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만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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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최근연재일 :
2024.08.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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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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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 망나니 의 사연

DUMMY

내가 검을 든 손을 내려 천천히 검집에 넣고 나서야 그녀는 두 손 모아 인사를 한다.

“금강문의 나 운소가 공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후딱 상전을 옮겨 치료할 생각은 않고 머뭇거린다.

눈치 빠른 객잔 주인녀, 목단이 재빨리 그녀에게 말했다.

“치료할 장소가 마땅치 않지요? 부근에 객잔이 하나 더 있긴 한데, 거기는 이미 꽉 들어차서 며칠 째 방 하나 구하기도 아예 불가능 해요, 어디 무사들인지 위세가 대단해서, 거기 갔다, 입장도 못 하고 여기로 와서 식사하고 가시더라고요.”


“여긴 숙소 제공은 안 하는 곳이지만 애들 방 하나 내어 줄께요, 거기서 치료 해 주세요.”


헐, 애들과 자신을 내 동댕이 쳐, 조금 다치기까지 했는데, 저리 마음을 쓴다.

나 운소는 그 관대함에 조금 놀란 눈치다.

그 관대함에 놀라고, 눈치 빠름에 놀란다.


“정말 감사해요!”

그녀는 사내 무사들에게 얼른 공녀를 옮길 것을 명했다.

공녀, 그 성질 더러운 것이, 그 와중에도 일어나 바닥에 퍼질고 앉아서 고래 고래 소리 지르며 버틴다.


“씨바라, 손 대지마라, 차라리 마차에 가서 누울련다. 저 새끼와 같은 객잔에 있는 건 이 갈린다.”

“두고 봐, 내가 저 새끼 우습게 보다가 실수했는데, 반드시 복수한다, 그럴러면 신세 지면 안돼!”

그러고는 날 째려보며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른다.

팔 , 다리 뼈가 부러졌는데, 아프지도 않은가 보다.

정말 괴랄한년이다.


“씨발 노마, 나를 살려 줬다 생각마라, 넌 우리 가문이 겁나서 봐주는 척한 거야, 운소 너 그러지 마라, 뒈지기 싫으면.”


참 개 같은 성질머리. 뭐 저런 게 다 있나.


공녀가 그리 말도 안 되는 어거지를 쓰지만, 나 운소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한 두 번 본 장면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공녀님, 그러지 말고, 방으로 가세요, 마차가 좁아서 옳은 치료도 할 수 없어요.”


어이가 없어 한마디 안 할 수 없다.

“어이, 개 망난이! 너 성질 머리가 왜 그러냐, 금강문은 자녀 교육도 안 시키나, 에미, 애비 없이 막 자란 애들도 너처럼 막 되 먹지는 않아.”


“그럼 나가서 치료해라, 날도 어둡고, 추운데 쫄 쫄 굶고 노숙 한번 해 봐라.”


내 말이 떨어지자. 이 공녀 그 년이 개 발작을 한다.

“그래, 씨발 노마, 내가 그렇다, 어미가 없어도 그냥 없나, 너도 나처럼 어릴 적에, 어미가 눈앞에서, 피 투성이가 되어 죽어봐라, 제 정신으로 살 수 있나!”


어미가 눈앞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죽는 걸 봤어?

“헐, 그런 불쌍한 인생이 있나!”

저 인간이 내 전생에 강도가 내 어미를 죽이는 걸 직접 목격한 나랑 같지 않나, 나는 관 은우로 환생한 지금도 어미 찾아 강호 만리 하고 있다.


동병 상련.

강렬한 동정심이 생긴다.


지풍으로 수혈을 짚어 잠재웠다.


“운소 무사는 저 개 망나니 인간 방에 옮겨 놓고 잠시 이리로 오시오, 물어 볼 것이 있소.”


“좋은 약은 있소? 여기 당문의 금창약, 약선의 접골 환도 있으니 가져 가시오.”

운소는 당문의 불가사리 금창약과 약선의 접 골환이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그 귀한 약이 있다고요?”

저 인간이 죽이니, 마니 하다 갑자기 무슨 일이냐!

여하튼 약을 받아 든 운소는 후다닥 이 공녀가 있는 방으로 뛰어간다.

개 같은 상전을 충심으로 모시는 저 인간도 참 특이하다.


그제야, 목단과 같이 사는 그 사내, 아이들 두 명이 후다닥 뛰어온다.

목단은 손을 부여 잡고, 눈물까지 흘린다.

“공자님! 공자님이셨군요, 영원히 못 볼 줄 알았는데, 여기서 공자님을 보다니..감격스러워요!”


“하하, 세상은 정말 넓고도 좁군요. 나도 여기서 당신들을 보게 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소.”

“그때 바로 여기로 와서 객잔 차렸지요, 먹고 살만해요, 곤륜이 지척이라 행패 부리는 놈도 없고요, 오늘은 좀 특이한 경우에요.”


“장사는 잘 되나요?”

“공자님 주신 금자 덕분에 어렵지 않게 자리 잡았습니다, 목단이가 아주 음식 솜씨가 좋아서 곤륜 도사들도 가끔 내려오고, 곤륜을 들락거리는 손님들도, 일부러 여기 와서 식사하고 가지요”


“부인 이름이 목단이었군, 참 객잔에 어울리는 이름이오.”

“객잔 이름을 보고 부인을 보는 순간 그건 짐작 했지요.”

“애들이 참 똘똘하네요, 부모 도와 점소이 일도 하고..”


사내 애가 씩씩거리며 말한다.

“이모가 있었으면 그 놈들 다 때려 줬을건데...”


“이모?”

“이모가 그리 고수야?”

어미가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아니에요, 그냥 저냥 이류 무사 정도 될 거에요. 저 애들이 진짜 무인들을 못 봐서 제 이모가 최고인 줄 아는 거지요.”

“화산파의 속가 제자들이 모여 만든 사천 화천문의 말단 무사일 뿐이에요. 그 애가 내가 없는 동안 이 애들을 건사했지요, 원래, 무공을 조금 하는 애인데, 이제 시간이 나니 화천문에 들락거리며 무공 수련에 매진하고 있고요.”


그럴 수 있겠다.

고수들을 보지 못한 애들은 화산파의 검법 하나면 천하 제일 인 줄 알 것이다.

화산의 검 그것이 만들어 내는 궤적이 현란하여, 무공 초보자들이나 무공 무지랭이들의 눈에는 천하 일절이다.


“곤륜파 말이오, 거기 무슨 사건이 생겼다는 말은 듣지 못했나요?”


”아, 조금 들은 이야기는 있지요, 곤륜의 도량에, 도검 불침의 고수가 세 놈이나 나타나, 장로 공달 대사와 공운 대사가 큰 부상을 입었다 하던데요, 그래서 그런지, 곤륜의 도사들을 근자에 본 적이 없어요, 곤륜을 찾아가는 도반들도 안 보이고, 처음 보는 무사들이 상당히 많아졌어요, 그래서 장사가 엄청 잘 되더니, 오늘 같은 일이 생겼어요.“


”상처 난 곳에 이걸 바르시오, 아주 빨리 상처가 아물거요.“


애들과 목단의 성처 부위에 금창약을 발라 주고 있을 때 나 운소가 나왔다.


“공자님 감사해요, 상처 부위에 금창 약은 잘 발랐고, 부러진 곳은 잘 고정했어요, 내공이 높은 분이니, 금방 일어 설 거에요.”


“상전이라는 이 공녀는 알고 보니, 참 아프게 큰 사람이더군요, 그렇다고 그리 성질 머리가 개떡 같아서야,..”

“사고 치고 다니면 수습하느라, 호위 무사들이 고생이 많겠소, 그런데 금강문에서는 저런 개떡 같은 고약한 공녀를 어쩌려고, 중원에 내 보낸 거요?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거요?”


“최근 곤륜에 일어난 사건을 정확히 파악하려 온 거지요,”

“에휴, 우리 문주님이 부인이 다섯이나 돼요, 서 이금 공녀님이 원래 제 일 부인의 소생이에요, 위로 오라버니가 한 명과 언니가 있었고요.”


어째 말이 좀 이상하다.

“있었고요? 그럼 그 오라버니와 언니도 잘못 되었다는 거냐!”

“언니는 어머니가 잘못 될 때 같이 가버렸지요, 그걸 고스란히 지켜 보았고요, 그 때 공녀님이 열 살 때였지요, 어린 시비인 저도 공녀님 곁에서 그 장면을 다 지켜 보았답니다.”


젠장, 그 정도면 폐인이 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궁금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어떤 놈이 무슨 이유로? 금강문의 무사들은 뭘 하고 있었길래, 그런 일이 생긴 거지?”


“그 사건이 왜 일어나야 했는지 모르니, 더 미치는 거지요, 무얼 훔치러 온 강도도 아니고, 그놈들 정체도 모르고 있고, 단지 갑자기 나타나, 두 사람을 순식간에 죽이고 사라졌어요,”


“그럼 죽은 분이 무공을 모르는 사람이었던 거냐?”


“언니도 그렇고, 어머니도 일류 수준은 되는 무사였어요, 그런데 두 놈이 한 명씩 단칼에 베고는 사라졌어요.”

일류 무사를 단칼에 베었다?

이건 안면이 있어 방심하는 중에 당했거나, 전문적인 살수에게 당한 것이다.


“공포에 질려, 얼이 빠져있는 저와 공녀님은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사라진 이유는 도저히 모르겠어요.”


이건 살수들이 하는 짓일 확률이 높다.

살막은 청부 받은 사람만 죽이지, 다른 사람은 절대 손 대지 않는다.

“짐작도 하지 못한다는 말이냐?”


“마교의 짓으로 단정하고 있지요. 그때 그놈들의 검 집에 (天)자가 붉게 상감되어 있는 걸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문주님이 삼문련에 가입 했고요,”


어째 이상하다. 하는 짓은 살수들의 짓인데,

조작 질의 냄새가 모락 모락 올라 온다.

천마 신교라니...그것도 검 집에 상감 된 글자를 어린 애들이 알 정도로 확실히 보여줘?


“오라버니는?”


“삼문련이 만든 멸마대에 들어 갔나 보던데요?, 멸마대의 무사가 되었다가, 태성산에서 천마 제거를 위한 결전에서 장엄하게 죽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 때 50명 멸마대가 천마의 손에 모두 죽었지요.”

“천마도 물론 삼문련주 손에 목이 잘렸지요.”


돌겠다.

아무래도 한 편의 대작 소설을 누군가 쓴 거 같다.

“크흐흐,, 그런 사연이 있는 줄 진작에 알았다면 그 개 망나니 , 뼈다귀 부스러 뜨리지 않았을건데...운소 무사는 절대 이 공녀를 버려 둘 수 없겠군.”


“목단 주방장!, 식 재료 있는 대로 다 털어서, 여기 금강문 무사들 식사 만드시오, 혹시 부근에 당나귀 고기 구할 곳은 없나?”

“일각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일광 객잔이 있어요, 거기에는 아마 있을 거에요, 우리보다 몇 배 큰 객잔 이니까요!”

“어느 쪽이냐?”

“서쪽 길 따라가면 보여요.”

“그래, 알았다.”

경신술로 날아가니 순식간에 도착했다.


객잔 안으로 못 들어가게 무사들이 막는다.

막는 놈들 모조리 사검으로 바지 끈을 자르고, 주방 안에 까지 금방 도착했다.

주방 숙수가 무언가 부지런히 만들고 있다.


“이봐, 당나귀 고기 있나?”

“마지막에 나갈 거에요, 한 덩어리 밖에 없어서 아끼고 있지요,”

“요새 갑자기 무사님들이 몰려드는 통에, 식 재료가 아주 귀해요, 부근 객잔들이 좋은 식 재료를 못 구해 아우성이지요.”

숙수는 나를 여기를 독점하고 있는 무사단으로 생각하나 보다.


“얼른 꺼내 봐라!”

숙수가 사람 머리통 만한 당나귀 고기 한 덩이를 꺼낸다.


“이게 얼마 정도 하나?”

“은자 세 개는 줘야 할걸요.”

“그래? 꽤 비싸구나”


“이거 고기 값 이다.”

재빨리 금자 한 개를 도마에 던지고 두말 안 하고 튀어 나왔다.

최대한 내공을 일으켜, 무사들이 짐작 못하는 사이에 그곳을 벗어났다.


“크크,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나도 잘은 모르지만 그 개 망나니에게 당나귀 고기 먹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없다..

****

“목단, 이거 잘 요리해 주시오!”

“어, 이렇게 빨리, 고기를 구해 오시다니..”

“어미 없는 애가 당나귀 고기가 간절히 먹고 싶다 하지 않소.”

"당나귀 고기가 뭐겠어요, 아마도 그 어미가 어릴 적에 자주 해주던 요리일 거요."


“아, 그래요, 나도 잘 해 주고 싶어요.”

“어미와 언니를 한꺼번에 눈앞에서 잃고, 오라버니까지...”

“듣기만 해도, 목이 메는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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