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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우주선장
작품등록일 :
2023.04.04 10:49
최근연재일 :
2023.04.0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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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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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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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6

DUMMY

"네네 우짜 싸짜리 하먼 우짜라."


혜린이가 알 수 없는 소리를 사자들에게 하자 사자 세 마리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있었던 장소로 어슬렁거리며 물러났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사자가 물러난 후에도 굴복하는 자세를 취하며 혜린이 앞에 바싹 엎드려 있었다.


"아찌 우짜 너네리 우짜너리."


혜린의 역시 알 수 없는 말에 호랑이는 더욱 자세를 낮추었는데 이는 마치 훈장님 앞에서 훈계를 듣는 학당의 어린 아이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아찌 아찌 우짜리."


혜린의 이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몸집의 시베리아 호랑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늘 진 곳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호랑이는 한 번 고개를 돌려 혜린이를 바라보았다.

혜린이 자신을 바라보는 호랑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며 혜린이 특유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호랑이에게 보낼 때 여익이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아이스크림 두 개를 들고 왔다.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여익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그날 동물원 구경이 끝난 후, 집에 도착한 저녁에나 알 수 있었다.


더위에 지친 혜린이를 이끌고 다른 동물 우리로 이동하면서 건넨 아이스크림을 혜린은 혀 끝으로 천천히 핥아 먹었다.  여러 곳을 돌며 다양한 동물들을 구경한 후 파 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아파트로 돌아온 여익이 파출부 아주머니에게 혜린의 목욕을 부탁한 후 TV의 리모컨을 눌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오늘 낮에 있었던 혜린이의 그 일이 뉴스에 자세히 보도되고 있었다.


"이 더운 여름에 신선한 뉴스 하나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화면부터 보시죠."


뉴스 화면에 호랑이와 사자가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는 호랑이, 사자 우리 앞에 한 여자 앵커가 서 있는 장면이 나왔다.


"방금 전에 보신 화면의 내용은 몇 해 전에 방송에서 내보낸 화면입니다."


여자 앵커의 말에 남자 아나운서가 질문을 했다.


"오늘 사건이 있었다고 하던데 무슨 내용이죠?"

"오늘 있었던 사건은 시베리아에서 온 수컷 호랑이 용범과 숫사자 세 마리 춘돌, 하돌, 추돌과 관련이 있습니다."

"관련이 있었다면 세력 다툼을 말하는 거겠죠?"

"그렇습니다. 세 마리 숫사자와 시베리아 호랑이가 한바탕 싸움을 했는데 갑자기 네 다섯 살 되어 보이는 여자 어린이 때문에 싸움이 중단 되었다는 겁니다."


앵커의 말에 아나운서가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중단 되었다고요? 그냥 한 쪽이 수세에 몰리니 포기하고 물러난 게 아닌가요?"

"그런데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 동물원 앞에서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한 여자 아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어떤 말을 하자 싸움을 하던 네 마리의 짐승들이 갑자기 싸움을 멈추고 여자아이 앞에 굴복이나 하듯 배를 바닥에 밀착 시켰다는 겁니다."

"네 마리 전부 그랬다는 겁니까?"


남자 아나운서의 말에 여 앵커가 '그렇습니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럼 무슨 사진이나 동영상 하나라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요즘 모두 핸드폰을 갖고 있으니 누군 가는 이 놀라운 모습을 핸드폰에 담지 않았을 까요?"


남자 아나운서의 말에 여 앵커가 잠시 말을 뜸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현재로선 그 누구도 그 장면을 핸드폰에 담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시청자 분들 중에 오늘의 일을 촬영하신 분이 있으시면 연락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상 서울대공원에서 앵커 이영선이었습니다."


화면이 뉴스데스크로 전환되자 남자 아나운서가 의아한 듯한 얼굴 표정을 한 후 미소를 지으며 뉴스를 마무리 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도 그 놀라운 일을 스마트폰에 담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지만 근처에 설치된 CC-TV 역시 그 장면이 녹화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늘 CC-TV 점검이 있어 잠시 작동을 중지 시켰는데 그 사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시청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오늘같이 무더운 날 신선한 뉴스이기는 하나 증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여러분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아나운서 손석환이었습니다."


TV를 본 후 여익은 그 여자 아이가 혜린이 임을 짐작했다. 보호자 없이 호랑이와 사자가 있는 우리 앞에 있었던 어린 아이는 자신이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그 시간대의 혜린이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 사이 목욕을 말끔히 마친 혜린이가 분홍색의 잠옷을 입고 욕실에서 파출부 아주머니와 함께 나왔다.


"사장님 목욕을 마쳤습니다. 식사는 주방에 준비해 놨으니 찌개와 국만 전자렌지에 데우시면 될 거예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주머니."


여익이 힌 봉투를 파출부에게 넘겨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루 일당을 챙긴 아주머니가 여익에게 인사를 한 후 혜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혜린아 그럼 다음에 보자."


파출부가 아파트를 나가자 여익이 혜린과 함께 주방으로 가 준비된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면서 여익이 그동안 혜린이가 아파트로 들어오면서 생긴 여러가지 일들을 곰곰이 생각하였다.


도대체 이 아이는 누구일까? 도대체 왜 이 아이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찾아온 것일까? 여익이 자신의 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혜린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 악인이 만난 것은 어쩌면 그들에게는 기회였고 어쩌면 그 반대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청송교도소에서 보육원 원장 고영욱과 오성파 보스 박성철이 같이 수감 생활을 하던 중에 서로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최여익을 죽이지 못한 것이 한이 된 사람이었다.


점심을 마친 후 교도서에선 한 시간 가량의 운동시간이 주어진다. 주위에 교도관들이 감시를 하지만 그래도 다른 시간보다는 감시가 느슨해 둘만의 대화가 가능했다.


"그 씨발놈 땜에 상은커녕 교도소 밥을 먹게 되었으니 나의 심정이 어떡하겠소.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내가 개새끼로 알고 키운 새끼가 호랑이 새끼인 줄 누가 알았냐 말 이예요."


성철의 말에 맞장구를 쳐야 하겠지만 고영욱 역시 여익에 대한 살의가 분명한 자였기에 자신 역시 여익을 죽이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고 실토하였다.


"그 씨발 새끼만 아니었으면 지금도 그 많은 어린 영계들을 내 밑에 두고 맘대로 천국을 경험 할 수 있는 건데 그 새끼 땜에 모든 것이 틀어졌어. 어떡하든 그 새끼를 지옥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 놈이 보통 놈이 아니라 건들기가 너무 힘드네요. 도대체 그 놈은 어디에서 그런 무술을 터득한 거요? 호랑이 새끼로 키웠으면 그 놈이 어떻게 컸는지 알고 있을 꺼 아니요?"


영욱의 물음에 성철이 한숨을 쉬었다.


"놈은 갓 스물도 안되는 나이에 우리 조직에 들어왔소. 처음에는 그냥 잔 심부름 정도만 시켰는데 이 놈이 결기가 보통이 아니어서 뭐든 시키면 다 했는데 상대편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실력으로만 승부 했습니다. 처음엔 엄청 얻어맞으며 돌아왔는데 이 놈은 꼭 돌아와서는 그 이유를 면밀히 연구하며 기어코 그 원인을 찾아내어 다시금 그 곳을 찾아가 상대방을 굴복 시키고 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훈련 강도가 센 무술 도장을 돌아다니며 무술을 수련 했고 심지어는 산사에 까지 들어가 그들에게 전해 내려온다는 특수한 무술까지 습득했다는 소문이 나돌기까지 했습니다. 자연히 놈의 지위는 올라갔고, 자신의 전임 행동 대장이 상대편에 의해 크게 다치면서 조직에서 물러나자 놈이 대신 그 곳을 찾아가 상대편 조직의 보스를 자신이 모시던 행동 대장이 당했던 방식 그대로 갚고 돌아왔던 그 사건은 당시 깡패들에게는 하나의 전설로 남아있습니다."


여기까지 말을 마친 성철이 막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려 할 때 교도소 관리 요원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 운동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소리였다.


"내일 다시 이 곳에서 만납시다. 내일 오전 면회 시간에 우리 딸내미가 나에게 여익이 놈을 무너뜨릴 계획을 가지고 오기로 했으니 기다려 봅시다."


둘은 헤어져 다시금 자신들의 깜방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오전 10시쯤에 수지가 성철을 면회 하러 교도소를 찾아왔다. 관리인의 입회 하에 이루어지는 만남이었지만 부녀와의 만남이라 교도소 관리인은 이 둘의 대화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 질 않았다.


"그러니깐 너의 정보에 따르면 여익이 놈에게 알 수 없는 여자 아이 한 명이 있는데 그 아이를 납치하여 놈을 일단 곤경에 몰아넣자는 거지?"

"제가 그 곳을 출입하는 파출부를 돈으로 매수하여 확인한 것이니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럼 내가 만나고 있는 보육원 원장이 말한 그 아이가 네가 말하는 그 아이겠군."


성철의 말에 수지가 뭔 말인가 싶어 성철의 얼굴을 주시했다.


"그런 사람이 있다. 서로 섞일 사이는 아니지만 그 보육원 원장 역시 나처럼 여익을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난 자니 우선은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성철의 말에 수지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수지의 표정에서 뭔 가를 느낀 성철이 수지에게 뭔 가가 문제인지 물었다.


"아빠 그 사람을 꼭 이 계획에 넣어야 해요? 그 사람이 한 짓은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든 치를 떠는 그런 짓인 거 아빠도 아시잖아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런 짓을 한 사람을 왜 꼭 이번 계획에 넣어야 해요?"


딸인 수지의 말에 성철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나에겐 여익을 없애기 위한 많은 힘이 필요해. 우선 내가 여기 수감되어 모든 재산이 압류 되는 바람에 금전 적인 것이 부족하고, 조직원이 이번 사건으로 모두 와해 되어 몇 명밖에 안 남았다. 그러나 보육원 원장은 아직 자신을 따르는 많은 열성 신도와 폭력 조직원 상당수를 거느리고 있어. 지금도 자신을 찾아오는 신도 간부에게 일일이 많은 일을 지시하고 있지. 이번 일은 네가 이 아빠를 믿고 맡겨 다오. 나도 그 자가 썩 달갑지는 않아. 이번 여익이 일만 끝나면 그 자와는 모든 것을 끊을 것이다."


성철의 말에 수지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성철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까지 아버지를 무너뜨린 여익이 저주스러울 뿐이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잠시 후 수지가 입을 열었다.


"보육원 원장은 아빠가 원하는 대로 이용하시고, 저의 계획에는 참여 시키지 않기로 해요. 저의 계획에는 많은 돈이나 폭력 조직이 필요치 않으니 그렇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딸의 부탁에 성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익이 데리고 있는 아이를 납치하는 데에는 조직원이 필요 없다고 수지는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면회 시간이 끝났습니다."


교도소 관리인이 성철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며 면회 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줬다.


"아빠 그럼 다음에 봬요."

"그래 그럼 다음에 보자꾸나."


두 부녀는 이렇게 헤어졌고, 성철은 자신의 수감실로 돌아갔다.


수지는 그날 이후부터 여익의 아파트 근처를 배회하며 여익의 동태를 살피었다. 며칠 동안 근처를 배회하던 수지가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체육관으로 운동을 간 사이 혜린이와 파출부가 슈퍼마켓으로 필요한 물품을 사러나온 것이 눈에 포착된 것이다.


"아주머니."


먼저번에 돈을 받은 후 혜린의 존재를 알려줬던 파출부가 수지를 보자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 곳엔 웬 일이세요?"

"아 이 근처 아파트에 친구가 살아요."


그러고는 시선을 혜린에게 옮겼다.


"이 아이가 먼저 번에 이야기 했던 그 아이군요."

"네 맞아요. 그 때 말한 애가 바로 이 아이예요."


파출부의 말에 수지가 혜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손을 머리에 얹으려는 순간 혜린이 갑자기 파출부의 뒤로 몸을 숨겼다. 파출부가 이런 혜린을 보며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혜린아 내가 잘 아는 사람이야."


파출부가 수지를 보며 약간의 억지스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애가 아직 말을 못하고, 다른 사람을 낯설어 해요."


파출부가 혜린이와 수지를 친하게 하려 해도 혜린은 쉽사리 수지에게 다가서는 것을 꺼려했다.


"괜찮아요.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면 아이가 더 놀랄 것 같아요."


수지가 말을 마치고 해드백에서 하얀 봉투 하나를 꺼네어 파출부에게 건넸다.


"제가 혜린이를 봤다는 말을 당분간 비밀로 하시는 거 아시죠? 저쪽에선 아직 혜린이를 자신들의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합니다. 혜린이 친모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 무슨 말일까? 혜린의 친모?...그럼 수지는 혜린을 낳은 친모를 알고 있다는 것일까....그러나 이 모든 것은 혜린을 납치하기 위한 수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거짓은 아닐까....아님 수지는 진짜로 혜린의 친모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닐지....정말 모를 일이다.


파출부는 자신에게 건네진 봉투를 재빨리 받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이 모습을 옆에서 본 혜린의 표정에 불안한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일단 수지는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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