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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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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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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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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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테이쿄의 에이스

DUMMY

"다케노조 저 영감 또 시작이군"

"그러게 말일세 토호에서 했던 짓을 저기서도 하고 있구만? 역시 저 인간은 감독 실격이야!"


응원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토호 고교 응원단석에 앉은 교장과 교감이 잔뜩 인상을 찡그리며 다케노조 감독을 씹어대자, 밑에 어르신들도 맞장구를 쳤다.


"뭘 좀 아는 사람들이구먼? 예전부터 저 인간 선수 쓰는 법을 너무 몰라! 고등학교 3학년이 얼마나 체력이 좋은데 그거 몇 경기 좀 던졌다고 쫄기는.."


과거 다케노조 감독이 토호에 몸 담고 있던 시절 선수를 기용함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았었다.

왕자라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우승을 거머쥐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흔한 근성론자들의 망언들,


"맞아맞아! 선수 시절에는 잘 나갔을지 몰라도, 감독은 영 꽝이야!"

"선수때도 개뿔 못 했어!!"

"아하하하하 맞지맞지!"


죽이 잘 맞는 이들 곁으로 대부분의 토호 응원단들이 뭉쳤다.


"명 선수가 명 감독이 되라는 법은 없지 암암.."

"설마 어차피 질 경기니까 1학년 내보내서 변명하려는 거 아닐까요? 안그래? 교감 선생?"

"맞는 말입니다. 하하하하하 그때 토호에서 내 보내기를 천만 다행이지 않습니까? 교장님"


교장이라는 말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눈이 커지며 곧바로 환호했다.


"아이고 역시 교육자라서 머리가 비상하게 잘 돌아가는 구먼! 잘했어 아주 잘했어! 자네 맥주 한잔 할텐가!?"

"하하하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오늘 경기 이기고 나면 선수들 격려도 해줘야해서 말이죠~"


너스레를 떨며 모여있는 사람들과 신랄하게 테이쿄 감독을 비난하는 관중들은 비단 이곳 뿐만이 아니였다.


-토호! 토호! 토호! 토호!


그 어디를 둘러봐도 테이쿄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학교에서 응원 온 몇몇 학생들 정도만 있었고, 그들 역시도 관중석 분위기에 휩쓸려 함부로 테이쿄의 이름을 꺼내지 못했다.


"고시엔 분위기가 원래 이래요?"

"그럴리가 있겠냐? 그냥.. 토호잖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시작 전부터 외치는 응원석의 열기, 첫 고시엔에 진출하는 테이쿄에게는 너무 가혹한 압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승팀이랑 첫 경기부터 붙는데 아오.. 떨려"


노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위축되어있자, 다카무라가 외쳤다.


"정신차려!!!"


얼마나 크게 소리친 건지 다카무라의 외침은 상대 덕아웃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우린 지금 에히매현 대표로 이 자리에 온 거야! 이렇게 얼빠진 상태로 시합할 셈이야!?"


다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해졌고, 때마침 다케노조 감독이 경기장에 모습을 들어냈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나가 죽어라 다케노조!!!


사방에서 들리는 야유.. 어떤 관중은 대놓고 다케노조의 이름을 언급해가며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그는 벤치로 돌아왔다.


거칠게 백발을 넘기며 다케노조가 테이쿄 부원들 전원을 바라보았다.


"고시엔을 위해서 전국 4천여곳이 넘는 야구부가 한 곳을 목표로 달리게 되면 단 한 학교만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눈물을 삼켜야합니다.

이 잔인한 경쟁 구조를 알면서도 매일 밤낮으로 배트를 휘둘러가며, 볼을 던져가며 훈련 하는 우리는 이 세상 최고의 바보들일지도 모릅니다.

이긴다고 억만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진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지만,

여러분들은 멈추지 않고 노력해왔습니다."


-후우...


간만에 선글라스를 벗은 다케노조가 잔뜩 인상을 쓰며 특유의 야쿠자같은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런 건 다 개소리다!

24시간 동안 같은 노력을 한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으니까!

그럼에도 왜 전국에서 매년 최고의 학교가 탄생 할까?

팀웍? 천재? 환경? 다 틀렸어

내가 수차례 고시엔 우승을 해보니까 딱 하나 보이더라

그건..

가장 야구를 사랑하는 녀석들이 항상 그 자리에 올라가"


항상 등을 맡길 수 있었던 후배, 의지가 꺾일 때마다 끌고 당겨준 선배들, 그런 동료들과의 유대가 바로 선덕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야구였다.


"너희들 야구 사랑하냐!!"


-네!!


"그럼 거머쥘 수 있다.

가서 이 다케노조가 13번째 우승을 위해 이 곳에 돌아왔다는 걸 보여줘라!"


-오오오!!!!


어느새 움츠려 들었던 선수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상승했고, 그라운드로 뛰어가는 걸음은 당당했다.


"자 스구루상, 오늘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죠?"

"아주 특별한 이벤트죠! 바로 토호 고등학교 출신! 작년 드래프트 1순위로 이 고시엔을 홈 구장으로 쓰고있는 이시다 히로키 선수의 시구가 있겠습니다."


-이시다! 이시다! 이시다!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정중히 인사하는 이시다가 시구 전 잠시 테이쿄 벤치에 앉은 다케노조 감독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감독님'


이시다의 가벼운 눈 인사를 받아주는 다케노조를 확인한 뒤 시구를 시작했다.


-스으윽! 퍽!!


"146km/h 수술은 잘 완료 된 모양이네요. 멋진 시구였습니다."

"예 앞으로 이 구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하면 되겠네요."

"이제 오늘의 첫 경기이자, 메인 이벤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경기가 시작 됩니다.!"


-위이이이이잉~~


고시엔의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지고, 1회 초가 시작되었다.


"오늘 선발 투수는 당당하게 에이스 번호를 붙이고 나온 테이쿄의 한선덕 선수입니다."

"외국인 선수인가요?"

"프로필 상으로는 한국,일본 둘다 국적이 있는 걸로 나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작년 왕자를 상대로 1학년 선수를 에이스로 기용하는 다케노조 감독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하기 될지!"


에히매현에서 특종으로 몇번 선덕에 대해 기사가 실렸을지 몰라도, 전국구 급으로는 아직 테이쿄는 무명이었다.


-토호! 토호! 토호! 토호! 1학년 애송이 실수로라도 우리 선수들 맞추기만 해봐! 가만 안둔다!!


'거참 더럽게 시끄럽네 관객 매너가 왜 다 이 모양이야?'


그렇지 않아도 다케노조 감독에게 야유할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선덕이 에이시의 미트에 고개를 저었다.


'거기 말고 인코스로 죽여놓을게요.'


투수의 싸인을 알아들은 에이시가 한숨을 쉬며 미트를 1번 유우키 허리 바로 옆에 댔다.


'맞추면 가만 안 두겠다고? 허! 내가 그렇게 허술한 남자로 보여!?'


-스으윽 퍼억!


"끄읔.."

"데드볼!"


자신감 있게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토호 1번 타자 유우키 허리에 직격하자 기다렸다는 듯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우우우우!!! 내려가! 내려가! 내려가!


쪽팔림에 얼굴을 들 수 없었던 선덕이 고개를 푹 숙였지만, 관중들의 야유는 얼마 가지않아 조용해졌다.


"이럴수가요! 155km/h 포심 패스트볼!"

"몸에 맞기는 했지만, 엄청난 구속인데요!?"

"유우키 선수가 아직도 허리를 붙잡고 있는 이유가 있었네요. 볼 끝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경기장에 찍힌 간판에 무려 155km/h가 뜨게 되자 야유를 퍼붓던 관중들이 순간 꿀먹은 벙어리 처럼 조용해졌다.


그리고 1루에 안착한 유우키가 허리를 매만지며 선덕을 바라봤다.


'흐음.. 역시 다케노조 감독님이라니까 방심할 수가 없겠어'


무사 1루 좌완인 선덕에 눈을 피해 도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범상치 않은 리드폭으로 위협을 주기 시작하자, 선덕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미쳐가지고? 뛰게?'


초구부터 사구를 해서 조금 더 집중해야 할 타이밍이지만, 너무도 괘씸했던 선덕이 곧바로 1루로 던졌다.


'그렇지! 이걸 안 던지면 좌완 하는 의미가 없겠지!'


-다다다다다다닷!!


1루 견제를 봤음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방금 맞은 허리에 대한 복수라도 할 셈인지 유우키가 괴랄한 속도로 2루를 향해 돌진했고,


"세이프!!"


공보다 빠른 속도로 2루에 도착했다.


'와.. 저 미친 인간 결국 성공하네'


라고 생각했던 건 선덕 뿐만 아니라 2번 타자로 들어서는 무라베도 같은 생각이었다.


'구속은 미츠이 선배 급 아니 그 이상인가? 대신 제구가 그닥 좋지 않아 보이니 나도 유우키 선배처럼 맞아볼...'


-퍼억!!


"스트라이크!!!"


어림도 없다는 듯 같은 코스로 무라베의 허리를 뚫는 포심 패스트가 작렬했다.


"정말 1학년이 맞아!??"


너무 어이가 없어서 순간 육성으로 불만을 내 뱉어버린 무라베,


같은 시각 관중석에서 느긋하게 관전하던 도쿄 죠노우치 신문에 사누키 부장도 신경질 적으로 물었다.


"정말 1학년이 맞아? 저런 투수를 우리가 몰랐다는 게 말이 돼?"


짜증섞인 물음에 같이 따라온 후배 아이치가 사진기를 만지작 거리며 대충 대답했다.


"에히매현 대표랍니다. 거기 신문사들이 다 그렇죠 뭐"

"뭐? 에히매? 아아.. 그 도련님 유베간 지역?"

"예? 도련님이요?"

"있어 그런게 으음~..그래서 소문이 안 났구나?"


흥미로운 듯 입 맛을 다시는 사누키 케이코,


"아이치"

"예?"

"에히매 산쵸 스포츠,메이지 신문 전부 연락 넣어서 저 선수에 대한 자료 요청 해놔 내 노트북으로 지금 당장!"

"네넵!!"


선덕에게서 특종의 냄새를 맡았다.


-스이이익!! 퍼벅!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2번 타자부터 바로 삼진을 잡아내는 선덕에게 관중들은 더 이상 야유를 할 수 없었다.

애시당초 다케노조에게 쏘아대는 화살이 선수에게까지 번진 것부터 잘못이었지만, 선덕의 피칭은 그런 건 신경도 쓰지 않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매력이 있었다.


"오호.. 홈런 도둑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저 녀석 투수라는 건 못 들었는데?"


3번 타자 미츠이가 타석에 들어서며 에이시를 향해 물었지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에이시가 손가락으로 앞을 '쿡쿡' 찔러댔다.


-지...지금 뭐하는 거야!??

-반칙 아니야? 저거??


갑자기 관중석이 소란스러워지자 자신도 모르게 선덕을 쳐다본 미츠이가 순간 배트를 땅에 떨궜다.


-타앙탕탕앙...


'뭐...뭘 하자는 거야?'


"이..이건 또 뭐죠? 선덕 선수 갑자기 글러브를 왼 손에 끼고 있어요!"

"뿐만 아닙니다. 아예 작정하고 우완으로 던질 셈인가 본데요!?"


너무 황당한 나머지 잠시 생중계중에 마가 떠 버렸다.


"이..이거요!"


서둘러 테이쿄 자료를 건네받은 해설자가 눈 앞에 PD를 향해 쌍욕을 했다.


"야이 새끼야 이런 거 있으면 진작에 넘겼어야지! 생각이 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

"스구루상 마이크! 마이크!!"


그의 목소리는 이미 생중계로 전국에 울려퍼졌다.


"정말 죄송합니다. 잠시 중계에 혼선이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보다 테이쿄 고등학교 한선덕 선수에 새로운 자료가 왔습니다만, 이거 너무 놀라운데요?"

"예 저도 일본 고교야구사상 처음으로 봤네요. 그는.."


-스으으윽!! 퍼벅!


"스트라이크!!"


'이런 미친.. 스위치 피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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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아 진짜 Tlqkf 미안합니다!!! +4 21.08.14 2,190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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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돌직구 +4 21.08.13 2,255 39 11쪽
29 28화 약속을 지키는 남자 21.08.12 2,250 35 11쪽
» 27화 테이쿄의 에이스 +1 21.08.11 2,271 35 11쪽
27 26화 고시엔의 명장 이즈 백 21.08.11 2,336 39 11쪽
26 25화 이거 버그 아니야? +1 21.08.10 2,401 38 12쪽
25 24화 스위치 피처 21.08.09 2,468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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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홈런 도둑 +2 21.08.02 2,934 49 12쪽
13 12화 팀워크 21.08.02 3,027 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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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수호신의 귀환 21.07.31 3,439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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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 변화 +1 21.07.28 5,591 8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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