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 히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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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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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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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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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DUMMY

숲속 작은 공터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쇠가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소음으로, 공터에는 청년과 소녀가 검을 마주하고 있었다.


싸움의 양상은 언뜻 막상막하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청년은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여 숨을 헐떡이고 있는 반면, 소녀 쪽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숨 또한 평온하여 대조적이다.


청년이 이길 가능성 따윈 조금도 없는 듯하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분명 청년은 빠른 속도로 강해졌다. 그 강해지기 위한 노력은 상찬할 만한 일이었으며, 개인적으로도 찬사를 아끼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저 소녀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그만큼 소녀는 강했다.


카앙!


청년과 소녀의 승부가 갈렸다.


예상대로였다.


검을 놔두고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 청년을 내버려 두고, 소녀는 여유롭게 회색 머리의 소년―― 드래곤에게 검을 돌려주러 갔다.


저 소녀는 이전부터 어떠한 것이든 배우는 게 빨랐다.


하지만 빠르다 하더라도 그건 겨우 남들보다 조금 빠른 정도로, 이후는 남들과 비슷했다. 그냥 요령이 좋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했던 소녀가 한 분야의 끝에 도달했다.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속도로······


그것도 무력이라는 분야에.


이 결과로 인해 소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자신은 물론 그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소녀가 앞으로의 인생에 어떤 선택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할 일은 없다.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


할 일은 하나뿐이었다.


――이 끝이 어디로 향할지 지켜보는 것.


오직 이 하나뿐이다.











“응?”

“리아? 설마 싶지만, 혹시 어딘가 다쳤어?”

“아뇨. 조금 시선이 느껴졌는데 벌레나 동물이었나 봐요.”

“그랬나. 나는 아무것도 못 느꼈다만······ 후후. 이번만은 루데릭에게 감사해야겠어.”

“정말요. 여태 내 몸 같지 않았는데, 대련할수록 점점 적응돼가는 느낌이었어요. 감각도 날카로워지고요.”


즉흥적으로 시작된 루데릭과의 대련은 여름의 막바지인 지금에도 이어지고 있다.


에르와도 많이 연습하긴 했지만 몸을 컨트롤하기 위함으로, 대련이라 부르기에는 조금 애매했다. 거기에 에르는 기술이랄 것도 없다시피 하여 그냥 맨손으로 하는 막싸움과도 다를 바가 없었다.


나름 그 안에서 막싸움의 기술이라 할 만한 것도 있긴 했으나, 정식으로 훈련을 한 루데릭의 대련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응. 오라버니 덕분에 여태 하지 못했던 분석의 정확도나 기술의 재현율을 체크할 수 있었지.’


첫 대련에서는 살짝 실수도 있었지만, 현재는 세밀하게 원하는 힘과 속도로 모방하여 재현할 수 있게 됐다.


점차 익숙해져 가는 이 모습에 아이리스도 안심한 듯 대련해주어 사례가 많아진 만큼 더욱 많은 참고가 되었다.


실제로 아이리스는 루데릭의 제자나 마찬가지였는데,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둘 간의 차이점이 존재했었다.


얼핏 보면 같은 기술을 구사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마력의 흐름과 근육의 움직임 등, 자세만 같다 뿐이지 몸에 힘을 주는 곳이 미세하게 달랐다. 이러한 부분을 세세히 분석하면 전혀 다른 기술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차이점은 혼자 움직여 알아보는 것보다 역시 남을 통하는 것이 훨씬 빨라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만약 나 혼자 알아냈다 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겠지.’


하지만 무엇보다 기쁜 건 대련의 성과였다. 이 대련의 성과로 드디어 마력을 안정시키고 있던 뇌의 영역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섬세한 마력조작도 가능해져 시한폭탄이라는 불명예에서 해방되었다.


물론 아직도 많은 마력과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마법은 자제해야 했다. 그래도 원치 않게 대규모로 손해를 끼칠 사태를 피한 게 어딘가 싶다.


‘그 기쁨을 표현한 춤사위를 에르에게 목격당해 침대 구석으로 기어들어 가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말 커다란 성과야. 아주 조금의 실수가 있었지만.”

“뭐가 조금이냐?! 저 참상을 봐라. 어디가 조금이야!”


혼잣말이었으나,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르고 있던 루데릭에게는 들렸나보다.


씩씩거리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루데릭은 공터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윗부분이 중간부터 깨끗하게 잘려 나간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다. 잘린 절단면은 아주 예리해 마치 거인이 큰 칼로 단번에 몽땅 베어버린 듯했다.


리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최대한 화내지 않게 귀엽게 말하였다.



“헤헤헤······ 헛스윙 같은 거였고, 아무도 안 다쳤으니 괜찮지 않을까나······?”


효과는······ 그다지 없었다. 루데릭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져만 갔다.


그가 저러는 이유는 사실 저 참상의 현장은 리아가 일으킨 것으로, 루데릭은 그 피해자 비슷한 거였다.


‘그렇지만 좀 억울해.’


피해자 비슷한 거란 표현은 실질적인 피해는 전무하단 뜻이었다.


애당초 루데릭은 노리지도 않았다. 단지 원심력으로 회전하기 위해 힘껏 헛스윙했을 뿐이었다.


루데릭이 피하는 것도 제대로 확인했었다. 맞을 각도는 아예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저런 참상이 벌어졌냐면······ 힘껏 휘두르는 와중 추가로 검으로부터 마력으로 된 칼날이 발사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마력의 칼날은 육체를 강화하여 초인적인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마법 같은 것으로, 게임에서 보았던 검사나, 기사 계열의 전사들이 쓰는 스킬 같아 보였다.


당시에는 마력조작에 어려움이 있어 얼떨결에 한 것이지만, 지금은 그것도 해결됐다.


이제 저렇게 나도 모르게 쓴다거나 할 일은 없어진 것이다.


‘그래. 나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에서 벗어났으니까!’



“아얏!!”


갑작스러운 머리의 통증에 리아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 아픈 건 아니었지만, 충격에 깜짝 놀랐다.


살살 아픈 부위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올려보니······ 루데릭이 주먹을 쥐고 있었다.


그렇다. 루데릭이 꿀밤을 먹인 것이었다.


에르도 설마 루데릭이 때릴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나, 순간 멍하게 쳐다봤다. 그러나 이내 점점 표정이 험악하게 변하였다.



“나는 죽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좋아해?!”

“네 녀석이야말로 무슨 짓이냐, 루데릭! 리아에게 도움이 된 거다. 오라비라 자처한다면 동생에게 도움이 된 걸 자랑스레 여기진 못할 망정 때리다니! 창피한 줄 알아라!”

“야! 내 목이 떨어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 그런데 저렇게 두 손 들고 좋아하는데 어떻게 참냐?!”

“흥. 너의 목 하나로 리아가 성장할 수 있다면 이득밖에 없다. 만약 목이 떨어지더라도 내가 바로 치료하면 높은 확률로 멀쩡히 살 수도 있다. 그런데 겨우 그런 일로 동생을 때리다니······ 수치스럽게 생각해라.”

“노, 높은 확률?! 그럼 죽을 수도 있다는 거 아냐!”

“나는 너희들이 암룡왕이라 부르는 존재다. 이 내가 눈앞에서 목이 떨어진 인간 하나 못 살릴 거 같나? 높은 확률이라 한 건 살짝 이전과 다른 상태가 될 수도 있기에 그랬을 뿐이다. 잘못되더라도 바보가 되는 정도겠지.”

“그걸 말이라고······”


둘의 언쟁은 점점 격해졌고, 멱살을 잡을 정도로 서로 가깝게 붙어 으르렁거렸다.



“저기······”

“에휴. 바보 아빠도 여전하구나. 어머니, 저희는 먼저 돌아가도록 하죠.”


아이리스는 저리 말하지만 어찌 그냥 놔두고 가겠는가.


살벌해지는 말들에 초조해진 리아는 옆에 달라붙어 말려보았다.


그러나 진정될 기미는 없다.


보다 못한 아이리스는 한숨을 내쉬더니 리아의 손을 잡고 마을로 이끌었다.


리아는 둘의 모습을 돌아보면서도 차마 귀여운 아들의 손을 뿌리칠 수는 없기에 그대로 이끌려 갔다.



“어······ 저대로 놔둬도 되는 거니? 나 때문에 싸우는 건데.”

“상관없어요. 내버려 두면 알아서들 돌아올 거예요.”


차갑게 말한 아이리스는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걱정은 됐지만 일단 아들의 말을 믿기로 하고, 나중에 돌아올 둘에게 사죄할 겸 식사나 준비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앞치마를 두른 리아는 단단히 기합을 넣어 부엌에 섰다.


모처럼 에르에게 여성스러움을 어필할 좋은 기회.


그다지 요리해본 적이 없지만, 전생에서는 자취도 했다. 결혼하고 나서도 가끔은 해봤기에 아예 자신감이 없진 않았다.


현생에서도 필리아가 요리하는 모습을 옆에서 많이 구경해봤다.


‘아마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한 시기가 있기도 했다.


눈 앞에 펼쳐진, 참혹······까진 아니더라도 도저히 여성이 만들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작품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냄새로 봐선 맛이 없진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너무 투박하기 그지없다.


잘 줘봐야 음식 좀 만들어봤다는 아빠 혹은 아저씨 정도의 작품이지 않을까.


‘에르도 처음에는 분명 이런 느낌이긴 했는데······’


하지만 에르는 점차 솜씨가 좋아지더니, 지금에 이르러서는 일류 쉐프 마냥 맛은 물론이고, 그릇에 담는 방법까지도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애초에 비교할 마음은 없었지만······ 결과를 보니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아니야! 마, 맛은 괜찮을 거야.’


모두가 먹을 요리는 고기가 들어가 먹을 수 없으니 리아는 본인 몫으로 만든 것을 먹어보았다.



“············.”


‘펴, 평범해······’


도중 맛도 확인해봤기에 대충 예상은 한 맛이었다.


못 먹을 정도가 아닌 것이 다행이지만 엄마로서, 여자로서의 자존감은 밑바닥으로 한없이 떨어졌다.


‘사, 사람마다 잘하고 못 하는 게 있는 거야! 난 얼떨결에 요리가 조금 아빠가 무심히 만든 것처럼 보일 뿐이고. 그래, 그런 거야! 그리고 에르는······’


――모든 걸 잘했다.


백지에서 시작해도 에르는 어느 순간에 보면 이미 프로 같아졌다.


농사의 프로, 요리의 프로, 집안일의 프로. 마법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자상하고 멋지기까지 하다.


그에 비해 자신은······


‘어, 어떡해! 단 하나라도 에르보다 나은 점이 없어!! 아직 에르는 결혼 얘기가 나오면 좋아해 주지만, 그건 아이리스를 구해줘서 콩깍지가 씌었을 뿐 아냐?! 2년이 지나기 전에―― 아니, 2년 후에도 만약······ 만약 결혼했다고 하더라도 정나미가 떨어진다면······’



“우아악! 아, 안 돼! 에르, 내가 더 열심히 할게요! 그리 버리고 가지 말아줘······요? 응?”


에르가 버리고 가는 모습이 떠올라 리아는 주저앉고는 가상의 에르를 향해 손을 뻗으며 처절히 울부짖었다.


그런데 시선이 느껴진다.



“엇? 다들 언제 왔어요?”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에르와 루데릭이 돌아와 있었다. 몸에 여유가 생겼다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모르기에 둘의 등장은 갑작스럽기만 했다.


다만 왜인지 이쪽을 쳐다보는 루데릭과 아이리스의 눈빛이 거무죽죽하다. 죽은 생선 마냥.


유일하게 한 사람······ 아니, 한 용만이 이를 드러내며 반짝 빛나는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내가 리아를 버리다니.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오히려 내가 당신 곁에 있어도 되는지를 허락받아야 하지.”


앞으로 다가오며 진지하게 말한 에르는 천천히 리아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더니 한쪽 무릎을 꿇었다.



“리아, 부디 볼품없는 나지만, 영원히 그대 곁에 있게 해주겠나?”


멋들어진 자세도 그렇고, 마치 프러포즈 같은 대사다.


손을 잡은 채 미소 짓는 에르의 이 모습에 리아는 얼굴이 빨개지고 머리가 멍해졌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상상해보긴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실현되니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에르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하였다.



“크흠······!”


침묵을 깨는 루데릭의 헛기침에 드디어 리아는 정신을 차렸다.


‘너, 너무 잘생기고 멋졌어. 꾸, 꿈은······ 아니구나.’


살짝 꼬집어 본 볼은 아팠다. 눈앞의 에르도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시 봐도 꿈은 아닌 것이다.



“야, 루데릭. 못 견디겠다. 나가자.”

“그래. 오늘은 알려줘도 멈추질 않네.”


불만스럽게 말한 둘은 차려진 음식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럼에도 리아는 여전히 에르밖에 보이지 않았고, 그의 미소에 끌려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리아가 찬크에르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그 시각. 한 무리의 사람들이 숲속에 있었다.


30여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의 무리로, 그들의 머리에는 특이하게 뿔이 달려있었다. 각각의 생김새는 달랐으나 한 사람도 빠짐없었다.


그들의 복장은 군인으로도 보였지만 검, 도끼, 활, 창 등 무기들이 다양하여 언뜻 용병 같이도 보였다.


다만 전원 무장한 차림이었지만 위압감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지속된 전투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데다, 굶주렸던 것인지 상당히 초췌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은 숲속을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다들 익숙하지 않은지 나무뿌리나 덩쿨들에 자주 걸리고는 했다. 그래도 각자 신체 능력이 좋은지 이동속도는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빨랐다.


규율을 갖춘 진형으로 서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이들은 한참을 나아갔다.


그러다 앞서가던 선두 조의 신호로 멈췄다.



“바지탄스 님.”


주위를 경계하고 있던 그들에게 선두 조의 사람이 보고하러 왔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선두 조의 남성은 긴 대검을 등에 메고 있는 자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뭔가 있나?”

“이걸.”


바지탄스라 불린 사내는 선두 조원이 건네는 물건을 받았다.


조원이 건넨 물건은 나무로 만들어진 낡은 바구니로, 적어도 몇 년은 아무렇게나 방치된 듯한 상태였다.


쓰레기라 불러도 무방했고, 특이한 점은 없었다. 그저 나무를 엮어 만든 손잡이 쪽에, 마찬가지로 낡은 천이 바람에 날아가다 걸린 것처럼 껴 있을 뿐이었다.


바지탄스는 잠시 살펴보다 천을 손잡이에서 빼내 살펴보았다.


천 끝에는 주인의 이름일 듯한 ‘리아’가 공용문자로 자수가 새겨져 있었다.


그 이상 건질만 한 정보는 없어 보인다.


좀 더 바구니를 살펴보던 바지탄스는 볼품없는 바구니를 땅에 던지고는 조원에게 말했다.



“근방에 사람이 살 수도 있다. 민가가 없는지 살펴보면서 나아가도록.”

“예! 저, 근데······ 바지탄스 님. 만약 민가가 있다면―― 아뇨, 실례했습니다.”


말을 멈춘 선두 조의 남성은 급히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남성의 표정은 좋지 못하였다.


바지탄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그는 명령하는 자의 입장이기에 남성보다도 더 좋지 못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그들이 행할 짓을 생각해보면 이는 당연했다.


그만큼 그들이 하려는 일은 불명예스러운 일이었으며, 뿔이 달린 인간―― 마족으로서는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기에.











리아는 새빨개진 얼굴로 집을 도망치듯 빠져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러는 이유는 에르의 프러포즈로 보이는 일을 필리아들에게 목격당했기 때문이었다. 부끄러움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뒤도 안 보고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얼굴도 손으로 가리고 리아는 상당한 속도로 내달렸다.


그렇게 앞도 보지 않고 달리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덧 호수 쪽에 다다라 있었다.


회귀 본능은 당연히 아니다. 마을 주민들이 없을 만한 곳을 고르다 보니 무의식중으로 여기를 택한 모양이었다.


부끄럽고 기쁜 마음으로 뛰고 있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리아는 호수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와. 예쁘네.”


어둑해진 밤에 와보긴 처음인 호수는 달빛을 받아 나름 괜찮은 경관을 뽐냈다.


참고로 태양과 달리 의외로 달은 멀쩡히 있었다. 마을에서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


‘에르의 말로는 그 자리에 항상 떠 있고, 전혀 움직이지도 않는다고 했지?’


더불어 달 스스로가 태양처럼 빛을 내서 밤에는 세상을 비춘다고 했다. 그 말대로 그림자도 달빛에 따라 생겨났다. 낮과는 완전 달랐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동시에 다 보인다고 하는데······ 언제나처럼 영문 모를 일이었다.



“여러모로 지구의 상식과는 달랐지.”


짧게 중얼거린 리아는 달빛에 반짝거리는 호수가 생각보다 예뻐 가만히 서서 풍류를 즐겼다.


그런데 그 시간도 잠시――


툿툿.


풀과 떨어진 나뭇잎을 사뿐히 밟는 소리가 들렸다.



“에르는······ 아니군요. 누구시죠?”


느껴본 적 없는 마력이 지척까지 다가왔다.


마력레벨은 상당했고, 마력도 여태 인간에게선 볼 수 없던 종류였다. 아마 몬스터의 것이지 않을까.


‘뭐, 정확히 몬스터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하나 확실한 건 저 정도나 되는 몬스터가 이런 발소리를 낼 리가 없다는 것이다. 짐승조차도 이것보단 조용히 올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일부러 소리를 낸 것일 텐데, 무슨 의도로 그런 건지를 모르겠다.


아무 의도가 없진 않을 것이다. 저만한 몬스터라면 분명 지성이 있을 테니까.


슥.


예상대로 상대는 어설프게 숨어있지 않고 그늘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몬스터―― 두 개의 뿔이 머리 앞으로 나와 있는 마수는 놀랍게도 기억에 남아 있는 상대였다.



“사, 사슴 씨?!”


그렇다. 정체를 밝힌 마수는 10여 년 전, 리아와 루데릭을 해치지 않고 넘어가 준 시에르보라 불리는 사슴 마수였다.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어요! 아, 그리고 저와 오라버니를 용서해줘서 감사했습니다.”


너무나 반가웠던 리아는 한달음에 달려가 넙죽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슬쩍 주위를 둘러봤는데, 오늘은 시에르보 혼자였다. 그 귀여웠던 새끼 사슴은 보이지 않았다.


약간 불길한 마음에 리아는 다급히 물었다.



“저······ 자식분은 건강한가요? 오늘은 같이 있지 않네요. 그때 놀라게 해서 사과하고 싶었는데.”


조심스러운 리아의 말에 시에르보가 대답했다.



《아이는 아빠 쪽에서 보고 있단다. 나는 경계를 위해 주변을 둘러보다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물체가 보여 확인하러 왔고.》

“빠른 물체요?”

《널 말하는 거란다, 어린 인간이여. 이전에 냄새를 기억해 뒀기에 일부러 발소리를 내면서 다가온 거지.》

“오오. 기억해 주셨군요! 그런데 경계요? 뭔가 위험한 몬스터라도 있었나요? 그런 거라면 제가 도와줄게요. 이래 봬도 꽤 강해졌거든요! 은혜도 갚고 싶으니 맡겨주세요.”


전투에 자신이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리아는 알통을 만들어 보이면서 자신감을 표출했다. 물론 알통은 전혀 나오지 않고 말랑말랑했지만.


하지만 아예 근거가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산속에 있을 때는 나름 공격해온 몬스터를 돌려보낸 전적이 있기도 했다.



《그게 아니란다.》

“몬스터가 아니라고요? 그럼 무슨―― 아! 잠시만요.”


리아는 질문하다 말고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설명을 듣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직접 찾는 편이 훨씬 빨랐다.


주위의 마력을 탐지하기 위해 리아는 정신을 집중했다.


원래라면 이러한 행동은 필요 없다. 이전에도 필요하지 않은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급작스럽게 높아진 마력레벨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많은 코스트를 지출하고 있는 상태로, 일일이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됐다.


덕분에 빈틈도 많아져 끝자락에 이른 마력레벨 대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수룩했다.


능력이 불균형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 상태가 현재의 리아였다.


에르도 이 점을 걱정하여 지적해줬지만 달리 어찌할 수가 없었다. 오직 시간만이 해결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비우고 마력탐지를 시작하니 그럴듯한 상대를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호수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한 무리가 천천히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중이다.


총인원은 27명으로, 이동속도로 봐서는 3시간 정도면 이곳에 도착하지 않을까 싶다. 도중에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지만.



“사슴 씨가 경계하는 게 이 근처로 오는 사람들인가요? 저쪽에 있는데 3시간 정도면 여기에 도착할 거 같아요.”

《맞다. 그들이 와서 가족들을 피난시키고 살펴보러 왔지. 그러다 널 발견하여 알려주려 했다. 여긴 어지간해선 외지의 인간은 오질 않으니.》

“일부러요?!”


‘정말 착한 사슴 씨야. 옛날에도 위험하다고 걱정해줬고. 근데 저 사람들은 뭐 하러 이 숲에 온 거지? 흠······ 목적은 모르겠지만 마을에 올 수도 있으니까 어떤 일로 왔는지 물으러 가도······ 괜찮겠지?’


리아의 고민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사슴 씨, 그럼 제가 무슨 일로 왔는지 물어보러 갈게요.”

《어린 아가! 위험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딱 느끼기에도 시에르보의 목소리는 걱정이 가득했다.


‘정말 좋은 분이셔.’


그 마음이 고마웠던 리아는 저도 모르게 빙긋 미소 지었다. 그리고 슬쩍 길을 막는 시에르보를 안심시키려 살짝 마력을 해방했다.


그런데 마력을 예상보다 좀 더 내뿜어버렸다.


‘에구구. 조심했어야 했는데.’


리아는 몇 걸음 물러선 시에르보에게 다가갔다.


동물은 사람보다 민감하다고들 하니 아마 더 놀랐겠지.


마수인 시에르보가 반응을 알아볼 수 있어 리아는 작게 웃음을 흘리며 사과했다.



“미안해요. 좀 실수했어요. 헤헤. 그래도 이제 안심이 되죠?”

《그 마력은 대체······ 아니. 뭔들 괜찮겠지. 걱정은 필요 없겠구나. 그래도 방심하지 말고 조심해서 다녀오렴.》

“고마워요. 잠시 다녀올게요.”


인사를 마치자마자 리아는 [발판]을 만들어 뛰어올랐다.


기분으로는 날고 싶었지만······ 나는 방법을 몰랐다.


마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았기에 마력조작 문제 탓인가도 했지만, 점점 상태가 나아지고 있는 지금에서도 전혀 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어느 정도는 어렴풋하게 원인이 짐작 갔다.


그 원인은 여태껏 많은 도움을 줬던 전생의 기억 탓으로―― 사람이 난다는 이미지가 조금도 잡히지 않았던 거다.


지구에서 80세까지 살았고, 아들과 손녀도 있었다. 그만큼 사람은 맨몸으로 날지 못하고 땅에 있다는 건 당연한 상식이었다.


사람이 나는 이미지는 아직도 뜬구름을 잡는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하다못해 비행기가 나는 것처럼 이미지를 해봤으나, 결과는 좋지 못하였다.


바람으로 날아가는 건 지구와 다를 바가 없었기에 주변 일대를 초토화하는 건 기본으로, 주변에 건물이나 사람이 있으면 절대 쓸 수가 없던 거다. 방향을 조절하기도 너무 까다로워 몇 번이나 산에 처박힐 뻔한 걸 에르가 구해주기도 했다.


결정타로 에르가 볼 땐 마력만 낭비할 뿐이라고, 대놓고 다른 방식을 찾도록 권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뛰어다니는 걸 택했다.


주변에 피해를 줄 일도 없고, 마력조작의 실수도 적은 아주 이상적인 방법이었다. 가끔 실수하더라도 앞으로 튀어 나가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스스로 완벽한 방법이라 자화자찬하는 이 뜀박질도 하늘은 날 수 없어 디딜 곳을 마법으로 만들어야 했다.


디딜 곳은 보호막―― 에르는 방어벽이라 부르는 이 마법을 조금 변형하여 사용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디디는 발밑에 명명한 [발판]을 적정한 강도로 조그맣게 만들고, 그걸 밟고 뛰어가면 됐다. 이것으로 하늘을 나는 것을 대신했다.


[발판]을 만들고 밟아 나아가야 하는 순서의 번거로움은 있지만, 기존의 비행기보단 편하고 마력의 소비도 적었다. 땅을 망가뜨릴 걱정도 없어 단순하나 효율성으로 따지면 최고였다.


무엇보다 컨트롤이 안 돼 땅에 처박힐 일도 적었다.


연습할 때는 물론 자주 실수해서 땅에 처박혔지만, 빈도는 낮아졌고 지금은 거의 실수도 없다. 숙련도도 높아져 하늘을 뛰어가는 속도도 제법 괜찮아졌다.


‘높아도 별로 무섭지 않은 건 의외지만.’


그렇게 단숨에 구름 밑까지 올라간 리아는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은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밤하늘을 달렸다.


다가오는 무리가 있던 곳은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었으나 금방 도착했다. 다만 왜 그런지 처음 탐지했을 때보다도 주변을 엄중히 경계하며 느리게 이동하고 있었다.


진형을 갖춘 채 이동하는 그들을 리아는 [발판]에 서서 팔짱 끼고 내려다봤다.


대략 상공 4km쯤 되는 곳이라 사람은 점으로 보일 정도였지만, 시력이 좋아진 탓인지 얼굴에 있는 솜털까지도 잘 보인다.


‘군인들인가? 그리고 저건 뿔? 인간과 다른 사람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그렇다면 저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건가.’


고민하던 리아는 진형의 중심에 있는 남자를 봤다.


등에 기다란 대검을 멘 남자는 날카로운 인상으로, 이마 쪽에서 돋아난 두 개의 뿔이 머리 뒤쪽으로 뻗어 있었다.


그리고······ 역시 잘 생겼다.


아니, 저 사람만이 아니다. 여기 있는 남녀 모두가 다 예쁘고 잘 생겼다.


‘여기 있는 무리를 포함, 100여 명도 안 되는 사람밖에 본 적이 없지만······ 연예인급이 아닌 사람이 있는지나 궁금하네.’



“참으로 이상한 곳이야. 여기 오엘문리아는. ――핫! 그게 아니지. 흠흠. 저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대장이려나? 착용한 장비도 주변 사람들보단 좋아 보이고. 마력레벨은······ 할아버지쯤은 되네. 200 오버라······”


주변을 더 탐색해봤지만 27명이 끝이다.


확인을 마친 리아는 일단 이야기나 들으러 밑으로 내려갔다.


누군지도, 목적도 모르는 상대에게 접근하는 안일한 판단으로 보이지만, 어디까지 몸이 버티고 다치는지 직접 실험해봤다. 눈이나 심장 같은 급소도 전부 실험했기에 확실했다.


――저 정도라면 아무 걱정도 없었다.


‘굉장히 아팠지만 의미 있는 실험이었지.’


아픔을 참고 꾸역꾸역 치료받던 그때가 떠오른 리아는 몸서리치면서 대장 앞에 내려섰다.



“히햣!! 아······안녕하세요?”


너무 몸서리쳤나 보다. 여름 막바지의 시원한 밤바람이 귓가를 스쳤을 뿐인데 바보 같은 비명이 나와 버렸다.



“하하······ 저기 물어볼 게 있는데요?”


무안함에 가볍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살벌했다. 진형을 짜고 있던 무리는 하늘에서 내려온 침입자에 대항하기 위해 무기를 겨누며 둘러싸는 게 아니겠는가.


그 숙련된 동작과 빠른 대처로 보면 단순한 어중이떠중이 집단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역시 군인인가? 근데 이건······’


위에서 볼 땐 몰랐지만, 가까이서 보니 다들 수척했다. 덕분에 용맹한 군인이라기보단 패잔병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무기나 장비들도 제때 정비하지 못하여 허름하기만 했다.



“너는 누구냐?”


중앙에 있던, 대장이라 판단되는 사람이 물었는데, 그는 이쪽이 내려오는 도중 먼저 알아차리고는 이미 대검까지 겨누고 있었다.


꽤 심각하게 경계하는 이 모습에 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저는 여기 근처 마을에 사는 사람인데요. 여러분들은 누구예요? 뭐 하러 여기까지 오셨나요?”

“역시 근처에 마을이 있었나······”


대장은 작게 중얼거리고는 여전히 경계하며 재차 물었다.



“너의 이름은 뭐지? 그 마을의 파수꾼이라 보면 되나?”

“파수꾼······?”


‘파수꾼이라······ 비슷하긴 한가? 이래저래 마을에 볼일이 있는지 살펴보러 왔으니까.’



“네. 그렇게 생각하셔도 될 거 같아요. 이름은 이스피리아고요.”

“이스피리아? 리아······? 그 바구니의 주인인가. 나는 바지탄스라고 한다. 너의 마을엔 주민은 몇――”

“――어! 리아는 제 애칭인데 어떻게 아셨나요?!”


리아는 바로 바지탄스라는 대장의 앞까지 이동해 말을 끊고 물었다.


그는 작게 말했지만 분명 자신의 애칭을 불렀다. 이름의 뒷글자만 딴 쉬운 애칭이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듣는다는 게 가당키나 할까.


그런데 조금 성급했나 보다.


바지탄스는 뒤로 도망치듯 멀찌감치 물러났다.



“아······ 미안해요. 갑자기 리아라고 부르길래요. 그런데 어디서 그 이름을 들었나요?”


괜한 짓으로 경계심이 높아진 바지탄스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신중히 다시 검을 겨누기만 하였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이내 바지탄스의 입이 열렸다. 여차하면 검을 휘두를 수 있게 준비하긴 했지만.



“······숲속에서 주운 천에 적혀있었다.”

“천이요? 근데 바구니는요?”

“그 안에 들어있었다.”

“으으음······?”


리아는 머리를 꼬고는 팔짱을 꼈다.


바지탄스나 둘러싼 이들이 경계는 했지만, 그 이상 다른 행동은 하지 않고 지켜만 봤다.


‘바구니 안에 천이 들어있었는데, 거기에 리아라고 적혀있었다고? 왜? 애초에 바구니를 잃어버린 적이······’



“있어!!”


피슛!



“앗!”

“뭐 하는 거냐?!”


제법 지쳐 보였던 이들이다. 그러한 데 갑자기 소리를 지른 거다. 오인되기 좋았고, 활을 겨누고 있던 병사는 그대로 화살을 쏴버렸다.


병사도 뒤늦게 본인의 실수를 눈치채고, 바지탄스도 호되게 질책했지만······ 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


빠르게 날아간 화살은 그대로 이쪽의 몸을 꿰뚫고 그 목숨을 앗아――갈 리가 없지 않은가.


핏.


리아는 엄지와 검지로 화살촉을 잡아 멈춰 세웠다. 평평한 칼날처럼 된 단순한 화살촉이라 잡기도 편했다.


‘마력도 담기고 꽤 빨랐지만 잭 아저씨보단 좀 느렸나? 맞아도 아픈 정도로 그치겠지만, 진짜 맞아 버리면 실수로 쏜 병사 씨는 미안해할 거 같네.’



“뭐······ 이 거리에서 쏜 걸 잡는다고―― 헉!”

“저기, 대장 씨―― 바지탄스 씨라고 했죠? 그 바구니 어디서 주웠나요? 그거 제가 옛날에 잃어버린 거예요. 어머니가 자수까지 새겨준 소중한 건데, 혹시 어딨는지 아세요?”


혼잣말하는 바지탄스에게 다가간 리아는 화살을 건네주며 물었다.


하지만 바지탄스는 또다시 뒤로 물러나려 했고, 이번엔 도망치지 못하게 억지로 팔을 붙들었다.


그런 완고함에 졌는지 침음을 흘리던 바지탄스는 마지못해 건네주는 화살을 받았다. 그리고는 안쪽을 가리켰다.



“저······ 안쪽에. 1시간쯤 전에 주웠었다.”

“흐음.”


가리키는 방향과 바지탄스들의 이동속도를 계산해 보니 금방 다녀올 수 있을 듯하다.


밤눈도 좋아졌으니 찾을 수 있겠지. 딱히 거짓말도 아닌 것 같고.


마음을 정한 리아는 당장 뛸 준비를 했다.



“대장―― 바지탄스 씨, 금방 다녀올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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