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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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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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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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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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11쪽

20화 박수칠때 떠나라

DUMMY

"쭉쭉 뻗어나갑니다!!"

"제대로 노려친 것 같죠!? 배트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졌어요!"


공이 히트 하는 순간 주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뜀박질을 시작했고,투수는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망..했다.'


"달립니다. 달려요! 아!! 이거 홈 까지 문제 없겠는데요!!?"

"좋은 코스로 뻗어나가는 멋진 타구!"


-다다다다다닷!!


"어어!!? 저기 마코토 선수 아닙니까!?"

"아..아직 몰라요! 우익수 마코토 선수!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집념으로 다이빙!!"


"아우우우웃!!!!"


"결국에 결국! 마코토가! 잡아냅니다!!"


-돌아가!! 돌아가!!!!!


100%안타라고 확신했었던 테이쿄 주자들은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도...돌아가야..'


뒤늦게 마코토의 다이빙 캐치를 눈치챘을 때 테이쿄 주자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정확히 가르는 타구를 잡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대량실점의 위기가 될 수 있는 다이빙 캐치, 하지만 마코토는 애당초 실패할 가능성 따위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 증거로 다이빙 캐치를 성공했다는 것에 기뻐할 틈도 없이 그의 눈과 입은 2루수에 집중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와타나베!! 받아!!!"


그리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마코토의 송구! 다이빙 캐치로 인해 몸이 잠시 비틀 거렸지만, 2바운드로도 충분히 히데오를 잡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1루!!! 1루 주자였던 타츠야! 타츠야 마저!!!"

"삼중살!! 플레이 이야.. 제가 내야 삼중살 플레이는 종종 봤어도 외야 삼중살 플레이는 또 처음보네요!!"

"좀처럼 보기 드문 명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선덕 선수! 좋은 타구를 날렸음에도 이런 대참사가 발생하다니요!!"

"1차전 홈런도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가 이번에는 삼중살 플레이로 호되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무사 1,2루에 처음으로 잡은 득점 찬스가 너무도 허무하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죄송합니다.."


벤치로 돌아가는 선덕은 어깨가 축 처진 채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빠악!


"아야!"


그리고 곧바로 뒤에서 달려오는 3학년 마치다의 굳은 살 잔뜩 박힌 손바닥이 선덕의 뒷통수를 강타했다.


"기분이 어때? 너도 평소에 매일 저렇게 플레이 하잖아!?"

"에이 마치다 그건 아니지! 선덕은 그렇게 열정적으로 안한다고! 기껏해봐야 슬라이딩 캐치정도지, 마코토처럼 다이빙 캐치까지는 안가~"

"그건 그래 푸하하하"


팀의 소중한 득점 기회를 날렸음에도 아무도 선덕을 탓하지 않았다.

노림수대로 잘 받아친 좋은 타구이기도 했고, 설령 선덕이 병살타를 쳤어도 팀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방금 껀 재수가 없었어 씨팔 저걸 잡으면 나머지 타자들은 다 뒤지라는거야? 뭐야 안 그래? 푸하하하하"


평소답지 않게 거친 말을 쓰며 호탕하게 웃는 중견수 노다가 선덕의 어깨를 토닥이자, 모두 한차례 시원하게 웃어 넘기고, 다시 각자 수비위치로 돌아갔다.


"선덕! 걱정하지마 내가 다음 타석에서 꼭 역전해줄테니까.."


후쿠야가 마운드로 걸어가는 선덕을 향해 걱정말라는 듯 자신의 가슴을 툭툭 치며,


"7회초까지만 잘 막아줘~"


한국식 하트 손가락을 했다.


-피식!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하지만 그 당연한 사실을 선덕은 중학교부터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자신의 미스가 곧 팀의 패배인 것처럼 누구보다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며 항상 냉정하게 경기에 임했었다.


'누구도 그렇게 시키지 않았었는데 말이야..'


마치다의 한방(?), 노다의 격려(?), 후쿠야의 뻘짓(?)까지 각자 나름대로의 응원에 힘 입어 마운드에 올라선 테이쿄 투수는 더 이상 주변의 눈치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눈에 보이는 건 오로지 하나,


'몸쪽 꽉찬 직구라.. 오줌 지려도 책임 못 집니다!'


잡념이 사라진 선덕의 피칭은 간결하면서도 확실했다.


-스으으 파팟!


'그래 이렇게 던져야 너 답지'


"오.. 저 코스는 프로도 공략 못 할 것 같은데요?"

"우타자라면 누구나 저 코스에는 움츠려들 수 밖에 없죠! 내 몸은 소중하니까요~"


-스으으 파팟!


"아!! 정확히 같은 코스로 한번 더 찌르네요!"

"가혹해요! 타자에게 너무도 가혹합니다. 마치 노가드 상태인 적을 코너에 가둬두고 무차별적인 난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7회초까지 선덕이 잡은 탈삼진은 무려 10개, 지금의 구위로는 맞춰서 잡는다는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그리고 좌완으로 던지는 선덕과 처음으로 마주치게 된 히가시 고등학교의 에이스 마츠시타가 타석에 들어섰다.


-스으으 파팟!


"스트라이크!"


'자..장난해? 이걸 마코토 선배가 쳤단 말이야?'


감히 배트를 휘두를 엄두조차 내지 못할만큼 같은 투수로써 아찔한 코스들로만 공략해 던져대는 선덕에게 마츠시타는 존경심마저 들 정도였다.


"스트라이크 투!!"


'하하.. 이 녀석을 괴물 신인이라 불렀던가..? 어떤 멍청한 기레기가 팩트 체크도 제대로 안 하고 기사를 써!?'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이 녀석은.. 그냥 생태계 교란종이잖아!'


삼진으로 물러나는 마츠시타를 끝으로 7회초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한 개만을 남겨둔 상황, 이변이 발생했다.


[피로도가 90% 쌓여 한계점에 임박했습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스탯이 -20% 감소합니다.]

[추가 체력 소모시 두 번의 체벌이 시작됩니다.]


"커헉! 콜록콜록!!"


최악의 타이밍에 적신호가 켜지고 말았다.


-삐빅!!


급하게 타임을 요청하고 마운드 위에서 쓰러진 선덕을 향해 에이시와 감독이 뛰어올라왔다.


"선덕아! 왜 그래!?"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침 삼키다가 사례.. 사례걸려서 그래요!"


에이시가 걱정스럽다는 듯 묻자 어색한 연기로 괜찮다는 듯 손사례를 쳤지만, 다케노조 감독은 아무말도 없었다.


"정말 별일 아닌거지?"

"예 물론이죠"


-툭툭..


둘의 대화에 다케노조 감독은 그저 선덕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돌아갔다.


'후.. 다행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번 이닝 만큼은 지키고 싶었다고..'


[현 체벌 면제권 보유개수 10회]


많이 던져봐야 5구 그것도 모든 스탯이 20%감소한 상태, 길게 따지고 생각할 시간이 없다. 한번 한번을 전력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끼워 넣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볼!"


[추가 체력이 소모되셨습니다. 두 번의 체벌이 시작됩니다.]

[체벌 면제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or NO]


'.....'


[면제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3초가 지나면 자동 체벌이 시작됩니다.]


입술을 질끈 깨문 선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젠장할..'


1구는 1바운드 볼, 눈에 띄게 제구력과 구속이 떨어졌다.


"볼!!"


2구는 에이시가 잡고 있는 미트보다 옆으로 한참이나 떨어져 공이 아예 뒤로 빠졌다.


'체인지업 보다는 직구가..'


"볼!!"


'아씨! 정말 20% 깎은 거 맞아!?'


[추가 체력이 소모되셨습니다. 두 번의 체벌이 시작..]


'아 쓴다고! 쓴다고!!!!'


벌써 체벌 면제권이 6개가 날아간 상황 이제 던질 수 있는 투구수는 2구


'제발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줘..'


-타앙!!


기대했던대로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공은 더 이상 괴물 신인의 공이 아니었다.

차라리 슌스케가 나와서 던지는 게 나을정도..


"히가시 고교 타자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유리한 볼 카운트의 이점을 제대로 살립니다!"

"선덕 선수 볼이 마츠시타 선수에게 던질때와 확연하게 달라졌죠?"

"아무래도 슬슬 교체 타이밍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테이쿄!"


해설진뿐만 아니라 관중들 역시 눈에 띄게 페이스가 무너지고 있는 선덕을 걱정했지만, 정작 다케노조 감독은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2사 1루.. 더 이상 뒤가..'


-타앙!!


"아!! 커요! 큽니다!!"

"아쉽네요! 파울입니다!"


[면제권이 전부 소진 되었습니다. 다음 패널티 적용시 체벌이 시작됩니다.]


'끝인건가? 더 이상 던져봤자 팀의 민폐야...'


[특별미션!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오십시오.]

[보상 스킬 '한계를 보는 눈']


-삐빅!


처음으로 선덕이 마운드에서 타임을 요청했고, 그게 이 날 마지막 타임이 되었다.


"괜찮겠어?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에이시 선배 우리 이겨야 하잖아요."

"..."


사실 선덕의 구위가 떨어진 건 누구보다 에이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2차전경기부터 3차전 7회까지 달려준 투수에게 차마 내려오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을 뿐이다.


감독 역시 그런 에이시의 마음과 같았는지, 깊은 한숨과 함께 2학년 료헤이를 마운드에 올렸다.


-짝짝짝짝!! 잘했다!!!


스스로 물러나는 투수 아니, 마운드를 포기한 투수에게 쏟아지는 박수와 응원은 자신에게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했다.


"고개 들어 황선덕!!!!"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었던 선덕은 또렷한 황준표의 음성에 반응했다.


"아버지..?"


선한 아들의 눈을 확인한 황준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확인되자마자 씨익 웃었다.


"지금까지 본 네 경기 중 최고였다."

"처음 마운드를 포기한 경기가 최고의 경기라니.. 너무 하시네요."

"포기? 너희 팀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 같은데?"


-테이쿄! 화이팅!!!


황준표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여전히 고군분투하며 소리치는 외야수와 흐르는 땀을 닦는 것도 잊은 채 수비에 집중하는 내야수들 그리고..


"푸웁!"


독수리 자세를 하고 있는 2학년 료헤이까지


"푸하하핳! 료헤이 선수 여전하네요!"

"크레이그 킴브렐 선수가 제자 삼고 싶겠어요. 하하하하"


-하하하하 료헤이 저 자세 오랜만이네!!?

-가라! 테이쿄의 수호신!!


선덕의 죄책감따위 가볍게 날려버릴만큼 테이쿄의 분위기는 좋았다.


***


"선덕아! 고생했다. 어서 아이싱(얼음찜질)부터 하자 어..그러니까.. 왼손.. 아니 오른.."

"멍청아 양손에 다 하면 되잖아"


슌스케도 다가와 토도를 향해 핀잔을 주자


"나 얼려죽일 셈이냐.. 왼손은 됐고, 오른 손만 도와줘"

"그..그럴까? 하하 아무튼 오늘 최고였다."

"그거 아냐? 너 오늘 투구수가 무려 188구야 이 독한 자식아"


칭찬인지 욕인지, 걱정인지 핀잔인지 헷갈려 하는 사이 에이스 사와다 준페이가 다가왔다.


"괜찮냐?"

"예?"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을 대신 수습해준 눈 앞에 남자에게 선 후배 관계를 떠나 남자 대 남자로써 얼버무리고 싶지 않았다.


"미안해 하지는 않을꺼야 이건 빚이니까 꼭 갚아줄께 근데.."


선덕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기고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다시 씌워주며 무심하게 '툭' 챙을 쳤다.


"고맙다."


쑥스러운지 다시 경기장으로 달려나가는 준페이를 선덕은 한동안 멍하니 지켜보자,

반가운 알림이 떴다.


[특별미션 성공!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보상으로 한계를 보는 눈 스킬을 획득 하셨습니다.]

[스킬 설명 : 자신을 포함한 타인의 결함까지 투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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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한계를 보는 눈 21.08.07 2,641 43 12쪽
» 20화 박수칠때 떠나라 21.08.07 2,697 46 11쪽
20 19화 양파같은 선수 21.08.06 2,630 45 12쪽
19 18화 이퓨스 피칭 +5 21.08.05 2,652 50 11쪽
18 17화 더블헤더 (3) 21.08.05 2,711 42 12쪽
17 16화 더블헤더 (2) 21.08.04 2,696 47 11쪽
16 15화 더블헤더 (1) 21.08.03 2,823 47 12쪽
15 14화 첫 번째 변화구 21.08.03 2,899 47 12쪽
14 13화 홈런 도둑 +2 21.08.02 2,934 49 12쪽
13 12화 팀워크 21.08.02 3,027 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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