이 고교와 히가시 고교의 더블헤더 전에서도 먹혔던 선덕만의 시그니처 패턴


"이건 이거대로 뜻밖에 수확인데요? 저 정도 너클볼이라면 내일 경기에도 그렇게 지장이 가진 않을 것 같아요."

"머리가 좋군 확실히 8회에 와서 갑자기 한번도 보여준 적 없었던 너클볼을 구사하다니.... 거기다가 저 예측하기 어려운 마구를 담담하게 받아내는.. 어어?"


'여기? 아니면 여기??'


-끄덕끄덕


포수와 투수의 묘한 사인을 보자 설마했던 마이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런 Fuck! 설마 지금 투수가 포수한테 어디로 던질지 알려주는 거야!??"

"에이 설마.."


-후우웅~ 퍼억!


"Fuck!!"


마이크의 예상대로 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미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놀라기에는 아직 일렀다.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와아아아...


"지저스..너클볼로 프레이밍까지 한다고?"


너클볼은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구종이다. 하물며 저렇게 솟아 오르고, 비틀거리고 종횡무진 달려오는 볼을 스트라이크 존으로 끌어 온다면 그건 포수의 심장 역시 왠만큼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불가능 하다는 뜻이 된다.


'미스터 한이랑 이제 고작 반년같이 호흡맞춘 사이인데! 저게 가능하단 말인가?'


둘의 호흡은 나무랄데 없이 침착했고, 영리했고, 완벽했다.


"이거 어쩌면.. 정말.."

"어 호세를 상대로 완투까지 갈 수도 있어!"


하지만 에리조나 스카우터들의 예상은 에이시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다.


'좋아.. 2아웃 투구수도 나쁘지 않아!'


그 시각 벤치에 상황는 뜻밖에 문제에 직면했다.


"뭐하나! 얼른 몸 풀지 않고!"

"저..그게.."


모리타 감독에 호통에도 마츠시타가 머뭇거리자, 히가시 고교 보결멤버가 대신 말해줬다.


"저희는 못합니다."

"못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잠시 망설이던 보결멤버가 체념한 듯 대답했다.


"준타에게 거역하면 우리 야구부는 없어질겁니다."

"뭐? 그게 무슨..!?"


-타앙!!


때마침 빠른 직구에 밀린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투욱..투투투투..


"미...미친!"


창백한 표정에 중견수가 서둘러 땅에 떨어진 공을 주워 던졌고, 그 모습을 본 미츠이가 바로 주먹을 날렸다.


-퍼억!!


"야이 새끼들아 너희들이 그러고도 야구 선수야!?"

"누군 이러고 싶어서 그래!? 우린 3학년이야. 내년에는 없을거라고!"

"그럼 도대체 왜..."


다시한번 멱살을 쥔 미츠이가 주먹을 들어 올리려는데, 오니가 제지했다.


"그만해 쟤들도 다 후배들 지키기 위해서 저러는 거야"


쇼타 감독과 별개로 히가시 고교는 아직 준타에게 걸려있는 제약이 있었다.

대표팀이야 우승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정작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잃는 다는 건 확실했기에..


"젠장할!!"


머리를 감싸 안은 모리타 감독은 초조하게 선덕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


'실수 하신건가..?'


누가봐도 확실한 중견수 플라이여서 선덕은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스이이익!! 타앙!!


'좋아! 이번에는 확실하게..'


어깨를 풀며 마운드를 내려가려는 선덕, 그러나 주자들의 뜀박질은 멈추지 않았다.


"뭐야!? 끝난 거 아니였어?"


순간적으로 방금 날아간 타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아까와 마찬가지로 좌익수가 허둥지둥대며 다급하게 송구했다.


'서..설마..!?'


"세이프!"


처음에 본헤드플레이(Bone Head Play)인 줄 알았던 수비가 명백히 고의였다는 걸 확신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삐빅!!


"이건 아니잖아 이 개자식들아!!"


에이시 분노의 사자후가 그라운드를 가득 채웠고, 히가시 고교 외야수를 향해 달려가려는데,


-타악!


"소용없어"


히가시 고교 주장 마코토가 에이시를 막았다.


"뭐? 소용없다고? 그게 지금 너희들이 할말이야!?"


경기 중 같은 팀 선수간에 싸움은 있을 수 없는 일!

그것도 국제 대회 결승전이라면 더더욱


"무슨 일인가!?"

"아닙니다. 경기 속행해주십시오."


심판이 다가와 물었지만 뻔뻔하게도 마코토는 구차한 변명따위는 하지 않았다.

마치 모든 죄를 자기가 뒤집어 쓰겠다는 듯


"선덕 아무래도 삼진으로 끝내야겠어 애들 상태 안 좋다."

"예 선배"


두 번째 에러부터 어렴풋이 생각했지만, 역시나 선덕의 생각이 맞았다.


'하는 수 없지 맞춰서 잡을 수 없다면 최대한 찍어누를 수밖에..'


생각을 바꾼 선덕은 글러브를 다시 오른손으로 바꿔 끼며 자세를 잡았다.


'한 구 한 구에 전력을 다한다..'


-스이이익!! 파밧!!


-오오오오!!


"WOW~158km/h! 몇년 뒤면 99마일까지 찍겠는데?"

"충분히 가능하죠 그는 아직 17살이니까요."



***


"스트라이크! 타자아웃!!"


8회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선덕 그러나 벤치 분위기는 생각보다 험악했다.


"다들 왜 그러세요? 마츠시타씨는 왜 여기에.."

"그..그게.."


이제서야 히가시 고교 선수들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상황,


그나마 남은 양심에 가책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타석에서 선덕의 어깨를 식힐 시간이라도 주려고 히가시 고교 타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선덕 알지? 안돼!"

"선배 저.."


그 뒤에 나올만은 에이시가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대사였다.


"이번 경기 주인공 한번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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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3화 U-18 에이스의 격돌 21.09.04 1,923 19 12쪽
53 52화 완전체 결승전 21.09.03 1,826 21 15쪽
52 51화 성장 21.09.02 1,782 24 12쪽
» 50화 지원군 두두둥장! +1 21.09.01 1,761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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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마운드의 주인공 21.08.30 1,839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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