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엔젤이었다 -번외 3편-
내 이름은 김윤경
고령대 영문과 1학년이다.
지연이는 이제 고령대 영문과로 목표를 완전히 정한 거 같다.
잘하면 지연이와 함께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어젠 그녀에게 학교를 구경 시켜줬다.
마냥 신기해 하는 모습 보니 괜히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어라? 쌤.. 뭐에요 그거? "
원래 내일 과외 수업을 해야 하는데..
지연이가 사정이 생겨 오늘 하기로 했다.
"이거? 호홍.. 뭘까?"
"오~고백 받은 거? 사귀기로 했어요?"
수줍게 고개를 끄덕여 준다.
"어머.. 쌤 축하해요.. 와.. 반지 너무 이쁘다.."
"그치? 봉구 오빠.. 은근 센스 있나 봐.. 어쩜 이렇게 이쁜 걸 골랐나 몰라.."
"비싼 거 같은데.. 쌤 넘 좋겠어요."
"비싼 건 아니래.. 그래서 더 좋아. 어쩜 안 비싼데도 이렇게 이쁘다니.. 봉구 오빠 안목이 의외로 좋다니까.."
"치.. 뭐야.. 또 자랑 늘어 놓는다."
"미안해.. 크킄.. "
정말 잊을 수 없던 밤이었다.
사랑이란게 이런걸까..
가슴이 너무 벅차고 떨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떻게 고백했어요?"
"고백? 아.. 너무 좋았어.. 진짜 정말.. 아.."
"어머 진짜 완전 뿅갔네.. 그렇게 좋아요?"
"응.. 언니 어쩜 좋니.. 헤어진 지 몇 시간 안 됐는데 벌써 보고 싶어"
"홍홍.. 큰일 났네 우리 쌤.. 그나저나 안 그렇게 생겨 가지고.. 도대체 쌤을 뿅 가게 한 비결이 뭐래?"
"뭐가? 봉구 오빠가 뭐가 어때서?"
"아니에요.. 히힛. 고백 한 거 얘기 좀 해줘봐요.. 듣고 싶어요"
"듣고 싶어?"
"네.."
"수업은 어쩌고?"
"치.. 지금 수업이 중요해요?"
"응.. 수업이 중요해. 언능 책 펴.."
"에? 진짜 수업 하려고요?"
"그럼 내가 너랑 수업 하지 뭐하니?"
하지만.. 책만 펴놓고 결국 이야기 꽃을 피워버렸다.
행복을 공유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중한 사람..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
"몇 시에 보기로 했어요?"
"5시"
"5시? 그럼 빨리 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응.. 끝나자마자 빨리 가면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어.."
"에이.. 그럼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저는 쌤 데이트 하는 줄도 모르고.."
"아냐 아냐.. 어차피 약속 시간까지 딱 맞을거야.. 연애는 연애고 일은 일이지.."
"제가 괜히 방해 한 거 같잖아요.."
"아니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지연이의 고집에 못 이겨 결국 10분 일찍 마쳤다.
봉구 오빠에게 연락을 했다.
* 오빠.. 나 지금 끝났어.. 어디야? *
* 어.. 나 시내에 나와있어. XX서적 앞에서 기다릴께.. *
* 그래? 나 지금 가면 30분쯤 걸리는데.. 좀만 기다려.. *
* 알았어.. 천천히 와~ 책이나 보면서 기다리지 뭐.. *
어쩜.. 목소리도 이렇게 좋을까..
나 정말 미쳤나 보다..
저 멀리.. 시내를 가는 버스가 서있다.
아.. 뛰어야 돼..
하지만 버스는 눈앞에서 달아나 버린다.
치.. 좀 태워주지..
아.. 버스 다시 오려면 20분은 걸릴텐데..
오빠를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오빠를 빨리 보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택시.."
얼마만에 타보는 택시 던가..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몇 년 만에.. 택시도 타보게 되었다.
오빠가.. 이런 내 마음 알까..
"아저씨.. 시내요.. 최대한 빨리요.."
"네.. 시내 어디로 갈까요"
"XX서점 아세요? 거기로 가주세요.."
"네.."
* 쌤.. 데이트 중? *
지연이에게 문자가 온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시내까지 가면서 지연이랑 수다나 떨고 싶었다.
* 응 지연아.. 아직 택시 안이야..*
* 그래요? 쌤.. 오늘은 화이팅 해서.. 그것도 해봐요~ *
* 그거? 뭐? *
* 뭐긴요.. 홍홍.. 알면서.. 쪽~ *
* 뭐? 어머 응큼 하긴.. 아직 하루밖에 안 됐는데.. *
* 하루가 뭐 어때서요? 만나자 마자 도 하는데.. *
* 몰라.. 뭐.. 음.. *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른다.
키스? 어떤 느낌일까..
지연이의 한마디 때문에 괜히 심란해진다.
전혀 생각도 안 했었는데..
왠지.. 하고 싶어져 버렸다.
* 그나저나.. 쌤.. *
* 어.. 왜? *
* 쌤 다이어리 우리 집에 있던데.. 언제 놓고 간 거에요? *
* 어머.. 그거 거기 있었니?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
* 그래요? 담에 오면 챙겨가요.. 까먹지 말고.. *
* 응.. 근데 혹시 다이어리 안에 사진들도 있니? *
* 아.. 그 오빠랑 찍은거요? "
* 어.. 다행이다. 그거 꼭 잘 챙겨 놔.. *
뭐 앞으로 자주 찍을 테지만..
처음으로 같이 찍은 사진이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쁜 액자 사서 침대맡에 두기로 다짐해본다.
전화를 끊고.. 창밖을 내다보니
화창한 늦 봄 햇살에 살짝 눈이 부셨다..
아~ 이런 싱그러운 봄 햇살을..
오빠와 함께 누릴 수 있다니.
행복에 겨워.. 지그시 눈을 감아본다.
이제 5분후면...
오빠를 만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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