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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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찬
작품등록일 :
2022.01.02 22:13
최근연재일 :
2022.07.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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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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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DUMMY

드디어 다음날 제시카의 허락이 떨어졌다. 외출해도 되고 약간의 술도 가능하다는, 그래서 이산은 한국군 1중대 1팀에 연락해 금요일 오늘 일계급 특진한 턱을 내기로 했다. 부상을 당하고 거의 한달 20일이 다 되었다.


맥주를 사러 PX에 가니 이산의 부탁을 받고 맥주를 같이 가지러 온 정일부 중사와 조상현 중사가 차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사람을 본 이산이 뛰어가 경례를 하니 정 중사가 이산을 안으며 말했다.


“이 중사! 축하하고 부상당했던 곳은 어때?”


“이제 다 나아서 거뜬합니다!”


”하하! 이 중사가 파견 나가고 우리가 돈 따는 낙이 없어져서 재미가 없어” 라는 조 중사의 농담 어린 푸념에 함께 웃다 이산이


“제가 있었어도 배당률이 낮아져 별 재미를 못보시는 건 마찬가지 였을텐대요” 라고 거들자


“그래도 손맛이라도 볼 수 있잖아, 베팅할 때와 배당 받을 때의 손맛”


정 중사가 낚시하는 포즈를 취하며 입맛을 쩝쩝 다시자


“그렇지, 손맛 그게 기가 막힌거야”


조 중사의 동참에 함께 웃으며 맥주 열박스와 소시지, 나쵸등 각종 안주류를 싣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산이 몇 개월만에 온 한국군 식당에는 대대장인 강재범 중령과 작전참모 김민호 대위, 1중대장 박상철 대위, 1팀장 이혁수 중위, 주임상사 최환일 상사등 보고싶은 얼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깜짝 놀란 이산이 손에든 맥주 상자를 얼른 내리고 경례를 마치니, 강 중령이 악수를 청하며


“이 중사! 몸은 이제 다 나은 건가?”


“네! 완전히 회복되어 언제든 대대장님을 다시 뻣뻣하게 세워드릴 수 있습니다”라는 농담 섞인 대답에 모두들 박장대소를 하고


“그래 이게 내가 바라는 우리 이 중사의 대답이야, 아주 좋아, 안 그래도 요즘 나보고 너무 서 있대, 이 중사가 미군을 구해준 거 가지고 너무 우려먹는다고 크롬웰 사령관이 그만 좀 힘을 빼라고 성화야” 하며 즐거운 응답을 하였다.


이산이 차례로 경례와 악수를 나누며 최환일 상사에게 가자 이산을 끌어안은 채


“고생 많았다. 한번은 겪을 수 있지만 두 번은 안 겪는게 좋아” 하며 등을 따뜻하게 다독여 주었다.


“감사합니다, 주임상사님” 하고 인사를 모두 나눈 일행은 미리 준비된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이산이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김치부터 고추장과 각종 한국 반찬류, 그리고 안주가 놓여있었다.


마치 몇 달간 오지 외국에 나가 고생하고 온 자식을 위한 상차림 같아 이산은 가슴이 따뜻해지며 너무 좋았다. 따뜻한 저녁식사와 함께 시작된 행사는 이산의 특진 턱이 아닌 큰 공을 세우고 부상에서 회복된 이산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자리였다.


캔맥주를 손에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강 중령은


“오늘 이자리가 기쁜 것은 이중사가 큰 공을 세운 것 보다는 커다란 부상에서 무사히 벗어난 완쾌된 모습을 볼 수 있어서다. 그리고 대한 남아의 기개와 용맹을 보여준 이 중사가 정말 고맙고 또한 기쁘다, 우리모두 지화자!”


“지화자!”


대대장의 지화자 선창에 식당이 떠나가라 복창을 하며 왁자지껄 한 밤이 시작되었다. 보고싶었던 얼굴들과 반가운 인사와 건배를 주고 받던 이산은 앞에 앉아있는 최 상사 옆자리에 못 보던 얼굴이 있어


“최 상사님 옆의 친구는 못 보던 얼굴이네요?”


“아까 인사는 받았지?”


“네”


최 상사가 옆에 앉아있는 하사 계급의 후임 등을 쓰다듬으며


“자네 후임으로 우리 조에 있던 정 중사가 이 중사 대신 3조로 가고 그 후임으로 온 친구인데 자네처럼 하사로 파견된 몇 안되는 케이스야, 훈련성적이 아주 좋아”


최 상사의 칭찬에 살짝 얼굴을 붉히는 듯하며 말했다.


“이 중사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여기 칸다하르의 전설이라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강일도입니다”


“그래 반갑다”


이산은 악수를 청하며 강일도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짧은 머리에 넓찍한 이마, 짙은 눈썹에 맑고 힘있는 눈, 우뚝한 콧날과 꽉 다문 입술, 전체적으로 강직하면서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얼굴이었다.


“왜! 이 중사 맘에 들어?”


이산이 강일도를 자세히 살피는 것을 본 최 상사가 묻자


“네! 좋네요” 라며 싱긋 웃었다.


“강 하사! 무슨운동 했나?”


이산의 관심에


“네! 태권도를 기본으로 격투기를 했습니다”


“태권도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야”


최 상사의 덧붙인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산을 보며, 옆에 앉은 정 중사가


“잘 키워서 이 중사 대신 손맛 좀 보려고, 꿩 대신 닭이라도 잡아야 하잖아”


농담 반 진담 반처럼 말을 꺼내자 이산이


“잘하면 닭이 아니고 꿩이 되겠는 대요” 하자


“그럼 자네는?” 정 중사의 반문에


“저야 봉이죠, 봉” 하며 이산이 어깨를 으쓱대는 흉내를 내자 모두들 한바탕 웃으며


“그래! 우리 이 중사를 꿩으로 한 건 잘못이지”


조 중사의 맞장구를 즐겁게 들었다.


“그런데 이 중사 도대체 몇 방이나 맞았길래 생명이 위험하단 소문까지 났던 거야?”


정 중사의 물음에 가능하면 작전에 대한 사항은 비밀로 해달란 캠벨 중령의 얘기를 떠올리고 작전이 아닌 전투상황만을 얘기해야 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다섯방 먹었습니다”


이산의 말을 들은 모두가 깜짝 놀라며


“다섯발?”


조 중사의 되물음에


“네” 하며 이산이 씁쓸하게 웃자 최 상사 옆에서 조용히 선임들의 얘기를 들으며 이산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던 강일도 하사는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살아온 게 천만 다행이군”


최 상사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운이 좋았습니다” 라며 이산이 운으로 돌리려 하자


“다섯방이나 먹고 미군 애들 3명을 구출한다는 건 운만 가지고는 불가능 하지, 실력이 되니까 운도 받쳐 주는 거야, 안 그래?”


정 중사가 입바른 소리를 하자 조 중사가


“두말하면 잔소리지, 그러니 카다하르의 전설이지” 하며 보탰다. 강일도는 이산에 대한 말을 너무 많이 들어 정말 궁금하기도 했지만 약간의 반발심도 있었다. 그래서 칸다하르의 전설이라는 이산 중사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 마다 한번 붙어보고 싶다 라는 호승심까지 생겼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보고 말을 하는 걸 들어보니 자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단, 너무 여유로웠다. 마치 숲 속의 호랑이나 정글의 사자 같았다. 그리고 간혹 비치는 눈빛의 날카로움과 서늘함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이산은 모르고 있었지만 지난 전투를 겪은 후 이산의 기세는 야생의 사나운 육식동물들이 쏘아내는 살기와 닮아 있었다.


강일도는 운동을 너무 좋아해 운동에 미친 놈이란 말까지 들었고, 정말 숱한 강자들과 겨뤄 보기도 했고 만나도 봤지만 저런 기세를 보이는 사람이 진짜 있을 줄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닮고 싶은 사내였다. 멋있었다.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이산이 눈길을 돌려 보니 강 하사가 두눈 가득 열기를 띠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게 아닌가?


강 하사와 눈을 마주친 이산이 싱긋 웃으며


“강 하사! 그런 눈으로 보면 곤란해, 나 여자 좋아하거든”


농담을 던지자


“응? 강 하사가 우리 이 중사에게 첫 눈에 반했다고?” 하며 정 중사가 받아 덧붙이자


“강 하사가 남자 볼 중 알거든, 나이는 어리지만”


조 중사가 몰아 부쳤고


“그러니 정일부에게는 눈길도 안 줬잖아? 우리 막내가”하며 최 상사가 정 중사와 강 하사 둘을 엮어 버렸다. 순간 강 하사가 모두의 놀림에 어쩔 줄 몰라 하자 모두들 웃으며 오랜만의 팀플레이를 즐겼다.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은 늘 빨리 간다. 오랜만의 1팀 회식도 수다와 웃음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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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6. 하얀 황금 22.04.20 2,846 68 9쪽
46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18 2,761 64 16쪽
45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15 2,646 70 12쪽
44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13 2,658 70 12쪽
43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 22.04.11 2,704 61 11쪽
42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08 2,748 65 10쪽
41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1 22.04.06 2,813 66 12쪽
»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04 2,851 69 9쪽
39 15. 이어지는 인연과 이별 22.04.01 2,961 70 9쪽
38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1 22.03.30 2,921 70 8쪽
37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 22.03.28 2,939 64 12쪽
36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25 3,052 71 12쪽
35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23 3,003 76 11쪽
34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21 3,112 77 15쪽
33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18 3,170 79 12쪽
32 14. 보상 그리고 깊어지는 인연들 22.03.16 3,256 71 13쪽
31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14 3,114 63 11쪽
30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11 3,044 74 11쪽
29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09 3,107 69 10쪽
28 13. 회상 ; 꿈을 꾸다 +1 22.03.07 3,123 67 10쪽
27 13. 회상 ; 꿈을 꾸다 22.03.04 3,207 66 10쪽
26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3.02 3,269 67 22쪽
25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8 3,148 62 17쪽
24 12. 전투 ; 전설이 되다. 22.02.25 3,207 66 12쪽
23 11. 인연이 시작되다 ~ 12. 전투; 전설이 되다. 22.02.23 3,159 6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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