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 히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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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최근연재일 :
2024.09.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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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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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UMMY

밝은 빛이 눈꺼풀 위에 드리어져 눈이 떠졌다.


고개를 돌린 시선에 비치는 건 에이브안 집의 자주 신세 지는 방안.


리아는 멍했지만, 차분히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나는······ 나는 마법을 썼다. 마법은 발동되었고, 지금 일어났다.’


간단명료하게 정리를 마친 리아는 배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아이리스를 바라봤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아이리스는 분명 건강했다. 다만 지금도 태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도대체 언제 태어날지 그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마법이 발동했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리아는 조심스럽게 아이리스를 안은 채로 몸을 일으켰다.


보이는 몸은 그다지 전과 다를 게 없었다. 손이나 머리카락은 자기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실내도 큰 위화감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아마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진 않았을 거라 여겨진다.


그렇지만 아직 불안하기만 하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리아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지는 몸은 한발 내딛자 순간 발사되듯 앞으로 튀어 나갔다.


넘어질 뻔했지만, 어렵지 않게 균형을 잡았다.


리아는 잠시 제자리에 서서 현재의 몸에 익숙해지기도 할 겸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마력량. 에이브안조차 뛰어넘는―― 잠자기 전보다 몇 배 이상이나 마력량이 많아졌다.


잠만 잤을 뿐인데 엄청나게 늘어난 마력. 그러나 리아는 기뻐하지 않았다. 그저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과 아이리스가 무사한 것에만 안도하였다.


다시금 걷는 리아. 이번엔 현 상태에 익숙해진 몸이 알아서 근육에 들어가는 마력을 조절하여 평범히 걸었다.


방을 나와 주위의 마력을 살펴보니 집에는 에이브안과 필리아밖에 없었다.


필리아는 자고 있는지 마력이 잠잠하였고, 에이브안은 손녀의 걱정 때문인지 마력이 싱숭생숭 맥을 뛰듯 움직였다.


각자의 마력을 구분하고 상태까지 알아보는 등, 이전에는 전혀 할 수 없었던 일이었지만 리아는 이 또한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 것보다는 어서 한시라도 빨리 가족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마당.


그곳에는 에이브안이 있었다.


리아는 전혀 변함없는 할아버지를 잠시 바라보았다.


아직 눈치채지 못한 에이브안은 가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한숨을 내쉬면서 약초에 물을 뿌려줬다.


분명 감각으로는 눈을 뜨고 바로 만나는 거니 그리 그리움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반가웠다.


입가에 미소를 그린 리아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저 일어났어요.”

















우리의 딸, 리아······ 누굴 닮아서인지 정말 말썽꾸러기였다.


어쩜 이렇게나 부모의 애간장을 녹이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건강해졌다 싶더니 쓰러지고, 또다시 건장해지니 이제는 아예 저번과 같이 잠에 빠지고.


겨우 7살 된 아이가 도대체 몇 번이나 엄마의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부모는 원래 힘든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이렇게 조마조마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딸은 주워온 알에 아이리스라는―― 본인의 이름에서 따와 이름을 지어줬다.


보통 자신의 이름을 나눠주는 건 자식에게나 할 법한 짓이지만, 딸은 정말 부모가 되기로 했는지 모성이 넘치는 표정으로 아이리스를 열심히 보살폈다.


놀이나 장난은 확실히 아니다. 나중에 태어나고 소홀히 키운다면 크게 혼낼 예정이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봐서는 그럴 걱정은 없어 보인다.


한숨을 내쉬며 바라본 침대에는 칠흑의 어두운 알, 아이리스를 끌어안은 딸이 행복하다는 양 평온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면서도 저러는 걸 보고 있자니 의아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이리스에 고집하는 건지. 그것도 평생 한 번도 못 본 간절한 태도로······.


그리하여 기어코 깊은 잠에 빠지게 된 딸.


하지만 걱정은 안 된다. 리아 스스로가 반드시 일어난다고 했으니까.


자랑은 아니지만, 딸은 정말 대단했다. 촌장님―― 그 아빠마저도 마력조작에 있어서는 본인보다 한참이나 뛰어나다고 할 정도였으니.


솔직히 꽤 콩깍지 낀 모습이라 전부 믿긴 힘들지만,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신세를 진 잭조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딸은 배우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며.


주변에서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야기를 자꾸만 하니 아예 근거가 없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인 듯 어느 순간부터 딸의 마력량을 잘 모르게 됐다. 진짜로 마력조작이 뛰어나져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력량이 적어 고생했던 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성장이 기쁘기만 했다.


그러한 딸이 일어난다고 장담한 것이다. 못 일어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그저 이번에는 일찍 일어나기만을 바랐다.


그리고 그 기도가 통했나 보다. 딸은 저번보다도 빨리 깨어났다.


하지만 기간이 얼마가 되든 간에 다음날 눈 뜨지 않는 자식을 보는 건 정신건강에 매우 좋지 않았다.


딸이 일어났다고 깨우는 말에 눈을 부릅뜨고 서둘러 뛰었다.


도착한 그곳에는 정말로 딸이 깨어나 있었다. 약간 커지고 어두웠던 색이 조금 밝게 된 알, 아이리스를 안은 채 미소 짓고 있다.


그걸 본 순간 여태까지의 맘고생과 몸이 굳지 않게 돌보았던 고생들은 전부 기억에서 사라졌다.


단지 자신을 눈을 바라보는 딸을 안고 그 귀환을 기뻐했다.



“잘 잤니? 리아.”

“죄송해요, 어머니. 조금 늦잠 자고 말았어요.”











이번에는 저번보다 짧은 3개월 만에 눈을 떴다.


리아는 눈을 뜨자마자 기뻐하는 가족들과의 해후를 나누고, 곧장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하고 다녔다.


또다시 오래 잠든 것을 걱정해주는 주민들에게 일일이 사죄와 감사를 드린 뒤에는 그대로 정겨운 고향 집으로 돌아왔다.


촌장의 집도 좋긴 했지만, 역시 고향 집을 이길 순 없는 것인지 무척이나 편안하다.


아이리스의 상태도 괜찮았다. 여전히 마력을 꽤 빨아들이고 있긴 했지만, 마력량은 넉넉하고 마력도 이젠 모을 수 있었다.


에이브안은 다시 잠드는 건 아닐까 염려도 했으나 그럴 걱정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됐다.


이제 남은 건 아이리스가 태어나는 것뿐. 그때가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머지않았다는 감이 들었다.


일상도 평소로 돌아왔다. 여전히 자신의 곁에 머무는 필리아와 가끔씩 놀러 오는 루데릭과 시간을 보낸 지도 어언 2주일째다.


가을도 슬슬 끝나갈 무렵인 그날에―― 아이리스가 마력을 빨아들이지 않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알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태동에 리아는 때가 왔음을 느꼈다.


이제 곧 태어난다.


필리아의 도움으로 혹시 몰라 천들을 잔뜩 준비하고, 이제는 자신의 방처럼 쓰고 있는 곳으로 가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기다렸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이 될 무렵에······ 알이 깨지기 시작했다.


껍질에 차단되고 있었던 건지, 여태 느끼기 힘들었던 아이리스의 마력이 깨진 틈으로 새어 나왔다.


상당히 많은 양이다. 마력량으로만 따진다면 리아 자신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리아는 놀라지 않고 차분히 지켜봤다.


알은 금이 한 번 가니 조금씩 속도를 높여 여기저기 쩍쩍 갈라지며 깨지기 시작했다.


깨진 부근에서 들여다보이는 안쪽의 모습은 밝은 검정색의―― 회색빛으로 보이는 뭔가의 피부였다. 각질이 진 그 피부는 마치 도마뱀류를 연상시키는 질감이었다.


이윽고 차츰차츰 드러나는 전체 윤곽에 게임이나 만화에서 보던 생물이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퍼석!’하는 소리와 함께 크게 깨진 구멍으로 아이리스가 얼굴을 내밀었다.


올려다보는 아이리스와 눈이 마주치자 애정이 샘솟은 리아는 조심스럽게 준비한 천으로 젖어있는 얼굴을 닦아줬다.


아이리스는 반갑게 인사하며 얼굴을 닦아주는 리아의 손길을 딱히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 얌전히 있었다.


어느 정도 다 닦이자 가만히 있던 아이리스는 남아있던 껍데기를 깨고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드러난 몸을 닦아주면서도 리아는 상상하고 있던 생물과 똑 닮은 모습에 약간 놀랐지만, 아이리스는 아이리스. 어떤 모습이든 신경쓰지 않고 리아는 열심히 젖은 몸을 닦아줬다.


몸을 다 닦아줄 때까지 가만히 보고 있던 아이리스가 짧게 울었다.



“갸.”


귀엽게만 들리는 울음소리다. 하지만 리아는 호수에서 본 사슴과 마찬가지로 그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응. 나도 반가워, 아이리스.”


짧은 인사였을 뿐이었지만, 막 태어나 피곤했던지 아이리스는 눈을 끔뻑였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알이 커졌던 만큼 아이리스도 컸는데, 리아는 자기 몸통만 한 아이리스를 날개가 다치지 않게 조심히 수건으로 몸 전체를 감쌌다.


거의 다 감았을 때 슬금슬금 눈이 감기던 아이리스는 곧 잠들었다.


리아는 그런 아이리스를 안고 깨지 않게 천천히 침대에 앉았다.


부화는 밤늦게 시작했던 터라 날은 금세 밝았다.


리아는 그대로 잠시 더 있으려 했지만, 그 몇 시간 쉬는 걸로 체력을 회복했는지 아이리스는 눈을 떴다.


배가 고플 수도 있으니 이러나저러나 잘 됐다.


마침 일어난 김에 가족들에게 소개할 겸 리아는 아이리스를 안고 거실로 나왔다.


내심 마음을 졸였던지 경첩 소리는 아주 작았으나 문이 열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스카르와 필리아는 곧장 따라 나왔다.



“어······? 그게 아이리스니?”


회색빛의 이색적인 모습에 둘 다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렇지만 얌전히 딸의 품에 안겨있으니 안심됐던지 곧 표정을 풀며 다가왔다.



“아이리스, 여기 계시는 분이 내 엄마야. 이쪽 분은 내 아빠고.”

“갸아.”

“아니~ 아이리스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야.”


막 부화했을 때부터 느끼긴 했지만, 아이리스는 똑똑한 모양이다.


‘내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답까지 해주는 걸로 보면 말이지.’


하지만 왜 자신밖에 못 알아듣고, 어째서 알아들을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


영문은 알 수 없지만 리아는 큰 고민 없이 그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뭐라 말하는 아이리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응······ 알았어. 어머니, 아버지. 아이리스가 반갑다고 하네요.”


갸아갸아 우는 아이리스의 말을 통역해줬을 뿐인데, 둘의 눈엔 소꿉놀이의 연장선으로 보였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진지하게 바라보니 말을 지어내지 않았다고 봤나, 둘은 어색한 미소로 대꾸해줬다.



“그, 그렇구나······ 어어. 반갑구나, 아이리스. 리아의 아빠란다?”

“만나서 반가워, 아이리스. 이제 내 손······주 인건가?”


고개를 꼬는 필리아.


그러고 보니 성별을 확인하지 못했었다.


당황한 리아는 확인해보려 아이리스를 번쩍 들었지만······ 처음 보는 생물이다. 어떻게 성별을 알아봐야 할지 알 리가 없다.


우왕좌왕하다 리아는 그냥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똑똑해 보이고 하니 알지도 모르고.


하지만 돌아오는 건――



《성별이 뭐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의문. 너무나도 기대치가 높았던 탓에 실수했다.


남자, 여자의 개념부터 가르쳐야 했기에 어려웠지만 어떻게든 설명해주고, 리아는 조금 생각하는 모습인 아이리스를 데리고 에이브안에게 가기로 했다. 일단 태어났다는 보고와 함께 물어볼 요량으로.



“불편하진 않니?”

《응.》


제법 쌀쌀한 날씨에 둘러준 이불이 불편할 듯싶었는데 딱히 그렇진 않다니 다행이다.


나서는 길에 마을 주민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같이 온 이스카르와 필리아가 대충 설명해줘서 시간 끌리지 않고 금방 촌장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을 열어준 에이브안은 아이리스를 보고 눈을 크게 떴지만, 연륜이 있던 그답게 이내 밝게 웃으며 맞이해줬다.



“아이리스, 이 분은 내 할아버지야. 음······ 아이리스에게는 증조부님.”

《어려워······》

“후훗. 괜찮아. 그냥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용서해주실 거야. 그렇죠? 할아버지?”

“리, 리아야······”


뭔가 이전의 이스카르처럼 울상이었던 에이브안이었지만······ 갑자기 필리아 쪽을 보더니 근엄하게 표정을 다잡았다.



“으흠. 그래, 상관없단다. 아이리스도 편하게 부르려무나.”

“네. 아이리스도 할아버지와 만나서 반갑다고 하네요.”

“어쩌면······ 그 말은 사실이었던 건가. 흠. 리아야, 잠시······”

“네?”


귀를 가까이 대보라는 제스처에 리아는 아이리스를 조심히 안은 상태로 얼굴을 내밀었다.



“리아야. 혹시 아이리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거니?”

“응? 네. 그야 당연히―― 아! 설명을 안 드렸었군요.”

“과연 그랬던 건가······ 예전에 호수에서도 대화하는 듯했다고 들었었다. 그때도 그랬던 게니?”

“맞아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라서 말씀을 안 드렸어요. 착각한 거라는 생각도 좀 있었고요. 죄송해요, 할아버지.”

“아니다. 뭐라 하려는 게 아니란다. 오히려 아이리스의 의사를 알 수 있어 다행이지.”

“네! 정말 그래요!”


생각하고 있던 말을 그대로 들어서 리아는 너무 기뻤다.


그렇게 리아는 웃는 얼굴로 에이브안과 몇 가지 더 이야기를 나누는데, 불편한 듯 아이리스가 몸을 비틀었다.



“아. 미안. 내려올래?”


살짝 바닥에 내려주니 아이리스는 그다지 추위를 안 타는지 이불을 벗어 던지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돌아다녔다.


네발로 걷다가도 주위 사람들을 보고 두 발로 서서 걷는 등 아이리스는 걷는 것에 익숙해지려 했다. 그리고 넘어지면서도 뭔가를 찾는 듯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이내 쫓아가기로 마음먹었는지 아이리스는 천천히 냄새를 따라갔다.


그리고 도착한 그곳은 리아가 최근까지 잠들고, 자주 신세를 졌던 그 방이었다.


넘어질 때마다 안절부절못하던 리아는 문 앞에 서서 빤히 올려다보는 아이리스를 의아해하면서도 혹시나 해 문을 열어줬다.


그것이 정답이었나, 코의 움직임이 격렬해졌던 아이리스는 곧장 침대 위로 올라갔다.


저곳은 아이리스가 알이었던 시절 오랫동안 지낸 자리로, 본인도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무척이나 편안한 기색으로 몸을 만 아이리스는 그대로 잠을 청했다.


어쩔 수 없으니 리아는 방에 있던 의자에 가족들과 앉았다.


잠시 그렇게 조용히 있으니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잭이 찾아왔다.



“헉!”

“쉿!”


신음을 낸 잭에게 모두 다 조용히 하라며 입에 검지를 올렸다.


다급한 이 모습에 바로 진정한 잭은 자신이 보고 놀랐던 생물이 아이리스임을 그제야 깨닫고는 확인하듯 몇 가지 이스카르에게 물어봤다.


다음엔 바로 에이브안에게로 가 둘이서 소곤소곤 대화했다.


이전 아이리스가 알이었을 땐 가만히 있었지만, 리아는 이번엔 저 비밀대화에 끼어들기로 했다.



“아저씨, 저도 듣고 싶어요.”


아이리스가 깨지 않게 조용히 말했지만, 리아는 무시할 수 없게끔 강한 힘을 실었다.


깜짝 놀란 잭은 에이브안을 쳐다봤으나······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허락했다.


잠시 고민했던 잭이 물었다.



“리아, 저기 아이리스 말이다. 혹시 무슨 마수인지 알고 있어?”

“아뇨, 전혀요. 마수인지도 몰랐어요. 어쩌면~ 하는 건 있지만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그럼, 얼추 예상은 했다는 소리군.”

“네. 예전에 할아버지께 들은 적이 있었어요. ······드래곤이라고 하는 존재를요.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해서요.”

“어떤가, 잭? 정말 드래곤인가? 나도 설마 싶네만.”

“저도 드래곤인지는 본 적이 없어서 확답은 할 수 없지만······ 들었던 말과 너무 비슷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갓 태어났음에도 이 넘치는 마력량을 보면······”

“그럼 역시?”

“두 분 잠시만요. 아이리스―― 저 아이가 뭐든지 간에 제 아이에요. 부디 차별하거나, 꺼려주시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부탁드려요.”


잠시 침묵하던 둘에게 리아는 시선을 떼지 않고 똑바로 바라봤다.



“알았다. 할아버지는 누가 뭐라 해도 리아의 편이야. 걱정 말거라.”

“그래······ 그 필리아의 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아.”


아이에게 하는 대답이었음에도 둘은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


리아는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그것을 끝으로 더는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했는지 잭은 이스카르를 데리고 나가 주민들이 아이리스를 보고 놀라지 않게 알려주기로 했다.


제법 서두르는 모양새였는데, 이는 아이리스의 외형 때문에도 그렇지만 마력이 주요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리스는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된 신생아. 당연히 마력조작은 서툴러 그 많은 마력을 밖으로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마력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마저도 한눈에 알아챌 정도여서 일러주지 않으면 필시 놀라리라.


그렇게 모두의 도움을 받으며 염려스러웠던 아이리스의 부화는 무사히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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