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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우주선장
작품등록일 :
2023.04.04 10:49
최근연재일 :
2023.04.0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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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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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3

DUMMY

여익이 성철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을 때에 아이를 맡은 천사보육원에서 연락이 왔다. 여익과 떨어진 후 보육원에 옮긴 아이가 그 날부터 도무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유식을 타서 입에 떠다 넣어줘도 아이는 도무지 그것을 삼키지 않고 밖으로 내뱉고 있다 했다.


거식증....아이는 거식증에 걸린 것일까? 그럴 리가....여익과 있을 때는 음식을 곧잘 먹지 않았던가. 그런 아이가 거식증이라니....여익이 곧바로 아파트에서 나와 아이가 있는 보육원으로 차를 몰았다. 두 시간 후에 경기도 모처에 있는 천사보육원에 도착한 여익이 대머리 중년 남자 원장의 안내에 따라 아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원장의 안내로 여러 방을 지났는데 방의 벽에는 어김없이 나무로 만든 십자가가 걸려있었다. 보육원 이름에서 어느 정도의 종교적 색채는 느꼈지만 각 방마다 십자가가 걸려있다는 것이 여익으로서는 내키지 않았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아이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위화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깁니다. 혜린이를 잠시 다른 이이들과 분리 시켜 놓았습니다."

"....."


어두운 방의 한 구석에 그들이 혜린이라 부르는 아이가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불을 좀 켜주세요. 혜린이가 어떤 상태인지 봐야겠습니다."


여익의 말에 원장이 이게 다 킨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게 다 킨 것이라면 혜린이는 계속해서 이 어두운 공간에서 방치된 것인가. 여익이 어둠 속의 혜린이를 번쩍 안아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원장이 그런 여익을 막아 섰다.


"그 아이는 악령이 든 아이입니다. 그동안 그 악령을 퇴치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한 줄 아십니까?"


어처구니 없는 원장의 말에 여익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 보육원을 정상적인 보육원으로 볼 수 있을까....여익이 원장을 밀치고 밖으로 나가 혜린의 상태를 살피는 순간 여익이 깜짝 놀랬다. 밝은 조명 아래에 모습을 들어낸 혜린의 모습은 여익이가 전에 알던 그런 모습의 아이가 아니었다.


그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서 일까 몸이 많이 야위었고 얼굴 색이 새하얗게 변해있는 것이 금방 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만 같이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혜린이의 여기저기에 나있는 여러 상처의 흔적이 여익의 눈에 띄자 여익이 갑자기 원장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몸에 난 이 상처 당신들 짓이야."


여익의 물음에 원장의 표정이 일순 꿈틀거렸다. 그러더니 밖을 향해 소리쳤다.


"오선생 잠깐 이리 좀 와봐요."


곧이어 오선생이라는 여자 보육 교사가 원장 앞에 불려왔다. 스무 살이 갓 넘은 여자였는데 한 눈에 봐도 무척 이나 앳되게 보였다.


"혜린이의 몸에 난 상처 어떻게 생긴 것이지요? 사실대로 말해봐요. 저 아이 스스로가 손톱으로 긁어 낸 상처 맞지요?"


원장의 물음에 보육 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 자해를?....여익이 혜린을 안고 보육원을 나섰다. 지방 자치단체에서 위탁한 혜린이를 밖으로 데려 나오는 것은 분명 불법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방법이 혜린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혜린이를 차에 싣고 시동을 걸려는 순간 앞쪽 윈도 부러시와 유리 사이에 무슨 쪽지가 끼어있었다. 여익이 차에서 내려 쪽지를 펼쳐 보았다.


'여기에 있는 아이들을 꼭 구해주세요. 원장은 사람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수시로 성폭력을 행하고 거기다 아이들에게 사디즘(Sadism)을 하기까지 합니다. 혜린이 역시 원장의 먹이 감이 되려 했으나 혜린이의 어떤 강력한 힘이 원장을 밖으로 밀쳐내어 뜻을 이루지 못하자 밥을 주지 않고 독방에 가둔 것입니다. 꼭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해주세요. 단, 이 지역 경찰이 아닌 다른 경찰에 신고를 부탁 드립니다. 이 지역 경찰은 다 같은 한 통 속이거든요.'


여익이 편지를 읽고 난 후 보육원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더럽고 역겨운 짓을 그 대머리 원장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한다는 것에 여익이 치를 떨어야 했다.


여익이 보육원을 빠져나와 서울의 종합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이 혜린은 여러가지 링거와 영양제를 맞은 후 정신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미안하구나 너를 그런 지옥 같은 곳으로 보냈으니 말이다. 이제 걱정 말아라 네 부모를 찾을 때까지 내가 너의 보호자가 될테니."


여익이 안심하는 표정으로 혜린이를 내려다 보자 혜린이 전의 천진난만한 미소로 여익을 바라보았다.


한 달이나 병원에 입원한 후 혜린이는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한 혜린이는 퇴원을 앞두고 있었다.


여익이 누군가 쓴 쪽지를 가지고 서울의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에서는 여익이 건넨 쪽지를 보고는 우선적으로  보육원에 대한 탐문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쪽지에 적힌 내용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며 오히려 쪽지를 건넨 여익의 과거 직업을 문제 삼으려 했다.


"최여익씨 당신이 그 유명한 오성파의 행동 대장 이었지.....아 물론 지금은 그 조직에서 탈퇴하여 조용히 지내고 있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알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과거가 다 지워지지는 않아. 아직도 오성파에서 저지른 몇 개의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이거든. 언제든지 우리가 당신 손목에 수갑을 채울 수 있다는 거 명심하라고. 그리고 당신이 말한 보육원 원장은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사람이야.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을 부모 이상으로 보살펴온 원장을 당신 같은 깡패 생활이나 한 사람이 어떻게 알겠어. 누군가 원장을 시기하여 당신에게 거짓 쪽지를 전한 거겠지."


형사의 말에 여익이 말문이 막혔다. 그럼 당시에 혜린이의 온 몸에 난 멍 자국이며 무엇 인가에 할퀴어진 상처는 뭐란 말인가. 여익이 자신의 과거사를 들먹이는 형사에게 뭐라고 말 할 처지가 되지 못함을 알고는 일단 입을 다물었다.


"오늘 당신 재수 좋은 거야. 저쪽 보육원에서 당신을 무고죄로 고소했다면 당신은 바로 큰 일 당할 수도 있어.  이쯤에서 나도 그냥 덮을 테니 당신도 알아서 하라고."


여익이 형사의 말을 듣고 난 후 자리에서 일어나 경찰서 밖으로 나왔다. 차를 몰고 혜린이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으로 가던 중에 갑자기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쪽지의 내용이 자꾸만 가슴에 와 닿았다.


그 지역의 경찰서에는 신고하지 말라는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휘두르고 변태적인 사디즘까지 하고 있다는 그 쪽지의 내용이 과연 누군가 원장을 음해하기 위해 쓴 거짓이라는 것일까?....그러다 여익이 갑자기 원장 앞에서 혜린이가 스스로 자해했다고 시인한 한 앳된 보육 교사의 모습이 생각났다.


원장의 다그침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그 보육 교사가 어쩌면 자기에게 쪽지를 남긴 사람은 아닐까....여익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차를 돌려 혜린이가 있었던 보육원으로 차를 몰았다. 분명 뭔 가가 있다....대통령 표창장을 받은 것은 이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 번들 거리는 조금은 음흉스런 원장의 모습 뒤에 과연 진짜 원장의 모습을 여익은 밝히고 싶었다. 어쩌면 혜린은 자해가 아닌 원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처참한 몰골로 방에 갇혀 있었는지 모르는 일이었다.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며칠 동안 혜린이를 부탁 드립니다. 제가 지방에 일이 있어서 그럽니다."


병원에서 혜린이를 돌봐주는 아주머니에게 연락을 취한 후 여익이 엑셀을 힘껏 밟으며 더욱 차의 속도를 높여나갔다.


석양의 붉은 빛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참혹성과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하고 음란함에 찌들 수 있는 지를 암시하듯 온통 핏빛으로 하늘을 수 놓고 있었다. 철새들이 소리를 내며 일정한 곳으로 방향을 잡고는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하늘을 날아 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익이 우선 차를 보육원에서 얼마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공터에 세운 후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차의 트렁크를 열어 준비해 간 단도 다섯 자루와 6연발 가스총을 품 안에 숨겨 넣었다.


웬만하면 무기를 쓰지 않고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지만 먼저 번에 보육원에 들렀을 때 언뜻 본 기억으로는 보육원에는 원생이 삼백 여 명이 넘게 있기도 했지만 보육원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검은 정장의 사내들 역시 수 십 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여익이 대규모로 운영되는 보육원이었기에 처음에는 정부의 어떤 시설로 운영되는지 알았으나 후에 보육원 홈페이지를 통하여 안 바로는 정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단법인 형태의 기독교 계열의 보육원임을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아이들을 국가로부터 위탁 받아 보육하고 한 명당 얼마의 보육료를 국가로부터 지원 받는 그런 형태의 사단법인이었다.


어둠이 세상에 내려앉기 시작하자 여익이 날렵하게 몸을 날려 담장을 넘었다. 원장이 있는 원장실로 접근하고 있을 때에 원장실 옆의 대규모 강당에서 사람들이 부르는 찬송가 소리가 들려왔다. 여익이 몸을 낮추어 강당의 창가로 가 안을 들여다 보았다.


커다란 무대 위에 곱게 드레스로 치장한 십 여명의 젊은 여자들이 현란한 무용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키고 있었다.


무대 앞의 수 십 명의 아이들과 검은 양복을 입은 수 십 명의 사내들 역시 무대의 여자들이 부르는 찬송가를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키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갑자기 찬송가가 멈춰지고 난 후, 무대 위에 놓인 강대상에 보육원 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순 주위는 갑자기 조용해 졌고 원장은 잠시 자신의 강대상 아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을 둘러본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내가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명을 부여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누구 하나 자신의 말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를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는 둘러봄이었다.


"여러분은 그동안 성경에 쓰여진 아담과 하와 그리고 뱀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습니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나 생명의 나무는 또 어떻게 알고 있습니까.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 했을 때 어린아이로 창조한 것이 아닙니다. 성인의 몸으로 창조했습니다. 후에 아담의 갈비뼈로 창조 된 하와 역시 성인으로 창조 되었습니다. 그럼 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어린아이가 아닌 성인으로 창조했을까요. 그것은 성경에 나와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이 바로 아담과 하와가 성인으로 창조 된 이유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생육하고 번성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생식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자와 난자가 몸에서 생산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말한 원장은 강대상 앞의 컵을 들어 물을 조금 마시곤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


"그럼 뱀은 뭐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생명 나무는 뭘까요? 뱀은 남자의 성기를 상징합니다. 그 뱀은 타락한 성 관념을 말하기도 합니다. 왜 뱀은 아담이 아닌 하와에게 먼저 접근했을까요? 그건 하와가 신체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어린 아이기 때문에 유혹하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는 성행위를 은유 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원래 아담과 하와는 정신적인 성장이 완성된 후 육체적 결합을 해서 후손을 낳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정신적으로 어렸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미 성숙한 아담과 하와가 따먹으면 절대로 안되는 금기의 과일이었는데 그 둘은 정신적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은 그 과일을 따먹은 것입니다. 즉 미 성숙한 상태로 서로를 탐닉하여 성행위를 한 것입니다. 그들은 그 행위를 통하여 하나님의 명령인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명령보다 더욱 강한 성적 쾌락을 느꼈습니다. 만약 아담과 하와가 정신적 성장을 완성한 후 그 무엇을 먹었다면 그 것은 생명 나무의 열매였을 겁니다. 그러나 애석하게 그들은 생명 나무의 열매가 아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은 겁니다. 즉, 정신적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섹스를 하게 된 것입니다. 거기서 인류는 비극을 맞게 되었는데 완성되지 못한 아담과 하와의 자손들 역시 불완전한 존재로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여익은 원장이 도대체 뭘 말하려고 저렇게 서두를 길게 말하는지 궁금하여 다시금 안을 주시하며 원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모든 잘못된 것을 뒤 돌리길 위해 이천 년 전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의 목적은 이 땅에서 신실한 가족을 만들어 세상의 본이 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예수님은 이 땅에 가족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탄의 화신인 가롯 유다의 배신으로 로마인에 의해 처참한 십자가 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영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육체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여기까지 말을 마친 원장이 다시금 강대상 아래의 많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곤 다시 입을 열었는데 그 말에서 여익은 너무도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모이신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껏 내가 설교한 아담과 하와가 처음으로 창조 된 그 때의 상황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창조 되었을 때 아무 것도 입지 않았지만 절대로 수치심을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마음이 정결하고 깨끗했던 것이기에 수치심 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여기는 보육원이 아니라 교회입니다. 그것도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신성한 아담과 하와의 시대에 존재했던 그런 교회입니다. 여러분 이제 불을 소등 하겠습니다. 십 여분 동안 시간을 줄 테니 아직 마음이 결정되지 못한 사람은 뒷문으로 나가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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